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마다 명절을 지냅니다.
각박했던 각자의 일터에서 자신의 일을 잠시 접어놓고... 가족들은 조용했던 시골 마을을 시끌벅적하게 만들고 밤이 깊어도 창 넘어 어둠을 밝히는 불빛은 깊어지는 밤을 잊게 합니다.
이러저런 작은 불평들이 오가도 온정은 더욱 쌓이기 마련입니다.
명절에는 가족 이웃과 서로 덕담을 나누면서 식사를 하는가 하면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춰 차례를 지내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모두가 넘치는 복을 받기 기원합니다.
그래서 이번엔 우리 고유 명절 중 추석과 함께 대표되는 ‘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볼까 합니다.
사진제공 다례원
설은 원단(元旦), 세수(歲首), 연수(年首), 신일(愼日), 이라고도 합니다.
즉 ‘일 년의 시작이다’ 라는 뜻입니다. 또 삼원지일(三元之日: 일 년의 첫날, 달의 첫날, 날의 첫날) 이기 때문에 원조(元朝)라고도 합니다.(빙허각 이씨, 「규합총서」1881)
설의 참 뜻은 확실하지 않으나 ‘삼가하다’, ‘설다’, ‘선다’ 등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묵은 해에서 분리되어 새해에 통합되어 가는 전이과정으로 근신하여 경고 망동을 삼간다’는 뜻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설 명절 기간이 그리 길지 않으나 고대의 설은 정월 초하루 설날부터 15일인 대보름까지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설음식과 상차림
새해 첫날인 설날은 1년 중 가장 큰 명절로, 예로부터 각 가정에서는 여러 가지 음식을 마련해 왔습니다. 이는 설날이면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또한 세배 오는 손님도 대접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설날에 준비하는 세시음식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떡국입니다.
한국 음식 대관 중에서
떡국은 정초 차례상이나 손님 대접을 위한 세찬상에도 반드시 올리는 것이 우리의 풍속입니다.
설날 떡국을 먹는 의미를 살펴보면 일년 열두 달을 탈 없이 보내고 무병장수의 염원을 흰 가래떡에 담았고 개성지방에서 유래된 조랭이 떡국은 재물과 경사, 풍년 등 길운의 소망을 담고 있습니다.
떡국을 끓일 때 양 모서리를 맞붙여 동그스름한 모양으로 빚어 만든 만두를 넣는데 그 모양이 옛 화폐인 은화와 비슷하며「동국세시기」의 정월편에 ‘떡을 돈같이 썰어 국을 끓여 먹는다’ 고 한 점 등을 들어 떡국이 재물을 뜻 한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설날 차례상과 세배 손님 대접을 위해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하는데 이 음식들을 통틀어 세찬(歲饌)이라고 합니다. 세찬을 준비하고 차례를 지내고 세배 손님을 맞이하는 일 등으로 새해 첫날은 무척 분주합니다.
사진제공 다례원
설날 차례상의 차림법을 살펴보면 보통 열 마다 놓는 음식이 다릅니다.
1열은 술과 떡국을 놓습니다. 떡국은 보는 쪽에서 우측 술잔은 좌측에 차립니다.
2열은 주로 탕을 올리는데 육탕, 소탕, 어탕의 순으로 하거나 합탕을 해도 무관 합니다.
3열은 적과 전을 놓는 줄이라 해서 어동육서 즉 서쪽부터 육적, 어적, 소적 순으로 놓습니다.
4열은 반찬을 놓는 줄인데 좌측 끝에는 포, 우측 끝에는 수정과를 올려놓습니다. (좌포우혜)
5열은 과일을 놓는 줄입니다. 홍동백서, 조율이시라고 하여 붉은 과일은 오른쪽에 놓고, 흰 과일은 왼쪽에 놓고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감 순으로 놓습니다.
일반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내용처럼 차례상을 준비하나 지역 특성 혹은 집안 특성에 따라서 차례상 차림법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한국 음식 대관 중에서
예로부터 설날에 명절음식을 배불리 먹으면 일년 내내 배불리 먹을 수 있다고 하여 설날에는 일부러 음식을 많이 장만하여 배불리 먹었다고 합니다.
차리는 세찬에는 떡국, 세주, 족편, 각종 전유어, 각종 과정류, 식혜, 수정과, 햇김치 등 여러 가지 음식들이 있는데 준비는 가제에 따라서 음식의 가지 수와 양이 다르지만 정성을 다해 음식을 담는 것이라 합니다.
그리고 그중 어느 집에서나 만드는 대표 음식은 떡국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떡국 한 그릇을 더 먹었다는 말이 설을 쇠고 나이 한 살을 더 먹었다는 표현이기도 한가 봅니다.
이제 설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명절인 설에는 오랜 세월 동안 우리의 땅에서 자라는 농산물로 차례상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번 설 우리 농민들의 노력과 땀으로 일궈낸 농산물로 그 차례상을 차린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첫댓글 감사. 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