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다석 일지(2023년 3월 25일, 토요일, 흐림 / 24590일째)
팽목항에서 이태원까지 희생자를 기억하며
<산 넘어 그곳에> 가면 몸과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고창군 아산면 선운산로 3에 있는 서현호 시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이다. 서 시인은 고창문협 회장이면서 매월 셋째 금요일 오후 7시에 음악회를 열고 있다.
이 음식점에 온 것은 사순절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뜻으로 <0416,1029 잊지 않을께요>라는 주제로 팽목항에서부터 서울 이태원을 향해 걷는 후배 신부님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오늘은 동학혁명 창의문 낭독한 고창 공음면 구수마을에서 선운사까지 걷기 때문에 수고하는 후배들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아서이다.
구수마을은 오늘날로 말하면 성명서를 읽은 즉 창의문을 낭독한 곳이다. 손화중 장군이 이끄는 군사가 제일 많았기에 전봉준 장군이 손화중 장군을 설득하려 여러 차례 무장현에 찾아왔었다. 손화중 장군 밑에 많은 군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손화중 장군을 찾아온 것은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 배꼽에 숨겨놓은 비결서를 손 장군이 가지고 있다는 소문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인 구수마을과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는 미륵신앙이 강한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 구간을 걷는 후배들에게 따뜻한 저녁을 대접하기 위해 <산 넘어 그곳>을 찾은 것이다. 식사 후에 꿈앤꾼 악단 김도연 단장은 기타 연주와 노래로 순례단을 격려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