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읽었네요. 일본 올드 추리팬들에게 '전설의 명작'이라고 불린다는 작품을...
2009년 무려 46년만에 복간된 작품이라는 느낌은 읽는 내내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여성 특유의 유려한 문체, 세밀한 심리 묘사, 밤무대 스트리퍼와 재벌가 망나니의 러브(?) 스토리, 거기다가 정교한 복선과 서술트릭까지... 요즘 읽은 책 가운데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걸작이었습니다.
작품 해설에서 미치오 슈스케가 한 고백이 뇌리에 남는군요. 누구나 혼자만 간직하고 싶은 '비밀장소'처럼 아무에게도 가르쳐주고 싶지 않은 책이었다는. 또한 글을 쓰는 입장인 저로써는 이런 글귀도 기억에 남는군요.
"만약 이 소설을 조금도 즐길 수 없는 독자가 있다면 그건 그 사람에게 붓을 들 손이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작가 고이즈미 기미코가 일본 추리작가 협회장을 지낸 이쿠시마 지로의 아내였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이쿠시마 지로에 관해서는 원로 추리작가 분께서 말씀해주셨는데, 아내와 이혼 후 한국인과 재혼을 했다고 하는데 그 분이 작중에서 언급되는 업종과 비슷한 부류의 일에 종사하셨다는 이야기도 들은 것 같은 기억이... 그걸 떠올리며 읽다 보니 이상하게 감정 이입이 되는 부분도...ㅎ
추리소설의 묘미를 아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하고픈 책입니다. 혼자 숨겨놓고 몰래 보기에는 아까운 작품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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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전설까지야,,,,저도 재밌게는 읽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이 소설이 전설이면 전설이 너무 많아질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정말 아주 멋졌던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