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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 oden
오뎅은 한자로 어전(御田)이라고 표기한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귀한 밭’이라는 뜻이다. 사실 오
뎅은 에도 시대 초기까지만 해도 귀족들만 먹을 수 있는 냄비 요리였다. 워낙 많은 재료와 시간이
필요한 고급 음식이라 서민들로서는 구경하기조차 어려웠다. 원래 오뎅은 구운 두부를 꼬치에 끼
워 된장을 발라 먹는 음식이었지만, 점차 어묵, 곤약, 두부 등을 꼬치에 꽂아 끓인 음식이 되었다.
그런데 지방에 따라서 냄비에 넣는 재료가 조금씩 다르다. 또한 내용물을 먹는 방법에 따라 명칭도
조금씩 다른데, 예를 들어 콘냑을 대꼬챙이에 꽂아 된장을 바른 것은 ‘덴가쿠’라고 하며, 두부를
위주로 먹는 것은 ‘토우후 덴가쿠’라고 한다. 오뎅은 일본에서만 먹던 음식이었으나 식민지시대에
한국과 대만에 전해졌다. 대만에서는 흑륜(黑輪)이라고 표기하고 ‘오렝이’라고 읽고 있다. 한국에
서는 어묵 그 자체를 ‘오뎅’이라고 부르며 간장으로 맛을 낸 국물에 끓이거나 고추장으로 볶아 먹
기도 한다.
오렌지 orange
오렌지의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그 이름은 산스크리트어에서 비롯되었다. 산스크리트어 나랑가
(naranga)는 ‘오렌지 나무’를 가리키던 말이다. 이 나랑가는 페르시아어로 들어가 나랑그(narang)가 되었고, 다시 아라비아어로 들어가 나란쥐(naranj)가 되었다. 유럽에 오렌지를 가지고 온 사람은 아라비아 무역상들이었다. 그리고 11세기에 이탈리아어로 들어가서는 아란치아(arancia)가 되었는데, 이때 철자 n은 사라지게 된다. 철자 n이 이렇게 사라지게 된 것은 이 철자 n을 부정관사로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다. 중세 라틴어로는 포뭄 데 오렌줴(pomum de orenge)라고 했는데, 12세기 고대 불어는 이 포뭄 데 오렝줘를 줄여 그냥 오렝줘(orenge)라고 했고, 이것이 14세기경 영어로 들어가 오렌지(orange)가 되었다.
오르 되브르 hors-d’oeuvre
오르-되브르는 수프 전에 먹는 가벼운 전채(前菜)를 말한다. 이 단어는 사실 오르(hors), 드(de), 외
브르(oeuvre)라는 세 단어로 이루어진 합성어다. 여기에서 오르(hors)는 ‘밖에’라는 뜻이고, 드(de)는 ‘-의’라는 뜻의 전치사고, 외브르(oeuvre)는 ‘작품’이라는 명사다. 이 셋을 모두 합하면 ‘작품의 밖에’ 라는 뜻이 된다. 이 단어는 16세기 말까지만 해도 건축과 관련해서 쓰인 단어다. 이 단어 이전에 ‘건물 내에’라는 뜻의 당 죄브르(dans oeuvre)가 있었는데, 오르-되브르는 이 단어의 상대어로 쓰여 ‘건물 밖에’, 즉 본 건물 밖에 있는 건물을 가리켰다. 그러다가 17세기에는 연극의 막간을 가리켰다. 그리고 17세기 말에는 오늘날과 같이 ‘식사 초반에 나오는 음식’을 가리키게 되었다.
오믈렛 omelet
달걀을 깨고 그것을 휘저은 다음 버터 등과 함께 익혀 먹는 것은 고대 시대부터 내려온 오래된 식
생활이다. 이 단어의 어원은 ‘얇은 접시’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라미나(lamina)의 작은말인 라멜라
(lamella)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단어가 프랑스로 들어갔을 때, 프랑스 사람들은 그것을 정관사 라
(la)와 명사 레멜레(lemelle)로 오해하여 알르멜(alemelle)이나 알루멜(alumelle) 등으로 표기하였다. 그리고 14세기에 elle 대신에 같은 기능을 하는 ette를 붙여 알르메터(alemette)를 만들었다. 그리고 처음 두 자음을 맞바꾸어 오믈렛(omelette)을 만들었고 이 단어가 17세기에 영어로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당시 영국에서는 오믈렛에 대한 정의를 제대로 내리지 못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1611년 코트게이브(Randle Cotgave)가 쓴 Dictionar y of the French and English Tongues를 보면, “호믈렛(Haumelette)은 계란으로 만든 팬 케이크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오늘날 영국 영어에서는 omelette이라고 적고, 미국에서는 omelet이라고 적는다.
오이스터 oyster
오이스터(oyster)의 어원은 그리스어 오스트레온(ostreon)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단어는 ‘딱딱한 조개’를 가리키는 오스트라콘(ostrakon)과 ‘뼈’를 가리키는 오스테온(osteon)과도 관련 있는 단어다. 이 단어는 라틴어로 들어가 오스트레움(ostreum)이 되었고, 오스트레움의 여성형 또는 복수형으로 오스트레아(ostrea)가 생겼다. 이 단어에서 고대 불어 오이스트러(oistre)가 나왔고, 1357년 영어 오이스터(oyster)가 나왔다. 불어 오이스트러는 17세기 초까지 사용되었다. 한편, 굴은 고대 로마나 골(Gaule) 지방에서는 날것으로 먹었으나 그 이후에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리해 먹게 되었다.
오일 oil
오일의 어원은 ‘올리브 나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엘라이아(elaia), 엘라이온(elaion)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단어로부터 라틴어 올레움(oleum)이 나왔고, 이 라틴어로부터 고대 불어 오일러(oile)가 나왔다. 고대 불어 오일러는 앵글로-불어를 거쳐 1175년에 영어로 들어갔다. 흥미로운 사실은 오일이 1300년까지는 전적으로 올리브 오일을 가리켰다는 사실이다. 이 시기 이후부터 사람들은 그 어떤 것이든 기름기가 있는 성분이면 모두 오일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 단어가 ‘석유’라는 의미로 처음 쓰인 것은 1526년이지만 19세기까지는 그리 널리 쓰이지 않았다. 1539년에는 화가들이 유화를 그릴 때 사용하는 오일을 오일-칼라(oil-colour)라고 했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부른 것은 안료를 오일 속에서 빻아 만들었기 때문이다.
올리브 olive
올리브(olive)는 그리스어 엘라이아(elaia)에서 비롯된 말이다. 현대 그리스어에도 그대로 남아있는 이 엘라이아는 많은 파생어와 합성어를 만들어냈는데, 이는 올리브가 이 지방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였는지를 짐작케 해준다. 엘라이아는 라틴어로 들어가 올리바(oliva)가 되었고, 11세기 말 고대 불어 올리버(olive)가 되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올리브라는 이 단어가 처음에는 ‘올리브 나무’를 가리켰다는 사실이다. 1200년경에 가서야 올리브(olive)는 올리브 나무의 열매를 가리키게 되었다. 영어에서 그 열매를 가리킨 것은 이보다 훨씬 뒤인 1382년부터다. 한편, 이 단어가 영어로 들어오기 전까지 영국 사람들은 엘레베르제(eleberge)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이것은 글자 그대로 오일-베리(oil-berry)라는 의미였다.
와인 wine
게르만족은 포도주를 지칭하기 위해 라틴어 단어 비눔(vinum)을 차용하였다. 라틴어 이전에 어떤
단어를 썼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어원학자들은 비눔(vinum)이라는 단어가 ‘포도주’를 뜻
하는 그리스어 오이노스(oinos)에서 온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어쨌든 ‘포도’와 ‘포도주’를 모두 가리키던 라틴어 비눔은 ‘모으다’라는 뜻의 데모(demo)와 결합하여 새로운 단어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빈데미아(vindemia)다. ‘포도 수확’을 뜻하는 이 빈데미아는 불어로 들어가 방당주(vendange)가 되었고, 다시 영어로 들어가 빈데쥐(vindage)가 되었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포도주를 벵(vin)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 역시 980년경 라틴어 비눔(vinum)에서 비롯된 단어다.
와플 waffle
와플은 중세 독어 와펠(wafel)에서 나온 말이다. 이 와펠은 1744년에 영어로 들어가 지금의 와플이 되었다. 와펠(wafel)은 그 당시에 이미 ‘과자’, ‘봉방(蜂房)’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 와플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고프레(gaufre)와 그 어원이 같다는 것이다. 와펠(wafel)의 변이형인 왈프레(walfre)는 1185년경 불어로 들어왔고, 1268년경 이 왈프레로부터 고프레(gofre)가 생겼다. 1398년에는 이 고프레의 철자를 약간 변형시켜 지금의 고프레(gaufre)를 만들었다.
요구르트 yoghourt
요구르트만큼 철자상 많은 변화를 겪은 단어도 드물 것이다. Yoghurd, yaghourt, yogurd, yooghort, yughard, yojourth, yaourt, youart... 등 수많은 변이형들이 있다. 이 단어의 어원은 터키어 요구르트(yogurt)다. 이 단어는 불가리아어로 들어가 유구르트(yugurt), 야우르트(yaurt)가 되었고, 1432년경 요구르트(yogourt)라는 형태로 불어로도 들어갔다.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요구르트는 터키를 거쳐 발칸 반도로 전래되었는데, 적어도 19세기까지는 생소한 음식이었고, 그 철자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예를 들어, 1626년 펄처스(Samuel Purchas)20)가 쓴 Pilgrimes에는 “터키인들은 시큼하게 만든 Yoghurd를 빼고는 우유를 잘 마시지 않았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20세기 초 이 단어가 널리 퍼지게 된 것은 러시아 생물학자 메치니코프(Elie Metchnikof)가 새로운 요구르트를 만들어 내면서부터다. 한편, 우유를 발효시켜 반 액체 상태로 먹은 것은 8천 년 전의 일로 매우 오래된 풍습이었다. 이후 이 음식은 고대 이집트, 그리스, 그리고 로마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우동
우동은 헤이안 시대(平安時代, 794-1185)에 당(唐)에서 유학하던 승려 고보가 밀가루와 함께 우동 만드는 법을 일본으로 들여왔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러나 우동이 널리 보급된 것은 에도 시대(江戶時代, 1603-1867)로 알려져 있다. 코마쓰 사쿄우(1984)에 의하면,21) 조선의 학승인 원진(元珍) 스님이 국수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오늘날 우동의 원형으로 불리는 이 국수는 메밀가루에다 밀가루를 섞어 반죽한 것을 길게 늘인 다음 칼로 썬 형태의 국수였다. 일본어 우동(うどん)은 본래 중국어 온돈(溫飩)에서 비롯된 말22)이나, 지금 중국 음식 가운데 우동이라는 이름을 가진 요리는 없다.
울면
울면은 물 녹말에 면을 말아내는 것이다. 글자 그 자체로 보면, 울면은 ‘울’과 ‘면’을 합쳐 만든 말이
다. 여기에서 ‘면’은 국수를 뜻한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지만, ‘울’은 그렇지 않다. ‘울’은 한자로 온
로(溫滷)라고 적으며, 중국어로는 ‘원루’라고 발음한다. 짐작하건대 원루면을 줄여 발음한 결과 지
금의 울면이 된 것 같다.
워터 water
워터의 고대 영어 형태는 웨터(wæter)다. 언어학자들에 의하면, 워터의 조어는 아프(ap)와 웨더(wed)라는 두 개의 어근을 갖고 있다고 한다. 산스크리트어 아파흐(apah)에 남아있는 첫 번째 어근은 생물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워터가 생명의 힘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 어근은 무생물적인 의미로, 워터를 단순한 물질로 여겼다. 한편, 물과 관련된 단어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물’은 라틴어로는 아쿠아(aqua), 운다(unda)라는 두 가지 형태가 있고, 슬라브어로는 보다(voda)라는 형태가 있고, 고딕어로는 와토(wato)라는 형태가 있다. 아쿠아에서 나온 대표적인 것으로는 불어 오(eau)와 여기서 파생된 오-드-비(eau-de-vie)가 있다. 수족관을 가리키는 아쿠아리움(aquarium) 역시 아쿠아에서 파생한 말이다. 운다(unda)에서 파생한 것으로는 ‘범람’이라는 뜻을 가진 불어 이농다시옹(inondation)이 있다. 슬라브어 보다(voda)는 러시아의 술 보드카(vodka)의 형태로 남아있고, 고딕어 와토(wato)는 영어 워터(water)의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위스키 whisky
사람들은 도수가 아주 높은 술들을 늘 물과 관련지어 불러왔다. 러시아의 술 보드카(vodka)는 ‘소
량의 물’이라는 뜻이고, 불어의 오-드-비(eau-de-vie)는 중세 라틴어인 아쿠아 비타에(aqua vitae, ‘생명수’)를 번역한 말이다. 위스키(whisky)는 18세기 위스키바에(whiskybae)의 축약형이자 우스케바그(usquebaugh)의 변형어다. 16세기 ‘발효시킨 곡류를 증류시켜 얻은 술’이란 뜻으로 쓰인 이 단어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게일어 비타(beatha, ‘생명수’)에서 유래한 말이다. 어원을 통해 짐작할 수 있듯이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서 만들어진 술이며, 이 두 나라는 여전히 위스키의 주요 생산국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두 나라에서 사용하는 철자가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스코틀랜드
에서는 whisky라고 쓰고 아일랜드는 whiskey라고 쓰는데, 이것은 19세기 말부터 계속되어 온 양조업자들의 관행이라고 한다.
인스턴트 instant
인스턴트(instant)의 어원은 라틴어 인스타레(instare)다. 이 라틴어 동사는 ‘재촉하다’, ‘가까이 서 있다’라는 뜻이었고, ‘재촉하는’이라는 뜻의 인스탄템(instantem)은 여기서 파생된 말이다. 인스탄템은 고대 불어로 들어가 엥스땅(instant)이 되었고, 14세기 말 영어로 들어가 ‘매우 짧은 시간’을 가리키게 되었다. 참고로, 인스턴트 커피(co_ee)는 1938년 네슬레(Neslé) 사(社)가 널리 보급한 커피다. 이 이전에는 커피를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우선 커피 열매를 갈아야 했고, 그것을 물에 넣고 끓인 후 깔때기를 통해 걸러야 했다. 네슬레 사는 스위스 베비(Vevey)에서 8년간의 연구 끝에 인스턴트 커피를 개발해 그것을 네스카페(Nescafé)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여기에서 네스(Nes)는 창업주인 네슬레(Henri Nestlé)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고, 카페는 당연히 불어 까페(café)에서 따온 것이다.
자장면
짜장면에 해당하는 한자는 작장면(炸醬麵)이다. 여기서 작(炸)은 ‘볶는다’는 뜻이고, 장(醬)은 된장
이나 간장에서의 장을 가리킨다. 따라서 작장면은 볶은 면장과 각종 야채를 삶은 면에 얹어 비벼
먹는 전형적인 가정식 요리다. 영어로는 흔히 Boiled Noodles with Fried Bean Sauce라고 표기한다. 종종 Chinese Noodles이나 Black Noodles로 표기하는데 이것은 적절치 않다.
잼 jam
잼(jam)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많은 어원학자들은 그것이 뭔가를 ‘함께 구겨 넣다’라는
의미였을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초
인 것 같다. 1747년 글래스(Hannah Glasse)가 쓴 Art of Cookery에는 건포도 젤리와 래즈베리를 잘 으깬 후 약한 불에 조린다고 되어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기록은 1736년 벨리(Nathan Bailey)가 쓴 Dictionarium Britannicum에 나오는 기록인데, 여기서 저자는 잼(jam)이 ‘나는 사랑한다’라는 프랑스어 잼므(J’aime)에서 비롯되었다고 적고 있다. 설탕에 절인 과일은 특히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것이었고, 아이들이 그것을 좋아하면 잼므(J’aime)라고 말했기 때문에 생긴 말이라는 것이다. 잼은 적어도 19세기까지는 버터와 함께 사치성 식품이었다. 예를 들어 피콕(_omas Peacock)이 1816년에 쓴 Headlong Hall을 보면, 롤, 토스트, 머핀, 빵, 버터 등으로 이루어진 식사를 값비싼 아침 식사로 기록하고 있다.
젤라틴 gelatin
젤라틴의 어원은 ‘얼리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동사 겔라레(gelare)다. 이탈리아어 젤라티나
(gelatina)는 13세기 후반 라틴어 동사 겔라레에서 파생한 말이다. 젤라티나는 1611년 불어로 들어가 젤라띤(gélatine)이 되었는데 이것은 ‘젤과 같이 투명한 물질’을 가리켰다. 이 불어는 1713년 영어로 들어가 오늘날과 같은 젤라틴(gelatin)이 되었다.
젤리 jelly
젤리(jelly)는 젤라틴(gelatin)과 마찬가지로 ‘얼리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겔라레(gelare)에서 나온 말이다. 이 동사는 불어로 들어가 절레(geler)가 되었고, 이 동사의 과거분사 여성형이 고대 불어 절레(gelée)다. 이 절레는 명사로도 사용이 되었고, 1381년 영어로 들어갔을 때에는 gely, jely 등으로 표기되었다. 그러다가 17세기에 두 번째 형태인 jely에 l이 하나 더 추가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형태가 되었다. 원래 젤리는 소의 족발 등으로 만든 육즙 젤리를 가리켰으나, 17세기에 메이(Robert May)가 과즙 젤리를 만들면서 또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과즙 젤리는 19세기 초까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고, 1970년대와 80년대에는 이미 가공된 후식과 요거트 등의 등장으로 점차 쇠퇴하게 되었다.
주스 juice
주스의 라틴어 어원은 유스(jus) 또는 유리스(juris)다. 이 단어는 ‘즙’이나 ‘소스’를 가리키던 말이다.
1165년 경 이 단어로부터 고대 불어 쥐스(jus)가 나왔다. 그리고 13세기 후반 이 고대 불어로부터 영어 주스(juice)가 나왔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라틴어 유스(jus)나 유리스(juris)는 본래 ‘구운 고기를 소스 속에 담가둔 음식’을 가리켰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원래 유스는 오늘날과는 달리 육즙에 가까운 것을 가리켰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라틴어 유스의 어원인 산스크리트어 유흐(yuh)는 ‘고기 수프’를 가리키던 말이다. 어쨌든 이 단어는 과일에서 나오는 액즙도 가리키게 되었다. 그리고 1828년부터는 ‘액체’라는 의미로도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진 gin
진은 노간주나무(juniper) 열매로 향기를 더한 술이다. 이런 작업을 처음으로 시도한 사람은 16세기 프랑스 앙리(Henri) 4세의 서자 모레(Morret) 백작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전에도 술에다 생강, 후추 등 여러 가지 향신료를 넣어 먹었지만, 노간주나무 열매를 넣은 것이 월등히 좋았기 때문에 다른 향신료들은 더 이상 쓰이지 않게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노간주나무 열매를 넣어 만든 술을 저너브르(genevre)로 불렸다. 이 술은 오늘날에도 저니에브르(genièvre)로 불리고 있다. 17세기에 이 술이 네덜란드에서 제조되었을 때에는 지네버(genever)로 불리게 되었다. 네덜란드에서 전쟁을 치른 영국인들은 본국으로 돌아오면서 이 술을 그 이름과 함께 들여왔다. 그리고 얼마 후 영국인들은 그 이름이 스위스의 도시 제네바(geneva)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제네바라고 불렀다. 이 이름은 1706년 문헌에도 기록되어 있다. 18세기 영국에서는 새로운 은어를 만들어 내는 유행과 긴 단어를 짧게 줄여 말하는 유행이 널리 퍼진 적이 있는데, 제네바(geneva)를 진(gin)으로 만든 것도 바로 그때의 일이다.
짬뽕
짬뽕은 19세기 말 일본 나가사키에서 만든 일본 라멘의 한 종류다. 당시 나가사키는 중국과 가까
운 국제 항구여서 중국 상인과 유학생들이 많았다. 이 유학생들 중에는 가난한 이들이 많았는데,
나가사키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던 진평순(陳平順)은 이를 안타깝게 여겨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활용하여 저렴하고 푸짐한 요리를 만들었다. 이 요리는 당연히 큰 호평을 얻었고, 다이쇼
시대(大正時代, 1912-1926)에 참퐁이라는 이름까지 얻었다. 그런데 이 요리를 왜 참퐁이라고 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중국인들의 인사말 ‘싸뽕’(吃飯)에서 왔다는 설도 있고, 잡다한 것을 섞어 요리했다는 의미에서 중국어 찬평(攙烹)에서 왔다는 설도 있고, 징과 북의 소리인 ‘참’과 ‘퐁’을 합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체리 cherry
체리의 원산지는 메소포타미아 아카드 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아카드 사람들은 이것을 카르수
(karsu)라고 불렀다. 이 과일이 그리스로 전래되자 그리스 사람들은 체리 나무를 케라소스(kerasos)라고 불렀다. 이 그리스어는 라틴어로 들어가 케라수스(cerasus)가 되었고, 이 케라수스는 게르만어에 큰 영향을 주어 오늘날 독일어 키르슈(kirsche)를 만들어냈다. 라틴어 케라수스는 고대 노르만 불어에 들어가서는 쉐리저(cherise)가 되었다. 이 쉐리저라는 단어가 영국으로 유입되었을 때 영국 사람들은 이 단어가 복수라고 생각하고 체리(cherry)라는 단어를 만들어 그것의 단수형으로 사용하였다. 한편, 고대 영어에는 이미 라틴어와 게르만어를 거쳐 만들어진 시리스(ciris)라는 단어가 있었는데, 14세기에 이 단어는 고대 노르만 불어로 대체되어 마침내 사라져 버렸다.
초콜릿 chocolate
1519년 아즈텍의 수도에 들어간 코르테스(Cortes)는 코코아 열매가 아즈텍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종교 의식에뿐만 아니라 통화와 무역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왕족과 귀족들은 코코아 열매를 구운 다음 그것을 으깨고 거기에다 물, 칠리, 꿀, 바닐라, 꽃가루 등을 섞어 만든 음료를 즐겨 마셨다. 이것을 나와뜰(Nahuatl) 어로는 쇼꼴라뜰(xocolatl)이라고 불렀는데, 이 단어는 ‘쓴’이라는 뜻의 쇼코크(xococ)와 ‘물’이라는 뜻의 아뜰(atl)을 붙여 만든 합성어였다. 1528년 스페인으로 돌아온 코르테스는 당연히 이 코코아 열매도 가지고 들어왔다. 스페인 사람들이 쇼콜라테(chocolate)라고 불린 이 음료는 궁전에서 바로 유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코코아 열매의 공급은 한정되어 있었기에 궁전 사람들은 그 제조 방법을 비밀로 하였다. 물론 이런 비밀 유지는 100년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았다. 선교사들이 드나들며 전하기도 하였고, 프랑스 필립 2세의 결혼식을 통해 프랑스 궁전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초콜릿은 1650년대에 프랑스를 거쳐 영국으로까지 전래되면서 유럽 전역에서 크게 유행하였다. 이 무렵 초콜릿은 카카오 열매를 구워 만든 단단한 과자로 더 잘 알려졌고, 따라서 음료라는 생각은 서서히 사라지게 되었다.
치즈 cheese
치즈의 제조 방법은 신석기 시대에 이미 개발되었다. 사람들은 가축을 기르면서 그 가축으로부터
우유를 얻었고, 그 우유를 얼마간 놔두면 약간 걸쭉한 상태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던 것이다. 중
앙아시아 사람들은 우유를 동물의 내장으로 만든 자루 주머니 속에 넣고 응고시켰다. 이와는 반
대로 2,000년 전 북부 유럽 사람들은 액상 상태의 치즈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로마인들의 북상과
함께 남부 유럽의 고체 치즈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로마인들은 이 고체 상태의 치즈를 카세우스
(caseus)라고 불렀는데, 이 카세우스는 ‘발효하다’, ‘신맛을 내다’라는 뜻을 가진 인도유럽어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세우스는 서게르만어를 거쳐 고대 영어 시즈(cyse)가 되었는데 오늘
날 치즈는 여기서 나온 말이다. 한편, 골(Gaule) 사람들은 그 이유는 잘 모르지만 라틴어 카세우스
를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속어 라틴어인 포르마티쿠스(formaticus)를 차용하여 오늘날 불어 프로
마쥬(fromage)를 만들었다. 포르마티쿠스는 ‘형태’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포르마(forma)에서 파생한 말이다.
치커리 chicory
치커리의 어원은 ‘꽃상추’를 뜻하는 그리스어 키코호리온(kikhorion)에서 찾을 수 있다. 이것의 중
성 복수형은 키코호리아(kikhoria)인데 이 키코호리아로부터 중세 라틴어 키코레아(cicorea), 키코리아(cicoria) 등이 나왔다. 이 키코리아는 13세기에 이탈리아어로 들어가 치코리아(cicoria)가 되었고, 이 이탈리아어의 발음의 영향으로 중세 불어 쉬코레(chicorée)가 생겼다. 그리고 14세기 말 이 중세 불어로부터 영어 치커리(chicory)가 나왔다.
칠리 chili
칠리는 열대 라틴아메리카에서 생산되는 매운 고추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 단어는 1676년에 에스파냐어에서 차용한 단어다. 칠리가 널리 유행한 것은 1950년, 60년대다. 칠리 소스(chili sauce)는 고추 따위의 향료가 들어간 토마토소스를 말한다.
칩 chip
감자의 얇은 조각을 가리키는 칩은 19세기 중반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 같다. 실제로 디킨스
(Dickens)가 1859년에 쓴 A Tale of Two Cities를 보면 “기름으로 튀겨진 까칠한 감자 칩”이라는 기록이 나온다. 포테이토 칩(potato chip)이라는 표현이 처음 쓰인 것은 1886년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처음에는 단순히 칩(chip)이라고 하지 않았고, 감자 칩 또는 얇게 썬 감자라는 식으로 꽤 긴 표현을 사용하였다. 그러다가 19세기 말에는 이런 표현을 줄여서 그냥 칩(chip)이라고 하게 되었다. 어원상으로 보면 이 단어는 ‘작은 나무토막’이라는 키프(cipp)에서 비롯된 것 같다.
카라프 carafe
카라프의 어원은 15세기 말 이탈리아어 카라파(cara_a)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단어가 불어로 들어갔을 때 처음에는 까라프(caraffe)라고 쓰다가 나중에는 오늘날처럼 까라프(carafe)로 썼다. 어원학자들 중에는 이탈리아어 카라파(carafa)가 ‘가운데가 불룩하게 나온 병’을 가리키는 북부 아프리카 아랍어 카라파(qarrafa)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물을 따르다’라는 동사 가라파(gharafa)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프랑스 식당에서 ‘윈 까라프 도’(une carafe d’eau)라고 하면 수돗물을 투명한 호리병에 담아 가져다주는데, 이 물은 비뗄(Vittel), 에비앙(Evian)과는 달리 무료이므로 주로 서민층에서 많이 찾는다.
카레 curry
카레(curry)는 1681년 인도 타밀어 카리(kari)에서 생긴 말이다. 카리(kari)는 ‘소스’라는 뜻이었다. 카레가 크게 유행하게 된 것은 18세기 동인도회사의 직원들이 얼마나 더 매운 카레를 먹을 수 있는지 내기를 하면서부터다. 당시에 이것은 남성스러움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여겨졌다. 영국 사람들은 인도에서 귀국하면서 카레 요리를 그 이름과 함께 들여왔다. 1747년 글라스(Hannah Glasse)는 자신의 책 Art of Cookery에서 닭고기, 아주 잘게 간 심황, 생강, 고추 등을 넣은 것을 인도식 카레라고 소개하였다. 1845년 액톤(Eliza Acton)은 여섯 가지의 다른 카레 요리법을 소개하면서 최고의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향신료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적고 있다. 어쨌든 이것은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카레가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한편, 일본에 카레가 들어간 것은 메이지 유신때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일본은 영국의 문화를 수입하기 위해 많은 영국인 고문을 채용했는데, 이들이 카레를 일본으로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망베르 camembert
프랑스 치즈 중에서 프랑스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치즈를 들라면 아마 까망
베르를 들 것이다. 까망베르는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마을 이름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러니까 꼬
냑(Cognac)이나 샹빠뉴(Champagne)처럼 고유명사인 지명이 보통명사로 사용된 예다. 기록에 의하면 18세기 말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에 퐁뗀(Marie Fontaine)이라는 한 여인이 살았는데, 그녀는 백색 표면의 이 부드러운 연성 치즈 제조법을 딸에게 전수하였고, 그 딸은 르 아브르(Le Havre) 남쪽에 있는 까망베르 마을에서 판매하였다고 한다. 이 치즈는 특히 나뽈레옹 3세가 매우 좋아한다고 알려지면서 프랑스 전역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1890년경 히델(M. Ridel)이 나무로 된 원형의 치즈 곽을 만들면서 까망베르 치즈는 여러 곳으로 널리 수출되었다.
카페오레 café au lait
카페오레의 정확한 불어 발음은 까페 올 레(café au lait)다. 여기에서 ‘까페’와 ‘레’는 각각 커피와 우유를 가리키는 명사고, 오(au)는 전치사 아(à)와 정관사 르(le)를 합쳐 만든 형태다. 그 자체 발음은 ‘오’지만 다음에 오는 ‘레’의 ‘ㄹ’의 영향을 받아서 ‘올’로 발음된다. 까페 올 레는 글자 그대로 ‘우유를 넣은 커피’고, 그 표현 자체는 1732년에 처음 사용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표현은 1763년 영어로 들어갔다. 까페는 아랍어 카흐와(qahwa)에서 온 말이고, 레는 라틴어 락(lac), 락티스(lactis)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 라틴어들은 ‘여성 또는 암컷의 젖’, ‘식물의 유즙’을 가리키던 말이다.
카페테리아 cafeteria
카페테리아는 멕시코에서 ‘커피점’이라는 뜻으로 만든 에스파냐어다. 이 커피점에서는 커피를 볶
기도 하였고 또 그것을 가지고 커피를 만들어 팔기도 하였다. 이 단어가 미국 영어에 들어간 것은
1839년이다. 그리고 이 단어가 불어로 들어간 것은 이로부터 100여 년 뒤인 1930년이다. 카페테리아(cafeteria)에서 접미사 테리아(teria)는 ‘스스로 갖다 먹는 것’(help-yourself )으로 널리 이해되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카페테리아는 커피뿐만 아니라 다른 음료, 그리고 종종 간단한 식사까지 곁들여 파는 저렴한 식사 공간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카푸치노 cappuccino
카푸치노의 어원은 라틴어 카파(cappa)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어깨 망토’, ‘후드’를 지칭하던 이
카파는 이탈리아로 들어가 카푸치오(cappuchio)가 되었다. 14세기에 이 카푸치오에서 카푸치노
(cappuccino)가 생겼는데, 당시에는 수도사의 두건 또는 두건이 달린 외투를 입은 사람을 가리켰
다. 그러다가 프란체스코의 한 종파인 카푸친 어린 형제회(Friars Minor Capuchins)가 1525년 흰색 후드 위에 검은색 제의를 입기로 하면서부터 이 종파의 수도사들을 특별히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였다. 이 독특한 수도복은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에스프레소(espresso) 커피 위에 거품 형태의 우유 또는 크림을 얹은 커피를 개발했을 때 이탈리아 사람들은 그 형태의 유사성을 내세워 이 커피를 카푸치노라고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한다.
칵테일 cocktail
멘켄(H.L. Mencken)이 1945년에 쓴 The American Language: Supplement One을 보면 이 미국 음료의 어원에 대한 설이 상당히 많음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 사실처럼 보이는 것만 곱아도 일곱 가지나 된다. 이 일곱 가지 설 중 하나는 이 단어가 ‘수탉’을 뜻하는 코크(cock)와 ‘꼬리’를 뜻하는 테일(tail)을 합쳐 만든 말이라는 것이다. 이때 꼬리는 말 꼬리를 의미하는데, 사람들은 잡종 말과 순종 말의 피가 섞이는 것을 막기 위해 잡종 말의 꼬리를 아예 잘라버렸다. 이렇게 꼬리를 자른 잡종 말은 멀리서 보면 마치 수탉처럼 보였고, 사람들은 이런 잡종 말을 ‘수탉의 꼬리’를 가진 말이라고 불렀다. 1806년 ‘다른 성분들을 섞어 만든 알코올 음료’ 역시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그리고 1854년에는 혈통이 분명치 않은 귀족도 그렇게 불렀다.
칼로리 calorie
칼로리(calorie)의 어원은 ‘뜨겁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동사 칼레레(calere)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동사로부터 ‘열기’를 뜻하는 명사 칼로르(calor)가 나왔고, 1866년 이 명사로부터 칼로리가 나왔다. 이 단어는 18세기 말 프랑스 과학자 라브와지에(Lavoisier)와 라쁠라쓰(Laplace)의 연구 이후에 특히 물리학에서 널리 통용된 용어다. 과학적으로 말하자면 1칼로리는 물 1킬로그램의 온도를 섭씨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이다.
캐비어 caviar
‘철갑상어 알’을 가리키는 이 단어의 어원은 터키어 카비야르(kavyar)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터키어는 14세기 이탈리아어 카비알레(caviale), 16세기 베네치아 지방어 카비아로(caviaro)로 이어졌다. 비록 캐비어라는 단어는 터키어에서 유래했지만, 철갑상어 알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관습은 터키가 아니라 러시아에서 시작했다. 이는 1751년 백과사전인 Encyclopedie에 나오는 카비아리 스카리(caviari sckari)라는 표현에서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캐비어는 19세기 말까지는 이탈리아 사람들과 독일 사람들이 즐겨 먹었고, 20세기 초에는 프랑스 사람들도 샴페인, 거위 간 등과 함께 즐겨 먹었다.
캐비지 cabbage
캐비지는 그 모양이 사람의 머리와 비슷해서 붙인 이름이다. 어원상으로는 ‘머리’를 뜻하는 라틴어
카푸트(caput)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카푸트는 고대 불어로 들어가 카보처(caboce)가 되었고, 중세 불어로 들어가서는 카보슈(caboche)가 되었다. 이 단어는 1541년 까르티에(Jacques Cartier)가 캐나다를 세 번째로 여행할 때 캐나다로 유입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미국에서 처음 기록된 것은 1669년이다.
캔 can
캔(can)의 어원은 후기 라틴어 칸나(canna)에서 찾을 수 있다. 칸나는 ‘저장소’, ‘용기’를 가리키던 말로, 고대 영어로 들어가서는 칸느(canne)가 되었다. 오늘날과 같은 캔이 나온 것은 1867년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10년 뒤인 1877년에는 캔-오프너(can-opener)라는 단어가 출현하였다. 한국어에 ‘깡통’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영어 캔을 ‘깡’으로 발음하고 그 뒤에 통을 붙여 만든 말이다.
캔디 candy
캔디(candy)의 어원은 ‘사탕수수’를 뜻하는 페르시아어 칸드(qand)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칸드는 ‘(설탕의) 조각’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칸다(khanda)에서 나온 것 같다. 페르시아어 칸드(qand)는 아라비아어로 들어가 칸디(qandi)가 되었고, 고대 불어에서는 쉬크러 깡디(sucre candi)가 되었다. 여기서 쉬크러(sucre)는 ‘설탕’이라는 뜻이다. 이 쉬크러 칸디는 15세기에 슈거 캔디(sugar candy)라는 형태로 영어로 들어갔다. 슈거 캔디는 끓이고 응고시켜서 얻을 수 있는 일종의 설탕을 가리키던 말이다. 영국 영어에서는 오늘날까지 캔디라고 하면 바로 이런 형태의 캔디를 가리킨다. 반면에 미국 영어에서 캔디는 설탕 이외에 초콜릿, 과일, 호두 등이 들어간 당과(糖菓) 일체를 가리킨다. 슈거 캔디에서 슈거(sugar)를 빼고 그냥 캔디(candy)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18세기부터다.
캬라멜 caramel
캬라멜의 어원은 ‘갈대’를 가리키는 라틴어 칼라무스(calamus)에서 찾을 수 있다. 설탕을 불에 올
려놓고 갈색으로 변할 때까지 가열한 후 식히면 그 형태가 마치 갈대 줄기와 비슷해서 그렇게 부
른 것 같다. 아니면 사탕수수 줄기 자체가 갈대 줄기와 비슷해서 그렇게 불렀을 수도 있다. 아무
튼 칼라무스의 작은말로 칼라멜루스(calamellus)가 생겼고, 이 칼라멜루스는 포르투갈어 카라멜로
(caramelo)를 거쳐 1680년 불어로 들어가 까라멜(caramel)이 되었는데, 이때에는 ‘태운 설탕’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단어가 영어로 들어간 것은 1725년으로 비교적 늦었다고 말할 수 있다.
커스터드 custard
‘영국식 크림’을 가리키는 커스터드의 어원은 라틴어로 크루스타(crusta)다. 이 크루스타는 평평하
고 딱딱한 표면, 특히 철제 표면을 가리키던 말이다. 그 반대말은 ‘심한 기복’이라는 뜻을 가진 엠
블레마(emblema)다. 라틴어 크루스타는 크로스타(crosta)를 거쳐 고대 프로방스어 크루스타도
(croustado)가 되었고, 다시 크루스타드(crustade)가 되었다. 12세기 초반부터는 구워서 딱딱해진 빵의 표면을 가리켰고, 14세기 초반 의학계에서는 응고된 피도 그렇게 불렀다.
커틀릿 cutlet
커트릿(cutlet)은 얼핏 보기에 ‘자르다’라는 뜻의 영어 컷(cut)과 관련이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 단어는 라틴어 코스타(costa)에서 비롯되었다. 코스타는 ‘옆구리’, ‘갈비’를 가리키던 말이었다. 이 단어는 14세기 말 불어로 들어가 꼬쓰뜰렛뜨(costelette)가 되었는데, 이 말은 주로 정육점에서 돼지나 양의 갈비를 가리키던 말로 쓰였다. 불어에서 엣뜨(ette)는 작은말을 만들어내는 기능을 가진 접미사이므로 꼬쓰뜰렛뜨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작은 갈비’라는 뜻이다. 꼬쓰뜰렛뜨는 다시 꼬뜰렛뜨(côtelette)가 되었고 이 형태는 18세기 초에 영어로 들어갔다.
커피 coffee
커피의 원산지는 에티오피아와 수단이고, 이 지방에서는 그것을 분(bun)이라고 불렀다. 커피(coffee)라는 명칭은 아라비아에서 만들어졌는데, 아라비아 사람들은 그것을 카흐와(qahwah)라고 불렀다. 아라비아 어원학자들은 이 카흐와는 ‘배고프지 않다’라는 뜻의 동사 카히야(qahiya)에서 파생하였고, 그것은 커피 열매를 발효시켜 만든 전통 술을 가리킨 것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다른 학자들은 커피(coffee)라는 단어가 에티오피아에서 자라던 나무의 일부를 가리키는 카파(kaffa)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단어의 유래는 명확하지 않지만, 커피가 중동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옮겨진 것은 분명하다. 구운 커피를 갈아서 물에 타 마시는 것은 15세기 아라비아에서 시작된 것 같다. 1530년대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터키에 소개되었을 때 터키 사람들은 그것을 카흐베(kahveh)라고 불렀다. 커피는 17세기 초반 영국에 들어갔지만 그것을 즐겨 마신 것은 같은 세기 중반이었다. 이 무렵 영국 사람들은 네덜란드어 코피(koffie)를 변경해 커피라고 쓰기 시작했다. 참고로, 불어 까페(café), 독어 카페(kaffe)는 이탈리아어 까페(caffe)를 약간 변경해 만든 말이다. 아무튼 17세기 중, 후반 런던에는 커피점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생겨났고, 커피는 아침 식사에서 맥주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18세기에 커피보다 더 저렴한 차가 들어오면서 그 위세는 점차 수그러들게 되었다. 이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보스톤(Boston) 차 사건 이후 비싼 세금을 매긴 차 대신에 커피를 계속 마시면서 두 나라 사이의 문화적 차이가 생겨났다.
케밥 kebab
케밥(kebab)은 터키어로 ‘구운 고기’라는 뜻이다. 1920년 쉬쉬 케밥(shish kebab)이라는 표현으로 영어로 들어갔지만, 사람들은 곧 쉬쉬는 빼고 그냥 케밥이라고 불렀다. 쉬쉬 케밥은 전통적인 터키 요리로 보통은 양고기로 만들었는데, 서양식 요리를 흉내내기 위해 고기와 고기 사이에 야채를 끼워 넣었다. 한편, 쉬쉬 케밥은 화학계에서도 종종 쓰는 말인데, 이 경우에는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결정체들이 모여 서서히 커지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케이크 cake
과거 한때 케이크(cake)를 ‘요리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코쿠에레(coquere)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한 적이 있으나 오늘날 이런 설명은 설득력을 완전히 잃었다. 이 단어의 어원은 ‘뭔가 둥근 것’, ‘그 어떤 덩어리’를 가리키는 고대 스칸디나비아어 카카(kaka)다. 스코틀랜드, 웨일스 등지의 사람들은 케이크를 ‘오트밀로 만든 얇고 딱딱한 비스킷’이라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실제로 케이크(cake)는 쿠키(cookie)와 관련 있는 말이다. 한편, 이 바이킹 지방의 케이크는 영국으로 전래되었고, 영국 사람들은 그 모양과 재료를 조금씩 바꾸었다. 예를 들어, 케이크는 중세와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에는 작았지만, 17세기에는 큼지막해졌고, 말린 과일들을 케이크에 자주 넣어 먹었다.
케첩 ketchup
케첩의 어원은 ‘물고기의 소금물’을 뜻하는 중국 아모이(amoy) 지방어 코에쉬압(koechiap)이다. 여기서 코에(koe)는 ‘조개’, ‘해산물’을, 쉬압(chiap)은 ‘짠 물’을 의미했다. 코에쉬압은 말레이어 키삽(kichap)을 거쳐 17세기 말 영어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캐숩(catsup, catchup)이라는 형태로 사용했으나, 1710년 케첩(ketchup)이라는 지금과 같은 형태가 생기면서 이 형태들은 미국 일부에만 남아있을 뿐 모두 사라졌다. 케첩이 17세기에 영국에 들어갔을 때에는 병 속에 들어있는 오늘날 토마토소스와는 아주 달랐다. 사실 당시의 케첩은 버섯, 양파, 레몬, 멸치, 굴 등을 절여 만든 소스였다. 그러니까 한국의 젓갈 비슷한 형태였다. 케첩이 오늘날처럼 토마토소스를 가리키게 된 것은 20세기 초 값싼 미국산 토마토를 캔 속에 저장하여 영국으로 대량 수입하면서부터다.
코냑 cognac
꼬냑은 1710년에 생긴 오드비 드 꼬냑(eau-de-vie de Cognac)을 1806년부터 줄여 보통명사처럼 쓴 단어다. 오드비(eau-de-vie)는 화주(火酒), 브랜디를 말하는데, 여기에 프랑스 지방명 꼬냑(Cognac)을 붙인 것은 화주를 주로 이 지방에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1687년 영어에는 Conyack Brandy라는 표현이 나오고, 1755년 영어에는 Coniac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을 보면 꼬냑이라는 화주를 영국에 판 것이 매우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꼬냑이라는 도시는 서쪽 바다로 이어지는 샤랑뜨(Charente) 강을 끼고 있어 바다를 통해서 화주를 수출하기가 아주 좋았다. 그런데 이 지방의 포도를 가지고 화주를 만들 생각을 한 사람은 프랑스인이 아니라 네덜란드 사람이라고 전해진다. 이 네덜란드 사람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는데, 그것은 이 지방의 포도주가 너무 많이 출하되면 그 것을 배에 모두 실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여러 가지로 고민한 그는 포도주를 배에 싣기 전에 한 번 증류하였고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은 화주가 탄생하였다.
코르크 cork
코르크의 어원은 ‘떡갈나무’를 가리키는 라틴어 쿠에르쿠스(quercus)나 ‘나무껍질’을 가리키는 코르텍스(cortex)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단어는 아라비아어로 들어가 알-쿠르크(al-qurq)가 되었고 아마도 이 단어로부터 스페인어 알코르크(alcorque)가 생긴 것 같다. ‘코르크로 막다’라는 동사는 17세기 중엽에 생겼고, 마개뽑이를 의미하는 코르크스크루(corkscrew)는 1720년에 생겨난 말이다.
코스 course
라틴어 동사 쿠레레(currere)는 ‘달리다’라는 뜻이다. 이 단어로부터 ‘달리기’라는 명사 쿠르수스
(cursus)가 나왔고, 이 쿠르수스에서 고대 불어 코우르(cours)가 나왔다. 이 단어가 음식과 관련해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4세기부터다.
코카 coca
스페인 사람들은 페루로부터 관목 하나를 들여와 엄청난 이익을 보았는데, 그것이 바로 코카 나
무였다. 스페인 사람들은 이 나무와 함께 그 이름도 가지고 들어왔다. 코카라는 단어는 1550년 페
루 원주민의 언어인 아이마라(aymara)어로부터 들여온 말이다. 이 단어는 에스파냐어 코카(coca)를 거쳐 불어와 영어로 들어갔다. 한편, 코카콜라는 1886년 펨버르톤(John S. Pemberton)이 애틀란타(Atlanta)에서 개발한 음료다. 이 음료를 이렇게 부른 것은 초창기 주원료가 코카(coca) 잎과 콜라(cola) 너트였기 때문이다. 이 음료 속에는 적어도 1909년까지는 아주 소량의 코카인(cocaine)이 포함되어 있었다. 참고로, 코카인은 독일인 니이만(Albert Niemann)이 코카(coca)와 인(ine)을 합해 만든 말이다.
코코넛 coconut
코코넛은 15세기 스페인 사람들과 포르투갈 사람들이 열대 우림지역을 여행하다 이 지역에서 자생
하는 코코야자의 열매가 장난기 어린 원숭이의 얼굴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에스파냐
어와 포르투갈어로 코코(coco)는 ‘싱긋 웃음’이나 ‘우거지상’을 뜻하던 말이었다. 이 단어는 16세기
중반 영어로 들어갔고, 17세기 초반 거기에다 넛(nut)을 붙인 코코넛(coconut)이 생겨 이 단어를 대체하기 시작하였다. 1861년 비톤(Beeton)25)이 쓴 Book of Household Management라는 책에서 코코넛 수프의 조리법을 자세히 설명할 정도로 코코넛은 상당히 유용한 식재료였지만, 비교적 온난한 유럽에서는 그것을 애써 수입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빅토리아 여왕 시대 후반 사람들은 한때 코코넛을 멀리하기도 하였다.
코코아 cocoa
초콜릿(chocolate)과 마찬가지로, 코코아도 아즈텍(Aztec) 사람들의 언어인 나와뜰(Nahuatl)어에서 영어로 들어온 말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나와뜰어 카카와뜰(cacahuatl)은 ‘코코아 나무의 열매’를 가리키던 말이었다. 스페인 사람들은 이 카카와뜰의 앞부분을 따 카카오(cacao)라 불렀다. 이것은 16세기에 영어로 들어갔고, 18세기 코코아(cocoa)라는 형태로 바뀌기 전까지는 표준형으로 여겨졌다. 본래 그것은 ‘코-코-아’ 3음절로 발음하였으나, 코코넛(coconut)의 코코(coco)와 혼동하면서부터 지금처럼 2음절로 발음하게 되었다.
콘 corn
콘(corn)은 그리스어 코노스(konos), 라틴어 코누스(conus)를 거쳐 생긴 말이다. 코누스는 어떤 것이 닳아서 V자형처럼 뾰족하게 된 것을 가리키던 말이다. 영국 영어로는 곡물 가루를 가리키고, 미국 영어로는 옥수수를 가리키는데, 이런 구분은 17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것 같다. 미국에서는 보리가 널리 보급되기 전까지만 해도 옥수수가 가장 풍부한 식재료였다. 미국 영어에서는 곡물을 그레인(grain)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콘(corn)과 무관한 단어다. 콘(corn)은 그리스어에서 게르만어를 거쳐 생긴 말이고, 그레인(grain)은 라틴어 그라눔(granum)으로부터 생긴 말이다. 한편, 한국에서 콘은 ‘부라보 콘’과 같이 특히 얼음과자와 관련해서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그 모양이 V자형으로 생겼기 때문이다.
콘드비프 corned beef
영국에서 콘드비프(corned beef )라고 하면 저급한 소금으로 절인 쇠고기를 말한다. 이 콘드비프는 주로 남아메리카에서 수입된다. 우루과이에 있는 프레이 벤토스(Fray Bentos)는 그 주요산지들 중 하나다. 콘드비프가 서양에 알려진 것은 17세기부터다. 실제로 벌턴(Robert Burton)은 1621년 이것을 ‘어린 황소를 소금에 재운 것’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콘플레이크 corn_akes
이 단어는 늘 복수로 쓰는 단어이므로 정확하게 발음하자면 콘플레익스라고 발음해야 한다. 콘플
레익스에서 콘(corn)은 옥수수를 뜻하고, 플레익스(_akes)는 ‘벗겨져 떨어지는 얇은 조각’을 가리킨다. 이것은 옥수수를 눌러 부수어 작은 조각으로 만든 것으로, 사람들은 이것을 우유와 설탕을 곁들여 아침 식사로 먹는다. 미국에서 콘플레익스를 상업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은 1894년으로 알려져 있다. 옥수수를 플레익스로 만드는 과정을 발명한 사람은 켈로그(William Kellogg, 1860-1951)다. 그는 1906년 회사를 차려 자신이 만든 것을 시장을 내놓았고 이것은 곧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콜레스테롤 cholesterol
콜레스테롤은 ‘담즙’을 뜻하는 그리스어 코홀레(khole)와 ‘딱딱한’이라는 뜻을 가진 스테로스
(steros)를 합쳐 만든 단어다. 역사적으로 보면, 1815년 숴브뢸(Chevreul)이 콜레스테린(cholestérine)이라는 단어를 만들었고, 1859년 베르텔로(Berthelot)가 콜레스테린에서 접미사 인(ine)을 빼고 다른 접미사 올(ol)을 붙여 지금의 콜레스테롤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이 성분은 1775년 콘라디(Conradi)에 의해서 이미 발견되었지만, 그것을 분석하고 서로 다른 성분이라고 규정한 사람은 숴브뢸이다. 그가 이렇게 부른 것은 이 성분의 담즙 속에서의 위치와 그 견고함 때문이었다.
쿠키 cookie
네덜란드 사람들은 케이크를 코에크(koek)라고 했고, 작은 케이크는 코에키에(koekje)라고 했다. 후자는 영어로 들어가 오늘날 쿠키(cookie)가 되었다. 쿠키(cookie)는 영어권 국가들 사이에서도 다르게 해석되는 단어들 중 하나다. 흔히 영국 영어의 쿠키는 미국 영어의 비스킷(biscuit)과 같다고 하지만 이런 구별은 어디까지나 편의상의 구별일 뿐이다. 쿠키라는 단어는 18세기에 뉴욕으로 이민 간 네덜란드 사람들에 의해서 미국 영어로 들어간 것 같다. 이 단어는 1703년 “장례식에… 800개의 코키(cockies)가 공급되었다.”라는 기록에도 나온다. 이 코키는 오늘날 철자와는 다르고 또 네덜란드 철자와도 다르다. 이것은 아마 네덜란드 쿠키를 영어로 표기할 때 소리 나는 대로 그대로 적었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cookey, cooky, cookie 등 여러 가지 철자들이 있었지만, 마지막 철자인 쿠키(cookie)가 살아남은 것은 그것이 ‘뭔가 작은 것’을 연상시키는 데 보다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복수를 만들 때도 단수에다 그냥 -s만 붙이면 되는 장점도 한몫한 것 같다.
쿡 cook
이 단어의 어원은 라틴어 동사 코쿠에레(coquere)에서 찾을 수 있다. 코쿠에레는 ‘요리하다’라는 뜻이었고, 여기서 라틴어 코쿠우스(coquus), 코쿠스(cocus)가 나왔고, 고대 영어 콕(coc)을 거쳐 지금의 쿡(cook)이 되었다. 쿡은 처음에는 명사로 쓰였지만 1380년경에는 동사로도 쓰였다.
크랩 crap
옛 프랑스 어부들은 게를 북해에서 많이 잡았다. 12세기 초 노르망디(Normandie) 사람들은 그것을 고대 노르웨이어를 따라 크라비(krabbi)로 부르고 남성으로 취급하였다. 반면에 삐까르디(Picardie)사람들은 그것을 네덜란드어를 따라 크라베(crabbe)로 부르고 여성으로 취급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적어도 17세기까지 이 단어의 성을 두고 많은 논란을 벌였다. 게를 크라브(crabe)라고 부르게 된 것은 게가 가진 집게 때문이다.
크레프 crepe
크리스푸스(crispus)는 머리카락 따위가 ‘말려 올라간’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고, 크리스파(crispa)는 이 단어의 여성형이다. 크리스파는 고대 불어로 들어가 크레스퍼(crespe)가 되었고, 이것이 오늘날의 크레쁘(crêpe)가 되었다. 크레쁘는 우유나 물을 많이 넣어 묽게 만든 반죽을 프라이팬에 부어서 만드는데 이런 과정에서 그 가장자리가 가볍게 말려 올라가게 된다. 사람들은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그 이름을 붙인 것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크레쁘를 성촉절(Chandeleur), 참회의 화요일(Mardi Gras)과 같은 종교 축일이나 특별한 날에 만들어 먹는다. 특히 브르따뉴(Bretagne) 지방은 크레쁘로 가장 유명해 크레쁘 브르똔(crêpes bretonnes, ‘브르따뉴의 크레쁘’)이라는 표현까지 생겼다.
크로와상 croissant
이 단어는 불어인 만큼 정확하게 발음하자면 크루와쌍이라고 발음해야 한다. 크루와쌍의 어원은
라틴어 크레스케레(crescere)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 라틴어 동사는 ‘커지다’라는 의미를 가진 동사였다. 이 동사의 과거분사는 크레스켄툼(crescentum)이었고, 이 과거분사로부터 고대 불어 크레이쌍(creissant)이 나왔다. 이 단어가 본래는 새로운 달과 보름달 사이의 기간을 가리키는 단어였다. 물론 이런 의미는 오늘날에는 사라지고 없다. 오늘날처럼 초승달과 같은 형상을 가리키기 시작한 것은 13세기부터다. 그리고 ‘이슬람의 정치적 권력’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한 것은 1589년부터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 단어가 빵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오스트리아와 터키 간의 전쟁이 종료되면서부터다.
크림 cream
이 단어는 6세기 골(Gaule) 지방에서 사용한 후기 라틴어 크라마(crama)와 그리스어에 어원을 둔 성직자의 용어 크리스마(chrisma)가 합쳐져 생긴 단어다. 당시 크리스마는 ‘신성한 기름’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12세기 말에는 크라이메(craime)라고 적었고, 13세기 중엽에는 크레스메(cresme)라고 적다가 오늘날과 같은 형태가 되었다. 이 크라마(crama)는 그때까지 일상생활에서의 우유 크림을 가리키던 라틴어인 크레모르(cremor)를 대체하였다. 이 단어가 불어에 들어갔을 때는 바로 이런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런 흔적은 19세기 말 까페 크렘(café crème)에 그대로 남아 있다. 물론 이 단어는 ‘크림을 섞은 커피’라는 뜻의 까페 알 라 크렘(café à la crème)을 줄인 말이다. 이 까페 알 라 크렘은 우유를 섞었다는 의미에서 실제로는 까페 올 레(café au lait)와 거의 같은 말이다.
키위 kiwi
키위(kiwi)는 뉴질랜드 원주민어이자 공용어인 마오리(Maori)어다. 1835년에는 이 나라 특유의 날지 못하는 새를 가리키던 말이고, 1918년부터는 뉴질랜드 사람을 가리키는 은어로 쓰이기 시작하였다. 또 키위는 뉴질랜드에서 많이 생산되는 과일의 이름이기도 하다. 갈색 껍질과 초록색 속을 가진 이 과일의 원산지는 중국이었다. 그래서 20세기 초 키위가 뉴질랜드에 들어왔을 때 사람들은 이것을 중국 구즈베리(gooseberry)라고 불렀다. 뉴질랜드로 들어온 키위는 1940년대에는 상업적으로 널리 재배되었고, 50년대 초부터는 다른 나라에 수출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80년대에는 모든 서양 국가의 슈퍼마켓 진열대에 당당히 자리 잡았다. 요컨대 뉴질랜드 최고 수출상품 중 하나인 키위는 갈색 털로 덮인 그 모양이 이 나라의 국조인 키위와 흡사하여 만들어진 이름이다.
키천 kitchen
라틴어 코퀘레(coquere)는 ‘요리하다’라는 뜻이었고, 이 단어로부터 ‘요리사’를 뜻하는 코쿠우스
(coquus)가 파생했다. 그리고 코쿠우스로부터 ‘요리사들의’이라는 의미의 코퀴누스(coquinus)가 파생했다. 그리고 이 단어로부터 ‘부엌’을 뜻하는 코퀴나(coquina)가 나왔다. 이 코퀴나의 변이형인 코키나(cocina)는 로마 제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코키나는 불어로 들어가 뀌진(cuisine)이 되었고, 이탈리아어로는 쿠치나(cucina)가 되었다. 이 쿠치나는 한국에서 ‘라쿠치나’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여기서 ‘라(la)’는 정관사다. 한편, 코키나는 고대 서부 독일어에 들어가서는 코키나(kocina)가 되었는데, 이 단어로부터 고대 영어 키천(kitchen)이 나온 것 같다. 다시 불어 뀌진(cuisine)으로 돌아가서, 식당을 경영하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만드는 장소인 뀌진은 음식을 먹는 공간인 쌀(salle)과는 구분되는 또 다른 세계라 할 수 있다. 큰 식당에서는 이 두 세계를 주도하는 별도의 사람, 즉 주방장과 지배인이 있지만, 작은 식당에서는 남자 주인은 뀌진(cuisine)에서, 여자 주인은 쌀(salle)에서 일하는 게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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