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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악의 산실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이하 국악예고)는 중요무형문화재 가야금병창 예능보유자인 고 박 귀희 여사에 의하여 1960년 설립되었다. 개교 당시에는 불과 100여명의 학생들로 문을 열었으나 현재는 서울시 금천구의 관악산 기슭의 16,500평방미터의 대지에 세 개의 캠퍼스빌딩을 가진 학교로 성장, 학생은 925명, 최근에는 부속중학교와 유치원을 설립하는 등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6개학과로 기악과, 성악과, 타악과, 작곡이론과, 음악연극과와 무용과가 있다. 한국의 가장 촉망받는 예술가들은 대부분 국악예고출신이며 졸업생 |
들은 TV방송을 통한 연주활동 및 라이브 무대 연주활동을 주로 하고 신세대 음악인을 지도 육성하기 위한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재학생들 또한 해외 연주활동을 나가 국제 무대에 서는 등 예술가가 되기 위해 활발히 준비하고 있다. - 이진경,김유리 기자<art@cna.info> |
▲ 어떤 분야를 전공하셨나요¡ 저는 원래 영문과 출신입니다. 대학시절 문단에 등단해서 시를 썼었구요. 1978년 서울국악예술제에 구경을 와서 문화적 충격을 받고서 인생의 방향이 바뀌었지요. 이 학교 예술제를 보고선 '우리나라 음악이 이렇게 아름답고 소리도 좋구나'라고 생각해서 교장선생님께 영어교사자리 부탁했는데 눈여겨보신 교장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그 당시 회사를 그만두고 주저 없이 이리로 왔답니다. 대학원과정은 무형문화재쪽 전공하고 현재 학교에서 교감으로 근무중입니다.
▲ 개교하였을 때는 교명이 국악예술고등학교였다는데... 국악예술학교, 한국국악예술학교,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로 교명이 바뀌었어요. 처음엔 중. 고등학교과정으로 시작했는데 중학교 추첨제 입학으로 12년간 지속된 중학교 과정은 폐교가 되었지요. 2년전인 2000년부터 중학교가 다시 신설되었구요.
▲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국악유치원이 설립되었죠¡ 유치원은 5년되었어요. 서울국악유치원이라구 우리나라 최초지요. 어릴 때 미술학원 음악학원을 보내는 이유는 화가, 음악가가 되기 위해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에게 음악성. 미적 감각을 키워주기 위한 이유가 아닌가요¡ 그렇다면 피아노만 해야 감각이 길러지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의 가야금을 배우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우리문화에 젖어보고 한국인에 대한 정체성이 길러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 국악예고는 교복이 참 예쁜데요. 교복은 누가 제작한거에요¡ 명 디자이너의 작품은 아닙니다. 학교에서 컨셉만 주었을 뿐이죠. 전통예술음악을 가르키는 학교이기 때문에 전통한복의 컨셉과 젊은 학생들이 활동하기 좋고 잘 배합이 되도록 교복업자에게 부탁해서 제작된 것이랍니다. 10명중 7~8명은 그 교복에 대한 상당한 자부심이 있고 아주 놀라운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도 있어요. 남학생들은 일반고교와 비슷한 교복으로 되어있습니다.
▲ 국내에서 음악연극과가 처음 신설이 되었다던데 주로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요즘 시대에 맞춰 연극이라는 용어를 붙여서 음악연극과라고 한 것이지요. 제 생각엔 음악연극과는 전 세계 고등학교 과정에 아무데도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최초라는 말이죠. 음악연극과는 3학년까지 있어요. 올해 지나가면 1회 졸업생 탄생합니다.
▲ 예술제 행사에 대한 소개 해주세요. 아주 딱딱한 말로는 학교의 교육과정을 발표형식으로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수준이에요.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작곡도 하고 대본을 쓰고... 초연이 많습니다. 아이들의 학예발표회의 역할이 아니라 전통예술은 어떠하다 보여주고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를 제시하는 성격이에요.
▲ 국악예고의 대학진학률은 80%가 훨씬 넘는다죠¡ 대학 진학률은 거의 100%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약 10%정도의 학생들이 자신이 가고싶은 대학을 가기 위해 진학을 포기하기 때문에 90%정도라 할 수 있죠. 예고가 공급이라고 하고 대학이 수요라고 하면 저희 학교의 공급인원보다 대학 측에서 요구하는 정원의 수요가 훨씬 크기 때문에 자연히 쉽게 진학할 수 있고 때문에 고3교실에 들어가면 걱정들이 없고 혈색 좋은 3학년답지 않은 3학년을 볼 수 있죠.
▲ 국악예고에서 배출된 명인들이 소개 해주세요. 국악예고 출신 유명인들은 참 많죠. 이성림. 김영재, 박범훈, 김덕수, 최종실, 한상일 등 뿐만 아니라 그밖에도 오정해, 송채환, 견미리, 장서희, 예지원, 이재은 등 이름만 말해도 알만한 배우들도 있구요. 서울 국악예술고등학교에서 숨은 끼를 익히고 키워 사회의 빛나는 초석들로 우뚝선 분들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성실하고 학교를 열심히 다니는 모범적인 학생이라는 거죠. 어릴 때부터 반듯한 자세로 커왔다는 것입니다.
▲ 예고에서는 다른 학교와 달리 독특하게 특기생을 뽑는 입학전형은 없나요¡ 대학같이 특별전형으로 전국예술 경연대회 입상한 애들을 뽑는 것도 있고 우선선발전형은 공부는 못해도 실기성적이 특별하게 뛰어난 아이를 선발하죠. 예체능 아이들을 키우려면 학력만 중요시 여기는 형태는 지양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일반전형은 실기와 내신을 합산하여 선발하는데 주로 학력을 많이 봐요.
▲ 한국음악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음악적인 논란이 많아요. 한국음악의 서구화이냐 발전이냐에 따른 논란이죠. 국악이란 말은 일본사람들이 만든 말이고 한국음악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만든 말이기 때문에 한국음악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음악에 있어 옛날의 원형질을 유지할 것은 유지해야하지만 현대감각에 맞게 국악작곡가들의 발전하는 음악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지금까지 예고에 재임해 계시면서 속상하셨던 일은 있으세요¡ 학생들을 데리고 러시아에 갔었는데 26개국인 참가한 국제 경연대회에서 그랑프리(대상)을 받았어요. 원래 풍물과 전통춤 등의 전통예술을 보여주기 위해 러시아에 간 것이었는데 알고 보니 그 쪽에서 한국대표로 콩쿠르에 참여해주기를 제의한 것이더라구요. 이 대회는 푸틴대통령과 러시아 주교등 러시아에 있어서 굉장히 큰 규모의 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와서 신문사에 연락했을 때의 반응은 무척 냉담했어요. 그 땐 한국사회의 무관심이 무척 속상해 지더라구요.
▲ 끝으로.. 사람한테 사랑 받는 직업을 선택했으면 좋겠어요. 이왕이면 총명한 머리로 사람들한테 박수를 받으며 사랑 받는 예체능을 선택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공부가 안돼서 예체능 한다는 소리 안 들을 정도로 공부 잘하는 아이들도 몰려야한다고도 생각하고요. 국립국악고는 전액장학금이에요. 민족의 정체성은 국악예고에 있는데 비해 너무 차이가 크죠. 예고 학생들은 가정에서 등록금을 부담하거든요. 문화 정책면으로 잘 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시정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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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터뷰_국악예고 2학년 경기민요 전공 최예슬>
▲ 학교장점이나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면 말해주시겠어요¡ 각 전공부분의 최고 실력을 가진 선생님들에게 가르침을 받고요, 음악연극과 작곡이론 등 여러 과가 많고요. 성악과에서 경기민요를 전공하고 있는데요. 전공인 민요를 토대로 하면서 타악이나 무용까지도 섭렵할 수 있는 국악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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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가...여기 출신이에요...흠..대단한 자부심..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