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장기탈출증
골반장기탈출증이란?
여성의 골반에는 자궁, 난소, 질 등과 함께 자궁 앞쪽에는 방광, 자궁 뒤쪽에는 직장이 위치한다. 인간은 직립보행으로 중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골반강 내 장기들도 마찬가지로 아래쪽으로 힘을 받는데, 이러한 기관을 지탱해 주기 위해 골반강 내 다양한 인대와 조직이 있고 골반저근, 즉 해먹처럼 생긴 근육이 장기를 받쳐주고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임신과 출산 그리고 폐경 등의 원인에 의해 이러한 지지 구조들이 약해지게 되면 골반장기들이 질을 통해 골반 밖으로 탈출하는, 즉 골반장기탈출증이 생기게 된다.
우리나라 여성 10명 중 3명은 골반장기탈출증, 흔히 말하는 ‘밑이 빠지는 병’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경우는 많지 않다. 창피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초기에는 증상이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진행되면서 골반장기들이 질 밖으로 나와 있게 되기 때문에 생활에 큰 불편함이 따른다.
그냥 방치할 경우, 질과 자궁 경부 등에 염증이 유발되고 점막이 벗겨져 출혈이 생기거나 심한 경우 누공이 발생하거나 방광에서 신장으로 소변이 역류하여 수신증이 생기는 등 심각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치료 시기를 놓치면 더 심한 고통과 불편함으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골반장기탈출증 종류와 증상
골반장기탈출증은 자궁을 기준으로 앞쪽에 위치한 방광이 탈출하는 전방구조탈출, 자궁 및 질첨부탈출, 자궁 뒤쪽의 직장이 탈출하는 후방구조탈출이 있는데, 골반강내 주요 장기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에서 이러한 탈출증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따라서 증상도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골반장기탈출증은 탈출된 장기의 종류와 탈출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이게 된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 아래로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과 압박감, 하복부에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누워 있을 때 편해지고 아침보다 오후가 증상이 심해지며, 오랜 시간 서 있거나 걷는 경우, 무거운 것을 갑자기 들게 되면 증상이 심해진다.
증상이 오래되고 심한 경우에는 탈출된 골반장기가 어른 주먹만한 크기로 질을 통해 빠져 나와 양쪽 다리 사이에 매달려 있게 되는데, 걸을 때뿐 아니라 앉을 때도 불편감을 느끼고 바지를 입기도 힘들게 된다.
또한 가장 큰 불편함은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것이다. 즉 자궁 앞쪽에 위치하는 방광이 탈출되는 방광류, 전방구조탈출의 경우에, 소변이 나오는 길인 요도가 꺾이게 되어 방광이 제 위치에 있지 않고 아래로 처지게 된다. 그러면 소변을 봐도 조금밖에 나오지 않고 방광을 다 비울 수가 없어 조금만 소변이 차도 금세 다시 마려운 느낌으로 화장실을 찾게 된다.
후방구조탈출, 즉 직장류가 생기면 튀어나온 직장 주머니로 변이 차 있게 되기 때문에 변을 볼 때 오랜 시간이 걸리고, 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계속 무거운 느낌이 있고, 심한 경우는 질 속에 손을 넣어 튀어나온 변 주머니(직장류)를 눌러줘야지만 변을 볼 수 있게 되는 경우도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의 치료
골반장기탈출증의 치료방법은 크게 수술적인 치료와 ‘페사리’라는 기구를 질속으로 넣어 탈출된 골반장기를 밀어 올려 걸쳐놓는 방법으로 골반장기를 지지하는 비수술적 요법,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비수술적 요법
‘페사리’라는 링 혹은 원반 모양의 기구를 사용할 때는 이물질을 질에 삽입해 놓는 것이므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오랫동안 페사리를 사용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질벽에 압박을 가하고 자극이 되므로 질에 상처가 생길 수 있고, 악취가 나는 분비물, 출혈, 감염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페사리 관리법을 잘 안내받아 시행하고 적어도 2~3개월 간격으로 산부인과에 내원하여 질의 건강상태 및 부작용이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
수술적 요법
수술적 치료법에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고령이라고 해서 수술을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 고령 여성, 즉 70~90대 환자들도 마찬가지로 수술은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진행되며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방법이 최근 개발되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입원기간도 예전처럼 일주일 이상 하는 경우는 드물고 수술 후 2~3일 후면 퇴원하여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다. 또한 수술 시 꼭 자궁을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닌데 자궁을 남겨 두는 것과 제거하는 것이 골반장기탈출증의 재발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예전에 자궁절제술을 받아 자궁이 없는 경우에도 나머지 골반장기, 즉 방광과 직장이 탈출되는 ‘질원개 탈출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페사리를 이용하는 방법은 효과가 제한적이므로 대부분 수술을 통한 교정을 하게 된다.
골반장기탈출증의 예방법
골반장기탈출증의 주요 원인은 출산과 노화, 폐경 등 나이가 듦에 따라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우선 일상생활 속에서 생활습관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쭈그려 앉은 자세로 걸레를 빨거나 청소하기, 무거운 시장바구니를 드는 것 등은 복압을 상승시키고 골반저근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골반장기탈출증을 유발할 수 있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에는 주위의 도움을 받거나 간이 수레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만성기침이 있거나 복부지방이 많은 경우도 복압을 증가시키므로 자신에게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골반저근 강화운동(일명 케겔운동)을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방법으로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