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처음으로 40km를 넘긴 주행거리다. 지난해 수술 후, 건강회복을 기다렸다가 달린 첫 여행지가 남산 석호정과 남산 타워였으니, 평소 같으면 늘 다니던 길을 큰 각오를 하고 떠났을 정도였다. 몸도 몸이지만 무릎마저 부실해져 카메라 들고 천천히 남산을 향해 달려갔다. 얼어붙었던 한강물도 완전히 녹아 유유히 흘러가고, 따사로운 햇살에 달리다보니 더위를 느낄 정도였고,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양지바른 언덕에 푸릇하게 솟나 나온 새싹들도 어느새 큼지막하게 제 잎을 키워놓고 아직 응달인 곳에는 두껍게 얼어붙었던 얼음줄기는 방울방울 녹아떨어졌다.
서울시의 남산르네상스로 인해 역사와 전통의 민간 활터인 석호정이 380년의 전통을 잃게 될 결정을 지은 상태, 지난 2년간 부단히도 싸움을 해왔건만 전통을 무시하는 서울시의 일방적 행태에 대하여 분노가 인다. 장충단 공원 이름도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남산공원이라는 팻말이 붙어있을 정도, 무엇을 위한 르네상스인지 도대체 이해를 못할 서울시 측의 탁상행정에 분통이 터진다. 그래도 석호정에서는 3월 월례대회를 열어 회원들 간의 친목을 다졌다.
석호정 삭회를 마치고 남산 산책로 따라 자전거를 끌고 남산타워를 올랐다. 날씨가 풀린 만큼 남산타워에 나들이객들이 얼마나 많은지 광장에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자전거를 묶어두고 오랜만에 정상에 올랐으니 서울시 전경도 담아보고 사랑하는 연인들의 사랑의 언약인 자물쇠도 사진에 담았다.
남산타워에서 사진을 찍다보니 시간도 지체되어 다시 귀갓길을 서두르며 남산 소월길을 달려 한남대교를 거쳐 천호동으로 향했다. 오는 길에 잠실철교 아래 늘 머물면서 사진을 찍던 곳은 공사 중이라 자리를 옮겨 잠실철교 배경으로 막 서녘으로 넘어가고 있던 저녁노을을 담아 보았다. 자전거 탄 풍경을 담으며 어둠이 내리는 것도 모를 정도로 머물렀다가 급히 집으로 귀가했다.
몇 개월만의 제대로 된 라이딩인지 나름 기분이 훨씬 좋아졌고, 몸도 가뿐해진 느낌이다. 특히 사진찍기를 여유롭게 담을 수 있어 참 행복한 하루를 마감했다.
응비교 건너 멀리 보이는 응봉산. 머지않아 곧 노랑개나리가 만발 할 것입니다. 아직은 몽우리도 맺지 않았지만 조만간 노랑물을 끼얹은 환상의 동산을 보게 될겁니다.
보광동 토끼굴을 빠져나와 한남동을 향하는 길 벽에 그려진 그림입니다. 푸른 초원에 풀을 뜯는 소를 보니 구제역에 강제로 묻힌 우리 고향의 소들이 떠올랐습니다...어릴적 누렁소는 우리집 보물1호였거든요..
요즘 일본의 대지진 등 들리는 소식들이 암울하기만 하네요.. 저렇게 신록이 우거진 초원에서 누워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네요.
국립극장 계단에는 자전거 탄 한 연인이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네요..
석호정에 올라 오랫만에 활도 쏘았습니다. 2년 전 자전거 사고 후에 어깨 아파서 활을 쏘지 못했는데 이제 다 나았네요. 모처럼 활을 쐈는데도 평상시보다 약간 저조할 뿐 보통실력이 나왔는데 아무래도 자전거 탄 효과인 듯 합니다. 앞으로 활도 더 열심히 쏘려 했는데 서울시의 일방적 철거를 결정 졌다고 합니다. 끝까지 회원들이 석호정 살리기에 앞장서기로 했으니 저도 열심히 해봐야겠지요.
활도 마치고 산책길로 자전거를 끌바로 남산타워 쪽을 향합니다.
와우~ 남산 오르는 길에 만난 로드싸이클 간지남들~~ 쉭쉭 잘도 올라갑니다. 이렇게 멋진 라이더들 뒤 따라 가면서 사진을 담는데 저만큼 위에서 쌩하니 역주행 라이더도 있었네요.. 그 후로도 두명을 더 보았는데요.. 역주행하지마세요~~라고 외치니 벌써 저 아래쪽으로 내려가버렸네요..
지난 가을에 올랐던 길 몇 개월만에 올라봅니다. 자욱한 스모그 현상인지 내려다 보는 서울시내가 뿌옇게 보입니다.
남산타워 오르는 길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깔딱고개는 도전하지 않았답니다. 전에는 자전거 통행금지였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오르는 길에 몇몇 라이더 남산깔딱고개를 오르던데요..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랑의 언약,, 맹세를 다짐한 자물쇠들이 오래 된 것들은 녹이 슬어서 붉게 번져있었지요.. 지금까지 그 사랑의 맹세를 지키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누구는 단단한 자전거용 자물쇠로 하트모양까지 만들어 걸쳐 놓았더군요.. 이때 사랑의 다짐할 때 처럼 늘 변하지 않는 사랑이길 바래보면서..
소월길을 달려 다시 한남동을 내려가는 길, 언덕에 위치한 어느집 옥상에 널린 빨래들.. 거꾸로 매달려 빨래집게에 물린 빨래들,, 흐릿한 봄햇살에 한 가족의 삶이 고스란히 보입니다.
길거리 쇼윈도에 진열된 상금한 봄철 여성패션. 눈길을 끕니다
집에 오는 길, 해는 벌써 뉘엿뉘엿 지는 중에 뒤돌아서서 우연히 바라본 잠실철교와 노을. 아름다운 노을에 현혹되어 또 카메라 셔터 눌러봅니다. 붉은 노을과 푸른 노을을 만들어 담습니다. 올림픽 대교의 조형물과 가늘게 강물에 가지를 뻗고 있는 버드나무가 곧 물을 들이킬 것처럼 찰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