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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박태환이 역영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3번의 대회서 총 20(금6, 은4, 동10)개 최다메달 획득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박태환이 아시안게임 통산 최다메달 획득숫자를 20개(금6, 은4, 동10)로 늘리면서 새 역사를 썼다.
박태환은 지난 26일 남자 혼계영 400m에서 동메달을 하나 더 추가하면서 대회를 마감했다. 이로써 박태환은 3번의 아시안게임에서 총 20개의 메달을 목에 걸어 사격 박병택(19개)을 뛰어넘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매 대회마다 평균 7개 정도의 메달을 따낸 것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레인에 섰다가 부정출발로 실격돼 제대로 된 헤엄도 하지 못한 채 고국으로 돌아왔던 소년 박태환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2006년부터 혜성처럼 등장한다.
2006년 8월 미국 팬퍼시픽대회에서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2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주목받기 시작한 것.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는 아니었지만, 박태환의 이름 석 자를 알리는 데는 충분했다.
그리고 그해 12월 열린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은 그야말로 아시아는 물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다. 자유형 200ㆍ400ㆍ1500m에서 3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자유형 100m 은메달, 계영 400mㆍ800m와 혼계영 400m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혼자서 7개의 메달을 수확한 것이다. 박태환 외에 우리 선수단이 수확한 메달이 9개(은 1개·동 8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맹활약이었다. 특히 1500m에서는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14분대를 돌파하는 기록으로 세계 장거리 선수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당시 중국에는 장린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었으나 박태환에게 완벽하게 밀렸고, 3관왕을 차지한 박태환은 대회 MVP 선수로 뽑혔다.
박태환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07년 멜버른세계선수권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연이어 자유형 400m를 석권하며 자유형 중거리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400m 만큼은 박태환의 영역이었다.
이런 박태환에게도 잠시 시련이 왔었다.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에서 자신의 주종목인 400m에서 충격적인 예선탈락을 비롯해 200m, 1500m 모두 결승에 오르지 못하는 참패를 맛봤다. 불모지와 같았던 한국수영에 보물과도 같았던 박태환이 국민적 영웅에서 급격히 추락하자 그의 정신자세, 사생활까지 모든 부분에서 엄청난 비난의 여론이 쏟아지기도 했다.
20대 초반의 박태환으로서는 자칫 감당하기 어려운 비난으로 인해 장기적인 슬럼프로까지 빠질 수도 있었으나, 박태환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보기 좋게 다시 일어선다.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400m와 100m까지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로 2회 연속 3관왕이라는 금자탑을 쌓는다.
특히 또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중장거리와 단거리(100m)까지 접수하는 경이적인 모습을 보여줘 아시아는 물론 세계 수영계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한다. 4관왕을 노렸으나 1500m는 쑨양에게 밀려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대회 도중 혈액을 뽑는 도핑 테스트를 4번이나 받게 하는 중국 조직위원회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총 7개(금 3, 은 2, 동 2)의 메달을 수확해 수영에서 동메달만 11개를 딴 한규철의 아시안게임 한국수영 최다메달 기록을 넘어선다.
하나하나 새 역사를 써내려가던 박태환에게 이번 인천대회는 고국무대라 또 다른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 급격히 성장한 쑨양에게 밀려 비록 3회 연속 3관왕 도전에는 실패했으나 총 6개(은 1, 동 5)의 메달을 추가해 통산 아시안게임 20개의 메달을 수확하는 새 기록을 세우게 된다. 박태환이 개인을 생각하지 않고 동료 선수들을 위해 헌신한 결과다.
마지막 날에는 1500m에 출전한 직후 혼계영 400m 결선까지 또 한 번 출전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다만 한국수영이 한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의 힘찬 그의 도전을 다시 기대해본다.
▲ 25일 남자 자유형 100m 결선 경기에 앞서 박태환이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