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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더위였던것 같다
습한 날씨와 무더움은 나에게 무기력을 불러 일으킨다. 나는 베짱이가 싫긴 하지만 여름엔 잠수를 즐기고 싶다. 겨울잠보다는 여름의 잠수를 더 좋아하는 나에게 팔월의 필사는 일종의 희생과 보속을 의미한다
첫날 인생학교 " 나는 그냥 철모르는 어린이처럼 단순해지기로 했지 " 이해인 수녀님의 시어속에 공감하며
2일차 어른이 된다는 건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의 필명처럼 부드러운 위로의 말 " 수호신 같은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오 나에게 수호신이 된다는 책이 있다니 얼마나 축복인지요
3일차 코끼리의 앱 혜민스님이 head teacher역할을 하고 있는 나의 매일 명상중에서 "생각이 일어나면 나도 모르게 그 생각을 따라가기 때문에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현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생각을 알아 차리기에 둔하고 꼬리를 자르지 못하는 끝말잇기의 달인임을 알아차리니 그것이 시작이라 위로합니다.
하지만 혜민스님이 실제생활에 있어서 시끄러운 소리를 들어서인지는 모르지만 스님도 좀 잘하시지 하는 심술궃은 마음이 들었읍니다. ( 박성만 아픔후의 심리학)
4일차 공지영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나는 그저 통째로의 이 삶, 나의 어리석음과 돌이킬 수 없었던 결점들과 원하지 않았으나 내게 주어졌던 이 삶 그러나 결국은 내 것일 수 밖에 없는 온전히 내 책임인 이 삶...... 중략 통째로의 이 삶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 작가는 글로만 만났음 한다. 글 이외의 다른 매체에서 만나는 작가의 삶은 관중들의 호기심거리이다. 8월의 무더위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5일차 " apatheia 스토아 철학의 용어 감정이나 정열 특히 고통 공포 욕망 쾌락과 같은 정념에서 완전히 해방된 상태를 말한다."
내가 지향하고자 하는 바램은 세상의 잣대에서 자유로워 지는 것이다. 엄마, 딸 ,형제자매, 이웃들에게 나는 좀 자유롭고 싶다. 그렇다고 내 마음대로가 아니라 나의 선한 의지를 바르게 가지고 처신하면서 자유롭고 싶다는 것이다. 옷이며 책이며 걸음걸이며 취향이며 나는 존중받고 싶다 세상의 잔소리로 부터 ㅋㅋ 역시 나는 속인임에 틀림없다 그래도 선한 속인이고 싶다 단순하게 예 아니오를 나의 이익과 상관없이 선택할 수 있는 단순한 선
6일차 바람만이 알고 있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엮음 " 얼마나 더 오래 살아야 사람들은 자유로워질까. 얼마나 더 고개를 돌리고 있어야 안 보이는 척 할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밥 딜런의 노래와 함께 그의 반항적인 이미지 참으로 이상하게도 이 글을 필사한 날 밥 딜런의 뉴스가 세상에 떴다 . 노벨문학상 수상자였던 사실도 놀라운 사실이고 요즈음은 성에 관한 추문에 걸려 들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는 듯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것인지
7일차 빈센트 반 고흐 신성림 고흐가 동생에게 보낸 편지글이다 "삶은 좋은 것이고 소중히 여겨야 할 값진 것이라는 느낌"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사람은 육체와 영혼과 영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영혼(머리 / 생각 )속에 간직되고 성령으로 인해 빛나기를 바란다.
8일차 만가지 행동 김형경 "상대방이 악업을 지으면서까지 나의 업장을 녹여주고 있는지도 모를일이다." 보이지 않는 선의 이끌림과 타인의 대한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글이다 "상대방의 잘못은 그의 몫이고 나의 해결책은 내 몫일 것이다." 빙고 !
9일차 애니어그램의 지혜 돈리차드리소 러스 허드슨 공저 "온전히 깨어 있는 순간이 갖고 있는 가장 놀라운 측면은 아주 평범한 사건이 그것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 ."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일어난다." 한때는 아무런 생각없이 MBTI나 애니어그램이 나의 심리적인 면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사실 나는 MBTI여러번 했지만 무슨 유형인지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나의 어떤 성향이라는 것이 태어날 때 가지고 형성된 것도 있지만 자라나온 환경에 영향을 받아 움츠려 드는 면 활성화 되는 면도 있을 것 같다. 인간의 심리라는 것은 정말 우물과 같다 내재화된 어둠을 바라보고 밝은 빛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지헤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10일차 숫타니파타 불교경전 석지현역
탐욕과 증오에 대한 물음에 대한 스승의 답 " 탐욕과 증오에 찬 그 자신으로부터 생긴 것이다." 빙고 "우리 마음을 괴롭히는 저 불신감 역시 우리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이제 두번 다시 삼사리의 이 꿈속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맨 마지막 문장 내가 이제껏 몰랐던 불교의 진리를 깨달았다. 아 그럼 윤회를 끝낼수 있구나. 그럼 끝난 윤회는 무인가? 천주교에서는 영원한 생명이 있어 영원히 선한 영으로 살아야 하므로 이 생을 선하게 살기를 바라는데 그럼 그렇게 힘들게 해탈한 끝이 살짝 허망해진다 내가 진정으로 이해를 못해서 이겠지 무더위로 시작한 필사가 오늘은 바람과 함께 비를 동반한다. 나는 비를 좋아하는 편이다. 다만 비가 올때의 조건이 있다. 집이나 멋진 카페에 있을 때 빨래감이 없을 때 나무가 보이는 풍경속에 있을 때 오늘은 이 조건을 다 충족하는 행복한 아침시간이다 루이보스 오렌지 티를 마시며 우리집 고양이의 가르릉 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필사를 마친다. 오 주님 감사합니다. 함께 필사를 한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만큼의 은총 기대하지 않은 멋진 방식으로 내려주시리라 믿으며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들이 되기를
첫댓글 오오~우리가 이렇게나 좋은 글들을 필사했었다니...ㅋㅋ
조앙이 이렇듯 하나하나 짚어주니 그렇게 느껴집니다. 정말 감사해요 조앙.
진지한 사색과 진실한 고백, 선한 마음을 고스란히 느낍니다.
필사가 희생과 보속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새로왔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생각을 알아 차리기에 둔하고 꼬리를 자르지 못하는 끝말잇기의 달인임을 알아차리니 그것이 시작이라 위로합니다" 너무나 훌륭한 알아차림에 감동먹었구요.
긴 글임에도 집중하여 끝까지 읽었습니다. 그리고 몸이 약간 떨리네요. 감동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