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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산행
울진 왕피천 트레킹
첩첩 바위산간을 흐르는 기승전결, 더위야 물렀거라!
속사~용사~상천동 왕복 10.3km
"절기 망종이었습니다. 농사일이 가장 바쁜 시기였는데요. 오늘 모내기하셨을 농민들은 더워서 고생 많으셨을 겁니다. 내일도 역시 오늘과 마찬가지로 무더운 날씨 이어지겠습니다."
'오늘이 올해 들어 가장 무더운 날' 이었다는 사실을 안 건 왕피천 계곡에 들렀다가 서울로 올라오는 길,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날씨 정보 때문이었다. 서울을 비롯한 지방의 여러 도시들은 오늘뿐만 아니라 며칠째 무더운 날씨에 시달렸다는데 취재진에게 그 소식은 지구 반대편 외신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그동안 우리는 태백산 동쪽, 낙동정맥 너머 경북 울진에 있었다.
울진은 여름을 피해 달아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높은 산줄기를 뚫고 이어진 꼬불꼬불한 국도는 흡사 적을 피해 달아나는 피난로를 연상케 했다. 초여름 무더위가 이 같은 오지산간을 뚫고 들어오기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혹시나 성공했더라도 우리는 시원한 계곡 속에 몸을 담그고 있었으니 '더위' 라는 녀석은 끝끝내 취재진 앞에 나타날 수 없었으리라. 본의 아니게 피서 다녀온 셈이었다.
돌아와서 보니 얼굴, 팔, 다리 등은 잘 구워진 빵처럼 거뭇해져 있었다. 영락없는 '휴가철 관광객' 꼴이었다. 그 모습은 무더위에 지쳐 있던 도시사람들에게 여름휴가를 떠올리게 했을 터. 누군가 어깨를 툭 치며 "어디 다녀왔소?" 라고 말을 건넸다면 "왕피천 계곡 다녀왔소이다. 정말 괜찮습디다" 라고 말할 참이었다. 덧붙여 "이번 휴가는 꼭 계곡 딸린 산으로 가슈. 자외선 차단제 냄새 누릿한 바다보다 한적한 산간계곡에서 즐기는 망중한이 그렇게 즐거웁디다. 계곡에서는 옷, 배낭이 젖든 말든 주저없이 빠져보슈. 그럴 수 있다면 올 여름 더위는 더 이상 당신을 쫓아다니지 못할 게유" 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오지중의 오지, 왕피리 속사 마을
산간 오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일까, 왕피리는 말 그대로 왕이 피난했던 곳이라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옛 실직국의 안일왕이 예국의 침략을 받아 왕피리로 피신했다 하고 또 다른 이야기는 고려의 공민왕이 홍건적을 피해 이곳에 머물렀다 전한다. 어느 왕이 왕피리로 피신을 왔든지 간에 주변 마을 이름도 이와 관련이 있다. 병위동은 이 왕의 군사들이 머물렀던 곳이고, 포전은 군사들이 밥을 먹던 곳. 또 핏골은 왕이 적에게 붙잡힌 곳이며 거리곡은 군량미를 저장하는 창고가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여기를 흐르는 계곡이 바로 왕피천이다. 그때는 왕이 적을 피해 도망 왔지만 지금은 더위를 피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울진에서 통고산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이 꽤 길다. 30킬로미터라 봤자 승용차로 가면 금방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40분 동안 달려도 목적지가 나오지 않는다. 길을 잘못 들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 불영사를 지나 20분쯤 더 가서야 자연휴양림이 모습을 드러낸다. 울창한 숲에 둘러싸여 으슥한 분위기다. 약간 서늘하기도 해 반팔차림이 부담스러울 정도다.
"여기는 한여름에도 지금처럼 으스스합니다. 주변이 계곡이라 그래요. 그래도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연 가동률은 40~45퍼센트 정도 됩니다. 주말이면 방이 꽉 찬다고 봐야죠. 아무래도 접근하기 힘든 만큼 자연환경이 깨끗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습니다."
김덕규 팀장이 관리소 뒤편의 도롱뇽 서식지까지 보여주며 휴양림 자랑을 한다. 과연 그의 말대로 주변은 온통 짙푸른 녹색이라 상큼한 풀내음이 진동한다. 바깥 야영장에 자리를 펴니 그야말로 아늑한 우리들만의 공간. 밤 깊은 줄 모르고 나누는 대화는 숲속으로 녹아들며 끝없이 이어진다.
다음날, 왕피천으로 떠나기 전, 본격적으로 장비를 점검한다. 각자 젖어도 빨리 마르는 기능성 소재의 옷으로 갈아입고 배낭 내부는 물이 들지 않도록 커다란 김장비닐로 재포장한다. 차림이 마치 바닷가로 놀러 나가는 사람들 같아 괜히 마음이 들뜬다. 어제 휴양림 관리소 김 팀장이 소개시켜준 '왕피천 가이드' 박상화(31세)씨를 만나기 위해 서둘러 길을 나선다.
"뭐라구요? 그러니까 계곡 양 끝에 차를 댄다는 말씀이시죠? 그렇게는 안될겁니다. 속사나 상천동으로 들어가려면 자동차로도 꽤 오래 걸리니 그냥 한 곳에 주차시켜놓고 왕복하는게 나을 겁니다."
박씨의 말로는 들머리로 정한 속사까지 승용차로 50분은 더 들어가야 한단다. 날머리 상천동 역시 같은 상황. 두 곳을 다 들르면 반나절이 후딱 지나버릴 것 같아 그의 말을 따라 속사에서 출발, 계곡을 왕복하기로 한다.
박씨의 자가용이 출발하자 두 대의 취재팀 차량이 곧바로 뒤를 따른다. 삼근리 서면 마을 우체국 건너편, 왕피리 가는 길로 접어든다. 출발할 때의 포장도로가 길이 점차 좁고 거친 노면으로 변한다. 어느새 주변은 나무들로 빽빽하다. 고개를 가로지르는 시멘트길은 구불구불 끊임없이 연결된다. 중간에 왕피천 주민환경감시단 사무소가 나와 왕피천으로 들어가는 일행을 확인한다.
"아니 도대체 어디까지 가는 거야?"
"계곡이 있기는 한 건가요? 으슥한 곳으로 우릴 끌고 가는 것 아닐까요?"
산길을 꽤 달려왔는데도 길은 여전하다. 멀미가 날 지경이다. 전국을 돌아다녔어도 이런 산골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왕피천은 오지중의 오지라고 불러도 될 법했다.
산사면을 벗어나자 민가가 몇 채 보이고 농사꾼들이 부지런히 밭을 갈고 있다. 곧 이어 임도가 끝나고 웅장한 계곡길이 펼쳐진다.
헤엄치고 걸으며, 천혜의 절경 만끽
왕피천 주민환경감시단 속사관리소에서 김재영(55세)씨가 나와 일행을 반긴다. 안내판을 보며 왕피천 지역의 생태와 특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준다.
"높은 산과 까마득한 절벽으로 가로막힌 왕피천은 예나 지금이나 접근이 어려운 곳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주변 환경이 무척 깨끗합니다. 깊은 산중엔 산양도 있고 수달도 있습니다. 저기 '동수곡' 이라는 곳 보이시죠? 거긴 아주 딴 세상입니다. 여기보다 더 오지죠. 한국전쟁 때도 거긴 안전했다고 하니까요."
계곡 입구에는 생태탐방로를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계곡을 통하는 길이 아닌 바로 옆으로 돌아가는 산길이다. 작년에 새로 만든 이 길도 끌리지만 파란 물빛이 더 매혹적이라 주저 없이 계곡으로 발길을 돌린다. 물길이 곧 길이기에 "첨벙첨벙" 곧바로 물속으로 뛰어든다. 수온이 생각보다 낮지 않아 부담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오웅섭(33세, 순천향대학교 산악부OB)씨와 박준일(31세, 순천향대학교 산악부OB)씨도 등산화를 신은 채 망설임 없이 계곡을 가른다. 물 흐름에 따라 천천히 걸으니 강물은 한 굽이를 돌아 출발점인 속사교는 어느새 모습을 감춘다. 대신 계곡 양쪽으로 솟은 비경이 일행을 압도한다.
"이야~ 이런 산행은 난생 처음이네. 색다른데 이거."
계곡 옆으로 돌아가면 리지등반과 비슷한 암릉길이고 물속으로 들어가면 천연수영장이다. 각자 입맛에 맞게 흩어져 계곡을 탐사한다.
물길을 걷다보니 수심이 깊은 곳도 많다. '개헤엄'으로 과감하게 돌파해 본다. 다행히도 메고 있던 배낭의 부력 때문에 가벼운 손짓으로도 둥둥 잘 뜬다. 일행은 이제 못 갈 곳 없다는 듯 자신감을 얻어 계곡의 이곳저곳을 쑤시고 다닌다. 그렇게 몸까지 푹 담갔다가 밖으로 나오니 체온이 떨어져 온 몸이 '오들오들' 떨리기도 한다.
물굽이가 크게 오른쪽으로 돌더니 이내 널찍한 자갈밭이다. 햇볕을 받은 돌들이 뜨끈하게 데워져 있다.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홀딱 젖은 몸을 말린다.
"뭣 하러 말려 어차피 다시 빠질 걸. 다시 안 들어갈 작정이야? 오히려 물속이 더 따뜻하더구만."
수영 솜씨가 좋아 계곡의 온 사방을 누빈 오웅섭씨가 한마디 한다. 물과 함께 떠내려 온 기분이라며 들떠있다. 박준일씨 역시 물에 흠뻑 젖었으면서도 싱글벙글이다. 아무래도 힘들게 산을 오르는 것 보다 잔잔한 물살을 옆에 끼고 걷는 것이 두 사람에게 제격인 듯싶다.
한번 물에서 나오니 다시 들어가기가 망설여진다. 이제는 계곡 옆 바위사면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폴짝거리며 바위면을 딛는 재미가 있다. 제법 덩어리가 큰 바위가 나오면 잠시 매달려 등반자세를 취해보기도 한다. 매트리스를 가져와 볼더링을 즐겨도 괜찮을 것 같다.
하류로 내려올수록 물살이 거세지며 소리도 우렁차진다. 섣불리 내려설 수도 없어 그대로 전진한다. 그나마 수심이 얕은 곳이 나오자 주민욱 기자가 소리친다.
"우리 익스트림한 장면 연출해보면 어떨까요? 저기 물보라를 헤치며 천천히 걸으면 됩니다. 조심하시구요!"
그 동안의 잔잔함이 너무 심심했던 탓일까. 주 기자의 주문에 일행 모두 군말 없이 빠른 물살을 가르며 계곡을 건넌다. 얼핏 앞쪽을 바라보니 하얀색 바위군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그 기이한 모습에 이끌려 서둘러 내려가 보니 왕피천의 하이라이트인 '용소'다. 절묘한 바위 절벽 사이로 계곡물이 "콸콸" 흐르고 있다. 짙은 물빛 때문에 수심이 어느 정도 되는지 예상 할 수도 없다.
"에라이~ 모르겠다. 그냥 들어가 보죠 뭐!"
배낭끈을 단단히 붙잡고 살며시 안쪽으로 몸을 들이민다. 거센 물살이 자연스럽게 용소의 검푸른 물속으로 끌어당긴다. 몸이 쑤욱 가라앉는 것 같더니 곧 두둥실 떠오른다. 무중력 공간을 유영하듯 팔을 내 저으니 생각대로 앞으로 쑥쑥 나아간다. 생각했던 것 보다 짜릿하고 재미나다. 다만 깊은 물속에서 미지의 생명체가 발을 덥석 물까 겁이 날 뿐이다. 용소를 벗어나자 오웅섭씨가 한마디 던진다.
"이야~ 재밌다. 한 번 더 갈까?"
계곡 트레킹 후 생태탐방은 찰떡궁합
물살은 다시 잔잔해졌다. 하이라이트를 지났으니 이제 좀 쉬라는 듯 모래사장도 나타났다. 절정이 지나면 흐릿하게나마 결말이 엿보이는 법. 하지만 왕피천은 끝없이 비경을 펼쳐 보이며 일행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겨우 멈출 수 있었던 건 상천동으로 가는 임도를 보고 난 후였다. 반듯하게 닦인 임도가 옆에 떡 버티고 있으니 '계곡 트레킹' 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졌던 것일까, 취재팀은 일단 발길을 멈추고 의견을 모았다. 그 결과 "새로 생긴 생태탐방로도 돌아보자"는 의견을 적극 수용, 다시 왕피천을 거스르기로 했다. '물 맛' 실컷 봤으니 이제는 산길로 가자는 것. 탐방로 이정표를 따라 발길을 돌렸다.
왕피천 생태탐방로는 작년 가을에 생겼다. 울진군에서 옛길을 복원하고 다듬었다. 울진 왕피천환경출장소의 임경희(40세) 계장은 "2005년 왕피천은 생태, 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는데 그 일환으로 왕피천 보호를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임 계장은 또 해마다 계곡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져 그들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산길로 분산시키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한때는 안전을 위해 설치한 나무데크가 되려 환경을 해친다는 주변 여론 때문에 공사 진행이 원활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덕분에 깔끔한 등산로가 만들어져 관광객들로부터 호평을 받는다고 했다.
역시 길은 시원스럽게 잘 나있었다. 이따금 발걸음이 계곡 자갈밭으로 떨어질 때면 어김없이 이정표가 나타나 일행을 멈춰 세웠다. '생태탐방로' 라는 이름에 걸맞게 곳곳에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이곳을 찾은 외지인들에게 왕피리 지역유래와 기이한 바위모양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옛날 서면 왕피리 사람들은 이 길을 따라 근남면까지 장을 보러 다녔다고 한다. 탐방로 옆에 '숯 가마터'를 알리는 표지판이 있었는데 뒤쪽으로 가마처럼 생긴 돌무더기가 그때의 상황을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었다. 오지 사람들은 숯이 그들의 주요 생계수단이었을 것. 지게 가득 숯을 짊어지고 아득한 골짜기를 넘어 장으로 향하는 그 시대 가장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몇 개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거친 뒤 용소 다음으로 유명한 학소대를 지났다. 왕피천 한가운데 섬처럼 우뚝 솟은 바위가 있고, 그 위에 학이 집을 지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계곡으로 내려왔을 때와는 또 다른 비경을 볼 수 있었다. 이어서 송이바위, 거북바위가 보이는 협곡을 지났고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속사로 돌아올 수 있었다. 등산과 다름없었던 코스였기에 트레킹이 끝난 뒤 취재팀의 옷은 다시 땀으로 젖어 있었다.
계곡 트레킹 팁
산행 컨셉을 '계곡 트레킹'으로 잡은 이상 특히 복장에 신경 써야 한다. 물에 빠지기 싫은 사람도 어쩔 수 없이 계곡을 건너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 물이 얕으면 다행이지만 허리까지 빠지는 곳도 있으니 방수대책에 철저해야 한다. 옷은 기능성 소재의 옷이 좋다. 젖어도 오래토록 물을 머금고 있지 않아 빨리 마른다. 바지 역시 같은 소재면 좋다. 타이즈 차림도 좋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수영복 겸용 등산바지가 제격이다. 청바지, 면바지, 면티셔츠 차림은 절대 금물이다. 배낭 방수를 위해 '김장 비닐'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배낭속에 김장비닐을 넣고 짐을 싸면 100퍼센트 방수배낭이 된다. 또 비닐 안에 들어간 공기가 빠져나오지 않도록 잘 묶으면 배낭은 구명조끼 역할을 한다. 깊은 계곡물 속에 들어가더라도 빠지지 않고 떠다닐 수 있다. 등산용 샌들은 물에 들어갈 때는 편리하나 계곡을 나와 산길을 걸을 때 모래나 돌이 발밑으로 들어가 불편하다. 샌들과 가벼운 등산화를 함께 챙겨 번갈아 신는 것이 좋다.
*산행길잡이
속사-(1시간 30분)-거북바위, 송이바위-(1시간)-용소-(30분)-상천동-(1시간 30분)-거북바위, 송이바위-(1시간 30분)-속사
오지의 시원한 계곡, 더위를 피하기에 제격
경북 울진까지는 어디서 출발하든지 반나절은 걸린다. 울진에 도착했더라도 속사나 상천동으로 가려면 한 시간 이상 걸린다. 그만큼 오지이기 때문에 '날 잡고' 가는 것이 좋다. 들머리와 날머리는 속사와 상천동이 적합하다. 승용차는 둘 중 한곳에 대고 계곡을 왕복하는 것이 좋다. 양쪽 다 차량을 놓아도 되지만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이나 들어가야 하니 기름낭비, 시간낭비다. 속사에서 상천동 구간은 왕복 10킬로미터 안팎이다. 천천히 가면 6시간 정도 걸리니 당일 코스로 적당하다. 우선 상류에서 하류로 물을 따라 내려오는 것이 더 좋다. 반대로 가면 물살을 거슬러 올라야 하기 때문에 왕피천 계곡 트레킹의 재미가 반감된다. 용소를 지나려면 로프를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구명조끼를 입었더라도 소용돌이치는 물살에 빨려 들어갈 수 있으니 안전장비를 철저히 갖추는 것이 좋다. 다시 돌아가는 길은 생태탐방로를 이용한다. 길은 잘 나 있으며 일반 등산코스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산행이 힘들면 다시 계곡으로 빠져도 된다. 물에서 나오면 춥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올 때는 물이 불어날 수 있으므로 계곡산행을 피하는 것이 좋다. 계곡 내에서는 취사, 야영, 어로행위가 금지된다.
*교통
동서울터미널에서 울진종합터미널(054-782-2972)까지 하루 20회(07:10~20:05) 시외버스가 다닌다. 4시간 걸리며 요금은 12,100원. 울진에서 통고산자연휴양림까지 오가는 시내버스는 하루 네 대(07:00, 12:00, 16:00, 17:30) 있다. 40분 걸리며 요금은 4,450원.
들머리인 속사마을은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왕피리는 울진읍에서 30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영주에서 접근하는 것이 더 빠르다. 영주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울진방면으로 접어든다. 통고산자연휴양림 지나 5분쯤 가면 서면마을 우체국 건너편으로 왕피리 이정표가 보인다. 그 길 따라 박달재를 넘어 내려가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쪽 속사 마을 방향으로 간다. 10분 더 간 길이 끝나는 곳이 속사다.
*잘 데와 먹을 데
36번국도변 불영사 계곡 주변에 민박집이 많다. 검은개민박(054-782-6312), 바다마을민박(783-8272), 왕피천 하류인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에 왕피천관광농원(783-0625), 상류인 서면 왕피리 속사 마을 끝에 부원농장(782-4566)이 있다. 울진군 서면 쌍전리에 통고산자연휴양림(783-3167)이 있다. 통고산(1,067m)에서 보는 동해안 일출이 유명하며 불영사, 금강송 자생지가 지척이다. 여름철 해변휴양과 연계해 이용하기 좋다. 주말과 휴일에는 예약객이 아니면 이용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왕피천 주변에는 특별한 맛집이 없다. 불영사 계곡 주변에 식당이 많다. 불영사 식당(782-9455), 황토촌(783-4687), 울진대가식당(781-3313).
*볼거리
금강송 군락지 통고산자연휴양림에서 5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흔히 불리워지는 적송이라는 표현은 일본인들에 의해 붙여진 잘못된 이름이고 원래 이름은 금강송, 황장목이다. 봉화의 춘양지방 이름을 따서 춘양목이라 부르기도 한다. 세계최고의 보존상태이니 만큼 울진군에서는 소나무에 쏟는 관심이 각별하다. 특별한 학술조사나 연구 등의 목적이 아니면 일체 차량통행을 금지시키고 소나무 숲의 환경과 생태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보로 임도를 따라 1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한 3000평 규모의 금강소나무 관찰림을 구경할 수 있으나 화기물이나 음식물 등의 반입은 금지다. 울진군 문화관광과 785-6393.
불영사 천축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사찰이다. 신라 진덕여왕 5년(651)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절 앞에 있는 연못의 아홉 마리 용을 주문으로 쫓아낸 후 그 자리에 절을 지었다고 한다. 서쪽에 부처 형상 바위가 있는데 그 그림자가 항상 못에 비쳐 불영사라 불렀다. 1397년에 화재로 타버린 것을 소운이 중건했는데 그 후에도 여러 차례 소실되어 중수가 거듭됐다.
불영사 내에는 응진전(보물 제730호), 대웅보전(보물 제1201호), 영산화상도(보물 제1272호), 부도(지방유형문화재 제112호), 불영사 3층석탑(지방유형문화재 제135호) 등의 문화재가 있다.
글쓴이:윤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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