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의 밤은 아직도 춥다
아궁이에 장작을 4월말 5월초까지는 넣어야 한다
물론 장마 때나 비가 연일 올 때는 한여름에라도 불을 넣지만
직파한 상치는 잘 견디는데
쑥갓은 새순이 나오다 추위를 먹었다
들깨 고구마를 거두고 아직 손을 대지 못한 아랫밭에
어느새 노랗고 하얀 꽃이 뒤섞여 피어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어느새 꽃다지(노랑) , 냉이(하양)가
한방에 사이좋게
니집 내집 할 것 없이 온 밭에 어울려 피어있는 모습이
마치 노랗고 하얀 커플뤀을 입은
한쌍의 연인들
한데 어우러진 것이 애써 가꾼 어느꽃밭보다 예쁘다
따뜻한 날씨에 나물감들도 많이 자라 올라와
참나물도 생채보다는 살짝 데치는 것이 더 맛나다
일주일 전만해도 곰취 참나물 꽃나물 부추 달래 섞어
세사람 먹을 밥상 나물캐는데만 한시간이나 걸렸는데
이제 쑥 국거리까지 2-30분이면 족하다
그만치 키들이 커져 양이 많아졌지만 맛은 그때만 못하다
맨땅에서 겨울을 이겨내고 밤추위 속에 올라온 야생나물은
고무줄처럼 질깃하고 야문 맛이 있었다
밭가는 틈틈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겨울나는 나물거리를
되도록 한 밭에서 캘 수 있도록 한데 모으고 있다
처음 시골 들어왔을 때는 상치 쑥갓 정도밖에 몰랐는데
점심 밥상엔
시골살이 연륜처럼 푸성귀도 다채롭다
전에 살던 멱수골 이장님댁에 가서
땅두릅을 얻어다 심을 일이 남았다
산두릅은 야생이 잠깐 한철 나오지만
땅두릅은 잘라먹다 보면 새로운 순이 나와 산두릅보다 오래 잘라 먹을 수 있고
이내 개두릅(엄나무순)까지 함께 초고추장에 버물려 먹으면
두릅 삼총사
밭두릅(땅두릅)
산두릅
하늘두릅(엄나무=개두릅)까지
어느 도시밥상이 부러우랴
첫댓글 전 언제나 삼순이님처럼 저절로 자란 다채로운 푸성귀들로 풍성한 밥상을 차릴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오늘 문경에서 연락와 땅 보고 왔는데요, 자리는 호젓하니 아주 좋은데 제대로 잡으려면 집이 북서향이겠어요. 삐친 것처럼 돌아앉으면 억지로 남향도 가능하겠지만.
그곳에서 머위와 미나리, 쑥을 잔뜩 뜯어왔습니다. 하얀 민들레와 냉이도 좀 뜯고. 다른 풀들은 식용 여부도, 맛도 몰라서 그냥 눈요기만 했지만, 한보따리 장만한 봄나물로 뿌듯했지요. 봄맞이하시느라 바쁘시죠?
이제 좀 한숨 돌렸어요 괭이 선호미로만 밭을 갈다보니(돌이 많아) 5월초 고추밭 만드는데도 갈 길이 멀어요 내년에 기계를 빌릴 목표로 7년 째 돌을 골라내고 있어요 지척에 오셨는데 그냥 가셨네요 다음 번엔 꼭 들르시고 아직 머위가 생으로 먹을 만한가요 쓴맛이..
우리 밭에는 지금 겨울을 난 쑥갓이 꽃을 피우고 있고 그 옆에는 새로 심은 상추가 손톱만하게 올라와있어요. 여긴 계절이 가끔 이리 뒤죽박죽! 머위를 생으로도 먹나요?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저는 여린 새 잎을 데쳐서 쌈싸먹는데 쌉싸름한 맛 뒤에 혀끝에 남는 그 향기를 아주 좋아해요.
쑥갓이 겨울을 나다니 제주도는 제주도네요..머위는 잎이 여릴 때 다른 야채와 섞어 생 쌈도 싸먹고요 쓰다 싶으면 초고추장 초된장에도 무쳐먹는답니다
우리도 돌이 많이 갈적마다 손바닥 만큼씩 밭을 만들고 오는데요 7년씩이나 골라내셨다니 저도 희망을 가지고 기분좋게 골라내야 겠읍니다. 옆지기는 계속 돌이 많다고 투덜거리거든요. 전 잔돌골라 돌길만들 생각에 기분이 좋기만 한데요.
돌이 많아도 고달프지만 돌이 없는 땅도 얼마나 삭막한지 골라낸 돌로 밭가를 빙둘러 쌓아놓은 것이 비오는 날 얼마나 보람있고 멋진지.. 옥토에서 일하던 농부는 돌많은 밭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죠 달빛님 돌을 바라보는 눈길에 아무쪼록 고운 행복이 깃드시기를
올해처음이라 상추심을 생각이지만 ( 아는것이 하나도 없어서요.) 저도 언젠가는 나물에 관해서 쫘르르 ..... 생각만해도 즐겁습니다.
머위는 생 쌈도 아주 맛있지만, 저는 민들레나 토란대와 섞어 볶아먹기도 해요. 들깨 잔뜩 넣어서. 토란대와 섞으면 머위의 쓴 맛이 약간 중화되면서 토란대 씹히는 느낌도 좋고, 민들레와 섞으면 서로 경쟁하는 쓴 맛이 일품이지요.
와 쓴 것을 잘 드시네요 저는 시굴사랑이 씀바귀등 쓴나물에 조청을 넣는 걸 싫어해서 포도식초로 단맛을 내서 먹지요 입에쓴 것이 약이라지만
눈 여김만 하다 지나친 할매가 지금 들렸는데요 볼 거리 들을 거리 먹을 거리 너무 만네요 포도 식초는 어덯게 만드나요
포도효소만들고 난 찌꺼기로 만드는데요 저도 유기농포도농원이 있는 김제에서 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