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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은 도하아시아경기대회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에서 금메달 획득이 기대되는 유망주다.(사진 이휘영) |
지난 6월 2006년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및 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김민철(성신양회)이 그레코로만형 66㎏급에서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지현(삼성생명)을 꺾고 태극마크를 단 것이다. 김민철은 지난해 처음 국가대표로 뽑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정지현보다는 이름이 덜 알려져 있었고 그런 이유로 김민철의 선발을 점치는 이는 거의 없었다.
김민철은 중학교 1학년 때 레슬링을 시작했다. 운동이 힘들기는 했지만 나가는 대회마다 성적이 좋다 보니 즐거운 마음으로 매트 위를 구르고 또 굴렀다. 중학교 3학년 때 전국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고등학교 3학년 이후에는 언제나 정상에 있었다. 그러나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운동이 원하는 만큼 되지 않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으로 팀을 이탈한 적도 있다. 하지만 아픔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팀에 복귀한 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기량이 부쩍 늘기 시작했다. 매트에 몸을 붙이고 구르고 또 구르면서 망가질 수밖에 없는 자신의 귀가 부끄럽기보다는 자랑스러웠다. 힘든 훈련을 이겨낸 뒤면 기술이 하나씩 늘어간다는 것을 느꼈다. 김민철의 장기인 측면들기도 이때부터 김민철 스타일로 완성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면서 드디어 국제무대에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였다면 지난 9월에 있었던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는 경험의 중요성을 알게 해 준 대회였다. 김민철은 이 대회 1회전에서 해리 레스터(미국)에게 져 일찌감치 입상권에서 멀어졌다. 그래서 김민철은 12월에 있을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자신의 진정한 능력을 평가받고 싶다. 아테네올림픽 이후 그레코로만형에서는 매 라운드 1분을 남기고 파테르 자세에서 공격과 방어를 교대로 하는 경기 규정이 생기면서 방어 자세에서 상대가 공격하기 전에 빠져 나오는 기술을 익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김민철은 체력이 좋고 순발력과 유연성이 뛰어나 그레코로만형에서 승부를 가르는 측면들기 기술을 누구보다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바뀐 룰에 적합한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김민철은 아시아경기대회서 우승을 다툴 선수로 북한의 김금철을 꼽고 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긴 적이 있지만 방어 기술이 워낙 뛰어나서 경기하기에 무척 까다롭다. 기술적인 면에서 비슷하다면 결국 정신력에서 승부는 결정난다. 그렇다면 김민철은 자신이 있다. 절대지지 않겠다는 의지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뭉쳐진 정신력만큼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그리고 아들을 위해 매일 절을 찾는 어머니의 정성에 금메달로 보답하고 싶다. 아시아경기대회의 금메달은 자신의 꿈인 ‘그랜드슬램’의 첫걸음이기에 한시도 쉴 수 없다.
레슬링은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효자 종목’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1974년 테헤란대회 페더급의 양정모를 시작으로 1986년 서울대회에서는 9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대회마다 꾸준하게 5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냈고 이번 도하 대회에서는 5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대회는 세대교체 중인 레슬링이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것인지가 관심사다. 김민철이 한국레슬링의 미래를 밝혀줄 등불이 돼 주길 기대한다.
김민철
생년월일 1983년 4월 4일
신체조건 173cm/ 71kg
약력 전남 고흥 녹동초- 광주체중 - 광주체고 - 경남대 - 성신양회
SPORTS2.0 제 25호(발행일 11월 13일) 기사
이유미(스포츠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