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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먹으면 공부도 더 잘한다
아침밥 먹고 다니라는 말은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지만, 아침 잠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다. 학교와 직장으로 향하는 일상의 아침은 100미터 달리기 스타트 라인에 선 것처럼 여유를 잊은 지 오래. 설령 아침밥을 먹는다 해도 느긋한 한 끼 식사가 아니라 단지 먹을거리를 입 안에 밀어 넣을 뿐인 경우도 많다. 2002년 농촌진흥청은 아침식사가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학 1, 2년생 3천6백12명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2~3학년 때 아침식사를 했는지와 대학에 들어갈 때 수능 성적을 조사한 결과, 수험생 시절 아침밥을 매일 먹은 학생은 아침을 거른 학생보다 수능 성적이 평균 20점 가까이 높았다. 실제로 아침식사가 두뇌 활동에 큰 도움을 준다는 사실. 밤 사이 우리 몸은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침 시간에 포도당이 가장 떨어지는데, 이때 아침밥을 먹으면 두뇌 활동에 필요한 포도당이 공급되면서 학업 능력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또한 밥을 중심으로 한 식생활 패턴이 영양의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에 학생들의 육체적, 정신적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게다가 아침밥 안 먹고 점심을 먹으면 포만감이 더 크게 느껴져 오후에 시름시름 졸았던 경험,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거다.
우리나라 엄마들, 수능 성적 높이기 위해서라면 달러 빚이라도 낼 정도로 불타는 교육열을 지녔건만 아침밥 차리기에는 영 관심이 없는 듯하다. 서울대학 많이 들어가는 강남 8학군의 집값과 사교육비는 하늘을 찌르는데, 수능 성적과 직결된 쌀 소비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뿐 아니라 그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kg, 1980년 132.7kg, 1990년 119.6kg, 2000년 93.6kg, 2005년 80.7kg으로 급격한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자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04년 농림업주요 통계). 아침밥을 먹는다는 건 단지 건강이나 성적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영양소만으로는 결코 다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위안 같은 것도 있다. 한 자료에 의하면 아침식사를 누구와 하는가라는 질문에 온 가족이 함께 28%, 나머지 72%가 혼자나 형제끼리 또는 부모님 중 한 분으로 답했다. 혼자만의 쓸쓸하고 외로운 식탁이 아닌 사랑과 격려가 가득한 식탁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밥 맛있게 짓는 법
화려한 주부 경력을 자랑하면서도 늘 어려운 게 매일 짓는 밥이란다. 그러니 초보 주부들이야 신경 써서 밥을 지어도 진밥, 고두밥, 된밥, 설익은 밥, 심하면 탄밥까지 매일매일 다른 밥의 결과들을 만나기 일쑤다. 쌀, 물, 불, 솥…. 밥을 지어내는 이 요소들의 조합이 조금씩만 바뀌어도 결과가 달라질 만큼 예민하고 민감하기 이를 데 없다. 결론은, 밥 맛있게 짓는 데도 레시피는 필요하다는 사실! 가장 기본적인 쌀밥 맛있게 짓는 법을 알아보자. 밥이 맛있어야 아침식사 시간이 더 기다려지는 법.
첫째, 첫물은 재빨리 버리기 품질 좋은 쌀을 물이 빠지는 스테인리스 체 바구니(체의 눈이 작은 것으로)에 담아 흐르는 수돗물로 재빨리 씻는다. 쌀은 씻어낸 첫물에 영양분이 가장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바가지에 담아 씻는 것보다는 체와 흐르는 물을 이용하는 게 좋다. 그래야 영양분 손실도 적고 쌀겨 냄새도 배지 않아 밥맛이 좋아진다.
둘째, 살살 휘젓듯 가볍게 씻기 첫물을 뺀 쌀을 손으로 가볍게 휘젓듯이 씻는다. 힘을 주지 말고 살살 문질러야 밥알 모양이 뭉개지지 않는다.
셋째, 두세 번 헹구기 체를 물 속에 반쯤 담가 살살 흔들어 헹구는데, 밑물이 너무 맑아지지 않도록 두세 번이면 충분하다. 체에 밭쳐 물기를 빼는 동안 쌀알 사이사이에 남아 있는 수분이 흡수돼 충분히 불려진다.
넷째, 미네랄워터로 밥물 잡기 물기 뺀 쌀을 솥에 담고 물을 넣는다. 미네랄워터가 제일 좋은데, 만약 미네랄워터가 없다면 정수한 수돗물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물 양은 쌀 부피의 1.2배(중량의 1.5배)가 적당하다. 쌀의 양이 많아질수록 물 양의 비율은 줄어들어야 하는데, 전기밥솥의 경우 1~2인분은 물의 비율이 쌀의 1.2배, 4인분일 때는 1.1배, 8인분일 때는 0.9배 정도가 적당하다. 압력솥에 불리지 않은 쌀로 밥을 할 때는 1:1, 잡곡밥일 경우 1.7배 정도의 물이면 된다.
다섯째, 끓여서 뜸 들이기 처음에는 강한 불로 빨리 끓게 한 뒤 밥물이 넘치기 전에 중간 불로 줄여 밥물이 잦아들게 한다. 5분 정도 더 가열한 뒤 아주 약한 불로 줄여 1분 정도 뜸을 들인다. 밥물의 종류를 바꾸거나 몇 가지 아이디어를 더하면 보다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다. 밥을 할 때 다시마를 두세 조각 넣거나 아예 생수 대신 다시마 국물로 밥을 지으면 감칠맛이 돈다. 육수를 부어 밥을 하면 진하고 담백한 맛이 좋고, 밥물의 4분의 1가량을 우유로 하면 리신과 칼슘, 철분, 트레오닌 등의 성분이 보강되어 한결 고소한 밥이 된다. 청주나 식용유를 3~4방울 떨어뜨려 밥을 지으면 윤기가 자르르 돌고 밥 냄새도 좋아진다. 묵은쌀로 밥을 지을 때 소금을 약간 넣고 샐러드 오일을 넣으면 밥이 훨씬 잘 퍼지고 윤기가 돈다. 식초를 한 방울 떨어뜨린 물에 묵은쌀을 담갔다가 씻어 건져 밥을 하면 묵은내가 나지 않는다.
보약 필요 없는 아침밥 한 그릇
밥맛은 솥맛이다
곡물을 씻어 무쇠솥에 담고 물을 부은 후 끓이면 물을 충분히 흡수하여 솥 안에 수증기가 가득 차면서 찌는 상태가 되고, 뜸을 들이면 수분이 더 줄어들어 밑바닥이 노릇노릇하게 눌어서 누룽지가 된다.
어릴 적 시골 외할머니 댁에 가면 언제나 아궁이에 커다란 가마솥이 걸려 있었다. 솔가지나 짚, 콩깍지, 나무 등을 땔감으로 해서 가마솥에다 밥을 지었는데, 사실 밥의 제 맛을 알 리 만무했던 나이였음에도 서울 집에서 먹던 밥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맛있었다. 밥맛은 쌀과 물, 불 이외에도 솥의 재질이나 두께에 따라서도 확연히 달라진다. <삼국사기>에 보면 1세기 초반인 고구려 대무신왕 때 솥에 밥을 짓는다고 한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에 쇠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쇠솥이 점차 보급되면서 요즘 밥 짓기와 같은 취반법이 널리 퍼졌다.
밥맛은 곱돌솥과 무쇠솥이 최고
<규합총서>에서는 솥에 대해 밥과 죽은 돌솥이 으뜸이요, 오지탕관이 그 다음이라고 하였고,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곱돌솥이 으뜸이요, 오지탕관이 그다음이요, 무쇠솥이 셋째요, 통노구가 하등이라고 하였다. 오지탕관은 질그릇에 잿물을 발라 구운 뚝배기 같은 솥이고, 통노구는 작은 놋쇠솥쯤 된다.
옛 문헌에서는 곱돌솥의 밥맛이 으뜸이라고 했지만, 최근 조사 결과에서는 무쇠솥밥이 우세였다. 2004년 국립중앙박물관 과학기술사 연구실은 솥과 밥맛과의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무작위로 4백 명을 선발하고, 이 중 신맛, 단맛, 쓴맛, 짠맛 등 네 가지 맛을 가장 잘 판별하는 10명을 엄선해 밥맛 시험을 했다. 연구팀은 무쇠솥, 돌솥, 냄비, 전기밥솥, 압력밥솥에 쌀 1kg과 물 1500cc를 이용해 똑같은 방법으로 밥을 지었다. 열 사람이 밥맛을 본 결과 밥 색깔과 윤기는 무쇠솥이, 밥 냄새는 무쇠솥과 돌솥밥이, 밥맛은 무쇠솥이, 찰기는 압력밥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직 농가에서 사용되고 있는 무쇠솥 10개를 뽑아 분석해보았더니 뚜껑 무게가 솥 무게의 3분의 1 정도 되고, 솥바닥이 가장자리보다 두 배 정도 두꺼울 때 밥 색깔, 윤기, 밥 냄새, 밥맛, 찰기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얻었다. 조사를 담당했던 연구원은 뚜껑 무게가 솥 무게의 3분의 1일 때 내부 압력이 가장 적당하고 오랫동안 높은 온도가 유지돼 밥이 가장 맛있게 되며, 불에 가까울수록 솥이 두껍고 멀수록 얇은 것이 솥 안의 쌀에 온도가 일정하게 전달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무쇠솥밥에는 솥에서 우러나온 철분 성분이 함유돼 빈혈을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는 등 조상들의 지혜가 가득하다.
압력솥이 똑똑해졌다 예부터 밥을 잘 짓기로 천하에 이름이 났었다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금도 딸 시집보내는 친정어머니가 가장 신경 써서 고르는 혼수품 중 하나가 밥솥이다. 매끼니 반찬은 둘째 치고 밥 하나만 제대로 맛있게 지어내면 일단 합격점을 받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네 입맛은 유독 밥맛에 깐깐하고 민감하다. 지난 호 <행복> 독자엽서에서 밥을 지을 때 무슨 솥을 이용하는가라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결과는 전기 압력밥솥(50.3%), 일반 압력밥솥(29%), 일반 전기밥솥(14.8), 기타(5.9%) 순이었다. 역시나 빠르고 간편해야 하는 세상, 버튼 하나만 누르면 척척 밥을 지어내는 전기 압력밥솥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하긴 요즘 텔레비전 광고를 보면, 전기 압력밥솥 하나면 안 되는 음식이 없고, 심지어 메뉴 업데이트를 위해 압력밥솥을 인터넷에 연결해 공부까지 시킨다. 쿠쿠홈시스의 신제품 일품석은 국내 최고급 천연석 곱돌로 내솥을 만들어 돌솥에 밥을 지었을 때처럼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며 누룽지까지 만들고 구수한 숭늉도 맛볼 수 있다. 또 곡물의 재료에 따라 밥 짓기 기능을 달리해 80가지 맞춤 밥맛을 제공한다.
웅진쿠첸의 크리스털 서라운드 IH 압력밥솥은 황동 내솥의 바닥부터 상단까지 한 번에 일률적으로 가열해 쌀알이 한 알 한 알 편차 없이 골고루 익게 함으로써 가마솥 밥맛을 구현한다. 무엇보다 취사 시간이 국내 최단 시간인 11분(백미 2인분 기준)에 가능하다. 일반 솥에 비해 간편하고 빠른 압력솥 역시 주부들의 필수 아이템. 열전도율이 높은 스테인리스로 두껍게 만든데다 뚜껑과 본체가 완벽하게 밀착돼 내부 압력을 높임으로써 잘 익지 않는 음식을 단시간에 익혀준다. 압력솥 브랜드로는 오래도록 주부들로부터 검증받아온 휘슬러 압력솥이 강세다. 밥을 지으려는 곡물의 종류에 따라 압력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압력계기를 돌려서 화살표 부위를 뚜껑의 Ⅰ, Ⅱ, Ⅲ 표시 중 원하는 위치에 맞추면 압력계기가 설정한 단계만큼 올라간다. Ⅰ단(108℃)은 죽이나 채소, Ⅱ단(115℃)은 백미밥, Ⅲ단(118℃)은 현미밥과 잡곡밥을 지을 때 알맞다.
밥 짓는 게 즐거운 미니 밥솥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밥맛이 최고라고 한 곱돌솥은 열을 받으면 미네랄 성분과 원적외선을 방출해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고 음식을 골고루 속까지 익혀준다. 곱돌솥에 씻은 쌀을 넣고 대추, 잣, 밤, 은행 등을 올리면 맛있는 영양돌솥밥이 완성된다. 은은한 금빛 광택이 도는 고급스러운 유기솥은 옛 솥의 모양을 그대로 살려 불에 직접 올려 조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가마솥처럼 차진 밥을 할 수 있는 전통 놋솥으로, 유기의 특성상 보온보냉 효과가 좋아 음식의 제 맛을 살려주며 살균 기능도 뛰어나다.
보석으로도 밥솥을 만든다.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방출하는 건강 보석인 수정은 열을 가하면 원적외선 방출량이 90% 이상 급증한다. 수정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은 산성 체질을 약알칼리성 체질로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수정 밥솥은 밥이 익어가는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어 새로울 뿐 아니라 솥에 밥알이 달라붙지 않아 사용 후에 설거지가 손쉽다. 또 숨쉬는 그릇, 옹기솥에 밥을 하면 일반 솥보다 훨씬 더 고슬고슬하고 고소하다. 흙과 전통 잿물이 만들어낸 미세한 숨구멍은 옹기의 특징. 처음에는 이 숨구멍으로 물이 약간 샐 수 있으니, 반드시 쌀뜨물로 한 번 끓인 후에 사용해야 쌀뜨물이 옹기 표면에 막을 형성해 새지 않는다. 또 내열 도자기솥에 밥을 지으면 질감이 부드러워 소화가 잘되고 뱃속이 편하다. 시중에는 맛과 건강을 고려한 밥솥들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2~3인용 소형 솥들은 모양이 너무 앙증맞아 먹지 않을 밥이라도 괜시리 지어보고 싶을 정도다. 밥 맛있게 지어주는 작은 솥 하나가 아침식사 준비를 더욱 즐겁게 할지도 모를 일이다.
1 방짜유기 부분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77호인 이봉주 씨가 만든 작은 유기솥. 아래 놓인 것은 4인용, 위에 놓인 것은 2인용. 납청유기공방 제품.
2 도자기 작가 이윤신이 빚은 세련된 내열 도자기솥. 이도 제품.
3 외형은 스테인리스로, 솥 바닥은 주물로 만들어진 후끄리끄 주물 솥. 나무 손잡이와 냄비 받침이 앙증맞다. 아즐가교역 제품.
4 원적외선을 발산하고 열전도율이 높은 장수 곱돌로 만든 2인 돌솥. 영신스톤 제품.
5 일일이 손으로 천연유약을 발라 1200℃에서 구워낸 옹기솥. 빛깔이 곱고 쇳소리가 날 만큼 단단하다. 징광옹기 제품.
6 수정 원석으로 만든 밥솥. 솥에 밥알이 달라붙지 않아 세척이 쉽고, 수정에서 방출되는 원적외선과 음이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솥의 내부가 들여다보여 밥 짓는 과정을 볼 수 있어 새롭다. 수정촌 제품.
7 전통 무쇠솥의 밥맛을 그대로 살려주는 미니 무쇠솥. 누룽지 만들어 숭늉 끓여 먹는 데는 최고다. 삼화금속 제품
8 붉은 컬러가 예쁜 소형 슐테우퍼 주물 냄비. 쿠첸프로피 제품.
9, 10 열전도율이 높고 열분배가 균일해 밥알이 고르게 익는 주물 냄비. 표면이 부드러워 세척이 쉽고 유리처럼 위생적이고 건강에 좋다. 컬러 에나멜 코팅은 오래 사용해도 변형이 없다. 르쿠르제 제품.
11 현미, 잡곡, 백미 등 곡물의 종류에 따라 압력계기를 3단으로 선택조절해 간편하고 빠르게 밥을 지을 수 있는 스테인리스 스틸 압력밥솥. 휘슬러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