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습관적으로 물건을 훔쳐오는 아이, 무엇이 문제일까요.
너무 속상하고 힘든데 달리 물어볼 곳이
없어서 이렇게 여기에 문의 드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초등 4학년 아들, 1학년 되는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어제 막내가 울면서 저에게 할 얘기가 있다고
부르더니 사탕 하나를 들고 가게에서 그냥 가지고 왔다고 했어요. 너무나 충격이라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어디서 어떻게 가져왔냐고 하니까 처음엔 문구점에 들러서 가지고 왔다더니 나중엔 말이 계속 바뀌더군요.
물건을 가져온 것도 모자라 거기다 저한테
고백을 한다면서도 어떻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고 물어보니 엄마한테 혼날까봐 그랬다고 하는데 지금도 너무나 충격입니다.
아무튼 그날은 얼마나 나쁜 일인지 인지를
시킨 후 다음날 마트에 같이 가서 사죄 드린 후 돌려드리고 훔친 건 나쁜 일이지만 돌려 드린 건 용기 있는 일이고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되지만 무슨 일이든 엄마에게 이야기해야 지금처럼 도와줄 수 있다고 숨길 것을 대비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는데 그날 밤 얘기할 게 있다더니 그동안
친구집에서 사소한물건 말 안하고 가지고 온 것, 마트에서 껌 가지고 온 것, 집에서 돈을 들고 나가 몰래 물건 샀던 것들을 수도 없이 털어놓는 겁니다.
없던 물건이 보일때마다 물어보면 친구가
줬다고 하길래 아닌 것 같은데 하면 도리어 맞다고 큰소리치고 했던 게 친구집에서 그냥 가지고 왔다거나 돈으로 샀던 것이었습니다.
정말 놀라고 어이없고 너무 화가 나서 자제가
안 돼 매를 들고 심하게 혼을 냈습니다. 어려서부터 길에 떨어진 물건을 잘 줍고
가져오는 버릇이 있어 항상 버려진 물건도 가지고 오면 도둑이라고 경찰서 가야 한다고 얘기를 해줬고 같이 있을 땐 거기에 다시 놓고 오곤 했습니다. 부족하지 않게 원하는 걸 사주고 풍족한 편인데도 마트 같은 곳을 가면 필요 없는 물건을 꼭 산다고 하는 편이고
충동적으로 사고 싶은 것에 대한 자제가 잘 안되는 편입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갑자기 어쩌다 그런 게
아니라 습관적으로 그래왔던 것 같고 아이는 자기 행동이 잘못된 것인 걸 인지하고 있는데도 그런다는 건 못 고치는 건 아닌지 다른 정신적인
문제나 병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
가까우면 당장이라도 찾아 뵙고 싶지만 우선
제가 당장 아이에게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급하고 당황한 마음에 두서 없이 올린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초등학생에 막 입학한 딸 아이의 도벽으로
문의를 주셨군요. 아이가 다른 사람의 물건을 함부로 가져오는 행동은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어려서부터 길에 떨어진 물건을 잘 가져왔다고 하셨는데요.
도벽이 아니더라도, 오래전부터 평소에 물건에 대한 욕심이 많거나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나요? 아이가
남의 물건을 훔치는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더라도 행동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면 심리적
요인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대개 필요 이상으로 물건에 대해 욕심을
내거나 집착을 한다면 심리적으로 '욕구 결핍'에 의한 행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욕구 결핍을 강하게 느끼는
원인에 대해서는 발달사, 양육사, 가족관계, 심리평가를 통해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아이의 문제 행동에만 초점을 맞춰서
훈육을 하게 되면 일시적인 변화는 있을지 모르지만실제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욕구 결핍이 있는 원인을 찾아서 적절한 대안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 관계나 부모-자녀 관계에서 애착이 불안정하거나 정서적 교감이 부족하다면 그에 맞는 치료적 개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이가 가족들과 정서적으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나요? 아이는 가족 안에서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이나 관계적 만족감은 어느 정도일까요? 잘못된 행동에 대한 훈육만으로는 아이가 변하지
않는다면, 감정적 소통의 빈도와 깊이를 늘려보세요.
그리고 물건을 훔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순간적으로 충동성을 조절할 수 있는 대안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알려주세요. 예를 들면 심호흡을 하며 마음 속으로 숫자를 10이상 세기 등이
있겠습니다.
평소에 가정에 도움이 될 만한 행동을 하거나
자기 관리를 잘 했을 때(예: 심부름하기, 숙제 제때 하기 등) 스티커 보상을 하고, 스티커 수를 약속한 개수만큼 모으면 아이가 원하는 물건을 사주는 방법도 권해드립니다. 원하는 물건을 일정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 갖게 될 경우 만족지연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정 내에서 잘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아동심리치료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도벽이 있는 아이 부모님을 위한 Tip
아이가 다른 사람의 물건이나 돈을 훔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부모님들을 매우 당황하고 난감해하기 마련입니다. 일반적으로 누군가의 물건을 훔치는 행동은
약 10%의 남자 아이, 약 5%의 여자 아이에게서 보고되고 있으며 사소한 물건을 훔치는 행위는 만 5~6세에서
가장 자주 관찰되다가 이후 점차 줄어드는 경향성을 보입니다. 하지만 10세
이후에 나타나는 행동은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
1. 도벽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아이가 친구의 물건을 허락 없이 가져오거나, 돈을 가져올 경우에 부모가 직접 동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사자에게
돌려주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로 인해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 부모가 타인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결과로 나타난다면, 자녀가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고 ‘앞으로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아야겠어.’ 라고 생각하게 될 수 있습니다.
2.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자녀가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가 훔쳐간 금액이나 물건과 동일한 금액을
용돈으로 모아서 부모에게 갚도록 하세요. 아이가 스스로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3. 아이가 용돈을 관리할
기회를 제공해주세요.
부모가 너무 헤프게, 혹은 야박하게 용돈을 주어서 아이의 경제적인 부분을 통제하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가 원하는 물건은 직접 돈을 모아 살 수 있도록 규칙적으로 일정한 시기에 일정한 금액의 용돈을 주세요.
4. 훔치는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무조건 다그치기보다는 아이의 말을 들어주려고 노력하세요.
행동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부모가 질문을
하면, 아이는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여러 거짓말을 하거나 변명을 늘어놓게 됩니다. 부모가 알게 된 사실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먼저 말해야 합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어떠한 마음으로 그러한 행동을 저질렀는지를 알고 싶다는 것과 ‘너를 최대한 이해하고 싶어.’ 라는 부모의 진심을 자녀가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5. 훔치는 행동을 한
이유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셔야 합니다.
자녀가 도벽 행동을 보이는 이면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모는 이를 파악한 후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입해야 합니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라면, 부모 자녀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 빠른 해결방안이 되겠습니다. 만약 충동 조절 능력이 부족한 아이라면,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이유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덕적인
개념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면 이를 교육시키는 것이 먼저이고 주의력 결핍이나 다른 이유 때문이라면 이에 접근해야 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물건을 훔치는 행동을 한 것이라면, 아이에게
적절한 사회적인 기술을 가르쳐야 합니다.
출처: “도벽이 있는 아이”, 해법수학
심리 이야기, 이향숙 소장 칼럼.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 가능 이미지 (Unsplash)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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