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요리를 못한다-_-
내가 만들 줄 아는 건, 케익, 쿠키.. 팬케익.. 등등. 밥과 관련없는 간식거리들.
그나마 케익, 쿠키는 오븐이 없으면 못만드니 여기선 말짱헛거.
아무튼, 난 요리를 못한다. 특히 한국요리는 완전 바보-_-수준이다.
밑반찬은 만들어본 적도 없고, 국도 끓일 줄 아는게 없으니..
(엠티가서 먹는 이상한 찌게정도는 얼추 만들 수 있지만..=_=;;; (라면스프로 맛내기의 압박..))
밥도 물조절을 잘 못하는 정도..ㅠ.ㅠ
지금까지 어떻게 외식으로 연명하는 나였지만..
며칠 전에 한국에서 이것저것 두박스나 보내줘서, 지금 집에 요리재료가 넘쳐난다..
뭘 받았냐면.. 깡통에 든 대니쉬쿠키, 내가 미국에서 좋아하던 과일맛 불량식품,
인스턴트 국 및 스프, 죽, 보크라이스, 아빠가 어디서 선물받은 중국산 이름을 읽을 수 없는 차..
깡통참치.. 그리고 무려 쌀-_-;;; (아빠가 어디서 받아온거라고 쌀이 마실꺼처럼 캔에 들어있다!!)
-- 배송료의 압박이 느껴진다.. --
그리고 오늘 시도해본.. '자른미역'
라면 반봉지정도 되는 양이었다.
마른 미역이 물에 넣으면 불어나는 건 알고있었지만-_-;;
라면 반봉지도 안되뵈는 것이 불리고 나면 츄카그릇 (한국에서 라면집가서 라면먹을때 나오는 그릇사이즈 정도?)이 넘실넘실해지는 줄을 몰랐다-_-;;
한국에서 우리가족 5인분 미역국을 끓여도 이렇게 많이는 안넣을 거 같다.
일단 3/4정도를 아무 반찬통에 담아두고..
(한동안 미역으로 연명할 듯 합니다-_-;)
나머지를 냄비에 넣고, 참기름을 넣고 볶았다.
(사실 한국에서는 그냥 미역이랑 물 넣고 끓이는 건 줄 알았는데,
여기와서 곁눈질로 보니 한번 볶고 물넣는거더군-_-;)
고기 등 같이 넣을 게 없어서 그냥 미역이랑 참기름.
까지 좋다-_- 얼추 볶아졌다 싶어서 물을 넣고..
곤약면-_-을 넣어버렸다.. <--- 아마도 오늘의 패인-_-이 아닐까 싶다
왜 저걸 넣냐.. 하면.. 밥이 없다-_-;;; 밥 하자면 너무 늦어지고 배고프니까 그냥 대충 때우자 싶어서 면을 넣어버렸다.
(기본도 안되는것이 응용한다고 설친 꼴이다..ㅠ.ㅠ)
간을 보니, 당연히 맛이 없다..
감치미를 좀 넣고, 소금을 쳤다.
여기서부터 이변-_-이 일어나기 시작했다-_-;;;
위에 계속 뭐가 뜨는데.. 마치 참기름이 뭔가랑 합체한 듯한 거품같은 것이=_=;;;;;;;;
열심히 다 떠냈다. 맛을 보면 여전히 맛이 없다.
간장도 넣어보고-_-
뭐를 넣으면 넣을수록 뭔가 계속 뜨고, 계속 건져내고..
(어디서 곤약이 기름을 흡수? 한다는 얘기를 들어봤는데.. 그거 때문인가..ㅠ.ㅠ 모르겠다..)
대책이 안서서 마지막 비책-_-을 꺼냈다..
쯔유.. 우동이나 소바 만들때 쓰는 국시장국같은거..
(난 모든 요리가 실패할 때 이거 (매운거 만드는 중이었을때는 라면스프)를 넣어버린다.
집에 항상 이거랑 신라면 분말스프가 구비되어있다-_-;)
마구 넣으니 얼추 음식같은 맛이 난다.
마지막으로 계란을 넣었다.
항상 계란이 넣으면 다 분해되서 국물이 탁해져서 싫어서 일부러 계란을 한동안 넣고 내비뒀는데
이제 됐겠지 싶어서 휘 저었더니 평상시보다 더 분해된다-_-;;
아까 뭐 걷어낼때 마구 끓어서 불 줄여놓은걸 잊고있었다-_-;;;;;
따라서, 완성된것은. 미역은 들었으나, 회색의 곤약면이 가득 들어있고,
국물은 우동같은 맛에 계란이 마구 풀어져서 탁한.. 이상한 것-_-;;
(사진은 차마 못올리겠습니다-_-)
그래도 무서운 건, 나한테는 먹을만 하다는 거다-_-;;
울엄마가 보내주신 깻잎무침이랑 오징어젓갈과 함께 금방 다 먹어치웠다=_=
이제 남은 미역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궁리해봐야겠다-_-;;;
------------------------------------------------------------------------------
뜬구르미 블로그에 격려의 한마디 혹은 요리의 비책이라도ㅠ.ㅠ
첫댓글 미역오이 냉국에 올인!!!
저도 냉국 좋아해요..ㅠ.ㅠ 근데 일본식초는 뭘 넣는게 좋을라나-_-;;;; (근데 이거 밑에 미역에 관한 추천링크 뜨는거 웃기네요=_=)
이것저것 다 넣었구나... 미역국에 곤약면.... 첨이당!! 일본식초 자신없어서 한국에서 받았는뎅. 나도 이번에 오징어랑 조개젓갈 받으려고 하는데... 한국음식이 너무 그립당. 내가 해먹는거 보고 동생이 아이고 하던데... 진짜진짜 한국수돗물을 이용해서 하고 싶당. 오늘은 어찌나 한국음식이 그립던지...
ㅋㅋ...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나를 부르지 그랬냐....언니가 잘 해줄텐데..이런이런~~~
언니들 나좀 살려줘요.. ㅠ.ㅠ ㅋㅋ 밤하늘언니 내가 미역드릴께요 나 미역오이냉국 만들어주세요..ㅠ.ㅠ
뜬구르미님 너무 웃겨요. 유머감각 짱!!! 저도 요리 못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