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ANSA)
바티칸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 「의안집」 공개 “모두의 참여로 사명을 다하는 교회”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2024년 10월 2-27일) 작업의 길잡이 문헌이 공개됐다. 지난 2021년 시작된 전체 시노드 과정의 연장선에 있는 제2회기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은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교회, 세례 받은 모든 이가 참여하는 교회를 위한 제안을 다루고 있다. 이 가운데 여성의 역할 강화, 투명한 공개와 책임감의 필요성 등의 주제가 포함돼 있다.
Isabella Piro
“‘어떻게’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선교하는 교회가 될 수 있는가?” 이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이 던진 기본 질문이다.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이라는 주제로 오는 2024년 10월 2-27일 열리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에서 이 질문이 본격 논의된다. 이 문서는 지난해 열린 회의의 결실을 모으고 다른 회의의 결과와 통합해 엮은 것이다. 예를 들어 ‘시노드를 위한 본당 사제 국제 모임’(2024년 4월 29일-5월 2일, 로마 사크로파노)과 교황의 바람에 따라 10개의 연구 그룹이 2023년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에서 나온 주제를 심화한 결과를 반영한다. 7월 9일 교황청 공보실이 공개한 제2회기 「의안집」은 “사전 준비된 답변”이 아니라 “지침과 제안”을 제시해 교회 전체가 “‘선교 사명을 수행하는 데 있어 시노드 교회’가 돼야 할 필요성”에 어떻게 응답할 수 있을지 제안한다. 이는 관료주의에서 벗어나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교회, 세례 받은 모든 이의 각기 다른 직무와 역할을 구분하면서 공동 책임과 참여를 공유하는 하느님의 집이자 한가족이 되는 교회가 되는 방법을 논의한다는 뜻이다.
제2회기 「의안집」의 구성
제2회기 「의안집」은 △서문 △주요원칙(Fondamenti) △제1부-제3부 △결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서문’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이미 달성한 목표, 예컨대 ‘성령 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시노드 방법론이 광범위하게 활용됐음을 강조한다. 이어지는 ‘주요원칙’(1-18항)에선 회심과 개혁의 여정으로 바라본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이해를 다룬다. 분열과 분쟁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교회는 일치의 표징이자 화해의 도구, 특히 가난한 이, 소외된 이, 사회적으로 배제된 소수자 등 모든 이에게 귀를 기울이는 도구로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교회는 달처럼 빛을 반영할 뿐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자신의 사명을 자의적으로 이해해서는 안 되며, 온 인류의 일치를 위한 유대, 관계, 친교의 성사가 될 책임을 받습니다”(4항). 아울러 “시노달리타스는 어떤 식으로든 그리스도께서 친히 목자들에게 맡기신 특별한 권위와 구체적인 임무를 결코 평가절하하는 게 아니”(8항)라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시노달리타스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울러 시노달리타스와 선교가 “긴밀히 연결돼 있다”(9항 참조)고 언급한다.
교회 내 여성의 가치 인정
‘주요원칙’은 교회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성찰을 다루고 있으며(13-18항), 여성의 카리스마와 소명을 “더 온전하게 인정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제2회기 「의안집」은 “하느님께서는 주님 부활의 첫 증인과 선포자로 몇몇 여성을 선택하셨다”며, 따라서 여성은 “세례를 통해 온전한 평등을 누리고 성령으로부터 동일한 은사를 받으며 그리스도의 선교 사명을 수행하도록 부름받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가장 먼저 “사고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는 “공동 사명을 지향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자매이자 형제인 여성과 남성 간의 관계성(relazionalità), 상호의존성(interdipendenza), 호혜성(reciprocità)의 전망으로 인식을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여성의 참여와 책임
제2회기 「의안집」은 일부 문화권에서 “남성 우월주의가 여전히 강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까닭에 제2회기는 “교회 식별 과정과 의사 결정 과정의 모든 단계에 여성의 폭넓은 참여”와 함께 교구 및 교회 기관은 물론 “신학교, 신학원, 신학대학 내”에서뿐만 아니라 “교회 법정에서 판사 역할”과 같은 “더 많은 책임을 지는 직책에 여성의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제2회기 「의안집」은 이 제안들이 여성 축성생활자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기도 하다며, 이들의 삶과 카리스마를 “더 많이 인정하고 지원”하라고 요청하는 한편, 이들을 “책임 있는 직책에 기용”하라고 제안한다.
여성 부제직에 대한 신학적 성찰 지속
여성의 부제직 허용과 관련해 제2회기 「의안집」은 “일부 지역 교회”가 이를 요청하고 있는 반면, 다른 지역 교회는 “반대 입장을 되풀이한다”(17항)고 보고한다. 이어 해당 주제는 오는 10월 열리는 회의의 “작업 주제는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신학적 성찰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떤 경우든, 여성의 역할에 대한 성찰은 “평신도들이 수행하는 모든 직무를 강화하려는 열망”을 반영하며, 평신도들이 “적절히 양성을 받아 성찬례 거행 중에도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길”(18항) 요구한다.
제1부: 관계 – 하느님과의 관계, 형제자매 간의 관계, 교회 간의 관계
제2회기 「의안집」은 ‘서문’과 ‘주요원칙’에 이어 선교 사명을 수행하는 데 있어 함께 걸어나갈 수 있는 교회가 되기 위한 ‘관계’(22-50항)를 다룬다. 곧, △하느님과의 관계 △형제자매 간의 관계 △교회 간의 관계다. 은사, 보편 사제직, 직무 사제직은 숱한 모순 가운데서도 정의, 평화, 희망을 구하는 세상 ‘안에서’ 그리고 세상을 ‘위하여’ 본질적이다. 일부 지역 교회에서 젊은이들은 교회가 제도나 관료조직이 아닌 관계에 바탕을 두고 살아가는 역동적이고 과정적인 교회가 되길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10월 열리는 제2회기는 “경청과 동반”에 관련된 새로운 직무를 마련하는 제안을 분석할 전망이다. 제2회기 「의안집」은 “사람들이 위협을 느끼거나 판단을 받지 않고 들어올 수 있는 공동체의 ‘활짝 열린 문’이 필요하다”(34항)고 말한다.
제2부: 양성 과정과 공동체 식별
이러한 관계는 적절하고 상황에 맞는 긴 ‘과정’(51-79항) 안에 그리스도교적으로 발전돼야 한다. 제2회기 「의안집」은 “상황 없는 선교가 없는 것처럼 특정 장소에 뿌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교회도 없다”(53항 참조)고 설명한다. 따라서 양성과 “공동체 식별”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교회는 적절한 결정을 내리고 모든 이의 책임과 참여를 명확히 할 수 있다. 제2회기 「의안집」은 “생명과 사랑의 공동체인 가정은 신앙과 그리스도인 실천을 위한 특별한 교육의 장”이라며 “세대가 뒤섞여 있는 가정은 시노달리타스의 학교가 된다”고 말했다. “가정 안에서 약한 사람과 강한 사람, 어린이, 젊은이와 노인 등 모두가 서로에게 받을 것도 많고 줄 것도 많다는 걸 알게 해줍니다”(55항).
‘책임’의 중요성
책임 있는 이들이 교회의 선익과 사명을 위해 자신의 활동을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여정도 중요하다. 제2회기 「의안집」은 “시노드 교회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임을 지는 문화와 실천을 모두 필요로 한다”며 “이는 공동의 사명을 위해 함께 걷고 공동으로 책임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상호 신뢰를 조성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73항 참조).
신뢰할 수 있는 교회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임을 집니다
제2회기 「의안집」은 “공동체 앞에서 자신의 직무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사도 시대부터 내려오는 가장 오래된 교회의 전통에 속한다”(74항)며, 오늘날 “재정 비리, 특히 미성년자와 취약 계층에 대한 성적 및 다른 종류의 학대로 인해 신뢰가 추락함에 따라 교회 ‘내에서’ 그리고 교회 ‘측에서’ 투명성과 책임감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75항)고 말한다. “투명성과 책임감의 부재는 성직자 중심주의를 부추깁니다. 성직자 중심주의는 성품을 받은 사목자가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 행사에 대해 그 누구에게도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75항).
평가 구조가 필요합니다
제2회기 「의안집」은 책임감과 투명성이 교회의 모든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라면서 성 학대와 재정 관리 부실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목 계획, 복음화 방식, 교회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방식(예컨대 교회 기관 내 근무조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한다(76항 참조). 이에 따라 “모든 종류의 직무 책임이 어떻게 행사되는지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77항)가 필요하다며 “이는 윤리적 의미가 아니”라고 덧붙인다. 이와 관련해 제2회기 「의안집」은 교회가 예컨대 “미성년자와 취약한 이들에 대한 보호 조치, 여성의 고위직에 대한 접근 및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한 참여 증진”(79항 참조) 등의 설명을 포함해 재화와 자원의 관리는 물론 선교 사명의 수행에 관한 연례 보고서의 발행 등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한다.
제3부: 교회 일치와 종교 간 대화의 장소
제2회기 「의안집」은 ‘관계’와 ‘여정’을 형성하는 ‘장소’(80-108항)도 분석한다. 여기서 장소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인간 조건의 문화와 역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구체적인 상황으로 알아들어야 한다. 제3부는 교회 간 관계와 경험에 대한 피라미드 모델 및 정적인 전망을 극복하도록 초대한다. 제2회기 「의안집」은 다양성과 다원성을 인정함으로써 하나이자 보편적인 교회가 배타주의나 획일화에 함몰되지 않고 ‘장소 안에서’ 그리고 ‘장소로부터’ 역동적인 순환을 살아갈 수 있게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아울러 이는 교회 일치 대화, 종교 간 대화, 다양한 문화와의 대화 등 굵직한 주제들과 함께 다뤄야 하며, 이러한 맥락에서 그리스도인들의 가시적인 일치를 향한 교회 일치 여정의 “새로운 상황”에 맞게 교황 직무의 수행 형태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102항과 107항 참조).
희망의 순례자들
끝으로 제2회기 「의안집」은 각각의 질문이 교회에 봉사하고 우리 시대의 가장 깊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제2회기 「의안집」은 2025년 희년의 관점에서 “희망의 순례자들”로서의 여정을 계속 이어가자는 초대로 마무리한다(112항 참조).
번역 이창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