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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청정한
물놀이 오감명상
레크리에이션 등
전국 최고의
어린이 포교도량답게
프로그램도 다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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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이 엄숙하게만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다. 전통과 현대, 엄숙함과 즐거움이 함께 한다. 지난 20일 열린 화성 신흥사 어린이 템플스테이에도 놀이공원 못지않게 즐거운 프로그램이 즐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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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화성 신흥사. 사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사찰 앞마당에서 한바탕 물총 놀이가 벌어진 것이다. 어린이들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지만 이보다 더 즐거울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총싸움을 벌였다.
양동이에 물을 퍼서 공중에 뿌려대는 어린이부터 물총을 잡고 쏴대는 어린이까지 저마다 가진 ‘무기’로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어냈다. 교사를 향해 물총을 쏘는 아이들 얼굴에는 장난끼가 가득했다. 물총에 맞아도 잠깐 얼굴을 찡그릴 뿐 금세 밝은 미소로 돌아왔다. 오수연(서울 성일초, 2)양은 “이번에 절에 처음 와 봤는데, 정말 재미있다”며 “절에서 이런 놀이를 하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신흥사의 ‘여름 템플스테이’ 풍경이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에서 90여명의 어린이들이 참가했다.
물놀이가 끝나고 총무 선관스님과의 오감명상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처음에는 다소 소란스러운 분위기였지만 총무 스님의 능숙한 진행으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박수 한 번 치면서 ‘옴’, 두 번에 ‘옴 남’, 세 번에 ‘옴 치림’, 네 번에 ‘아미타불’, 다섯 번에 ‘관세음보살’ 등을 합송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본격적인 명상이 시작됐지만 앉아서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손을 비비고 눈을 만지면서 귀를 감싸고 코를 잡아보면서 자신의 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가족들을 생각하며 ‘관세음보살님 같은 미소를 보내세요’라고 스님이 말하자 얼굴 한가득 미소를 지었다. 방울토마토를 손에 쥐고 만지고 냄새를 맡은 뒤 천천히 씹어 먹으며 맛을 느껴보는 명상도 했다. 아이들에게 1시간은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모두들 스님의 가르침에 귀를 쫑긋 세웠다.
이날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부처님 교화공원에서 펼쳐진 황톳길 명상과 퀴즈 프로그램. 교화공원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효과적인 포교 방법을 찾던 끝에 조성된 것으로, 40년간 수행과 포교의 길을 걸어온 성일스님의 원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99명을 죽여 살인마로 전락한 앙굴리마라, 말썽꾸러기 라훌라, 가섭 삼형제의 귀의, 환락의 고뇌로부터 괴로워하는 야사, 바보 쥬리판타카가 아라한이 된 이야기 등 부처님의 대표적인 교화사례들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들은 이날 주지 성일스님과 함께 부처님께서 다섯 비구에게 최초로 법문을 설한 장면을 형상화한 초천법륜상 앞에서 예불을 했다. 큰 원을 만들어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부처님을 닮아가는 어린이가 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주지 성일스님은 “부처님께서 45년 동안 많은 중생들을 제도하셨기 때문에 260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 가르침을 따라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라며 “여러분들도 부처님 말씀을 믿고 따르는 착한 어린이가 되라”고 당부했다.
이어 제한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보는 과제가 주어졌다. 어린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다니며 공원에 그려진 이야기들을 따라 문제풀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음날 새벽예불과 108배, 도량청소, 수계식, 소금만다라 자비명상, 합장주 꿰기 명상, 스님과의 차담, 불전사물 소리명상 등의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최예원(평택 현화초, 4)양은 “집이나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것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불교신문2933호/2013년7월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