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國祖) 단군왕검의 탄신절을 국경일로 제정하라." 단군왕검의 탄신절인 3일 남북 양측 정부를 향한 민족진영의 외침이다. 300여개 민족 단체의 결사체인 '민족회의'(집행부 대표 김영기)와 (사)숭조회(회장 황우연)는 이 날 강화도 마니산 천제마당에서 봉행된 '단군왕검 4380주년 탄신제'에서 이같은 내용의 '단군주의 신묘년 선언문'을 공표하고 나섰다.
▲ 3일 단군왕검 탄신절을 맞아 강화도 마니산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단군주의 신묘년 선언문'을 공표하고 있는 민족회의 김영기 집행부 대표. ©환타임스 | | 올해는 단군왕검이 탄신한 신묘년(新卯年)인데다, 육십갑자(60년)가 73회(방) 순회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시점으로서의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외래종교인 기독교의 예수와 불교의 석가모니 탄생을 각각 기념하는 성탄절과 석탄절은 국경일로 지정된 반면 단군왕검 탄신절은 여전히 국가적으로 '외면'된채 방치되고 있는 현실. 이로인해 절대 다수의 일반 국민은 단군왕검 탄신절이 언제인지도 알수 없고, 정부 차원의 공식 기념 행사는 아예 전무하다. 이 날 마니산 천제마당을 비롯 서울광장 등지에서 열린 단군왕검 탄신 행사에 대통령은 물론 정부 관계자들은 전혀 함께 하지 않았다. 더욱이 이같은 현실이 정부 차원에서 혁파될 여지 조차 보이지 않자 급기야 민간 차원의 민족진영이 격노한 끝에 이번 단군왕검 탄신절을 맞아 행동에 나서게 된 것이다. 민족회의와 (사)숭모회가 공동 채택한 '단군주의 신묘년 선언문'은 "세계 인류에게는 그 겨레에게 특별한 의미가 부여돼 있는 날을 국경일과 기념일로 정해 후손들에게 그 역사와 의미를 교육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작 우리 겨레에게 큰 의미가 있는 선조님들을 기리는 행사는 전무한 형편"이라고 상기했다. 선언문은 이어 기독교의 성탄절과 불교의 석탄절을 거론, 이들 종교의 성인들의 탄생일이 불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일정한 날을 기해 성대한 기념행사가 치러지는데 비해 역사 문헌으로 명백히 탄생일이 확인된 국조 단군왕검을 기리는 국가적 기념행사가 전무한 현실에 개탄을 쏟아냈다. 선언문은 "이제는 우리의 잃어버린 영광의 역사와 함께 겨레의 훌륭한 정신문화를 이룩한 신인(神人)과 성인(聖人)들을 기리는 행사를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적 경축일로 복원해야 할 시기가 됐다"며 단군왕검의 탄신절이 국경일로 제정돼야 할 당위성을 밝혔다. 이와함께 음력 5월 5일이 전통 단오명절이자, 배달국 14대 천황인 치우천황과 고구려를 건국한 고주몽단군, 후고구려 궁예의 탄신일로 문헌에 기록돼 있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음력 5월 2일부터 5월 5일까지를 국가 축제기간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언문은 이어 "이제 우리 민족운동진영도 홍익대통령을 내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뒤 "북한 (평양)단군릉에서 통일이념으로 남북공동선언된 단군주의로 세계 각 민족의 단군을 찾아주고, 민족주권들을 세워주며, 세계 각 민족들 특히 중국의 소수민족들의 민족 자결과 자유·평등을 실현시켜 줄 때가 됐다"고 역설했다. 선언문은 "또한 우리 한조선 민족도 몽골, 인디언, 중앙아시아 민족들을 하나로 잇는 주신니안 네트워크를 세워 민족주권과 식량기지·자원기지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이는 우리 민족의 상고사를 복원해야만 가능한 일이고, 오늘 단군왕검 탄신절의 국경일 제정은 이같은 민족중건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선언문은 "참으로 이 (음력)5월이야말로 우리 겨레에게 잊혀진 역사의 계절이요, 망각의 시간이었다"고 탄식하고 ▲민족운동진영의 민족단체들 공동명의로 ▲우리 민족의 저력으로 ▲이 시대의 역사적 소명으로 "국조 단군왕검의 탄신절을 국경일로 제정 할 것을 남북 양측 정부에 공식 건의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같은 맥락에서 세계국학원청년단은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서 별도로 '단군왕검 탄신일의 국경일 제정'을 제안하는 서명운동을 펼쳤다.
한편 단군왕검이 천제를 지낸 역사의 현장 강화도 마니산에서 봉행된 '단군왕검 4380주년 탄신제'는 비록 민간행사란 한계를 지니긴 했지만 '단군의 후예들' 200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 시종 경건한 분위기속에서 하나로 호흡했다.
▲ 마니산에서 봉행된 단군왕검 탄신제 현장 ©환타임스 | |
▲ 천부삼인 의식을 펼치고 있는 임희경 교수 ©환타임스 | | 탄신제에서 봉독된 주유문은 "아득한 반만년전 영겁의 빛을 띈 태백산 박달나무 아래서 하느님의 성지를 받들어 국태민안과 홍익인간 이념하에 우리 배달민족의 억조창생을 한길로 따르게 하신 단군 성조께옵서 탄강하신 날을 맞아 단군님의 제단앞에 높이 우러러 아뢰오니 굽어 살피시어 응감하시옵소서"라고 염원했다. 주유문은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건설을 이념으로 배달민족을 사랑하시는 순결과 애정으로 나라를 다스림에 사악함을 버리게 하옵시고 옳은 것을 밝히는 정의로운 백의민족으로 이어오게 하옵신 은덕을 깊이 흠앙하옵니다"라고 기렸다. 이에앞서 식전행사로 대한효실천국민운동본부회장인 임희경 인하대 교수가 천부삼인 개천의식을 치렀다.
우리 한민족에게 하늘이 내려준 3가지 보물의 의미를 담고 있는 거울과 검, 팔주령과 함께 어우러진 임 교수의 개천 의식은 '천부경을 받드옵니다'란 제문이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참석자들의 공명을 이끌어냈다. [천부경을 받드옵니다]
태초에 혼돈 속에 우주억조 창생이 일석 삼극의 조화에 의하여, 생명의 빛을 받아 온 인류의 시원을 이루셨고, 한민족의 대대손손 빛의 자식들이 오늘 여기에 모였나이다. 이제 오늘 단군탄신일을 맞아 천부의 뜻에 따라 옛날 한인, 한웅, 단군왕검께서 이 땅의 소중함을 백성들에게 알리시기 위해 세우셨던 원을 이 곳에서 다시 시작하려 하옵니다. 높고 높으신 억조창생의 영신, 선조, 제왕, 호국영령들이시여! 지금 이 곳에 강림하시어 저희가 드리는 이 제물 흠향하옵시고, 새 하늘을 열어 주시옵소서! 열어 주시옵소서! 이 후손들이 마음과 눈과 귀를 열어 새 하늘과 새 땅과 새 기운을 받게 하소서! 대범한 하늘에는 천도가 있고 광활한 대지에는 지도가 있으며 우리 인간에게는 홍익인간의 도가 있어, 널리 인간을 사랑하며 나라에는 충성하고 부모에는 효도하는 마음을 공헌한 기상으로 지켜 혼탁한 세상을 밝히게 하소서. [강화도 마니산=김인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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