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1. 메리네 마당(N1)
도진 : 메리를 사랑합니다.
성자 : 부모님께 연락해. 상견례 날짜 잡자.
메리 : 엄마!
도진 : 잠깐!!!
마당으로 들어서는 대구.
대구 : (마당에 무릎 꿇으며) 저도 황메리를 사랑합니다! 황메리... 저한테 주세요!
메리, 꿇어앉은 두 남자 사이에서 어벙........
S#2. 메리네 마루 (N1)
성자, 도철 앞에 앉아있는 팽팽한 시선의 대구와 도진, 흥미진진한 성자와 도철, 괜히 안타까운 메리.
대구 : 태어나서 가장 많이, 가장 유치하게, 가장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황메리입니다.
이 소중한 사람과 제가 함께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도진 : 메리와 저는 열 두 살 때부터 친구였습니다.
십 여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 건 하늘이 준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자 : 사자머리 자네는 식구 부양할 능력이 되나?
대구 : 되고 말구요! 건강한 신체와 총명한 두뇌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게 시도 때도 없이 영감을 주는 여인
황메리가 있습니다. 언제가는 대한민국을 깜짝 놀라게 할 작품을 쓸 자신이 있습니다.
도철 : 선 선생 자네는 좋은 선 자리도 많이 들어올텐데?
도진 : 좋은 선 자리라 함은 든든한 친정, 좋은 직업을 가진 여자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저는 사람의 마음 하나 봅니다....아니 미모도 약간 봅니다.
메리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제 마음에 꼭 드는 예쁘고 솔직한 성격의 제 이상형입니다.
성자 : 메리 너 어떻게 할래? 안정적인 직장에 첫사랑 남자, 선도진 선생으로 할래?
도철 : 야생의 혈기에 환상적인 기럭지, 강대구 청년으로 할래?
메리 : ..................
두 남자, 메리 앞으로 들이댄다.
대구 : 마음 속을 자세히 봐! 내가 있을 껄.
도진 : 아니야, 넌 나를 의지하고 있어.
메리 : ..............
대구 : (다그치는) 황메리!
도진 : (다그치는) 메리야!
성자 : 그만! 내 딸 잡겠네. 예비 장모의 자격으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사윗감을 선발하겠습니다.
메리 : 엄마!
성자 : 그 첫 번째......
대구.도진 : (마주보는데)...........!!
S#3. 메리네 집앞 /(D2)
성자, 여황제같은 목소리로
성자(E) : 우리 메리에게 주고 싶은, 메리에게 꼭 필요한 세 가지를 찾아오세요!
대구와 도진, 잠시 주춤.....생각하는 모습.....
서로 눈치도 살피고... 각자 손가락을 딱! 딱! 치더니 달려가는 두 남자.
S#4. 몽타주 / (D2)
도진과 대구, 이곳 저곳 뒤지고 다니는.....철물점, 속옷 가게, 고물상, 서점, 재래시장......
(예상치 못한, 웃긴 곳이면 좋겠음...)
S#5. 메리네 마루 /(D2)
도진과 대구, 앉아있다. 성자 도철 메리도.
성자 : 그래, 우리 메리한테 필요한 첫 번째를 내봐 보게.
도진 : 저는 이걸 준비했습니다. (작은 상자를 내민다)
성자 : 열어 봐라.
메리 : (열어보면 예쁜 노트가 나온다. 펼치면 빈 노트와 문화상품권 10만원권 2장)
대구, 성자, 도철 모두 어벙벙 한테....
도진 : 저와 함께 써 나갈 예쁜 일기장을 메리에게 주고 싶습니다. 그 안에 아기자기한 행복과
재미있는 하루하루를 가득 채워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번 근사한 뮤지컬!
메리 : ...........굿!
도철 : 대구 자네는?
대구 : (마당에서 엄청 커다란 상자를 가져온다)
도철 : 너무 비싼 거 사온 거 아냐?
대구, 상자 뚜껑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성자 : 이 사람이....지금 뭐하자는 거야...
대구(E) : (상자 안에서) 청풍이 내게 말하네.... 메리에겐 대구가 필요하다고.
(노래한다) 나 그대에게....대구 드리리.....터질 것 같은...이 내 마음을.....
메리 : .........
도철 : 역시! 작가다워. 백점!
대구 : (뚜껑 열고 팍 나오며) 황메리에게 필요한 건 강대구입니다!
대구, 상자에서 나와 메리를 확 껴안는데
성자 : 어디서 날로 먹을려구!
성자 뚜껑을 뺏어 대구 머리를 한 대 뻥 치는데서!
S#6. 메리네 뒷 마당 /(D2)
대구, 도진 마주 서 있다.
도진, 이런 상황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신경질적으로 왔다 갔다 하다가
도진 : 우리가 꼭 이래야겠니? 우리가 메리를 놓고 대결을 해야겠어?
대구 : 무림의 사내들은 진정한 맞수를 원하지. 대적할 가치가 없는 적은 백번의 승리가 허망한 것.
도진 : 너는 내 적수가 안된다, 대구야.
대구 : 그렇다면 계곡에 칼을 던지고 바람처럼 사라지던가.
도진 : 메리한테는 지금 확실하게 안정적인 게 필요해.
대구 : 직업 있고 월급이 있으면 확실하고 안정적인가? 사랑도 변하지 않고?
도진 : 자신 없단 소리네. 니 미래가.
대구 : 마음의 소리를 따라 한발 한발 나가는 거지. 앞서 걱정할 필요도, 잘난 척할 필요두 없어.
도진 : 감당할 수 없으면 보내주는 것도 사랑이야.
대구 : 나란 적수를 감당하기 힘들지? 그럼 형이 보내 줘.
도진 : 난 메리를 책임질 수 있어.
대구 : 메리가 어린애야? 형이 뭔데 메리를 책임져. 메리한테는 메리 인생이 따로 있어.
도진 : 니가 한 여자를 진정 사랑한다면... 그 사람 인생을 책임질 수 있을 때 그때 사랑해.
대구 : 한 번 이겼다고 기고만장 하지마, 형. 진정한 경기는 9회 말 투 아웃부터 시작이니까! (간다)
도진 : (골치 아픈 듯 머리잡고)
성자 : 오늘 수고 많았네. 앞으로 두 가지를 더 보고 결정은 메리가 할까야. 행운을 비네, 오늘은 이만 해산!
S#7. 메리네 집 앞 /(D2)
도진을 배웅하는 대구.
대구 : (날선 느끼) 잘 가, 형! 또 봐!
도진 : (집 안으로 소리치는) 메리야, 너 방문 잘 잠그고 자!
대구 : 날 뭘로 보고..... 가.
도진 : (가다가 다시 와서) 강대구, 너 나 좀 보자.
S#8. 검도장 /(D2혹은N2)
대구와 도진의 대련.
무섭게 싸우는 두 남자. 죽도를 맞대고 호면속에서 노려본다.
도진 : 형수라고 인정해라. 나이도 한 살 연상이잖아.
대구 : 요즘은 열 살 위부터가 연상이지. 메리는 나보다 한 살 많은 동생이야. 귀여운 메리.
도진 : 15년만에 다시 만난 첫 사랑과 연애하고 싶단 말이다.
대구 : 첫 키스 한 여자를 내 첫 여자로 만들고 싶은 게 잘못입니까.
도진 : 이 자식이....
대구 : 메리가 여자로 느껴지던 순간부터 난 사는 게 즐거웠어.
도진 : 메리가 날 택해도 너무 상처 받지 마.
대구 : 메리가 날 택해도 너무 자존심 상해하지 마.
도진, 뒤로 물러섰다 날아와 대구를 한번 크게 친다.
도진 : 메리는 날 택할꺼야.
S#9. 부티크 앞길 /(N2)
쇼핑 백 잔뜩 들고 고깃집 키스를 회상하며 흐믓하게 걷는 소란. 핸드폰이 울린다.
소란 : (발신자 본다) 야, 나의 동지 선도진 선생님! 진행은 잘 되고 있겠죠?
S#10. 오피스텔 /(N2)
도진, 통화중.
도진 : 나한테 갖은 코치 다 해놓고 소란씨는 뭐하는 겁니까?
소란 : 제가 뭘요?
도진 : 강대구랑 같이 지금 메리네 사윗감 경쟁중이예요. 이게 말이 됩니까?
소란 : 어머! 말도 안 돼!
도진 : 대구 좀 강력하게 챙기세요.
소란 : 도진씨..... 남자들은 다 그래요? 니가 베풀어주는 선물은 받겠다. 그치만 내 마음은 딴 여자꺼야....
이거네요. 남자들은 다 그렇게 이기적이예요?
도진 :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인 거 모르십니까.
소란 : 내 마음엔 전염병이라도 도나? 왜 다들 내 마음은 안 받아주는 건데요?
도진 : 진정하고 내 말 들어요. 소란씨 코치는 내가 해줄께요. 내가 대구를 누구보다 더 잘 아니까.
소란 : 끊어요. 마음아파서 더 통화 못하겠어요.
<교차편집>
S#11. 부티크 앞길 /(N2)
소란, 걸어오는데 점점 고개가 수그러진다.
소란 : .............(눈물 뚝............)............
다정하게 딱 붙어서 지나가던 연인, 눈물 닦는 소란을 쳐다보며 간다.
소란 : (바락) 뭘 봐요! 이쁜 여자가 우는 거 첨 봐?
S#12. 메리네 마루 /(M3)
대구, 풍운, 도철, 성자 앉아서 식사중.
대구 : 우리 메리씨는 벌써 출근했나부죠?
성자 : (대꾸없이) 언제까지 우리 집에 있을 껀가요?
대구 : 어머니, 찌개 예술입니다.
성자 : 오늘 짐 싸서 내일은 나가세요.
대구 : 저녁 밥은 제가 지어 놓겠습니다.
성자 : 나는 집에서 밥 짓는 사위보다는 밖에서 인정받는 사위를 원해요.
대구 : 매니아 독자 몇 명이지만 저도 밖에선 인정 받는 작가입니다.
성자 : 여기 이렇게 있으면 선도진 선생이 오해하기 십상이야. 나가줘요.
풍운 : 메리 어머님은 사랑을 모르십니까?
성자 : ?..........사랑을 제가........왜 모르겠어요......
도철 : (기분 나쁜 듯). . . 흠........
풍운 : 사랑을 아시는 분이 사랑에 빠진 청년을 그리 대하심 되겠습니까.
성자 : 제 딸의 앞날이 걸린 문제라......
풍운 : 저도 자식 있는 사람인데 왜 그 마음을 모르겠습니까.
대구 : 자식있는 사람이 그러구 살아요?
성자 : 저 버릇없는 것 좀 보세요.
도철 : 젊은사람 답고 좋지 뭘 그래. 자네 거처가 정해질 때까지 여기 있게.
대구 : 어버님은 저를 이뻐하시는군요.
도철 : 자넬 보면 젊을 때의 날 보는 것 같다니까.
풍운 : 이 청년이 무슨 죄가 있다고 그런 심한 말을 하십니까.
도철 : 선도진 강대구 둘 중 골라라.... 하면 8대 2로 선도진 편을 들겁니다. 일단 겉보기에 그럴 듯 하잖아요.
난 그런 걸로 많이 상처받은 사람이이예요. 그래서 이 친구 편을 듭니다.
인기가 다는 아니다. 직업이 다가 아니야. 사람의 내면, 진실한 마음씨.
대구 : 어버님, (하트 만들며) 사랑합니다.
풍운 : 어버님이란 말, 참 아무 때나 잘 쓰네.
S#13. 메리네 집 앞 /(M3)
대구, 나오는 데 집 앞에서 서성이던 동파와 마주친다.
대구 : ........누구 찾으슈...
동파 : 어? 댁이 왜 여기서 나와?
대구 : 댁은 그........ 메리 친구 분.......?
동파 : 그래요. 예전에 수퍼에서 한 번 봤었지. 메리 지금 있습니까.
대구 : 메리는 아침 일찍 나갔는데.
동파 : 아... 미치겠네.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씹고.... 지금 나는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집 안으로 들어가려) 들어가서 드러 누워야겠다. 집 문서라도 받아 가야지.
대구 : (동파를 잡으며) 무슨 일인데요?
동파 : 황메리 잡아오래요.
대구 : 누가?
동파 : 누군 누구야....... 황메리한테 2백 뜯긴 사람들이죠.
S#14. 은행 현금인출기 /(M3)
돈을 세 동파에게 주는 대구.
대구 : 2백. 됐죠?
동파 : 아침부터 제가 귀인을 만났네요. 근데 메리랑은 어떤 사이셔?
대구 : 어떤 사이 같아요?
동파 : (큭 읏으며) 돈 까지 갚아주는 걸 보니까 뭐...
대구 : 한번만 더 황메리한테 사기치면..... 너, 죽는다.
대구 걸어 나오는데 전화(E)
대구 : 어 형! (기뻐하며) 공천무 선생님이? 백발광녀를? 야호!!
S#15. 황제수퍼 앞 /(D3)
메리, 동전가지고 점을 치며 강대구! 선도진! 중얼거리는데
도진(E) : 메리야!
메리, 뒤돌아보면 도진과 비단 아문 열라 1, 2 아이들 우르르 함께 걸어온다.
메리 : 이 시간에 웬일이야? 수업 안 해?
도진 : 영어 연극반 개별활동 시간인데 야외 수업 하러 나왔어.
비단 : 두 사람 애인 맞죠?
아문 : 어머, 선생님이 아까워요.
비단 : 변절자 우리 싸부한테 도라지 선물도 받더니...양다리 하시나봐?
아문 : 저 얼굴에 양다리?
메리 : 이것들이 버릇없이.... 다 엎드려 뻗쳐!
도진 : 메리야, 진정해. 길에서 그랬다간 나 동영상 찍혀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다.
<시간경과> 빙과류 놓고 앉아있는 도진 메리 학생들.
도진 : 이 예쁜 언니랑 선생님은 초등학교 동창이다. 내 첫사랑이었지.
일동 : 우와....
도진 : 앞으로 자주 볼꺼야. 학교나 동네에서 마주치면 인사해라.
열라2 : 언니 그럼 선생님 사모님 되는거예요?
메리 : .......(쑥스런)...... 사모님은 뭐.....
열라2 : 와.......언니 완전 출세했다.
열라1 : 빈티 캡짱 메리언니, 신분상승 하시네요.
메리 : 신분상승 까지야....
비단 : 왜요? 동네백수에서 선생님 사모님이 되는데 신분상승 맞지.
아문 : 여름 방학 때도 같이 여행 가시겠네요.
아이들 : (어우, 야.... 부끄러워하며 좋아하고....)
도진 : 얼른 빙수 먹어. 쓸데 없는 질문 그만하고.
열라2 : 두분 결혼도 하실꺼죠? 그 때 우리가 가서 축가 불러 드릴께요.
메리 : (옆으로 시선)
메리 시선 닿는 곳에 까만 뿔을 단 악마 메리, 사악하게 웃으며
데블메리 : 너는 훌륭한 선택을 한거야... 되지도 않을 뮤지컬 배우 잡고 있음 월 해.
신분상승, 굿! 선생님 사모님, 굿!
메리 : ......(멍하니 있다가 반대쪽을 본다)
흰 옷에 날개를 단 천사 메리, 씩씩하게
엔젤메리 : 월급으로 남자를 평가하지 마. 사랑하는 남자를 선택해 메리.
사랑이 밥 먹여 주냐고? 사랑은 밥 먹여 준다. 인생을 리모델링 해 줘.
까만 옷 데블 메리, 위협적으로
데블메리 : 강대구를 택해선 안 돼. 힘든 도전과 배고픈 일상.
천사메리 : 남자의 지갑보단 마음을 봐야 해. 누가 널 진정 사랑하는 지.
데블메리 : 방학 때도 월급 나온다니까. 게임 끝이야! 적립식 펀드 오케이?
천사메리 : 사랑이 중요해. 비 새는 오두막도 님과 함께면 좋아좋아.
메리, 도리도리....
메리 : 까만 옷 승리!
도진 : 응?
메리 : 팥빙수 굿! 너무 맛있다.
비단 : 으.... 남친 앞이라고 귀여운 척 와방...
메리 : (검지 중지 세워 달려들며) 저걸 콱!
S#16. 소란 방 /(D3)
소란, 손톱 정리하며 앉아있다. 노크소리 난다.
대구(E) : 소란씨....
소란, 얼른 침대에 뛰어올라 눕는다.
소란 : ...............
대구 : (들어온다) 감기예요? 소란씨....... 어디 아파요?
소란 : (일어나 앉는다. 가슴 가리키며) 여기요.
대구 : 체했어요?
소란 : ......마음이 아프다구요. 대구씨...... 그 말이 사실이예요?
지금 메리씨를 두고 선도진 선생님이랑 경쟁을 벌인다면서요?
대구 : ............
소란 : 그만 둘 순 없나요?
대구 : 그만 둘 수 없습니다.
소란 : 그럼 대구씨, 꼭 이기세요! 그래서........ 먼 훗날 대구씨 옆에있던 이소란이란 여자가
얼마나 괜찮은 여자였던가 땅을 치고 후회하세요.
대구 : .......그럴게요.
소란 : (베개를 집어던진다) 사람이 어쩜 이렇게 잔인해? 그럴 때 아무 말 없이 서 있음 되는 거예요.
대답을 왜 해요.
대구 : ....... 미안해요.
소란 : 날 사랑하지 않아도 아문이 보디가드랑 아빠 자서전은 열심히 해주세요.
그래도 내가 대구씨한테 도움이 됐다는 걸 혼자만의 행복으로 여기게요.
대구 : ...............
소란 : 대구씨 등에 업혔던 날이 올해 들어 최고로 행복한 날이었어요. (이불 쓰고 눕는다)
대구 : ........... 몸조리 잘해요. (나간다)
소란 : (발딱 일어나 앉는다)
도진(E) : 서운함을 드러내지 말고 다독여주세요.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다. 하루에 백번 씩 외우고!
소란 : 오케이.
S#17. 세도 서재 /(D3)
꽁치가 문을 닫으며 들어오자
세도 : 그래 알아는 봤냐? 뭐라든?
꽁치 : 친자검사를 하려면 혈액이나 모근이 붙어 있는 머리카락이 필요하답니다.
세도 : 모근이 있어야한다면 그냥 어깨에 떨어진 머리카락으로 안되겠네.
꽁치 : 안되지요. 쥐어 뜯어야 합니다. 회장님.
S#18. 통닭집 /(D3)
들어오는 풍운과 못마땅한 얼굴의 세도.
강미 : 선생님, 어서 오세요. 너무 오랜만에 오셨다.
풍운 : 여기 주문 받지.
강미 : 뭘로 드릴까요?
세도 : 여기서 젤로 비싼 걸로 가져와.
강미 : 비싼 거요?
풍운 : 양념 반, 장작구이 반.
강미 : (체크하는) 술은요?
풍운 : 생맥 2잔.
세도 : 거참....(핸드폰 버튼 누른다)..... 꽁치냐. 집에 가서 양주 한병 가져 오너라. 30년산으로.
풍운 : 용건이 뭔가?
세도 : 용건은 무슨. 그냥 나일 먹다보니 적적하기도 하고. 옛친구 얼굴이나 한 번 보러 온 거지 뭐.
양주 반 병 비어있고 취기가 도는 풍운과 세도.
세도 : (어떻게든 풍운의 모근을 체취하려고) 너 머리 어디서 했냐? 이리로 머리 좀 디밀어 봐.
풍운 : 파마하려구? 그 머리론 안 되네. 머리숱이 많이 부족해.
세도 : 자... 먹어.
풍운 : 너 먹어. 식탐은 니가 많았지.
세도 :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풍운의 옆자리 앉는)
풍운 : 왜 이러나?
세도 : 흰 머리가 보이는 거 같아서.
풍운 : 니 눈이 침침한게지. 나 아직 흰 머리 안 난다.
세도 : 무슨 소리야. 가만 있어봐. (붙잡고 뽑으려고 헤드락을 한다.)
풍운 : (몸부림치며)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세도 : 가만 좀 있어보라니까. (하며 몇 가닥 겨우 뽑는)
풍운 : (세도를 밀쳐내며) 왜 이래!
세도 : 아니 뭐... 내가 원래 흰 머릴 보면 가만 두질 못 해서. (하며 비닐봉투 안에 몰래 머리카락 넣는다.)
S#19. 수퍼 내부 /(D3)
대구, 들어와 생수를 꺼내 마신다.
대구 : 으......... 시원하다.
메리 : 뭔일 있수?
대구 : 아....... 그래도 우리 백발광녀 얼굴 보니까 속이 좀 뚫리네. 정수기 계약은 좀 있었어요?
메리 : 묻지 마요.
대구 : 저녁에 데이트합시다. 아까 낮엔 도진이 형 만났다며.
메리 : 그건 또 어떻게 알아?
대구 : 나한테도 기회를 줘야지. 2차는 데이트 심사 아닙니까.
메리 : 생수 5백원.
대구 : 자기야. 일찍 들어와. 밥 해놓고 기다릴게.
메리 : 우리 집에서 언제까지 있을 꺼야?
대구 : 이게 다 당신 때문에 비롯된 일 아닙니까. 당신이 내 마음을 끌어당겨서.
메리 : 내가 그렇게 이쁜가.
대구 : ............으흠! (큰 기침하고 나간다)
S#20. 메리네 마루 /(D3)
대구, 휘파람 불며 요리한다. 파도 썰고 감자도 까고.... 콧노래부르며 일하는 대구. 찌개 보글 끓고 있다.
마루 걸레질 하는 대구.
풍운, 마당으로 들어서다 대구를 본다.
풍운 : .........너 정말 메리를 많이 사랑하는구나.
대구 : 신경 끄시죠.
풍운 : 니 아버지가 널 보면 참 자랑스러워 할게다.
대구 : 요즘 뭐하고 돌아다니세요? 또 어디 가서 무슨 사기를 치시게?
풍운 : 니가 사기를 당했을 땐 내가 철들기 전이었다. 그 땐 나한테 자식이 있는 줄도 몰랐거든.
대구 : 나는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매일 보면서 느낀다는 거 아닙니까.
풍운 : 용을 써라. (방으로)
대구, 걸레질하다 메리 방 쪽으로 시선.......
걸레 들고 살그머니 메리의 방문을 여는 대구. 조심스레 고개만 디밀고 둘러본다.
대구 : .......... 황메리가 여기서 자는구나......
뒤에서 머리 잡아 나꿔채는 손.
대구 : (머리 잡혀) 아....... 아.......
메리 : (수퍼에서 돌어오는 길) 남의 방엔 왜 들어갈려구?
대구 : 문이 열려 있어서 한 번 본거야.
메리 : 허튼 수작했다간 죽어.
대구 : 자기야, 내가 찌개 끓여놨다.
메리 : 나 오늘은 고기 먹고 싶어.
대구 : 찌개 끓이고 반찬도 다 만들어 놨는데.
메리 : 고기 먹고 싶어.
대구 : 그래 가자. (걸레 던지며) 삼겹살 쏠게.
메리 : 꽃등심 먹고 싶어 오늘은.
대구 : ...........
메리 : 왜? 꽃등심 사줄 능력은 안돼?
대구 : 따라 와.
S#21. 고기집 /(N3)
열심히 먹는 메리.
대구도 열심히 고기 굽고 있다.
대구 : 잘 드시네.
메리 : 그 때 그 여자친구 생각난다. 생선초밥 먹고 싶어도 오빠 주머니사정 생각해서
라면 먹고 싶다고 거짓말하고..... 이렇게 사는거 싫어졌어.
대구 : 나도 그 남자친구 생각난다. 너랑 헤어지기 잘했단 생각이 든다. 어떻게 된 게 3년 동안 발전이라곤 없어.
메리 : 왜 또 아픈 덴 찔러?
대구 : 댁이 먼저 찔렀어.
메리 : 역시 남자는 능력이야.
대구 : 동병상련, 곤궁지정으로 만난 우리........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 힘을 모아 함께 가요.
메리 : 꿈을 이루긴 뭘 이루냐. 꽃등심으로 족하다.
대구 : 포기한거야, 진짜?
메리 : 내 꿈은 충치야! 품고 있어도 아프고, 빼 버리기도 아프다.
대구 : 아.... 해. (고기 집게 들이대며) 내가 뽑아줄게. (얼굴 잡으며) 아....
메리 : 놔! 먹는 데 집중할래.
대구 : 도진이 형하고 나, 둘 중에 내가 더 좋지? 그런데 고정적인 월급이 나온 다는 거,
그것 때문에 저울질 하고 있는 거지?
메리 : 마늘 좀 불판에 올려 줘.
대구 : (마늘을 불판에 한 알 한 알 던지며) 못난 여자들이나 남자 통장 기웃거려. 사랑 하나 보라니까.
메리 : 무책임한 남자들이 그 딴 식으로 말을 하지.
대구 : 메리는 딴 여자들과 다르다는걸 보여줘.
메리 : 작가로 꼭 성공해.
대구 : 성공 안하면 날 사랑하지 않을꺼야?
메리 : 응
대구 : 이미 사랑하고 있잖아.
메리 : 내가 언제?
대구 : 메리는 다 읽혀.
메리 : 상추 좀 집어 줘.
대구 : (상추 주며) 나 귀엽지?
메리 : 워이!
대구 : 당신, 나한테는 틱틱거려. 도진이 형한텐 안 그러는데. 이유가 뭐게?
메리 : (상추쌈 한 가득 먹는다)
대구 : 나한테 오는 마음을 일부러 막을려고 그러는거야. 계산을 한단 소리지.
메리 : 얘기 지어내는 거 보면 작가로서 참 재능이 없는 건 아닌데.
대구 : 이소란씨가 하던 말 기억 안나? 좋아하는 이유를 따박따박 대면 그게 좋아하는건가요. 계산인 거지.
메리 : (발끈) 그럼 그 여자랑 사귀면 되잖아. 왜 내 앞에서 그 여자 얘기는 꺼내?
대구 : 이것 봐! 딱 걸렸어. 화내는 거. 날 좋아한단 증거야.
메리 : ....................
대구 : 나 너랑 같이 살고 싶어.
메리 : 도진이도 좋은 남자야.
대구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괜찮아. 고기 먹고 힘내다 보면 제 정신으로 돌아올꺼야.
그리고 진짜 날 더 좋아한다는 걸 인정할꺼야.
메리 : 언니! 2인분만 더 주세요.
냉면 그릇까지 싹 비운 메리. 배를 쓰다듬는다.
대구 : 내 마음이 다 뿌듯하네. 먼저 나가 있어요. 계산하고 갈께.
고기집 입구. 자판기 커피 마시면서 기다리는 메리.
카운터에선 주인에게 사정하는 대구.
대구 : 김용희 사장님 아시죠? 고찾사 회장님. 그 분이 제 친한 형이예요.
고찾사 협찬 고기집에 가면 무조건 30퍼센트 할인된다고 들었는데....
주인 : 그런 적 없는데요.
대구 : 돈이 말입니다... 약간... 아주 약간 모자라요.
다른 손님들은 이런 경우레 어떻게 하나요? 홀 청소라도 하나요?
메리, 커피를 다 마시고 잔을 버린다.
메리 : 화장실 갔나 왜 이렇게 안 나와.....
메리, 들어간다.
카운터에 대구를 빙 둘러싸고 선 주인과 종업원들. 표정이 험악하다.
메리 : ??
주인 : 아니 돈이 없으면 여자 친구한테 그만 먹으라고 하던가...어떻게 여자랑 둘이 와서 꽃등심 7인분을 먹고
돈이 모자란다고 그래요.
메리 : ........(화 난다).........
대구 : 죄송합니다. 저는 5인분을 예상하고 왔거든요.
주인 : 핸드폰이랑 주민등록증 맡기고 가요 그럼.
메리 : 돈 갖다 드릴께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대구 : 나가 있으라니까 여긴 왜 왔어.
메리 : 선도진한테 전화 할꺼야. 돈 좀 갖다 달라고. 얼마 모자란 거예요?
대구 : 놔 둬!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대구, 주민증 핸드폰 주머니 속의 볼펜..... 다 꺼내 카운터에 놓는다.
S#22. 고기집 앞 또는 근처거리 /(N3)
다투는 메리 대구.
메리 : 노름 했어, 그동안? 자서전 쓸 돈 받은 건 다 어짼거야?
그 돈 어따 다 날리고 고기 먹은 여자를 이토록 수치스럽게 만드나.
대구 : 출판사 형이 다 빚 갚아 버렸대요.
메리 : 보디가드 하면서 월급 받은 건?
대구 : .........필요한 데 썼지.
메리 : 그럼 지금 개털이요?
대구 : 황메리! 사람 무시하지 마. 오늘도 목돈 들어올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찼어. 한국 무협소설의 1인자
공천무가 내 소설을 사겠다고, 자기 이름으로 내겠다고 했는데 내가 싫다고 했습니다.
메리 : ......댁은 여자 고생 시키기 딱 좋은 남자야.
대구 : 그럼 당신한테 영감을 얻어서 쓰고 있는 백발광녀 시리즈를 공천무한테 팔아야 했나.
영혼을 팔아야했어 내가?
메리 : 그거 안 팔고 내가 고기집에서 그 망신을 당하게 해? 앞날이 보이네.
댁은 집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글이나 쓰고 마누라 자식한테 짐이나 될꺼야.
대구 : 야! 너 그것 밖에 안 돼?
메리 : 이소란씨 잡아서 댁도 편하게 살아요.
대구 : 내가 정말 그러길 바래?
메리 : 댁이 언제 내말 들었어?
대구 : 이 봐 이 봐. 질투는 또 질투대로 한다니까.
메리 : (빨리 걷는)
대구 : 공원에서 노래 연습할 때가 당신은 제일 이뻤어. 그 때가 제일 싱싱했어. 눈빛도 제일 솔직했어.
메리 : (듣기 실어 귀 막고) 아..아...아...아....
대구 : (메리 얼굴 잡으며) 외롭게 혼자 노래연습하고, 날 좋아하던 눈빛으로 다시 돌아 와.
메리 : 놔! 나 화장실 가고 싶어.
S#23. 연극부실 (메리 상상)
마리오네뜨처럼 손과 발에 줄이 묶인 메리.
의자 위에선 도진과 성자, 은자 풍운이 메리를 줄 인형처럼 조종한다.
인형같이 귀여운 분장의 메리. 뇌가 없어 보이는 이쁜 표정.
은자 : 내 인생에 기적은 없어. 안정적인 직장과 월급. 남자는 뭐니뭐니해도 능력이지.
메리, 손 발 움직이며 입 벙긋 벙긋.
풍운 : 인생이 기니? 기회가 자주 와? 얼른 가서 대구한테 사랑한다고 말 해.
메리, 바보처럼 눈 껌뻑껌뻑.....
도진 : 우린 다시 만난 첫사랑, 생각하고 자시고 뭐가 있어. 운명이지. 선생님 사모님으로 신분 상승이 가능해!
메리, 소리 없이 아하하하하 웃는 표정. 고개 끄덕끄덕.
성자 : 방학 때도 월급이 나오는 최고의 직장, 학교. 선도진 선생 잡아 시집 가거라. 니 인생은 한방에 해결이야.
메리, 고개를 끄덕끄덕하더니 엄지손가락 세우며 입 모양 굿!
가위손 에드워드 복장의 대구, 양손에 가위를 들고 나타난다.
도진 : 넌 또 뭐냐.. 워이!
메리, 내치는 손짓.
대구, 달려와 메리 손발에 연결된 줄을 싹둑싹둑 잘라버린다.
메리, 끈이 잘리자 풀썩 주저앉는다.
대구 : 니 목소리를 내어라, 황메리. 야옹!
메리 : .............(입 만 벙긋 벙긋)............
S#24. 메리 방 안팎 /(N3)
불 꺼진 방.
메리 잠에서 깨어나는데
대구(E) : 야옹.............
메리 : zzzzzzzzz.........
대구(E) : 황메리...... 야옹.....
메리 : (일어나 앉으며) 이게 무슨 소리야. ... 밖에 누구야.
대구 : (문 앞에서) 황메리.... 나 좀 도와 줘.
메리 : 뭔데?
대구 : 운동 하다 등을 맞았어. 얼음 찜질 좀 하게 해줘.
메리 : 냉장고에서 얼음 꺼내 가.
대구 : 어머니 깨시면 혼날 것 같아서...
메리 : (일어선다)
S#25. 메리네 마루 (N3)
메리, 냉장고에서 얼음 꺼내고 있다.
대구 : ............(물끄러미 보는)
메리 : 왜?
대구 : ......잠옷 입은 모습도 이쁘다.
메리 : 말도 마. 미모 하나로 버텨온 나날들이야.
비닐봉지에 얼음을 넣는 메리.
메리 : 자요!
대구 : 땡큐! (받아서 손을 뒤로 해 등에 다 대는 데 안 닿아서 낑낑)
메리 : 줘 봐요.
대구 : (뒤돌아 선다)
메리 : (티셔츠를 들추고 얼음 주머니 대주는데)
대구 : (훌렁 벗는다. 식탁에 놓는다)
메리 : (등 짝을 짝 때리며) 어디서 벗어!
대구 : 그럼 얼음 찜질을 내복입고 해?
메리 : 여기?
대구 : 좀 더 아래.
메리 : 여기?
대구 : 오케이, 거기 거기. 아흐....
메리 : 누구한테 맞았나? 뻘개.
대구 : 당신 때문에 마음 아픈 게 등 까지 번진 거야.
메리 : 작가라 말은 늘 그럴 듯하게 해.
대구 : 황메리는 산불이야. 온 몸으로 번지네.
메리 : 푸하하...
문 열리는 소리 나며
성자(E) : 밖에 누구 있니?
대구, 메리 화들짝! 후다닥 메리 방으로 피한다. 티셔츠 둔 채.
S#26. 메리 방 /(N3)
어두운 방, 후다닥 들어오는 두 사람.
메리 : (소근) 쫒아 들어오면 어떡해.
대구 : (소근) 내 방까지 뛰어가단 걸려.
메리 : 옷은 어쨌어?
대구 : 아차!
성자(E) : 메리 너 부엌에 있다 들어갔니?
메리 : 응.... 엄마..... 주무세요.
성자(E) : 배고파서 나왔어? 냉동실에 떡 있는데.
메리 : 아니야 엄마... 자.
성자 : 어머나? 이 옷은 웬거야.
대구, 메리 화들짝.
두 사람 미친 곰처럼 허둥지둥 하다가 메리, 대구를 옷장안에 쑤쎠 넣는다.
대구 : 아.... 아..... 다리 꺽어져.
메리 : 잘 접힌다며. 삼단으로 접어 봐!
옷장 문 닫고, 메리 얼른 눕는다.
성자, 문 연다.
메리 : (졸린 척 눈 못 뜨는) 엄마.... 왜 안 자고...
성자 : 라디오 켜논 거 아니었어? 수런수런 얘기 소리가 들렸는데.
메리 : 나 혼자 잠꼬대를 했나봐.
성자 : 이거 니 옷 아니지?
옷장 속의 대구, 입 막고 숨 죽이고 있다.
메리(E) : 마당 평상에 떨어져 있길래 내가 갖다 던져놓은거야.
성자(E) : 그 녀석 옷 같은데.... 옷을 왜 함부로 벗고 다녀.
메리 : 내일 내가 교육 시킬게. 가서 주무세요.
성자 : 그래, 자라. (나간다)
메리, 안도의 한숨.
살그머니 옷장 문 열고 대구 나온다. 메리의 목도리 같은 거 하나 맨 몸에 걸치고.
대구 : 기침 나와서 혼났네.
메리 : 쉿! 1분 있다 나가.
대구 : 내가 있는 게 좋구나.
메리 : 엄마가 방에 들어가서 누울 때까진 안심할 수 없어.
문 벌컥 열리고 성자 들어온다.
대구.메리 : 흐악!
성자 : 내 이럴 줄 알았어.
메리 : 엄마 그게 아니구.
대구 : 오해십니다. 자초지종을 말씀 드릴께요.
성자 : 이 사람이 미쳤나. 어디 남의 딸 방에 옷을 벗고 들어와. 오늘 죽었다. 메리 넌 빨리 경찰 불러.
대구 : 어머니! 오해십니다.
메리 : 엄마 그런 거 아나. 날 뭘로 보고.
성자 : (등 짝 때리며) 이 치한! 너 이리 나와.
S#27. 메리네 마당 /(N3)
대구, 쫒겨 나간다. 성자와 쫒고 피하는.....
풍운, 놀란 눈으로 방에서 나온다.
풍운 : (성자를 잡으며) 그만 하시지요...
성자 : 신고 좀 해주세요. 저 놈이 우리 딸 방에 벌거벗고 들어가서....
대구 : 아니예요. 오해세요.
메리 : 엄마 그거 아니야. 날 못 믿어?
풍운 : 두 사람 다 얼른 들어가요. 어머니는 내가 진정 시킬테니까.
대구는 대구 방으로 메리는 메리 방으로 올라가고.
성자 : 나쁜 놈 저 놈! 신고하라니까.
풍운 : (꼭 붙든 채) 성자씨.
성자 : ...........
풍운 : 저 친구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성자 : ........이러고 있으니까 너무 떨리네요.
풍운 : 저 녀석 제 아들입니다.
성자 : !!!
풍운 : 나한테 아들이 있다는 걸 재작년에 처음 알았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흘러 흘러 찾아온 겁니다.
성자 : 엄마는 누군가요?
풍운 : ......... 나중에 말씀드리지요.
성자 : 아들이 분명해요?
풍운 : 예, 제 아들 맞습니다. 너무 이쁜 내 아들이예요.
성자 : .............
S#28. 메리네 집앞 /(D4)
대구, 쓰레기 봉지를 들고 나온다.
반대편에서 각 잡고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걸어오는 도진.
두 사람. 마주친다. 쨍하고 부딪히는 눈 빛, 눈싸움 한 판.
도진 : 오늘 결판을 내자.
대구 : 패할 준비는 되셨겠지요.
도진 : 이길 것 같으냐.
대구 : 형한테 미안할 따름이오.
도진 : 여자를 그렇게 몰라서야....
대구 : 메리를 그렇게 몰라서아....
S#29. 메리네 마루 /(D4)
모여 앉은 메리 대구 도진 성자 도철.
성자, 대구를 보는 눈길이 달라졌다. 온화하고 미소 띤 눈길.
도진 적금통장을 쫙 펼쳐놓는다.
도진 : 확실한 현물이지요.
대구 때밀이 타올과 바늘, 내놓는다.
대구 : 평생, 때도 밀어주고, 꿈도 찔러주며 살겠습니다.
성자 : 어머나....대구 청년 꽤나 순수하고 낭만적이네....
도진 : (원망) 어머니.....
성자 : (도진을 외면) 메리를 위해서 평생 약속해 줄 수 있는 건?
도진 : 행복하게, 사모님으로, 아무 일 안하고 편안하게 살게 하겠습니다.
대구 : 나를 믿고 살 수 있게 해 줄겁니다.
도철 : 우리 메리의 어디에 끌리는 건가.
도진 : 순수하고 귀엽습니다.
대구 : 그냥 좋습니다. 아무 이유없이.
도철 : 메리 넌 묻고 싶은 거 없니?
메리 : 내가 만약..... 당신들과 사귀다가 또는 결혼을 해서 살다가... 다른 사람이 좋아졌다고
그 사람한테 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 같아?
성자 : 문제를 내도 꼭....
도진과 대구, 잠시 고민하는.....
도진 : 나는 설득하겠어. 그러지 말라고. 세 번 설득하고 매달리다가 그래도 가겠다면 보내주겠어.
사랑하는 사람의 소원을 난 들어줄꺼야.
대구 : 난 죽어도 못 보내. 사랑해서 맺어졌어도 노력이 필요한거야. 그 사람한테 가도 노력하지 않으면
다시 또 깨질꺼야. 한번 내 여자면 끝까지 내 여자야. 절대로 못 가. 죽어도 못 보내.
성자 : 멋지네.... 멋져.....
도진 : 어머니.....
메리 : 내가 다른 사람을 선택한다면
도진 : .......뭐 너의 신중한 선택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여야지.
대구 : 그러지 마라.
메리 :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
도진 :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사는 것.
대구 : 지금 이 순간!.........그리고 꽃등심.
메리 : 나는 뮤지컬 배우가 될 수 있을까?
도진 : 음.....니가 원하면 다시 도전하고 싫으면 관두고.
대구 : 악으로 깡으로 버터봐야지. 그거 빼면 당신 인생에 뭐가 있어? 나말고.
메리 : .................마음을 정했어!
도진 : ..................
대구 : ....................
주머니에서 도진이 준 반지를 꺼내는 메리.
도철 : 강대구를 택할꺼면 그 반지를 선도진한테 돌려주고, 선도진을 택할 꺼면 그 반지를 끼세요.
메리 : (반지 케이스에서 반지를 꺼내 가만히 본다)
대구 : .............
도진 : .............
메리 : (반지를 낀다)
대구 : ! 황메리!
메리 : 나의 선택은 선도진.
도진 : 대구야, 이제부턴 형수라고 불러야 한다.
대구 : 이유가 뭐야?
메리 : 내 맘이야.
S#30. 대구방 /(N4)
슬프게 짐을 꾸리는 대구, 달력 메모와 책 몇권을 흘리고 간다.
문틈으로 그 모습을 가슴아프게 지켜보는 풍운.
S#31. 공원 /(N4)
커다란 짐을 놓고 밤하늘을 쓸쓸히 응시하는 대구. 이슬이 맺힐 듯.
대구 : ...................
대구의 시선에 풍운이 나타난다.
대구 : 비키세요.
풍운 : 참지 말고 울어라. 여자 때문에 눈물을 흘려 본 남자가 진짜 남자다.
대구 : 상관말아요 (하며 풍운을 밀치고 가버리는)
풍운 : ................
저만치 멀어지다가 퍽 쓰러지는 대구.
F.O
S#32. 소란네 거실 /(M5)
아문이 머리 땋아주고 있는 부길.
부길 : 강대구 올 때가 지났는데...... 오늘은 늦네.
세도 : 밤 새 자서전 원고 쓰다가 늦잠 잔 거 아냐?
부길 : 오늘은 소란이가 좀 데려다 줘.
소란 : 꽁치 아저씨도 있잖아.
아문 : 대구 오빠랑 갈 땐 좋아라 따라나서더니.
(E) : 전화벨
소란 : 여보세요?
도진(E) : 대구가 아픕니다 소란씨.
소란 : (그대로 후다닥 달려나간다)
부길 : 얘!
S#33. 출판사 옥탑 /(D5)
대구, 평상에 홑이불 쓰고 누워 있다. 입술 마르고 까칠하다.
사장 : 강작가......일어나시오...글을 쓰시오. 강작가! 다시 우릴 굶길 셈이요. 일어나시오 글을 쓰시오.
소란, 커다란 과일바구니와 꽃바구니를 들고 뛰어 올라온다.
소란 : ............대구씨.............
사장 : 강작가. 일어나시오 글을 쓰시오.
소란 : (발칵) 사람이 죽어가는 데 글은 무슨 얼어 죽을 놈의 글이예요!
사장 : (허걱)
소란 : 대구씨, 엎혀요!
S#34. 옥탑방 내부 /(D5)
대구, 침상에 누워있다.
사장 식구들이 기웃거리는 분위기.
소란 : 대구씨.... 열은 많이 내렸대요. 눈 좀 떠봐요.
대구 : ...........내가 여기 왜 있어요?
황도 통조림 따는 소란. <밤>
소란 : 어릴 때 우리집 무지 가난했거든요. 그래서 아플 때만 복숭아 통조림을 먹을 수 있었어요.
대구 : ...............우리 어머니도 내가 아프면 꼭 황도통조림을 사다주셨는데....
소란 : 이상하게 이것만 먹으면 아픈 게 싹 낫더라구요.
대구 : 소란씨도 가난할 때가 있었어요?
소란 : 아빠 인터뷰하면서 못 들으셨어요? 저 어릴 때까지 우리 집 어려웠어요. 그래서 어릴 땐 가난하다고
친구가 없고 커서는 돈만 보고 접근하는 애들한테 디어서(데어서) 친구가 없어요.
대구 : ............
소란 : 자 드셔보세요. (먹여준다) 맛있어요?
대구 : 맛있어요.
소란 : 옛날 먹던 그 맛이예요?
대구 : 그 맛이예요.
소란 : 아이 좋아라....
S#35. 수퍼 내부 /(D5)
스텝 밟고 있는 황제.
메리, 기분 안 좋은 표정으로 같이 춤추기 시작한다. 홧김의 막춤.
황제 ; 노, 노우! 그건 춤이 아냐. 몸부림이지.
메리 : 화나고 질투날 때 어떤 춤을 춰야 돼요?
황제 : 따라해요. 사이다 찍고 돌고 쥐포 때리고 터닝....
동파 : 잘 논다 황메리!
동파, 들어온다.
메리 : 야! 여기가 어디라고 또 와.
동파 : (계약서 내밀며) 야. 부채관계 청산했다고 증명서 보이러 왔다.
메리 : 나 돈 없어. 아직 갚을 돈 마련못했어.
동파 : 또 갚게?
메리 : 뭐?
동파 : 2백 내가 받아서 그 사람들한테 입금시킨지가 언젠데. 그래서 이거 받아왔잖아. 다 갚았다고.
메리 : 누구한테 2백을 받아?
동파 : 니네 동네 사자 대가리.
메리 : ..........강대구?
동파 : 미스테리였어. 그렇게 빈티나는 사람이 2백을 바로 해주더라구.
S#36. 옥탑방 야외 /(D5)
대구, 평상에 비스듬히 누워있다. 옆엔 황도 통조림 수십 개 쌓여있다.
소란, 기타를 들고 앉아있다. 코드 잡아보려 애쓰는 모습.
소란 : 힘드네....열심히 배워왔는데...
대구 : 갑자기 기타는 왜........
소란 : 옛날부터 꿈이었는데요..... 제 친구나 애인이 입원하면 문병을 와서요,
외로운 병실에서 기타를 쳐주고 싶었어요.
대구 : 소란씨 덕분에 외로눈 병실 아닌데.
소란 : 정말요? 호호호..... 그래도 어제 배운거 쳐드릴께요....(코드잡고 디링디링....하다가 음 이상해 진다)
제 성의로 들어주세요.
소란, 엉터리로 기타치며
소란 : 외로운 병실에서 기타를 쳐주며.....
대구 : .................
소란 : ..............(기타치며) 가사를 여기까지 밖에 몰라요.
대구 : 줘 봐요.
대구, 기타를 건네받아 튕겨 본다.
소란 : .............대구씨는 왜 그렇게 멋있는거예요?
대구 : 그렇게 타고 났어요.
소란 : 왕자병인데도 이쁘셔.
S#37. 통닭집 /(D5)
도진과 메리, 앉아서 통닭 먹고 있다.
메리 : 이 집 진짜 맛있지?
도진 : 동네에 이런 집이 있었다니...진짜 맛있다.
메리 : 한 마리 더 먹자.
도진 : 오케이! 사장님 여기 한 마리만 더 주세요.
강미 : 콜!
도진 :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 (일어서며 핸드폰 챙긴다)
메리, 앞 자리를 물끄러미 본다.
플래쉬 백---
10부 대구 손 따주고, 대구가 메리 볼에 뽀뽀하던 씬...
메리 : .......................
강미 : (살금살금 다가온다) 요즘 이 동네 연애의 계절이야? 아주 쌍쌍이 난리도 아니네.
메리 : 쌍쌍이요?
강미 : 아까 사우나 갔다오다 보니까 대구씨가 이렇게 이마에 뚜껑쓴 여자랑 다정하게 걸어가더라.
그 여잔 또 누구야? 짜증나.
메리 : 얼만큼 어떻게 다정했는데요?
강미 : 아주 많이 다정하던데. 팔짱 끼고 다니더라구.
메리 : ............돈 많은 여자 잘도 잡았군.
강미 : 그 여자 돈 많아?
메리 : 엄청 많아요.
강미 : 나도 이 동네 연봉 퀸인데 대구씨는 왜 그 여자를 택한거지.
메리 : 이마에 뚜껑 덮은 게 매력적이었나부죠.
강미 : 나도 진작 헤어스타일을 좀 바꿀껄. 이마가 이쁘게 생격서 내놓고 나녔더니 괜히 남자만 날아갔네....
메리 : (앞 머리 내리는)
S#38. 메리네 마당 + 대구방 /(D6)
공원에서 돌아오던 메리, 대구의 방을 기웃거리다가 흘리고 간 달력메모를 본다.
대구(E) : 메리는 왜 오디션에 떨어진 건가. 심사위원의 질투다. 힘내 메리'
메리 : ..................
대구(E) : 수퍼에 있을 때 많이 웃지 마. 들어설 때 떨려 죽겠어.'
메리 : ...........(픽 웃는)
대구(E) : 오늘 날 보고 또 웃었어. 사랑한다고 말할려다 맞을까봐 참는다.
S#39. 효창공원 (D6/N6)
대구, 앉아서 책 보고 있다.
메리 다가온다.
대구 : 웬 아줌만가 했네...
메리 : ........뭐해요?
대구 : 짜장면 곱빼기 맛있게 먹구 지금은 독서중.
메리 : 그녀는 어디가구?
대구 : 그녀는 집에 갔지.
메리 : 같이 먹었나?
대구 : 공주같은 내 여친을 이런데서 짜장면 먹일 수 있나.
메리 : ............나한테 같이 먹자고 했었잖아. 우리 육탄전 벌인 날.
대구 : 그랬지.... 배고파 보였어 당신이. 그리고 내 여자친구도 아니었잖아.
메리 : 잘 어울려 보이더라.
대구 : 당신네도.
메리 : 요샌 어디서 지내요?
대구 : 천고마비 옥탑방에서요.
메리 : 그 여자네 집에 방이 남아 돌텐데.
대구 : 그러게. 밤에 얼음 찜질 해달라고 하는 것도 참 재밌을텐데.
메리 : 솔직히 말해 봐. 그날 얼음찔질이 필요할 만큼 아펐어?
대구 : 아팠지. 하지만 당신을 보고 싶었던 게 더 컸어.
메리 : ................. 그럴 줄 알았어.
대구 : 알았으면서 왜 날 찼어?
메리 : ...................
대구 : 여긴 왜 온거요?
메리 : 집에 가던 길에 산책할 겸 들렀지. 참 도진이 집에서 짐 좀 빨리 빼가. 지저분해 죽겠어.
대구 : 알았어요. 뺄께요. 잘가요.
메리 : 월수금은 내가 여기 화목토는 댁이 여기서 운동하는 걸로 해요. 아침마다 마주치기 싫어.
대구 : 그럽시다.
메리 : 잘 지내요.
대구 : 안녕.
메리 : ...........(천천히 가다 멈춰선다)......
대구 : 왜 안가고?
메리 : 온 몸이 따가워.
대구 : .............. 피부병 걸렸어?
메리 : 질투가 바늘처럼 솟아 올라. 따갑고 아파서 미치겠어.
대구 : .................
메리 : 난 왜 이렇게 뒤죽박죽이지? 나도 내가 맘에 안 들어.
대구 : 얼른 가.
메리 : 질투 때문에 아프다니까. 그래도 가?
대구 : 가! 힘들게 가라앉힌 마음이야. 헤집어 놓지 말고 가.
메리 : 잘 지내.
대구 : 인사는 충분해. 그냥 가.
메리 : ................(가는데)
대구 : .,,,,,,,,,,,,,,,
메리 : 바꾸는 게 좋겠어. 월수금은 당신이 여기서 해. 화목토는 내가 여기서 할게.
대구 : 그래.
메리 : 나 간다.
대구 : ..........가.
메리, 저만치 사라진다.
대구, 바라보며 쓸쓸.....벤치에 누워 책을 얼굴에 덮는데
메리 저 만치서 뛰어온다.
메리 : ............다시 생각해봤는데.....월화수는 내가........목금토는 댁이...
대구 : 그거 말구.
메리 : 이거 말구 뭐?
대구 : 니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해.
메리 : .............니가 마음 속에서 없어지질 않아.
대구 : 그걸 이제 알았어?
메리 : 보고 싶었어.......... 니가 너무 좋아.
대구, 메리를 와락 껴안고 키스하는데서............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