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마음의 조각을 찾아서… “칼 융의 내면수업” 출간
융의 핵심 개념으로 들여다보는 마음의 작동 방식과 ‘온전한 나’로 나아가는 길
한복용
사소한 말 한마디에 오래 마음이 흔들리고, 비슷한 관계와 상처를 반복하거나 원하는 것을 이루고도 공허함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칼 융의 내면수업”은 이러한 일상의 질문에서 출발해 칼 융의 분석심리학을 바탕으로 자신도 알지 못했던 마음의 작동 방식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프로이트의 감정수업”의 저자 신작으로, 융 심리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머레이 스타인의 추천을 받았다.
“칼 융의 내면수업”은 융의 핵심 개념인 페르소나, 그림자, 콤플렉스, 아니마와 아니무스, 무의식, 자기, 개성화 등을 일상적인 경험과 연결해 풀어낸다. 사회생활을 위해 쓰는 ‘가면’인 페르소나가 어느 순간 진짜 자신처럼 굳어지는 과정, 유독 견디기 힘든 타인의 모습에서 자신의 그림자를 발견하는 순간, 특정한 말이나 권위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 폭발하는 콤플렉스의 작동 등이 구체적인 장면을 통해 제시된다.
특히 책은 감정을 없애거나 억누르는 대신 그 감정이 무엇을 말하는지 살펴볼 것을 제안한다. 미운 사람의 특징을 적어보며 자신의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격한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며, 역할과 역할 사이에서 잠시 가면을 내려놓는 등의 실천 방법도 소개한다. 중년의 공허와 우울 역시 단순한 실패나 결함이 아니라 그동안 외면해온 삶의 다른 부분을 돌아보라는 내면의 신호로 해석한다.
책의 구성도 특징적이다. 제1부 ‘칼 융의 마음수업’에서는 54개의 일상 장면을 통해 융의 개념을 설명한다. 제2부 ‘칼 융의 삶의 여정’에서는 융의 어린 시절부터 정신의학을 선택한 과정, 프로이트와의 만남과 결별, 무의식과 마주했던 시기, 내면의 이미지를 돌과 그림으로 표현했던 경험 등을 9개의 장면으로 풀어낸다. 제3부 ‘칼 융의 심리 이론’에서는 콤플렉스와 집단무의식, 원형, 페르소나와 그림자, 아니마와 아니무스, 자기, 심리 유형, 개성화 등 주요 개념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개성화’다. 개성화는 완벽한 사람이 되는 과정이 아니라 사회적 기대에 맞추기 위해 감춰두었던 자신의 여러 측면을 인식하고 통합해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책은 가면과 그림자, 상처와 욕망을 제거해야 할 결함으로 보기보다 자신을 이루는 일부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칼 융의 내면수업”은 어려운 심리학 이론을 설명은 물론 일상의 감정과 관계, 반복되는 행동을 통해 독자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도록 구성했다. ‘왜 나는 이런 말에 유독 상처받는가’, ‘왜 비슷한 사람에게 반복해서 끌리는가’, ‘왜 모든 것을 이루고도 공허한가’라는 질문을 따라가며, 바깥의 평가에 흔들리기보다 자기 안의 중심을 발견하는 길을 제시한다.
(필로틱/강이안/1만8천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