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회산악회 도봉산 둘레길 2일차 산행 이야기.
2013.12.22일10시35분경에 1호선 망월사역 3번출구서 만난 일행은 6명이었다. 나를 포함해서 산악회장 k씨,kg씨,b씨,sg씨,io씨까지 해서 6명이었다. 망월사역3번출구에는 일요일에다 바깥 날씨가 몹시 추운 탓인지 등산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어 빼곰히 들어차 있었다.
망월사역 3번출구를 오랜만에 와서 보니 바로 앞에 있던 신흥대학은 신한대학으로 그 명칭이 바뀌었고 또 서쪽으로 향해 있던 이 대학 정문은 망월사역3번출구 앞으로 그 위치가 변경되어 있었다.
일행은 원도봉산 입구쪽인 망월사쪽으로 향해서 걷다가 원각사라는 사찰 입구에 도착하니 의정부동으로 가는 도봉산 둘레길은 오른쪽으로 간다는 안내표지판이 나타났다. 여기서부터 둘레길은 눈구덩이라서 일행은 아이젠을 차고 걷기 시작했다. 푸석 푸석 소리 내면서 아이젠 잇발이 눈과 부디치는 소리가 귀에 거슬리지는 아니했다.
(일행이 걸었던 다락원길 구간 둘레길 모습)
일행이 한참동안 걸었더니 보루길 구간 표지판이 나타났다. 따라서 이 보루길 구간 표지판 이전까지우리 일행이 걸어온 길은 다락원길 구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루길 구간에서의 둘레길은 우측으로 돌아 사패산 외곽순환고속도로 다리밑을 지나더니 안말입구화장실앞에서 둘레길은 다시 우측으로 이어졌다. 여기를 지나면서 보니 외곽순환고속도로의 사패산 터널은 세계 최장의 광폭4차로 터널이라는 안내표지판이 보였고 이 표지판에는 광폭4차로 터널길이가 3997미터로서 세계 최장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다락원길 구간이 끝나고 보루길 구간이 시작되는 보루길 구간 표지판 모습)
(보루길 구간에서 만나게 되는 외곽순환고속도로와 사패산 터널 표지판 모습)
그러면 보루란 무슨 뜻인가?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예상 접근로에 설치한 군사 구축물 - 일종의 경계초소라는 뜻이니 이곳 사패산 자락의 개활지는 군사적 측면에서 보면 보루가 있을 법한 지역이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함경도 쪽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적을 막는데 꼭 필요한 요충지이니 군사적 구축물을 설치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지역이란 생각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보루길 구간으로 들어서서 한참 동안을 더 걸었더니 원심사라는 사찰 옆을 지나 드디어 사패산 3보루터가 나타났다. 시간은 12시10분경이었다. 안내표지판을 보니 고구려시대 보루성터이고 사패산 1보루와 2보루의 중간쯤에 위치하면서 남북으로 연결된 고대 교통로를 (지금의 3번국도로서 성남시-서울시광진구-노원구-의정부시-양주시-동두천시-철원-금화 -원산을 연결하는 선) 통제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었다. 이곳 사패산 3보루터에서 좌측으로 올려다 보니 회룡사 경내가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 왔다.
(둘레길에서 내려다본 원심사라는 사찰 경내의 대웅전 모습)
(둘레길상에 있는 사패산3보루터 전경)
(둘레길 상에 있는 사패산 3보루에 대한 안내표지판 모습)
3보루터를 지나 또 한참을 걸었더니 이번에는 둘레길 전망대가 나타났는데 의정부시내를 조망하는 전망대였다. 여기서 동쪽으로 보니 의정부시내의 아파트숲이 장관으로 시야에 전개되었다.
(둘레길 보루길 구간 상에 있는 전망대 모습.의정부시내를 전망하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진촬영 구역임)
(둘레길 보루길 구간에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의정부 시내 모습. 앞에 보이는 도로
는 외곽순환고속도로가 아니고 의정부시내 서부 간선도로임.고속도로는 이미 지났음)
이곳 둘레길 전망대를 지나 한참 동안을 또 걸었더니 드디어 보루길 구간은 끝이 나고 안골길 구간표지판이 나타났다.
(둘레길상에서 보루길 구간이 끝나고 안골길 구간이 시작된다는 안내표지판 모습)
일행이 인골길 구간으로 들어서서 한참을 또 걸었더니 이번에는 직동공원이었고 시간은 12시40분경이었다. 직동공원은 의정부시 예술의 전당과 시청건물 서쪽 사패산 자락에 위치한 공원이었다. 일행은 이 직동공원 양지바른 곳에 돗자리 깔고 간식으로 가져온 족발 술 떡 등으로 점심을 맛있게 그리고 즐겁게 먹었다. 일행이 점심먹은 곳에는 멋있는 백말과 홍말의 조각작품도 있었다. 백말과 홍말 등 3쌍의 말이 장벽을 뚫고 뛰쳐나가는 형상이었다. 그런데 이 조각품에 대한 작품 설명판이 없는 것이 흠이었다. 조각 작품은 있는데 작품 설명판이 없으니 그 작품의 내면을 이해하는데 어려움도 따랐다.
(의정부시 직동공원내 설치된 백말과 홍말들의 기상도 모습)
이곳 의정부시 직동공원은 의정부시가 선정한 소풍길 9개코스 중 하나라고 했다. 의정부시는 소풍길 9개 코스를 어떻게 선정한 것인가. 소풍이란 말은 천상병 시인의 대표시 귀천에 나오는 시어로서 천시인은 인생의 삶이 곧 소풍이라고 읊었다는 데서 따온 말이라고 안내표지판은 설명하고 있었다. 즉 인생길 9개코스를 선정해서 시민들로 하여금 일상의 삶속에서 수시로 그 길을 걷도록 유도해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 즉 소풍을 즐기라는 취지라고 표지판은 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면 천상병 시인의 대표시 귀천은 어떤 내용인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 빛 와 닿으면 시러지는
이슬 더블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직동공원에 설치된 소풍길 유래에 대한 안내표지판 모습)
일행이 점심을 마치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 것은 14시 30분경이었다. 직동공원에서 조금 더 걸으니 직동축구장이었다. 날씨가 추운데도 열심히 축구하는 친구들이 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었다.
(의정부시 직동공원내 위치한 직동 축구장 모습.)
직동축구장을 빠져나가니 바로 의정부시내 브라운스톤 아파트 뒤쪽이었고 둘레길은 좌측으로 돌아서 사패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와 겹치는 길이었다. 이 등산로는 범골삼거리-바람골 삼거리-사패산 정상 가는 길로서 하늘이 의정부 시민들에게 내려준 가장 고귀한 선물 같았다. 왜냐하면 첫째 경사도가 완만한 등산로이고 둘째 흙의 기운을 바로 전달해주는 마사토길이며 셋째 햇빛을 가려주는 숲속길이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훌륭한 등산로를 타고 조금 걸었더니 둘레길은 다시 이 등산로에서 벗어나 우측으로 돌아 안골 방향으로 바뀌었고 금방 안골계곡에 닿았다. 둘레길은 안골계곡에서도 송추방향으로 계속되었지만 오늘은 안골계곡의 안골길 구간에서 산행을 종료하고 안골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시간은 15시45분경이었다.
일행은 어디가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구동성으로 불광동 세발낙지집으로 가서 낙지 연포탕을 먹자는 것이었다. 해서 불광동행 34번 버스를 타고 일행이 불광동 버스종점에 도착하니 시간은 16시33분이었고 종점에서 도로 하나를 건너니 목포 세발낙지집이었다. 세발낙지집에서 낙지연포탕 대자를 시켜 먹다가 부족해서 낙지 한 마리를 더 추가했다.
부추와 미역이 듬뿍 들어있는 큰 냄비속에서 붉게 삶아진 낙지발 쪼깍을 꺼내 아사비 접시에 식혀 부추나 미역과 함께 싸서 먹는 맛의 기쁨을 일행은 전혀 잊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의정부시에서 여기까지 세발낙지집을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나중에는 칼국수발 4인분을 시켜 연포탕 국물에 푹 삶아서 그 칼국수발을 꺼내 먹으니 석식으론 띵호하였다.
이렇게 석식까지 마친 일행은 다시 인근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래방에서는 6명이 돌아가면서 자기노래를 자기가 입력시키고 순서가 오면 노래를 부르고 하는 절차가 자동적으로 척척 돌아갔다. 100점 나온 사람은 승자 페널티 1만원을 납부하는데 오늘은 3명이 3만원을 납부했다. 고스톱이나 골프는 패자 페널티 제도지만 노래방은 승자 페널티 제도라서 페널티를 낸 사람도 기분이 나쁠 이유가 없었다. 따블이나 따따블의 승자가 되어도 단 한번만 페널티를 내면 되기 때문에 골프나 고스톱 같이 따블 따따블의 페널티 같은 잔인성도 없는 게임이라서 더욱 좋았다. 이렇게 잘 놀다가 해산하니 시간은 19시45분경이었다. 다락원길 일부구간과 보루길 전구간 및 안골길 일부간까지의 도봉산 둘레길 2일차 산행을 잘하고 잘 먹고 잘 놀고 잘 부르고 즐겁게 마감한 멋진 기억을 남긴 하루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