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그리고 생활의 잡다한 스케쥴로 인해 2주만에 내 삶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산으로의 여정을 실행한다.
그것도 이십여년전 산초보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산대장을 따라 나섰던곳 제비봉이라는곳이다.
충북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에 있으며 높이는 721m이다. 장회나루에서 배를 타고 구담봉 방면에서 바라보면 바위능선이 충주호 쪽으로 마치 제비가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나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제비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름과 달리 아침 6시는 한밤중이다.
허나 산을 향하는 열정에 비하면
겉치레일 뿐이다.
단양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주변은
겨울인듯 가을인듯 한데
눈인지 서리인지 시들어 가는 붉음을 하얗게 물들이고 있다.
소복입은 여인네 처럼.
어차피 인생은 오르락 내리락 시소게임이다. 그냥 평지만 걸으면 편안 하겠지만 너무 흥미가 없다.
오르내림의 산에서 내안의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를 발견한다. 아니 또 다른 내가 되고 싶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제비봉은 월악산군에 속하는 비교적 높지 않은 산으로
충주호라는 호수를 옆에 품고 기암괴석을 자랑하는 곳이다.
충주호는 많은 볼거리와 명소가 있지만 이곳 제비봉쪽은 바로옆에 구담봉, 옥순봉이라는 기암 봉우리와 함께 하고 있어 등산객들이 많은곳이다. 크게 높지 않아 관광객도 많다.
유람선 선착장 장회나루터에는 배타는 사람들만 주차 할수 있다 하여 제비봉 들머리 바로 앞쪽에 주차를 한다.
들머리로 들어 서는데 거의 100미터나 될듯한 가파른 나무계단이 버티고 있다. 예전에는 없던 것이다.
20년전 첫 산행시에는 반대편 얼음골에서 시작하여 정상을 거쳐 이곳으로 하산한 기억이 짧지 않은 세월임에도 기억이 난다.
그 만큼 이곳이 인상적이어서 일까
시작부터 계단을 오르는데 크게 힘이 들지 않는다. 잠시 흙길을 오르니 드디어 암릉길 시작이다.
그리고 서서히 제비봉의 본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암릉,바위.계단. 암릉에 기생 하는소나무. 그리고 호수와 주변산군들 조망에 가을인지 겨울인지 모를 포근한 날씨 이렇게 압축할수 있겠다.
아쉽게도 단풍은 떠나고 없다.
암릉길이 생각보다 대단하다. 예전에 없던 계단이 많이도 설치되어 있다. 그만큼 지형이 가파르고 까다롭다는 것이 아닐까.
이십년전에는 계단도 없던길을 어떻게 내려 왔는지도 모르겠다.
이산은 들머리 부터 1키로 까지 암릉길 이다. 그리고 암릉이 끝나는 지점부터 정상까지 1.3 키로는 나무가 우거진 평이한 오르막을 살짝 오르다 크고작은 바위들이 있는 능선을 걷다가 마지막 700 미터를 남겨두고는 낙엽이 쌓인 오르막을 계속 올라야 한다. 이구간이 아마도 힘이 많이 드는 코스다.
총 11개의 길고 짪은 나무계단이 있으며 9개는 오름 2개는 내리막 계단이다.
암릉길을 걷는데 이른 아침임에도 사람이 많다. 눈에 익은듯 아닌듯한데 20년전의 기억이 살폿 나는것이 그 당시에도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던곳이다.
앞만보고 걷다 뒤를 돌아 보면 깜짝 놀란다.
호수와 그를 에워싼 암릉의 경치가 이곳이 한국이 맞나 싶을 정도다.
한폭의 그림 같다고나 해야 할까
전국의 온갖 산을 돌아 다녀 봤지만
오늘의 이곳은 너무 대단하다
호수 건너 금수산도 보이고 2주전에 올랐던 소용아장성도 눈앞이다.
장가계의 보봉 호수가 상당히 인상적 이었는데 여기도 전혀 그에 못지 않다는 생각이다.
들머리부터 딱 1키로 구간이 최고 조망코스이며 아마도 요기까지만 오는 관광객들도 많은것 같다.
그이후는 정상을 인증 한다는 의미외는 크게 볼것은 없다. 특히 얼음골쪽에서 오는길은 가파르고 볼게 하나도 없다.
지난주와 달리 힘이 전혀 들지 않는데 20년전을 회상하며 천천히 오르니 어느덧 정상이다.
1시간 20분이 소요되었다.
팔공산 동봉을 오르는 시간과 비슷하다.
정상엔 사람들이 꽤나 있다.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사진을 찍어 달라 하여 찍어주니 그중 한사람이 나 혼자 온거 같다며 나보고 폼 잡으라 더니
사진을 찍어 주네.
마음 씀씀이가 기특하다.
정상은 얼핏 사이로 호수가 보일뿐
나무로 가려져 크게 조망은 없다.
평이한 정상석 주변에 벤치를 설치하여 앉을수 있도록 해놓았다.
잠시 머무르다 내려 오는데 올라갈 때와 달리 풍광이 또 다르다.
날씨도 선명한 것이 바람하나 불지를 않아 시야가 또렸하다
역시 감탄 그리고 또 감탄이다.
한국도 멋진곳이 있구나를 절감한다.
오를때와 달리 1시간 5분만에 하산이다. 사람이 많다. 부딪힐 정도다. 주차장에서 2분 거리인 구담봉.옥순봉 들머리로 향한다.
옛날보다는 잘 정비된 주차장인데 주차료 오천원을 받는다.
도로 주변에 주차할곳이 없어 울며겨자 먹기로 주차를 한다.
구담봉 가는길은 초반 콘크리트
포장길이며 시골의 뒷산 같은 길을 잠시 걸으니 가건물의 매점이 있다. 아마도 개인땅 주인인것 같다.
가게를 지나 나무계단 그리고 오르막을 잠시 오르면 우측으로 구담봉. 좌측으로 옥순봉 갈림길이다.
갈림길에도 앉아 쉬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난 구담봉쪽으로 발길을 향한다. 살짝내려 서니 구담봉의 모습과 호수가 그림같이 나타난다. 오전에 올랐던 제비봉이 우뚝 보이고 호수 왼쪽에 말목산이 보인다. 금수산, 가은산도 덤이다.
오전에 제비봉을 오르며 보던 곳을 오후에는 반대편에서 보는 경우가 되었다.
여기도 계단천국이다.
구담봉까지 두번을 살짝 내렸다 올라야 한다. 특히 구담봉을 오를때는 급격하게 내려 갔다 다시 올라야한다. 내려갈때는 249개의 계단을 오를때는 244 개의 가파른 계단에서 땀깨나 흘려야 한다.
구담봉은 하나도 변한것 없는데 20년 전에는 아마도 없었던 듯한 정상석과 새로 설치된 전망대만 세월이 무심하듯 있는데, 그땐 이곳을 밧줄을 타고 오르며 무서워 했던 기억은 또렸하다.
이곳의 풍광은 반대편에서 제비봉을 본다는 의미 외는 크게 다른것은 없다. 외려 제비봉에서의 경관 보다는 훨씬 못하다.
잠시 머무르다 옥순봉으로 향한다
다시 되돌아와 갈림길에서 부근에서 점심을 먹고 능선따라 아래로 계속 내려 가다 살짝 올라서면 옥순봉이다.
여기도 새로 거창한 정상석을 설치 해 놓았고 그 뒷편으로 전망대를 설치 해 놓았다.
전망대에 서니 저 멀리 청풍명월쪽이 아스라히 보이고 옥순대교와 최근 설치된 옥순봉 출렁다리가 눈 아래 보이는데 유람선들이 각자의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을 싣고 유유히 떠간다. 여기도 사람이 사는곳이구나....
모친이 계실때 유람선을 타고 청풍명월에서 장회나루터를 왕복한, 되돌릴수 없는 그 시절이 문득 그리진다.
꽃은 져도 다시 피는데 세월은 사람은 가면 오지 않는가?
잠시 상념에 젖는다. 인생은 무엇일까?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 콘크리트도로를 따라 한참내려 오니 주차장이 보이며 오늘 새로운 날 새로운 추억을 쌓으며 하루가 또 저문다.
제비봉은 암릉의 산이며 호수의 산이다.
특히 암릉능선 중간에서 보는 충주호의 모습은 신의 작품이다.
구담봉,옥순봉은 직접 올라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진면목은 유람선을 타고 기기괴괴하게 형성된 모습을 보는 것이 최고가 아닐까
20년 세월을 거슬러 다시 본 제비는 그때와는 분명 다르다. 온갖 산을 경험한 이후 본 이곳은 상상 이상이다.
잠시나마 그 시절의 추억에 젖을수 있어서 외려 세월의 허망함을 잊을수 있었던 너무 행복했던 날 이었던것 같다.
너무 멋진 제비봉이다.
강추 또 강추다!♥︎
07.05 집출발
08.55 장회나루 휴게소 도착
09.10 출발
10.00 제비봉 1.3 키로전
(출발지에서 1키로)
10.10 제비봉 700 미터전
10.30 정상
10.45 하산
11.50 차량
11.52 출발
11.55 옥순봉.구담봉 주차장
12.00 옥순봉.구담봉 들머리
12.20 옥순봉.구담봉 갈림길
12.45 구담봉
12.55 출발
13.05 식사. 구담봉.옥순봉갈림길
13.55 출발
14.20 옥순봉
14.40 옥순봉 출발
15.00 삼거리
15.20 주차장
단양가는길 소백산 천문대
들머리
바로 계단 시작이다
암릉시작
저멀리 금수산
계속 계단이다
생명력이 대단하다
좌측 망덕봉 우측 금수산 정상
사망사고 난 곳이란다. 왼쪽 절벽
말목산
암릉끝나고
능선길
정상전 오르막 시작
여자분이 찍어준 사진
정상 모습이다
제비봉 정상
구담봉
장회나루 주차장
기암 전시장이다
제비봉 가는 암릉 능선
구담봉 들머리
아스팔트길
매점?
구담봉.옥순봉 갈림길
구담봉
제비봉
장회나루터
구담봉
구담봉 나무계단. 244 개
구담봉 전망대서 본 제비봉(우측)
구담봉 가기전 봉우리 계단 249개
둘을파 발 디딤대
말벌 밥 먹는 앞에서 얼쩡거림
금수산 소 용아릉
옥순봉에서 본 구담봉
옥순대교
옥순봉 출렁다리
왼쪽 출렁다리 정면 옥순대교
금수산 소 용아장성. 2주전 등산
옥순봉에서 삼거리 가는길.오르막
여기도 사유지 입산금지
구담봉 주차장
장가계 보봉 호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