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골3:15-17)
2018.7.1 맥추감사주일, 김상수목사(안흥교회)
오늘 맥추감사주일이다. 맥추(麥秋)란 단어는 ‘보리 맥(麥)’, ‘결실할 추(秋)’로서 보리를 수확한 것을 감사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히 보리 결실만을 의미하지 않고, 일 년의 전반기를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신앙고백의 의미가 있다.
며칠 전에 월드컵 축구시합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 독일을 2:0으로 이겼다. 그것도 후반전 추가시간에 두 골을 넣었다. 이 경기를 보면서 국민들이 감동받은 것은 2:0이라는 점수보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요즘 나라의 경제가 어렵다 보니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도 여기저기에서 힘들다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우리들도 주님께서 더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실 것을 믿고, 끝까지 절대감사의 믿음으로 달려가자.
1. 당연한 것들에 감사하라
이 복된 맥추감사주일에 기도 중에 하나님이 주신 말씀의 핵심은 ‘당연한 것들에 감사하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공기나 햇빛이나 자연환경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가족이나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것들은 하나님께서 이미 값없이 주셨다. 구원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에 믿음으로 값없이 받게 하셨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당연한 것들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우리들은 소중한 것들이 늘 곁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들에 대한 감사를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에게 없는 것들에 더 가치를 두면서 늘 불평하고 절망하고 서로 탓을 하면서 다툰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소중한 것들이 내게서 멀어지면, 그때서야 뒤늦게 얼마나 그것들이 나에게 소중했던 것인지에 대해 깨닫기 시작한다. 평상시에 건강의 감사를 모르다가 몸이 아프면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고, 부모의 감사를 모르다가 소천한 후에 소중함을 절감한다.
그러나 행복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고 감사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욕심과 불평은 행복을 태울 뿐이다. 그렇기에 만약 우리가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원한다면 진심어린 감사의 말부터 시작해야 한다. 왜냐하면 감사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부모니까 당연히 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진심어린 감사하는 마음이 너무 약해 보인다. 이런 분에게는 “그러면 당신은 부모에게 당연히 무엇을 해주었습니까?”라고 되묻고 싶다.
사랑은 거래가 아니다. 내가 받은 만큼만 주고, 준만큼 받아내겠다는 것은 지금까지 어쩔 수 없어서 거래한 것이지 사랑한 것이 아니다. 감사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감사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이 그것을 말해준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우리와 거래를 한 것이 아니고, 아무 조건 없이 그냥 사랑을 베풀어 주셨다. 그래서 감사한 것이다. 우리도 한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거저 받았으므로 감사하고, 거져 받았으므로 거저 줘야 한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8)라고 했다.
2. 감사를 위해 나를 객관화 시켜라
그런데 이처럼 당연하고 소중한 것들에 대해 늘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제3자의 눈으로 내가 나를 바라보라는 것이다. 희미하게나마 이렇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성찰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는 것이 여행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보통 청년들이 군대에서 가서 철드는 이유는 훈련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환경을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행이나 스스로의 성찰보다도 더 확실하고 명확하게 나를 바라보게 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나를 세우는 것이다. 골로새서 3장 15절에서 17절 말씀을 보라.
“15... 너희는 또한 감사하는 자가 되라 16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17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골 3:15-17)
이 말씀을 보면 사도 바울은 우리들이 항상 감사하는 자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영적인 비밀을 밝히고 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 속에 “풍성히” 거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내 안에 풍성히 거한다는 것은 곧 그리스도의 말씀이 내 안에 나를 다스린다는 것을 뜻한다. 이 말씀처럼 하나님의 말씀 앞에 나를 세우는 것이 바로 “설교”와 “말씀묵상”이다. 우리는 설교말씀을 들으면서 또는 개인적인 말씀묵상의 시간을 통해서 말씀이라는 거울로 나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말씀이 내 안에 풍성히 거할 수 있도록 늘 말씀 앞에 우리들 자신을 세우자.
3. 그래도 나는 감사할 것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만약 그래도 나는 감사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하는 일을 잠시 멈추고 나에게 있는 감사의 조건들을 세어 보기 바란다. 얼마 전에 육군 제36사단에서 올 초부터 추진한 `효심(孝心)가득한 부대 만들기 100감사 미션'이라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 이 부대는 희망자에 한해 부모 또는 조부모에게 감사하는 100가지 이유를 작성하고, 이를 휴가 중에 낭독하고 큰절을 올리면 미션을 성공한 것으로 간주했다. 성공 장병에게는 위로 휴가 1일을 줬다. 그런데 감사 미션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장병들의 부모로부터 감사 전화가 쇄도했다. 아들에게 받은 감동을 SNS에 올리는 부모도 적지 않았다. 군인들이 감사의 조건을 적어보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자신의 처지 때문에 우울하고 의기소침되는 분이 계시다면, 하나님께 뭔가를 달라고 간구하기 전에, 먼저 지금까지 나에게 주신 수많은 감사의 조건들을 헤아려 보기를 권면한다. 그러면 이미 하나님께서 나에게 감사할 조건들이 많이 주셨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 주변에는 하나님이 주신 당연한 감사꺼리들이 많다. 당장에 지금 우리들 눈앞에 펼쳐있는 저 아름다운 바다를 보라. 우리는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움들을 매일 공짜로 누리고 있다. 어떤 사람은 “감사는 무슨 감사? 바닷가 바람이 신선한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 말할지 모른다. 맞다! 지금 그 당연한 것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중환자실에서 호흡기를 대고 헉헉 거리는 환자들의 아픔을 생각해 보라. 지금 내가 살아서 숨을 쉬고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깨달을 수 있다. 장애우들 앞에서 내가 가진 것이 없다고 불평하는 것은 엄청난 사치다.
지금 사랑하는 가족들, 자식들이 나에게 있음에 감사하자. 지금 내 힘으로 성전에 나올 수 있음을 감사하고, 내가 비틀거릴 때 나를 부축해 주고, 나를 엎어줄 사람이 있는 것을 감사하자. 집안과 교회를 어지럽혀주는 아이들이 우리들에게 있는 것에 감사하자. 비록 쓰러져가는 오두막이라 할지라도 내가 편히 누울 자리가 있는 것에 감사하자. 나에게 작은 것이라도 성도들을 섬길 수 있는 힘이 있음에 감사하자.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사랑하는 주민 여러분이여, 감사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다. 늘 내 곁에 있는 당연한 것들에 대해서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하자. 이를 위해 말씀 앞에 늘 우리들 자신을 세우자. 단언컨대 하나님을 감동시키면 그 뒷일은 걱정 안해도 된다.
특별히 오늘 맥추감사주일을 보내면서, 이번 한 주간 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소중한 사람들에게 주님의 이름으로 감사의 표현을 해보자. 진심이 담긴 감사의 편지나 문자나 전화 또는 선물 등 어떤 방법이라 할지라도 ……. 진심이 담긴 나의 감사가 나를 사랑해 주는 모든 분들에게 얼마나 큰 인생의 보람과 행복과 기쁨을 주는지를 체험해 보라. 주님이 우리와 늘 함께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