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갔을까 충남 당진여자..
나를 범하고 나를 버린 여자.
스물 세 해째 방어한 동정을 빼앗고 매독을 선사한
충남 당진여자 나는 너를 미워해야겠네.
발전소 같은 정열로 나를 남자로 만들어 준 그녀를
나는 미워하지 못하겠네.
충남 당진여자 나의 소원은 처음 잔 여자와 결혼하는 것.
평생 나의 소원은 처음 안은 여자와 평생 동안 사는 것 .
헤어지지 않고 사는 것..
처음 입술 비빈 여자와 공들여 아이를 낳고,
처음 입술 비빈 여자가 내 팔뚝에 안겨 주는 첫딸 이름을 지어 주는 것.
그것이 내 평생 동안의 나의 소원.
그러나 너는 달아나 버렸지 나는 질 나쁜 여자예요.
택시를 타고 달아나 버렸지 나를 찾지 마세요.
노란 택시를 타고 사라져 버렸지 빨개진 눈으로
뒤꽁무늬에 달린 택시 번호라도 외워 둘 걸 그랬다..
어디에 숨었니 충남 당진여자..
내가 나누어 준 타액 한 점을 작은 입술에 묻힌 채 어디에 즐거워 웃음짓니
남자와 여자가 만나면 두 사람이 누울 자리는 필요없다고 후후 웃던 충남 당진여자
어린 시절엔 발전소 근처 동네에 살았다고 깔깔대던 충남당진 여자..
그래서일까 꿈속에 나타나는 당진 화력 발전소,
화력기 속에 무섭게 타오르는 석탄처럼 까만 여자 얼굴 충남 당진여자 얼굴
그 얼굴같이 둥근 전등 아래 나는 서 있다 후회로 우뚝섰다.
사실은 내가 바랐던 것, 그녀가 달아나 주길 내심으로 원했던 것.
충남 당진여자 희미한 선술집 전등 아래
파리똥이 주근깨처럼 들러붙은 전등 아래 서있다.
그러면 네가 버린 게 아니고 내가 버린 것인가..
아니면 내심으로 서로를 버린 건가,
경우는 왜 그렇고 1960년산 우리세대의 인연은 어찌 이 모양일까..
만리장성을 쌓은 충남 당진여자와의 사랑은,
지저분한 한편 시가 되어 사람들의 심심거리로 떠돌고,천지간에 떠돌다가
소문은 어느 날 당진여자 솜털 보송한 귀에도 들어가서 그 당진여자 피식 웃고
다시 소문은, 미래의 내 약혼녀 귀에도 들어가
그 여자 예뻤어요 어땠어요.. 나지막이 물어오면
사랑이여! 나는 그만 아득해질 것이다 충남 당진여자,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빈 들판의 허수아비처럼 情이 고프다..
잠못드는 밤이면 의식의 허공으로 날아들어 쓰라리게 보고프던 그대..
지나간 세월, 옹이같은 추억도, 이제는 모두 용서하며 지우게 하라~
투명한 잔에 고인 슬픔, 황량한 추억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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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달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