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철거민 사망사고,누구의 책임인가?

[한바다]

용산 철거민 사망사고,누구의 잘못 때문인가?

서울 용산 한강로 2가 재개발 구역 내에서 120여명의 철거민과 1천 6백여명의 울 진압 경찰 부대와의 사이에서 대치.진압.충돌과정에서 사망자가  6명(철거민 5명,경찰 1명))에 부상자가 20여 명이나 발생한 사고 `참(사)극`은 공교롭게도 어청수 경찰청장이 사임하고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신임 경찰청장으로 부임(국회 청문회와 대통령의 최종 인사를 지켜 봐야 하겠지만)을 앞 둔 시점에 터져 나와 서울시의 재개발 행정이 나아 가야 할 길이나 여러 모로 우리 경찰 행정의 미래상,그리고 이른바 `신빈곤 서민층`에 대한  정부의 `보듬어 안기`의 진정성에 대해 실망감과 우려감을 동시에 배태하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주로 이 개발 지역 안에서 상가에 세입하여 생계를 꾸려 오던 상인들이 40여 층 이상의 고층 빌딩 주상복합 APT건축을 도모하기 위해 착수된 재개발 붐에 밀려 쫓겨 나 각처를 배회하게 되다 보니,그 보상금은 물론,이주 대책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당연한 피해보상권을 서울시와 시공주체측에 주장하다 빚어 진 이번 사고를 가만 재 정리해 보면,다음과 같게 될 것이다.

 첫째로,주변 80% 상당 개발 면적이 이미 철거를 끝 낸 사정이 있어 사업의 추진이나 기초공사 정도는 계획대로 진도를 나갔어도 남은 20% 상당의 미철거 건물(본 건 사망 사고가 난 4층 건물)의 제거가 그다지 급하지도 않았을 터인데도 서둘러 저항하는 철거민을 몰아 내려고 강경 진압의 수를 쓰게 된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요,추운 겨울은 지나고 초 봄에 집행하였어도 철거민들에게 이주 대책을 세울 시간적 여유는 줄 수 있엇을 터인데.. 너무 서둘러 공권력을 휘둘러 댔다는 것이다.

 둘째로,진압 프로세스를 살피건데,건물 옥상에는 1백 30여 명의 철거민들이 구축해 놓은 망루 한 채와 컨테이너 임시 가건물 한 개가 있었다 하고, 이들이 상당량의 시너 등 인화성 물질을 반입해 놓고 화영병을 제조,투척을 하고 있었으며,경찰 병력은 아랫층(3층)까지 진출하여 있었다는 정황이었다는데,이런 와중에서 경찰이 옥상 소재외 다른 컨테이너 박스에 병력을 싣고 고공 오버헤드 크레인을 동원,물대포를 쏘면서 `트로이 목마`식 진압 수단을 쓰며 진입해 들어 가자,긴급피난로는 물론 마땅한 도주로가 모두 차단되어 오갈 데가 없어진 철거민들이 우왕 좌왕 옥상에 상륙?한 경찰 병력과 뒤엉켜 저항하는 과정에서 원인 미상.범인 미상의 불길이 망루에 붙고 다시 연소하여 시너통에 붙어 폭발하면서  화력이 커지자 철거민 중 한명이 불길을 피해 건물 아래로 긴급 투신 하다 사망 했고,다른 다섯 명은 옥상 컨테이너 안에 있다가 불이 붙으면서 미처 빠저 나오지 못해 사망했다는 것이라면,이들 일부 철거민들(경찰 포함) 사망과 경찰의 `트로이 목마 작전`과의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로,마지막까지 보상 조건에 응하지 아니하고 반대시위를 벌인 철거민들의 구체적 요구사항이 보상비가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것과,금전 보상이 흡족하지 않으므로 대물보상(다른 인근 상가에서의 영업 계속 등)을 요구한 것이라는데,그렇다면,서울시나 시공사 그리고 조합이 있다면 그 주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철거민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 갈 생각을 했어야 함에도 조급하게 경찰 병력과 용역을 투입하여 `싹슬이 진압`에 의존했다면,이는 서울시나 시공사가 너무 `밀어 부치기`만 잘 하면 이깟 철거 빈민 정도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마디로 개발 우선시대의 `독단적 잔머리 행정`이나 `불도저 행정`이 되 살아 났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이번에 마지막까지 적정한 보상비를 요구하며 저항한 울 민초들은 그곳 한강로에서 상가를 세입하여 장사를 해 오던 이들이 태반이라는데,알다시피,세입비에는 세입 당시 집 주인에게 내는 전세보증금은 그다지 많지 않다해도, 이른바 영업상 성가금(聲價金=권리금)은 그 영업점의 단골 고객수.연간 매출액.브랜드 가치 등 보이지 않는 가치로 평가되는 법인데,이에 지급한 비용을 깡그리 무시한 채,전세보증금 외 2~3개월간의 법정 생활비나 이주 부대비(이사비용) 정도만 보상비로 계상하여 지급하려 했다 하니,현행 법제가 얼마나 어수룩하고 불합리하게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재개발을 추진하는 서울시나 시공사 그리고 조합은 공신력 있는 감정사들을 동원해서라도 영업 성가금에 대한 공정한 감정 평가를 해 보고 그 금액을 당연히 영업 점포 세입자 보상비 속에 포함,계상해야 할 것이 아니냐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 경우 굳이 재원조달이 문제 된다면,사업주체들이 재개발로 인해 챙기게 될 개발이익금이 상당할 터인데,이 중에서 이들이 부담하게 될 개발이익부담금을 증액.징수하여서라도 이들 가엾은 세입 상가 민초들이 입은 피해는 어떻해서든지 최대한 적절히 현실감  있게 보상을 해 줘야 하지 않겟냐는 것이지.... 

 넷째로, 이번에 동원된 경찰은 마침 얼마 전에 서울 경찰청 소속으로 창설했다는 특수 훈련을 받은 대테러 경찰 특공 병력이라고 하던데,철거민들의 저항 수위를 도심에서 일어 난 훈련되고 조직된 테러범들의 공격쯤으로 판단했는지는 모르겠으되,`호미`를 들고 나갔어야 할 철거민 시위에 다소 무리한 `삽`을 들고 나간 격이 되어 이런 류의 목적 대비 부적합한 진압 수단이나 오버액션이 이번 사고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하는 우를 범했다는 것이 아닌가.

 물론 울 경찰이 지난 촛불시위 때 경험으로 인해 시위만 나면 `자라 보고 놀란 이들이 솥뚜껑 보고 놀라듯이`과잉진압의 수를 스면서 진압 강도를 높혀 진압시간도 단축하고,시위자들에게 초기에 겁을 주어 항거불능에 빠져 들도록 하기 위한 심리적 효율성때문에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되,경제적 어려움을 유독 심하게 겪고 있는 울 서민 민초들(대통령께서도 이들을 `신빈곤층`이라고 지칭하셨듯이)의 `빈민시위`가 빈번해 질 염려마저 있는 시국에 경찰 공권력이 대화와 소통 대신 강공을 구사하기 시작한다면,정부나 대통령의 통치권에조차 나쁜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이 후유는 생각이라도 해 본 것인지...

 명박 대통령께서 지난 1년간 그 `아웃`을 줄차게 주장해 왔던 국민들의 성화?에도 아랑곳 하지 않으며, 그토록 애지중지 하시던? 강만수 경제팀을 물갈이 하면서 까지, 집권 2년차 부터라도 마음을 새롭게 다 잡고 일을 좀 잘 해 보려던 찰나에,  옆구리 한 켠에서 울 경찰이 빈곤 철거 민초들을 강공으로 대접하는 바람에 정부의 허를 찌르고 말았으니,이보다 더한 `惡數`가 또 어디 있겠냐는 것이다.

 경찰은 물론 `법 집행에 인정 사정이 있을 수 없다`고 말 하고 싶겠지만, 그런 수직적 사고로 경찰행정을 꾸려 가려는 경찰 총수가 있다면,그는 지금부터라도 좀 수평적 사고를 가지고 우리 공권력 운용에 여유를 가지고 생각도 좀 깊이 하라는 것이다.

 어쨌거나,이번 용산 재개발 지구에서 일어 난 철거민 사망사고는 이명박 정부나 새로 총수를 바꿔 출발을 서두르고 있는 울 경찰을 위해서도 백해 무익한 실수라는 것이요,마침 청와대도 나서서 진상 규명도 하고 있다 하고 검찰도 수사본부까지 급조하여 수사에 착수했다 하니  관련 문제점의 해소 대책은 물론,진압과정에서 울 경찰의 실수가 있었다면,관련자와 그 계선 조직의 상급 책임자까지 철저히 가려 내어 엄하게 처벌도 병행해야만 분노하고 있는 민심을 그나마라도  달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가지 미심쩍은 것은 이번 충돌 중 발생한 화재에 대해서는 워낙에 긴박한 상황이라 이것이 실화에 의한 것인지,누군가의 방화에 의한 것인지 불분명한 점이 있고 하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소방 감식반과 수사팀이 합동하여 그 진실을 규명해 봐야 하겠다는 것인데,이번 철거민의 사망사고는 그 직접적 원인이 화재(방화 or 실화에 의한)로 인한 것이였고, 이 경우 경찰의 진압은 간접 원인이 였을 수도 있겟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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