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오후
전날 비가 오고 난 뒤
화창하고 따뜻한 봄날 오후,
보고 싶은 동네 지인이 모였다.
지하철로 택시로 찾아간 옥포 벚꽃길
개울 가에 있는 시골집 냄새 풍기는
산기슭 식당이다.
몸보신하는 수육과 탕에
소주 한 잔은 기가 막힌다.
‘오늘은 술이 너무 달다.’
하지만 인당 5만 정도 가격이 비싸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내친김에
택시를 타고 사문진 주막촌으로 이동했다.
강 쪽 오픈 좌석에서 조용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두부김치, 부추전은 빠질 수 없다.
‘소주 한 병 없으면 섭섭하다.’
시간마다 강정고령보 디아크까지
운항되는 낙동강 유람선에서는
‘신유의 사문진 나루터’ 노래가 흘러
나온다.
“사문진 나루터
나루터야 나루터야 사문진 나루터야
낙동강 굽이 돌아 속삭이는 물소리는
만나는 사람마다 그리움에 젖게 하네
나루터에 정을 두고 떠나버린 사람아
보고픈 내 마음을 알고 있겠지
바람에 밀려갔나 안개에 가려있나
사문진 나루터에 님실은 나룻배가
다시올까 기다려지네.”
고등학교 때 소풍 다니던 화원동산을
걸었다.
엘리베이터로 정비된 전망대에서
70년대 낙동강, 금호강 개발에 관한
산격동 시절의 일들을 앞다투어
털어놓는다.
옆에서 듣고 있던 화원이 고향인 주민이
“고령군 다산면 일부와 낙동강을
개발했다면 지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되었을 것이다.”
라고 한다.
위정자나 행정을 담당했던 사람들의
순간적 판단이 중요 했음을 느꼈다.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사문진교를 걸어
나루터어탕에서 쪼림과 매운탕에
소맥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너무 많이 웃어 옆 좌석에 방해가 된다.’고
주인에게 경고를 받았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오지 않았으니
지금 재미있고 즐거워야 행복하다.
만나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베풀어주는
형,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 봄날의
반나절이었다.
(2024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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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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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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