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은 부산, 상해 경로로 가면 되긴 합니다만, 상해공항의 지독한 연착이 싫어서
아예 인천에서 출발했습니다.
제가 운이 별로 안 좋은지 중국 공항에서는 무조건 연착 당첨입니다.
그중에 몇 번은 항공편 자체가 취소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인천공항에서 출발했습니다.
경험상 땅콩항공은 연착이 별로 없습니다.
곤명공항에 도착하니 한밤중입니다.
간단하게 볶음 쌀국수로 한 끼 때우고
미리 예약해 두었던 호텔에서 하루 묵었습니다.
요즘에는 중국도 어지간한 호텔은 인터넷으로 예약이 가능합니다.
모두 한국에서 미리 예약하고 와서 매우 편하게 왔습니다.
다음날 아침 서쌍판납(경홍)으로 내려가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음료로 백두산 물을 줍니다.
이 생수는 운남에서 꽤 자주 보이는 상표입니다.
꽤 깔끔한 맛이 납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더운 열기가 훅 밀려옵니다.
마치 찜질방에서 습식 사우나 문을 열고 들어갈 때의 기분!
야생 코끼리가 서식하는 서쌍판납에 도착한 것이 실감 납니다.
중국에 오기 전에 지리산에 다녀왔습니다.
3월인데도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었더랬지요.
불과 며칠 사이로 겨울과 여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차를 렌트해서 바로 맹해로 향합니다.
맹해현을 근방에 둔 마을입니다
마을 이름은 팔공리입니다.
8킬로미터 라는 뜻입니다.
맹해로부터 8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마을이거든요.
한 번 들으면 잊지 못할 정도로 직설적인 이름입니다.
마음에 듭니다.
이곳에는 대형 차창이 꽤 많이 모여있습니다.
진승차창, 량하차창 등 이름있는 차창들이 있는 지역입니다.
제가 들린 곳은 반장노수차창입니다.
이름만 봐서는 반장차를 만드는 곳 같지요?
반장과는 전혀, 1그램도 상관없는 차창입니다.
이곳은 렌트카를 운전하는 청년이 차 한 잔 마시자고 권해서 들렸습니다.
아무래도 저를 큰 사장님으로 알고 거래를 트고 싶었나 봅니다.
젊어 보이는 사모님이 나왔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직접 차산에 가서 차를 만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해맑게 웃던 사모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집니다.
얼굴에 먹구름이 드리운다는 표현이 이럴 때 쓰는 표현인가 봅니다.
그래도 차는 우려줍니다.
작년 가을에 만든 빙도 지역 차라고 합니다.
빙도 노채의 차는 아니고 주변 마을의 차라고 하는군요.
맛은 음...
가격은 헉...
차창을 나와서 맹해에 도착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곳은 농산물 시장, 도매시장이 있는 지역입니다.
외지 사람에게는 현지에서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기에 편한 지역입니다.
죽로재의 포장지를 인쇄하는 회사도 근처에 있습니다.
여러모로 접근성이 좋아 맹해에 오면 이 근처에서 묵습니다.
현지 조달 물품 중에 하나인 슬리퍼입니다.
태국에서 만든 것인데요, 태국은 양질의 고무가 많이 나옵니다.
100% 생고무로 만든 태국산 슬리퍼
한 번 사면 평생을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튼튼합니다.
여러 선전 문구가 필요 없습니다.
덩치가 저만큼이나 커다란 태국 남자 모델이 있는 힘껏 슬리퍼를 당기는 모습입니다.
그만큼 튼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그나저나 남자의 표정이 참 애매합니다.
힘을 주는 것인지, 웃는 것인지.
늘어난 슬리퍼 끈을 보면 힘은 확실하게 주고 있습니다.
호텔에 짐을 풀고 맹해에 있는 친구에게 연락했습니다.
마침 딸아이의 생일이라고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합니다.
첫 생일, 그러니까 돌입니다.
소도 잡고, 돼지도 잡아서 음식을 잔뜩 준비합니다.
친척과 이웃사람들을 불러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대접합니다.
후한 인심입니다.
운남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 있습니다.
대리의 백족이 만드는 음식과 서쌍판납의 태족이 만드는 음식입니다.
태족 음식은 향신료가 많이 들어갑니다만,
익숙해지면 이보다 맛있는 음식이 없습니다.
잔칫날은 찹쌀밥을 먹습니다.
작은 봉지 하나만 먹어도 배가 든든해집니다.
필요한 슬리퍼도 샀고 저녁도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이제 하루 묵고 포랑산으로 떠날 차례입니다.
첫댓글 어딜가나 바람잡이 있구요. 헉! 돌잔치 스케일~~ 따~~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