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바다내음을 맡고 싶을 때, 어디를 찾아가면 좋을까? 지도를 펴고 이곳저곳 찾다보면 결국 서해가 눈에 들어온다. 동해와 남해는 하루를 차 안에서 지낼 다부진 각오를 해야만 떠날 수 있지만 서해는 이른 아침에 작정하고 떠난다면 2시간여 만에 만날 수 있는 바다다.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절경을 볼 수 있고, 입안에 침이 사르르 고이는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면 여행지 결정은 이미 끝난 거나 다름없다.
월전 죽도 남포방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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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구의 좌측 바다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몇 척의 배들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죽도는 대천해수욕장과 남포방조제 끝머리에 있는 용두해수욕장의 중간에 있는 섬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남포면 서남쪽으로 8.1km 떨어진 섬으로, 대나무가 울창하다고 해서 대섬 또는 죽도라 불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죽도라는 이름이 민망할 정도로 대나무는 훼손되었고 지금은 그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이제는 남포 간척지 공사로 인해 방조제가 완공되면서 내륙과 연결되어 섬 아닌 섬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섬을 감싸고 있는 울창한 수림은 아름답다. 죽도 주변은 어종이 풍부한 천혜의 어장으로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죽도 입구 좌측 바다에는 언제나 몇 척의 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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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어머니가 오늘 아침에 갯벌에서 잡아오신 바지락입니다.” 남포방조제에 있는 포장마차에서는 바로 앞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자연산 횟감과 해산물만을 판매한다. 각종 싱싱한 생선들이 힘차게 파닥거린다. 3 남포방조제에서 판매하는 삶은 갑오징어. 먹물이 튀어나와 갑오징어의 모습을 가늠할 수 없다. 삶은 갑오징어를 먹으면 입이 온통 새까매지기 때문에 연인끼리 갈 경우라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남포방조제도 보령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3.7km에 이르는 3차선 방조제 도로는 바다와 들을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 손색이 없을 만큼 잘 단장되어 있다. 남포방조제는 지난 1985년 2월 농림수산부로부터 공유수면매립지승인을 받은 이래 완성되기까지 무려 14년 10개월이 걸렸다. 방조제에 올라서면 성주산, 옥마산 아래로 드넓은 남포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방조제 끝부분에 자리한 용두해수욕장에는 보령시에서 운영하는 동백관이 있는데, 가족 단위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해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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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 개의 철기둥으로 지지대를 세운 포장마차가 이색적이다. 포장마차에 들어서면 간이 창문으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무창포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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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창포 바다는 그리 차갑지 않아 해수욕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초여름 날씨지만 마음 급한 관광객들이 벌써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충남 보령군에 위치한 무창포해수욕장은 서해안 최초의 해수욕장으로 기암괴석과 해송 등 수려한 자연경관 때문에 이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초 바닷길이 열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부터다. 무창포해수욕장은 매달 3~4일간 백사장에서 석대도까지 1.5km의 우아한 곡선길이 드러난다. 파도가 넘실거렸던 바닷길을 걷고 있노라면 마치 수면 위를 걷고 있는 듯 신비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구두를 신고도 걸을 수 있을 만큼 바닥이 단단한데다 해삼, 소라 등을 맨손으로 건져 올리는 재미도 있다. 갯벌에서는 돌을 쌓아 바닷물이 들고 나는 것을 이용해 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돌살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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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무창포해수욕장의 낙조는 거대한 크기의 명화를 보는 듯 장관을 이룬다. 낮 동안 맹위를 떨치며 폭염을 안겨주던 태양도 무창포 바다에서는 겸손한 모습으로 차분하게 바다의 저녁을 비춘다. 2 잔뜩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무창포해수욕장에서 석대도가 한눈에 보인다.
무창포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낙조다. 그 황홀한 아름다움은 보령 팔경 중에서도 으뜸이라 할 수 있다. 무창포해수욕장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면서 해질 무렵까지 기다리면 주변의 섬들과 어우러진 낙조를 볼 수 있다. 또한 주꾸미, 전어, 대하 등 서해 별미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해수욕장 북쪽 연안을 돌아가면 무창포구가 나타나는데, 한적한 어촌 풍경을 간직하고 있어 정겹다. 고깃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이곳을 찾으면 갓 잡아올린 풍성한 횟감과 매운탕거리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낚시에 취미가 있다면 해수욕장과 마주한 석대도에서 대어를 낚는 횡재도 할 수 있다. 백조기, 우럭, 농어 등이 찌를 담그기가 무섭게 올라오며 백사장에서는 간단한 채비만으로 감성돔을 쉽게 낚는다. 배낚시를 원하는 사람들은 포구 낚시점에 의뢰하면 무창포 인근 연안과 삽시도 뒤까지 형성된 어장에서 노련한 안내인의 도움을 받아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개화예술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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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표소를 지나 제1주차장으로 들어서면 주황색 지붕의 모산조형미술관이 눈에 들어온다.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기획전이 연중 열린다.
충남 보령시 성주면 개화리에 위치한 개화예술공원은 5만여 평에 이르는 대단위 예술종합단지다. 모산조형미술관, 야외조각공원, 개화허브랜드, 허브식당, 허브황토참숯가마 등 다양한 볼거리와 휴식공간이 함께하고 있다. 실내외 전시장에는 유명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으며 매년 외국 작가들의 전시회와 국제조각심포지엄도 열리고 있다. 특히 주황색 지붕의 2층 건물인 모산조형미술관은 오직 보령에서만 생산되는 진귀한 돌인 오석으로 지어졌다. 이곳에서는 작가들의 전시회와 함께 아이들의 체험학습, 나무목공교실, 허브 만들기, 도자기 만들기 등의 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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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화공원 안에는 연꽃 연못, 정자가 있는 연못, 수련이 떠 있는 연못 등 각기 테마를 가진 5개의 연못이 있다. 7천여 평의 일급수 개천에서는 물고기와 다슬기를 잡을 수 있다.
미술관 앞에는 야외조각공원이 있다. 조각공원에는 1만여 평의 전시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국제조각심포지엄을 통해 1천여 점의 우수한 조각품이 다채롭게 상설 전시돼 가벼운 산책을 하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 그곳을 지나다 보면 유명 시인들의 육필로 적힌 시비와 연못 등이 있는 산책로가 나온다. 특히 조각상과 시비 그리고 연꽃 등이 어우러져 있는 연못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운 장관을 이룬다. 산책로 중간에는 야생토끼가 나타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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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연못을 따라가다 보면 600여 평의 허브랜드를 만난다. 허브, 관엽식물, 수생식물 등의 향기를 맡으며 식사를 할 수 있다. 2 작가들의 육필을 오석에 새긴 시비가 1천여 점에 달한다. 육필로 쓴 작가들의 시를 읽다 보면 여행으로 인한 피곤함이 어느새 사라진다.
연못을 따라 걷다 보면 허브랜드와 만난다. 600여 평의 허브랜드는 다른 허브농장과는 달리 허브 냄새를 맡으면서 다양한 민물고기를 만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다.
/ 여성조선 취재 백은영 기자 | 사진 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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