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요트를 타는가?>는 한번쯤 본격적으로 생각해보고 싶은 토픽이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얘기하기는 아직 너무 얕은 경험이니, 우선 나의 경우로 한정하여 얘기를 해보자.
어렸을 때 한강에서인지 여름에 바닷가에 놀러가서인지 돛단배를 타고 지금도 기억나는 물을 가르는 소리만 들리면서 미끄러져 가던 경험을 제외한다면, 내가 최초로 <쎄일링>(sailing)을 경험하게 된 것은 87년이었던 지 88년 초여름 한강 상류에서 <윈드써핑>보드(windsurfing board)에 타본 것이다. 그래서 88년도 초여름에 당시 워커힐 맞은 편에 위치했던 서울요트클럽에서 서울시에서인가 근처 구청에서인가 개최한 윈드서핑 강습을 주말에 이틀씩 두주에 거쳐 수강했던 것 같다. 그것이 재미있어 다음 주에 소개를 받아 <롱보드>(long board)인 중고 윈드서핑보드 Fanatic Cat 390인가를 <리그>(rig)와 같이 샀다.
그 해 여름에도 해마다 가던 부모님이 계시던 속초에 가족이 여름휴가를 갈 때 이 장비도 차 위에 묶어 가지고 가서 늘 가는 해변에서 혼자 타다가 해변 앞에 있는 조그만 무인도섬까지 타고는 갔는데 돌아오는 것이 어려워서 고생하였던 생각도 난다. 그때 물밑에 검은 해초로 마치 빠지면 다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이 무섭던 느낌도. 같은 여름 일본 후꾸오까에 갔을 때 대마도섬보다 일본쪽에 있는 이끼(Iki)섬에 혼자 관광 갔을 때도 해변에서 보드를 빌려서 조금 타보았다.
일본에서 살던 92년도에는 살기는 오사카 북쪽에서 살았지만, 주말에는 고베시의 해변에 가서 클럽하우스에 (재작년에 가보았더니 사람들은 별로 없지만 아직도 클럽하우스가 그 자리에 있었다) 맡겨둔 <펀보드>(Fun board)인 Mistral/미스트랄 330을 타러갔다.
이후 국내에서는 주로 한강에서 잠실에 있는 클럽에 한두해 가입해서 타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집차고에 보드를 보관하다가 바람이 좋은 날 혼자서 성산대교 밑에 가서 가지고 가서 타고는 했다.
나중에 <쇼트보드>(Short board)로는 처음으로 Rush 290인가 커스톰보드도 일이년 소유해보기는 했으나 기술 부족과 바람 부족으로 재미를 못봤다.
지난 9년간 현재까지 아직까지 자동차 차고 한쪽 벽에 걸려 있는 Fanatic Bee 295 보드와 매스트, 붐, 쎄일 두장 (그리고 WakeTech 웨이크보드, 그리고 골프클럽).
92년도 일본에서 살 때 오사카역에서 야마하에서 주관하는 요트강습 광고를 본 기억도 나지만, 매우 비싼 비용이었고 내가 당시에 그리 요트에 관심이 많지는 않았던지라 그냥 지나쳤던 기억이다.
그러다가 몇년 후에는 가족들과 미국/캐나다 여행의 마지막에 나만 윈드써핑의 세계적인 메카의 하나인 오레곤의 마운트후드에 들려서 수회 세계챔피온을 한 유명한 미국인 윈드써퍼(이제는 이름도 잊어버렸슴)에게서 단체 클리닉을 5박6일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나의 윈드써핑 실력은 <택킹>(tacking)은 잘해도 <자이빙>(jibing)도 어색하고 <플래이닝>(plane?ing)도 잘못하는 만년 초보의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다가 90년대 초반이었던 것 같은데, 미국 샌디애이고에서 여름에 모임을 갈 기회가 있었다. 그때 일을 마치고 오후에 50불 정도를 내고 쎄일링요트에 타고 두세시간 해저무는 앞바다를 구경할 수 있는 Sunset Cruise를 경험하게 ?다. 나보다 나이가 많던 당시 40대후반이라고 생각되던 금발의 작은 여선장과 나처럼 타러온 한쌍의 젊은 커플이 다였다. 배는 35~40피트의 전장을 가진 <슬루프>(Sloop) 형식의 객실이 있는 <크루징 요트>(cruising yacht).
쎄일링에 관심이 있으니 선장을 도와서 배를 이안시키고 나중에 접안할 때도 선장에 지시에 따라 도움을 줬다. 이때 좋은 날씨에 따사한 햇살과 함께 두둥실 기울면서 바람을 약간 거슬러서 올라갈 때의 기분이란. 아무 소리도 없이 선체가 바다를 가르는 파도소리. 멀리 항구를 알리는 부이 위에서는 귀여운 물개가 낮잠을 자고. 승객 한쌍은 앞 갑판 위에서 누워서 도란도란 얘기를 하고. 나는 아이스박스에서 끄내준 시원한 음료에 내가 사온 샌드위치로 늦은 점심을 먹고. 조금 옆에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스포츠 시합이라는 아메리카요트컵(America's Cup)대회에 나가기 위해 연습하는 최초의 여성팀 요트의 높은 마스트와 돛이 몇개의 주위의 작은 요트들에 비해 인상적으로 거대하게 보였다.
하여튼 이때 내가 요트에 처음으로 깊은 관심을 보였던 것 같다. 선장이 말하기를 조금 오래된 것들은 그리 비싸지 않게도 살 수 있다는 말도 귀담아 들었던 기억이 나는 것을 보면.
그후에 한강에서 작은 <딩기>(dinghy)로 요트 강습을 받았으나, 요트는 빌려주는 곳이 없었다. 그래도 빠르지만 혼자서만 타야되는 윈드써핑보드보다는 요트는 두셋이 타고 같이 얘기도 하고 바람이 없어도 여유있게 맥주라도 마실 수 있을 것 같아 좋아 보였다.
그러다가 몇년 후에 마이애미에 모임에 갔을 때였는데, 마침 마이애미보트쇼가 열리고 있었다. 그래서 하루를 할애해서 보트쇼에 갔다. 그때 영화에서 나오는 것 같은 베네토라던지 카탈리나 등의 큰 요트회사들의 중간크기와 좀 큰 배들을 타보게 됐다. 얼마나 부럽던지.
그런데 나오다가 보니 한쪽에서는 딩기 회사들도 딩기들을 가져다 놓고 팔고 있었다. 혼자 타는 레이져(Laser)를 보다가 돛이 하나뿐이어서 <메인쎄일>(main sail)과 <짚쎄일>(jib sail)이 있는 JY15이란 딩기를 보게 됐다. 보트쇼에서 사면 당시 돛과 운반하는 돌리 등 모든 것을 합해서 5,500불 정도하는 이배를 15%인가 20%인가 할인해준다고 하고, 한국까지 보내주는데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화물선으로 1,000불 정도한다고 한다. 그래서 카드로 긁고 한달반 쯤 후에 부산에 보트가 도착했는데, 당시에는 요트는 호화세를 내야된다고 해서 (현재는 많이 내렸음) 세관에 가서 이런 저런 비싼 세금을 낸 후에 부산에 내려가서 가져오게 되었다.
당시 성산대교 남쪽에 대한요트협회의 서울시지부 요트 보관소가 있었고, 나도 거기에 년30만원인가를 주고 배를 두게 됐다. 여기서도 많이 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가끔 가서 배운 지식을 이용하고 이미 아는 바람과 돛의 관계를 익히면서 배에 대한 경험을 늘려갔다. 몇년 후에는 잘 않타게 되어 후배에게 이배를 물려주고, 다시 나도 조금 지원해서 후배와 같이 이배를 학교 후배들의 클럽에 물려주게 됐다. 최근에 보니 아직도 학교 후배들이 이배를 타는 듯 했다. 같은 직장 친한 동료랑 같이 한강에서 타다가 배가 전복되어 둘이서 빠지고 배를 다시 돌려 타고 돌아오기도 한 경험도 생각난다.
이때 만난 작은 딩기 타던 여의도에 사시던 아줌마는 나중에 남편이 퇴직하면 여수로 가서 배를 탈 계획이라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지금은 얼굴도 기억이 않나는 그분은 정말 여수에서 요트를 타는지 궁금해진다.
옆동네에 계류하던 때의 Catalina 27: 내 첫 크루징요트.
이러다가 내가 99년도에 미국 클리블랜드의 근교인 멘터에서 일년을 살 때, 옆동네에서 의사가 동네 <클럽레이서>(club racer)로 사용하던 10여년 정도 된 잘 관리된 카탈리나 (Catalina) 27을 팔아서 구하게 됐다. 그래서 당분간 옆동네의 계류장에 묶어놓고 몇번 타게 되었다. 그러나 당시에 나와 초등학교와 중학교 애들만 같이 있었기에 조밀하게 계류해놓은 계류장을 벗어나고 계류하는 것이 혼자의 힘으로 어렵고 조심스러워서 몇번 못 타보았다.
그래도 겨울에는 배를 들어올려서 육지에 세워서 선체 밑바닦을 뻬빠질하고 <앤티화울링>(AF: Anti-Fouling) 페인트도 칠해보고, 겨울에 <윈터라이징>(winterizing)한다고 물도 빼고 비닐로 감싸게 시키기도 했다. 다음 봄에는 다시 배를 이리(Erie)호에 넣고, 우리 동네에 있는 계류장에 계약을 하고는 멀지는 않은 거리지만 혼자서 종이 해도와 배에 있던 gps를 사용하는 오토파이롯을 사용해서 이리호의 연안을 항해해서 성공적으로 동네 계류장으로 왔다. 그리고 동네 계류장에 당시에 수위가 낮아 입구에 있는 모래톱에 잠간 걸렸는데, 지나가던 모터보트가 밧줄을 당겨주어 다시 빠져나와서 어떻게 했는지도 신기하게 혼자서 내 계류위치에 배를 접안했다. 당시 날씨도 조용했고, 내 계류 위치의 옆에도 배가 없어서 비교적 쉽게 배를 접안시킬 수 있었던 기억이다.
이 겨울에 국내에 잠시 귀국했을 때 당시 하이텔의 요트동호회의 사람들과 몇명 만나서 요트에 관한 얘기들과 이 배를 국내로 들여오는 얘기도 같이 나눴던 기억이 있다. 이때 전해 들은 이들이 아는 미국인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세계항해용 요트를 만든다고 해서 다시 들려서 그 커다란 나무배를 만드는 과정과 얘기를 듣고 보기도 했다.
다시 미국에 돌아와서도 거의 배를 타지는 못했다. 그저 주말에 한두번 가서 배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점심을 먹은 기억밖에...
그래도 겨울에는 코스트가드와 연관된 조직이 가르치는 일주에 한번씩 약 10주 정도하는 보트와요트 (Basic Boating and Sailing) 기초과정을 이수하였다.
그후 귀국해서 몇년 후에 이번에는 독일에 모임에 가는 기회가 있었는데, 일부러 그전에 항해에서는 역사가 깊은 영국의 싸우스햄턴(Southhampton)에 가서 유서가 깊은 RYA(Royal Yachting Association) 의 요트 강습을 받게 되었다. 미리 예약은 않하고 대강만 찾아보고 갔기에 나에게 적합한 강습이 아닌 고급과정인 영국선적의 배의 선장이라면 따야하는 좀 어려운 Yacht Master의 이론 강습이었다. 그래도 선생님이 나에게 따로 기초과정의 강의책을 주면서 읽어보면 될 것이라고 해서 읽어보니 과연 특별히 이해하기 어려울 것도 없었다. 4박5일을 네명이 모여서 합숙하면서 아침부터 오후까지 강의받고 저녁에는 숙제하고 마지막 날 오후에는 시험을 치는 매우 빡빡한 강습이었다. 당시 나와 비슷한 나이의 미국 부선장과 중년의 독일사람, 영국사람과 나 중에서 내가 제일 요트 경력은 적지만, 이 코스는 주로 해의 위치 계산, 간만의 차이에 따른 다리 밑에 배가 들어갈 수 있는 지 여부 계산 등의 계산이 많아서 수학과 물리에 익숙한 내가 제일 쉽게 공부했다. 플로리다에서 부선장을 하면서 이 강습에 통과해야만 선장을 할 수 있어서 어렵게 심각하게 공부하는 미국애에게 시험 중에 힌트를 주기도 했다. 시험에 통과한 다음날에는 옆동네에 가서 아침에 연습한 초단파(VHF)라디오 운영자 면허시험을 보고 동과해서 영국 면허도 따고. 이미 나는 한국에서 햄래디오(HAM) 사용자 면허를 딴 상태여서 이 면허는 그리 어렵지 않게 딸 수가 있었다.
그 이후에 1997년인가에 국내에서 제작한 모터보트에 150마력짜리 죤슨엔진을 얹어서 한강 성산대교 아래에 맡겨놓고 몇번 탔다. 워낙은 <웨이크보드>(wakeboard)를 같이 타려고 했으나, 안사람이 워낙 바빠서 같이 타지를 못하니 혼자서는 트레일러로 보트를 물에 내려놓는 일도 못하니까 몇번 타지를 못하고 공사터에 보관해 놓았다. 공사장 근처에 있던 배는 어느 새벽에 지나가던 사람이 담배꽁초를 던져서 인지 불을 내서 불에 타서 쓰레기로 처리하고, 엔진은 친한 오토바이 가게에 줘버렸다.
그러다가 작년 여름에 갑자기 <제트스키>(jetski: 수상오토바이)에 대해 묻는 사람에게 대답을 해주면서 정보를 찾다가 호기심이 발동하여 요트 동호회를 찾아보게 되었고, 최근 몇년 간 국내에 요팅을 즐기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고 국내외에서도 중고요트를 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년 봄인가에 국내에서 열린 보트쇼에 가본 것도 은근한 자극이 되어서 다시 흥미가 살아났겠다.
그러다 보니 10월말인가 코리아컵이 있어 독도까지 장거리 시합이 있다는 것도 알게되어 참가를 알아보게 되었고,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다시 요트를 구해볼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최근 처음 살펴본 것이 위사진에서 보이는 eBay에서 응찰하고 낙찰한 SeaWave인가 하는 선체가 녹슬지않는 <모넬>(monel)이라는 금속으로 만든 33피트짜리 <크루져>(cruiser)였다. 장거리 항해에 적합한 디자인과 각종 장치가 이미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계약금을 치르고 어렵게 보르네오섬까지 요트를 보러가서도 판매자는 만나보지도 못하고 사기를 당했다. 세상에 이런 일도 생기더군요.^^
이후, 미국 버지니아 체서픽베이에 가서 위 사진에 보이는 70년이나 된 멋지고 오래되고 큰 클래씩한 디자인의 나무요트인 SeaofDawn을 보기도 하고. 이배도 가계약금은 치뤄었으나 배를 가져오는 문제와 함깨 보다 근본적인 한국에서 나무배를 적절히 유지하는 문제 때문에 결국 사지를 못했다.
트레일러블 쎄일링요트의 예로서 작지만 대양도 항해할 수 있는 요트인 Alvin Vega 27.
그외에도 두세개 심각하게 연락도 하고 가려고도 생각했으나, 마지막으로 위 사진에 있는 피지에 있는 스웨덴제 27피트의 Alvin Vega를 보러가려고 비행기표를 예약까지 했던 중에 국내에서도 두세대 판매하려고 하는 요트를 보게 되었고 그중에 하나인 현재 배를 사게 되어 이것을 사러 피지 가는 일은 취소되었다.
위 사진에 있는 현재의 요트 Paramita(바라밀다)를 사게 된 이유 중에 하나는 몇년 전부터 알아보고 생각하고 있던 정년퇴직 후에 내가 살곳을 찾는 문제와도 얽혀 있다. 나는 쎄일링 요트 같은 해양스포츠를 할 수 있는 주로 따뜻한 남쪽 바닷가를 정년 후에 살곳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배는 크고 (당시와 현재도 여러가지가 고장났지만) 설비가 잘 되어 있어서 여름이나 겨울에 국내의 어느 바닷가던지 갖다놓고 그속에서 생활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경우였다.
즉, 이 배는 한두사람이 장기간 <리브어보드>(live aboard) 할 수 있는 공간과 설비가 되어 있다는 말이다. 리브어보드란 겨울철이 추운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생소한 단어이지만, 배를 집으로 삼아서 일상생활의 터전으로 한다는 말이다. 이 경우 배는 항상 움직일 수 있는 상태이지만, 주인의 마음에 따라서 몇달이고 몇년이고 한 장소에서 묶여있기도 한다.
또한, 연관되어 있지만 나는 정년 후에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따뜻한 남쪽 나라들이나 내가 못가봤던 곳들을 여행도 하면서 마음에 드는 곳에서 몇달씩 살기도 하고 싶다. 그러자면 배가 장거리 항해에도 안전한 장치라던지 설비가 충분히 여유있게 설치되어 있어야 하고 동시에 장기간을 배에서 살아도 큰 불편이 없도록 공간과 장치들이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
나는 현재 내 배의 이런 점이 마음에 든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몇달이고 배에서 살 수 있다는 거. 물론 작은 배도 그럴 수가 있지만, 그만큼 상대적으로 편하지가 않겠다. 또한, 먼곳을 장기간 항해하려면 필요한 물품이나 물, 식품과 부품들의 스페어들을 싣고 다녀야 하는 움직이는 집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예외는 있지만 아무래도 배가 어느 정도의 크기를 넘어야만 실제적으로 항해와 생활이 가능하다.
반면에 주로 쎄일링 자체만을 즐기도록 만들어진 딩기는 작은 크기에 한두사람이 타고 객실이나 엔진도 없이 순수한 쎄일링만 하도록 만들어진 조그만 요트이다. 우선 작으니 싸서 구하고 유지하기가 쉽고, 시합을 위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바람이 적거나 사람이 혼자라고 조작성도 좋고 속도도 잘 나기 때문에 쎄일링에 대해 배우기에는 아주 좋다. 다만 너무 작다 보니 배 위에서 운동이 아니고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나 설비가 전혀 없다. 즉, 딩기는 운동만을 위한 쎄일링 배이지, 다른 취미 활동을 위한 배는 아니라는 것이다. 예로 쎄일링을 모르는 사람을 몇사람 싣고 바다에 나가 밥을 해먹는다던지, 배에서 주말에 자면서 같이 술을 마시고 얘기를 한다던지 하는 활동에는 전혀 활용을 할 수 없겠다.
물론 혼자서 하는 보드쎄일링(board sailing)/윈드써핑(windsurfing)은 더 더욱 혼자만의 스피드 추구 위주의 스포츠이다. 여기는 다른 사람과 같이 하는 것 조차 허용이 되지 않는다.
위의 리브어보드와 딩기 사이에 비교적 작은 크기인 25피트 내외의 트레일러도 차로 끌고도 다닐 수 있는 <트레일러블 크루져>(trailable cruiser)나 작다고 해서 불리는 <포켓크루져>(pocket cruiser)로 부터 주말에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몇사람이 쎄일링을 하고 식사도 할 수 있는 취사시설과 테이블도 있고 하루 이틀 몇사람이 숙박도 할 수 있는 객실도 있으며 연근해를 주로 다니게 만들어진 크루져의 대세를 이루는 30피트 정도 사이즈 전후의 <패밀리 크루져>(family cruiser)가 있다. 그 보다 더 큰 약 40피트 전후하는 <대양 크루져>(ocean cruiser)도 있다.
리브어보드 이자 대양쎄일링요트의 예로 블라디보스톡을 모항으로 하는 러시아 배로서 겨울에는 부산 수영만요트 계류장에서 두세사람이 상주하는 배. 사진은 08년 코리아컵레이스 때 출항 전에 찍었음.
위에서 말하는 구분은 물론 대략적인 것으로 작으면서 대양을 가는 것이나 살게 만든 것도 있고 크면서도 연근해만 다니게 만든 것도 있고, 이외에도 크면서도 딩기처럼 스포츠만을 위해 여러사람이 경기만을 위해 만든 <레이싱 요트>(racing yacht/racer)도 있고, 스포츠성과 거주성을 같이 살린 <레이서-크루져>(racer-cruiser)도 있다.
레이서-크루져의 예: 배가 일반 크루징요트처럼 크지만 주로 스피드등의 스포츠성능을 위주로 가볍게 만들었고, 전용 레이서보다는 나은 거주성과 편이성을 생각하여 만든 요트.
게다가 19세기에 대양을 건넜던 아래의 사진같은 <대형 범선>같은 많은 사람을 위한 커다란 쎄일링 요트도 있다.
09여수범선축제에 참가한 러시아 범선.
이런 면을 보면 쎄일링이란 공통점은 같아도 혼자만을 위한 스피드 스포츠인 윈드써핑이나 쎄일링 딩기로부터 여러 사람이 먼곳을 항해 여행하면서 살도록 만들어진 리브어보드/오션크루져 같은 것까지 매우 다양한 요트들이 존재하고 각각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을 위해 존재한다. 즉, 요트쎄일링을 한다고 해도 한마디로 뭐를 하는지 정의하기가 매우 힘들다. 다르게 보면 쎄일링요트는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진화되어 왔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요트쎄일링의 특징은 요트란 단어와 쎄일링이란 단어에서 찾을 수가 있겠다. 바람을 활용하는 쎄일링이기 때문에 엔진 사용이 가져오는 소리와 냄새나 떨림이 없이 자원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물위를 할강하는 데에서 오는 우아한 쾌감과 스피디한 스포츠성과 더불어 경제성이 제일 중요한 요소이겠다. 두번째 요소는 요트란 점에서 오는 물 위에 위치한 배로 한정되지만 다양한 생활 활동을 지원하는 집같은 쉼터나 삶의 터전으로서의 편이시설이 완비된 거주성으로서 한 사람이나 여러 사람의 배뇨나 취사, 취침, 이동 등의 다양한 생존 양식과 음악청취, 독서나 다양한 취미 활동들을 요트란 공간 자체 내부에서 허락해준다는 점이다. 세번째 요소는 첫번째의 경제적 이동과 두번째의 거주성의 결과로 생기는 작은 모터요트로는 불가능한 장기간과 장거리를 항해할 수 있는 시공에서 자유로움/독립성이다.
위의 두가지 요소 중에 첫번째의 바람이란 요소를 강조할 때 쎄일링딩기가 되기도 하고, 두번째 요소인 거주성을 강조할 때 리브어보드가 되기도 하고, 양쪽면을 다 강조하면 레이서-크루져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혼자서나 여럿이 짧은 기간 내에 기항을 하거나 무기항으로 지구 한바퀴를 도는 장거리 시합의 경우에는 세번째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하겠으며 레이서-크루져로서 위의 세가지 측면에서 다 좋아야 할 것이지만, 대부분의 쎄일링요트는 셋 중에 하나 또는 둘에 치중하게 되고 또한 그중에서도 소수의 다른 변수에 중점을 두는 고객층을 위해 만들어진다. 그렇지만, 특수한 목적이나 취미나 취향을 위해 아주 소수나 한 개의 요트를 디자인해서 만들어 지는 커스톰요트(custom yacht)들도 비용이 많이 들지만 가끔 만들어진다.
그래면 나는 왜 쎄일링요트를 샀는가?
바람의 힘으로 우아하게 할주하는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파워보트>(power boat)가 아닌 바람으로 타는 돛단배/쎄일링요트(sailing yacht)를 선택하고 사게됐다. 게다가 바닷가나 물가에서 살고 싶었다. 그래서 리브어보드 할 수 있는 쎄일링요트를 사게 돼었다. 게다가 여행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좋아해서 장거리 항해 여행을 할 수 있는 (블루) 오션크루져를 사게 됐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커서 혼자서 다루기는 좀 어려운 배를 갖게 되었다. 그래도 이런 큰 배를 가지고 있으니 나의 꿈은 좀 더 현실화된 것이다. 배가 없어서 못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못해서 못 가는 것이니 말이다. 이제부터 이배에서 거주하면서 좋아하는 일과 필요한 일들을 하면서 배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면 언젠가는 이배를 가지고 남태평양의 낙원같은 섬에 가서 늘어지게 자고 놀면서 즐길 수가 있을테니까 말이다. 아래 사진이 언젠가 나에게도 현실이 되지 않을까 하는 꿈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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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ool2848의 블로그 연습 원문보기 글쓴이: cool2848
첫댓글 김영구(곰탱이)님 댓글: 주변에서 저한테도 묻습니다.<왜 요트를 타는가?>라고.. 전 이렇게 대답합니다. 바다가 좋고, 바람이 좋고, 그리고 요트의 느림이 좋아서 탄다. 그러면 다시 이런 질문을 합니다. <위험하지 않냐?> 제 대답은? 너나 나나 나이가 50이 넘었는데.. 이제 까지 자신을 위해 살아본것이 있는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다가 때론 잘못되어도 그것은 행복한 것이다. 산악인이 에베레스트가 위험해도 올라가듯이 난 바다에서 비바람이 쳐 날씨가 나빠도 요트선주님이 동승을 허락하시면 토요일만 되면 가고싶다.... 16:50 답글
<나는 왜 요트를 타는가?>에 연관된 제 경험입니다. 김영구(곰탱이)님 댓글은 제가 글 마지막 부분을 고쳐서 다시 올렸기에 복사해서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곰탱이님.
왜 세일링 요트는 타게되었는가에 대한 경험담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일병 선주님의 세일링 요트에 대한 다양한 경험에 다시한번 놀랐습니다. 앞으로도 즐거운 세일링 되기를 기원합니다.
다양하기는 한데, 아직 깊이가 없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도와주시길.
코카인 헤로인같은 마약 이니까요! (이교수님 늘건강하시고 향복하시길 바랍니다)
ㅎㅎㅎ 가장 쉬운 답이네요. 한용섭님도 늘 건강하시고, 해피쎄일링!
잘 읽었습니다.
회장님 경험을 듣고 싶습니다.
좋은경험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활동에 잘 유용하게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이제 겨우 7개월에 접어든 쎄일링 경험이 전부인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체력이 닿을수만 있다면 요트에 인생을 걸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제 겨우 바다를 향한 마음을 익히는 중이지요.
제가 보면 유선장님은 벌써 저보다 몇배 깊이 있는 쎄일링을 하시고 계신 듯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이일병님의 요트경력과 열정이 이렇게 깊은지는 상상밖입니다. 저는 2년 채 못된 초보이며, 회사원이라 시간의 제약이 커서 좀처럼 숙련이 되질 않느데 이일병님 글로 간접경험과 여러가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냥 오래됐다 뿐이지, 전혀 깊이가 없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사진들을 보니 기억들이 지나가네요....전 베스타(56피트)가 맘에 들더군요....그래서 배에 올라 선주님과 선장님과 얘기하며 사진도 같이 찍고 구경도 했었답니다....지금도 그런배를 찾고있구요....
베스타는 배도 워낙 좋지만, 정말 잘 관리된 배죠. 이번 봄에도 리깅이랑 대만에 가서 2억원어치(!) 다시 했다고 하는 소문을 들었답니다. 우리 같이 겨울이 추운 나라에서는 아무래도 이런 파이롯하우스가 좋다고 생각됩니다.
잘 읽고 갑니다.. 여러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네요~~퍼갑니다^^
네. 감사.
정말 잘 읽었습니다. ...요~~! 위에 '내 생에 황홀한 첫경험' 이란 제목으로 경험담을 올린 (황준호 선장님 덕에 세일링의 첫경험을한) 박주용 입니다. 이제부터 모든일 뒤로 미루고 주말이면 탄도항으로 가서 정말 열심히 배워 볼 겁니다.... 정말 유용한 글 이였습니다.....
열심히 하시길. 나중에 언제 보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