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규하 전대통령 영결식이 국민장으로 거행되었다. 2006. 10. 26
대한민국 헌정 사상 대통령 직위가 최단명으로 끝난 ‘비운의 대통령’ 최규하 전 대통령이 부인 홍 기 여사와 함께 26일 국립대전현충원 국가
원수 묘역에 안치됐다.2006.10.26
당초 낮 1시부터 진행될 예정이던 안장식은 오전 9시부터 서울에서 열린 영결식이 늦어지는
바람에 운구차량이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가까이 늦은 1시 55분쯤 도착, 2시부터 시작됐다.
최 전 대통령의 안장식을 하늘도 슬퍼 한 것인지 아니면 이날 참석했던 조문객의 말처럼 고인이 억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해서인지 일기예보에도
없던 빗방울이 안장식 전부터 부슬부슬 대지를 적시기 시작했다.
때문에 그렇잖아도 엄숙한 안장식은 내리는 빗소리와 어울려 시종 숙연한 가운에 엄수됐다
양문택 대전현충원 현충과장의 사회로 2시부터 시작된 안장식은 개식 선언에 이어 불교와 기독교, 천주교 관계자들이 참석한 종교 의식이
진행됐다. 그런 뒤 상주 및 유족과 장의집행위원장인 이용섭 행자부 장관, 각계 대표 등의 헌화 및 분향에 이어 의장대의 운구, 하관, 상주 및
유족들의 허토 등의 순서로 마무리 됐다.
이날 참석한 유족으로는 최 전 대통령의 장남인 윤홍씨와 차남인 동석씨를 비롯해 30여명이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김정복 국가보훈처 차관과 유영환 외교부 1차관, 이규형 외교부 2차관, 박해상 농림부 차관, 김용덕 건교부 차관 등이
참석했으며 지역에서는 박성효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정무부지사, 김정식 충남지방경찰청장 등이 자리를 했다.
이외에도 각군 장성들과 종교계, 재계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일반 시민들도 대거 몰려 총 700여명이 안장식을 지켜봤다. 그러나
국정감사때문인지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해 국회에서는 한명도 참석치 않았다.
한편, 최 전 대통령 내외분이 안장된 국가 원수묘역은 국립대전현충원 내 장군 제1묘역과 국가유공자 묘역 중간 위치에 2004년 6월 조성된
것으로 최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서거한 전직 대통령 중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에 각각 2600여㎡와 3300여㎡ 규모(부대시설 포함)의
개별묘소에 안치돼 있으며 윤보선 대통령은 유족들의 뜻에 따라 충남 아산의 선산에 모셔져 있기 때문이다.
상.하 2개의 단 형태로
나누어진 묘역은 1개의 단에 4명의 국가원수가 안치되도록 꾸며져 모두 8명의 국가원수(유족 요청시 영부인 합장가능)를 모실 수 있는데 최 전
대통령은 상단 맨 왼쪽에 자리하게 된다.
애초에는 안장대상이 4기였으나 국립묘지법 개정에 따른 국가원수 묘소 면적이 264㎡ 크기로
규정됨에 따라 묘소 1기당 면적을 줄이고 안장기수는 현재와 같이 8기로 확대됐다.
이곳이 국가 원수 묘역으로 선정된 것은 1990년 한 풍수지리학자가 대전현충원을 답사한 뒤 조산으로 계룡산을 두고 종산으로 문필봉과
장군봉을, 주산으로 옥녀봉을 두는 이 곳을 명당 중의 명당으로 선정했고 이후 수차례 검토를 거쳐 이곳이 국가원수 묘역 최종 조성지로 결정된
것.
묘지는 원형 봉분과 비석, 상석, 향로대, 추모비 등을 갖추게 되며 원형 봉분은 2.7m 높이로 애석(화강암의 일종)을 소재로
한 12개의 판석으로 묘두름돌을 사용해 봉분을 지지하도록 하고 있다
비석은 3.46m 높이로 전면에는 '제10대 대통령 최규하 영부인 홍기의 묘'라고 새겨지며 후면에는 출생일과 출생지, 사망일 및 사망지,
사망구분을, 좌측에는 가족사항을, 우측에는 주요공적 및 경력을 새기게 된다.
또 비석 상부에는 국가원수를 상징하는 봉황무늬 조각이
화강암으로 만들어져 올려지며 비석 자체는 오석(화산암의 일종)을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는 등 묘소 및 비석 등 시설기준이 비교적 상세히 규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