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자연휴양림과 선야峰
-충남 금산군 남이면 선야峰, 人蔘시장방문기-
열대야! 넌, 잠도 없는 거니?
최근에 남부지방은 폭염과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밤이 계속되고 있었다.
올해는 2000년 이래 가장 많은 열대야일수를 기록하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렸는데,
광주가 29일, 대구22일, 서울15일 등 잠 못 이루고 뒤척이는 밤이 지속되었으며
6-8월의 80일중 60일이 평년기온보다 높았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어제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더위가 아무리 극성을 부린다 해도 입추가 지난지가 한참이 되었고 말복, 칠석, 처서도
지났으니 누가 이 가을을 거부할 수가 있을까?
이 비 그치면 무더위가 거의 꺽 이고 서늘한 바람이 분다고 하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아직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 안에 있어서 기압골의 확장 수축이 유동적인데다
강수량과 온도차도 지역에 따라 들쭉날쭉 이란다.
그러고 보면 어제 오전에 내리던 비가 멈추고 해가 나오니 다시 무더위가 계속되었다.
아파트 앞뒤 문을 열어놓고 거실에 누어있는데 한 가닥 바람이 은근슬쩍 지나간다.
한낮 대청마루에 누워 앞뒤 문을 열어 놓고 있다가, 앞뒤
문으로 나락드락 불어오는 바람에 겨드랑 땀을 식히고 있다가,
스윽, 제비 한 마리가,
집을 관통했다
그 하얀 아랫배,
내 낯바닥에
닿을 듯 말 듯,
한순간에,
스쳐 지나가 버렸다 (중략)
제비 아랫배처럼 하얗고 서늘한 바람이 사립문을 빠져나가는 게 보였다
내 몸의 숨구멍이란 숨구멍을 모두 확 열어젖히고 (손 택수의 “방심”에서)
(詩集-어느 가슴엔들 詩가 꽃피지 않으랴)
감기 때문에 한 주를 쉬고 나온 우리 회장님 핼쑥한 얼굴로 하시는 말씀. 왈,
“오 유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내가 걸렸습니다.” 란 말로 아침인사를 하셨다.
오늘은 충남 금산군 남이면 건천里에 있는 남이자연휴양림 속의 느티골계곡과
금남정맥의 한 자락인 선야峰(759m)을 산행하고 자투리 시간을 내서 금산읍에 있는
인삼시장을 구경하기로 했다.
사람이 첫인상에 얼마나 강한 기억력을 유지하려하고 지배되고 있는가를 실감했다.
빨간색등산복상의를 입고 있는 광고속인물의 붉은 색깔에 포인트를 빼앗겨버린 나는,
초록빛깔 산행버스가 도착했는데도 우리차가 아니라고 한참을 머뭇거리고 있었다.
폭염주의보속에 강행했던 지난주 성치山산행이 다소 무리했었는지,
아니면 오늘 내린다는 비 소식 때문인지 산행버스좌석이 많이 비어있었다.
남이 자연휴양림은
658만㎡의 면적으로 1996년 8월 1일 개장되었으며 수용인원은 1일 최대 3,000명,
최적인원이 2,200명이라고하며 금산군청山林과에서 관리한다.
자연휴양림은 금남정맥의 자락 선야峰 산기슭 느티골에 있으며 천연활엽수림에
고로쇠나무가 폭넓게 분포하고 있다.
느티나무가 많아 느티골이라고도 불린다.
산세가 좋고 기암괴석과 폭포수 등 자연경관이 수려하며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원시림에 가까운 숲이다.
오늘산행은 야영장주차장에서출발,
상계목등 -저수지 -50폭포 -신선봉 -선야峰 -샘터 -작은물입구 -야영장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약9km (5시간소요)거리다.
자연휴양림에는 숲속의 집, 야영장, 산림욕장, 물 놀이터, 등산로, 산책로, 체력단련시설,
야외교실, 어린이놀이터 등이 설치되어있었다.
휴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휴양객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시설과 주변 환경이 잘 관리
되고 있었고 깨끗했으며 계곡의 물도 맑고 수량도 풍부했다.
선야봉은 충남과 전북의 경계를 이루며 운장산에서 대둔산으로 뻗은 준령의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있는 봉우리였다.
그동안 교통이 편리한 운주 쪽에서 선야봉산행이 주로 이루어졌으나 최근엔 느티골의
길이 좋아지면서 느티골에서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두 개의 폭포를 지나는 선야峰까지의 등산로가 잘 개설되어 있었으며 느티나무 잎
모양의 비닐리본으로 된 선야봉등산로표지판이 필요한곳에 적당하게 잘 만들어져 있어
길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신선봉, 풀무대 등 암봉과 암릉, 바위낭떠러지, 25m의 50폭포가 아름다운 계곡으로
이어지고 숲이 울창한데다 자연휴양림이 조성되어있고 관광지로 개발되어있었다,
계곡과 산길, 경관이 모두 좋았고 기암 괴峰을 조망 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오늘 날씨는 구름이 잔뜩 끼어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비가 내릴 기세였다.
습도가 높아 땀이 많이 흐르고 체력에 부담을 느끼는 산행이었는데 50폭포에서 회원
한사람이 심장에 부담을 느끼고 도중 하산하는 일도 있었으며,
신선봉까지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너무 길어 모든 회원들이 힘들어했다.
선야봉정상에서 비를 만났으나 많은 양이 아니어서 견딜만했다.
처음 나온 회원 한사람은 하산 길에 정상에서 일행을 놓치고 길을 잘못 들어
엉뚱하게 지암 방향으로 하산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주에는 이상섭부부가 삼계탕으로 하산酒를 냈는데 오늘은 양동매씨 한분이
돼지고기볶음에 열무 쌈을 준비해줘 모두들 즐겁게 산행의 피로를 풀었다.
9월 초순에 금산인산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전국 최대 규모의 인삼집산지, 세계 최대 규모의 인삼, 약초시장이 있는 충남 금산군의
대표적인 향토축제이다.
금산인삼은 1,500여 년의 전통 속에 신비의 영약으로 알려져 세계가 주목하는 약재이다.
금산의 전통문화와 인삼의 효능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개최되었으며 인삼을 소재로 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1981년 이후 부터 고려인삼의 종주지인 금산군에서 인삼을 소재로 열리는 향토축제로
매년 9월 초순에 열리는데 주요행사로 음악연주회, 금산전통민속공연, 인삼파종체험,
인삼마당극 등이 열린다고 한다.
인삼시장쇼핑을 마친 회원들에게 나 회장님과 산행 중에 길을 잃고 고생한 회원님이
미안하다고 인삼막걸리에 인삼튀김안주를 아주 풍족하게 하사를 하셔서 회원모두가
기분 좋게 취하고 들떠있었다.
“분위기 좋고, 좋고, 준비는 됐어, 됐어, 느낌이 와요, 와요, 오메, 좋은 거”
산행은 힘들고 피곤하지만 금광의 이런 뒤풀이가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죽은 남자보다는 서 있는 남자가 더 좋더라. 자, 일어나세요, 서서 한번 신나게
놀아봅시다.”
이 한마디에 산행버스는 홀라당 뒤집어 져 버렸다.
나그네
詩人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삼백 里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다음 불 로그 :-kims1102@
(2010년 8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