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평화방송 뉴스 2023년 12월 25일
“오늘 밤 우리의 마음은 평화의 왕이 다시 한 번 무력 충돌과 헛된 전쟁의 논리에 거부당하는 베들레헴에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 베드로 성당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거듭 세계 평화를 강조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지로 알려진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이지만 예수님의 탄생을 기리는 대축일에도 전쟁의 포화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24일 밤,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난민촌에서 최소 70명이 사망하고, 이스라엘 군인 15명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에는 군인들의 목숨을 비롯해 대가가 따르지만 승리를 얻기 전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 말합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의 아내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편지를 보내 “인질 석방에 개인적으로 개입해주길 부탁한다”며 인질 석방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호소했다는데요.
전쟁에선 생사가 오가는데, 총리 내외의 엇갈린 언사는 왜 이렇게 가볍게만 느껴질까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에서 “오늘날에도 그분은 이 세상에서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주님 성탄 대축일, 고향 땅에 발붙일 곳 없이 서성일 예수님을 생각하며 명동대성당에 울려퍼졌던 ‘평화를 위한 기도’를 다시 한 번 마음 속으로 읊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