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가을이 깊어져서 길가의 가로수들과 주변의 공원이나 산들이 알록달록 예쁘게 단풍이 들고 있다. 어떤 나무는 그 잎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아름답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만, 산이나 숲에서 다른 나무들과 어우러지면 그것 역시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내어 예쁘게 느껴진다.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들과 샛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비롯하여 붉은색이 많이 깃든 분홍빛과 자줏빛 등으로 매우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며 꽃들의 향연(饗宴) 못지않게 가을을 영롱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제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그 화려하게 빛나던 잎들도 낙엽이 되어 사라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겠지만, 올 한해도 참 잘 지냈다면서 작별 인사를 하듯이 그 아름다움을 맘껏 발산하고 있다.
그런데 가을의 단풍을 감상하다가 해가 뉘엿뉘엿 저물면서 단풍의 색깔들을 더 매력 있게 만들어 주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러면서 서쪽 하늘을 바라보니 해가 지는 풍경도 너무나 멋졌다. 하늘과 구름이 저녁 햇살을 받아 마치 빛들이 어우러져 그 붉은색으로 아련함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었다. 그러면서 주변의 산들과 건물들이 실루엣(Silhouette)을 선명하게 드러내면서 한 폭의 멋진 그림을 만들어 내었다. 이러한 광경을 보면서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계절, 하루가 저물어 가는 저녁노을이 참 아름답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우린 보통 인생의 마지막을 향하게 되면 그 시기가 초라하고, 빈약하며, 쓸쓸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단풍이 끝나면 앙상한 가지만 남고, 해가 지고 나면 주변이 어두워지듯이 인생도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면 어느 정도의 쓸쓸함이나 빈약함이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체가 연약해지고, 활동 범위가 줄어드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러나 인생의 마지막을 향해 가면서도 그 인생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수놓아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그리고 교향악 등의 음악에서도 마지막을 향해 갈 땐 늘 절정(絶頂, Climax)이 등장한다. 가장 화려하고, 가장 강력하며, 가장 멋진 모습을 연출하면서 마지막을 향해 달음질한다. 어쩌면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전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인생도 그 마지막을 향해 갈 때 가장 아름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슨 일인가를 해나갈 때도 마지막이 가까울수록 더욱 아름다운 마무리를 향해서 가야 한다.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인생을 화려하게 살아왔다고 하더라도 마지막 시기가 보잘것없이 초라해서는 안 된다. 그 끝이 아름다운 삶이 되어야 한다.
젊은 시절부터 시작하여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던 시기에 마치 불꽃처럼 타오르며 많은 사람들에게 갈채를 받다가 마지막에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그 끝이 지저분해지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마지막에 노욕(老慾)을 부려서 그 쌓아왔던 명성(名聲)마저 다 날리는 사람들이 있다. 뭔가를 맡아서 잘하다가 그 직분을 내려놓기 전에 욕심을 부려 망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끝이 아름다운 삶, 그 끝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멋진 저녁노을과 가을날의 화려한 단풍처럼 말이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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