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제 : 문화부 기자에서 문화재청장까지
-문화유산 현장을 중심으로-
강 사 : 정 재 숙(저널리스트, 전 문화재청장)
일 시 : 2022. 11. 25(금) 19:30~21:00
장 소 : 양녕회관 5층
117회 도광포럼에서는 전 문화재청장 정재숙님으로부터 문화유산 현장을 중심으로 생생하고 진솔한 경험을 듣고,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재음미해 보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수십여 컷의 이미지를 통해, 그 문화유산의 함의와 함께 다양한 일화를 소개해 줌으로써 문화유산이 결코 학술적이고 어려운 것이 아닌, 보다 우리에게 친숙한 생활 속의 일부임을 다시금 느끼게 한 재미있고 유쾌한 강의였습니다.
문화유산이란, 도광포럼이 추구하는 이상처럼 '나서지 않고 정직하게 진실만을 말하고 행한다'는 그 정신과 상통하는 것이라며 모두를 열었다.
첫번째 '백자항아리'
이대박물관의 전시에서 등장한 '어머니의 출산 자국' 혹은 '생채기' 같은 이음새의 백자달항아리와 나란히 전시돼 있는, 신미경 작가의 비누항아리를 통해 달항아리의 실용성을 부각했다.
두번째, 조선왕릉
우리의 조선왕릉이 2009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과정 속에서 강남 도심 한가운데 오롯이 녹지로서 남아있는 선정릉에 대한 큰 가치를 높이 평가받았다고 회고했다.
세번째, 기마인물형토기
호림선생께서 그 가치를 확신하지 못하고 매입을 놓치게 된 일화를 소개했다.
"유물의 가치는 그 '값'으로써 평가한다."는 말씀과 함께 문화유산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물을 직접 사봄이 최선임을 강조하셨다고 전해 주셨다.
네번째, 석쇠와 자기간판(일본 민예관 소장)
'쇳대박물관'의 최홍규 관장 콜렉션의 가치로서 오래된 것만이 유물이 아닌, 근대 유물의 가치도 지적했다.
*문화재는 국가유산('민족유산' 추천)으로
국보와 보물 등의 번호 삭제!
1962년에 제정한 '문화재보호법' 관련하여 '문화재'라는 용어를 대신하여 보다 무형적 가치를 중시하는 '국가유산'으로 명칭을 바꾸고,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 목록유산으로 분류 정리케 하는 내용과 함께 앞서 개정된, 국보와 보물 등의 번호 삭제를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서열화 등을 배격하고 관리체계용으로만 남긴다.
*남북 간의 교류에 있어서는 그 무엇보다도 민족유산을 통한 교류가 가장 바람직하다!
더불어 국가유산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 강조함.
다섯번째, 교의(交椅, 미국 와이즈만 미술관 소장의 북한 유물, 1967년 수집, 에드워드 라이트 기증)
*해외 반출된 국외소재 문화유산의 환수 관련, 환수만이 최선은 아니다!
(예: 당일 보도된 일본으로부터 환수한 '류성룡의 대통력'에 기록된 충무공의 행적 기록 확인!)
*'일제강점기' 용어에 관한 제언
피해를 강조하기보다 주체적 입장에서의 '실국기(失國期)'로 쓰자!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역할
불법 반출된 국가유산에 대해서는 환수가 가능하나, 여의치 않을 시 현장에서의 보존을 위한 노력과 성과로서 근년 고궁박물관 등의 유물 보존처리 후의 전시(예:해학도, 반도도)와 재반출 등을 소개하였다.
*문화유산 반출의 조건
최근 책가도와 나전 등의 5점이 해외 반출이 허용된바, 수량이 많고 소유기관이 공신력 있는 국공립기관인 경우로 제한적 반출을 허용한다.
여섯번째, 청구영언
복사본만 존재했던 '청구영언' 원본을 인사동 고서점 '통문관' 이경로 선생을 통해 한글박에서 매입하여 소장했다.
아울러 실국기와 6.25전쟁 등을 치르면서도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애쓴 간송과 이건희 콜렉션의 가치를 언급했다.
일곱번째, 화폐 속의 문화재
2009년 발행한 5만원권의 신사임당 포도그림과 매죽도, 만원권의 일월오봉도와 혼천의, 5천원권의 오죽헌과 초충도, 천원권의 명륜당과 겸재의 계상정도(2012.9 화첩, 34억 삼성 매입) 등 가까이서도 문화유산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여덟번째,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천학매병, 간송 소장)
간송과의 인연과 근년 간송이 처한 현실적 문제에 대한 다양한 비판적 시각들은 결국 시대별로 문화유산을 지키는 임무와 그 방법 등은 변할 수 있음을 반증한다.
향후 2023년 말 내지 2024년에는 성북동 보화각에서의 춘추 전시 재개와 대구간송미술관의 정상 개관을 기대한다.
(재직 시 보화각과 수장고 건립 등에 적극 지원)
아홉번째, 신화구지(新花舊枝, 성파 조계종 종정의 친필)
문화재위원 선정 시 스님들을 줄이는 방안 관련, 받게 된 종정스님의 가르침!
유물이란 진열장 안이 아닌, 생활 속의 일부였다!
전통(傳統)이란 바로 '전하여 통한다'는 의미로서 구본창의 달항아리 사진을 통해 조선 달항아리의 또다른 맥이 이어지고 있다.
열번째, 윤두서의 자화상(해남 윤선도 전시관 소장)
자아성찰의 표현
전통의 현대화, 광부화가 황재형의 자화상(머리카락으로 표현)
금릉 김현철의 윤두서 초상의 재조명
(금릉은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제대로 된, 밝은 이미지의 초상 제작을 건의했었음.)
열한번째, 사유의 방(중박 전시실)
어머니의 자궁으로 들어가는 느낌, 뒤태의 끌림.
*한일문화교류로서 2019년 한일반가사유상의 만남 전시
일본의 잔재로서의 '불편유산'에 대한 교훈과 재조명, 무조건 때려부수기보단 안고 가야 하지 않을까.
열두번째, 절의 벽화들
지정되지 않은[미등록] 문화유산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
*한글
민화
추사
이 세 가지 주제를 제대로 정리한다면....
한국화의 뼈대는 민화!
문화유산이 기계화시대에 나아갈 길, 그럼에도 인간이다!
대목장왈, "궁궐 등 설계도의 도면은 오직 대목장의 머릿속에 있다. 그 수준은 영의정 정도까지는 돼야...."
이것이 그들의 존재감이다.
민족유산의 핵심은 말이나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찰나'에 담긴 연륜과 내공이다!
소목장이 만든, 1억을 호가하는 수출용 나무스피커 주문 쇄도, 그것이 전통이다!
*20세기 최고의 미술가 백남준 선생에 대한 회고
2022년은 백남준 탄생 90주년!
"21세기의 예술가 그들이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작품이 아니라 그들의 머릿속에 남긴 것이다. 앞으로는 저마다의 머릿속에 TV를 하나씩 가지게 될 것이다."
바로 스마트폰이 지배하는 현실을 예견함이다.
*2015년 고대불교조각대전에서 '허리 잘린 불상' 앞에 운집한 사람들, 이것이 바로 나라는 자각!
문화유산은 이처럼 온전히 다 보여지는 것이 아니다!
폐사지를 찾는 사람들~
이른바 '관계인구'를 늘이는 지자체들의 노력!
이동춘의 경주 사진과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살풀이춤 고수의 무대 위에서의 투혼!
*한국 무형문화유산의 힘
유형과 무형유산의 관계와 지향점
모든 것은 '때'가 있다.(시절인연)
30년을 복받은 사람으로 살다!
남북 문화유산 교류
개마고원 방문과 개성 소재 '문화재청 북한분소' 계획을 이루진 못했으나, 재직 시 2018년 '씨름의 세계무형유산 남북 공동 등재 ' 성과를 이뤘다.
문화재사랑 글짓기 대상을 수상한 초5년생의 글로써 마무리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화재를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유는, 문화재는 우리의 정신이자 뿌리이고 나 자신이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산의 유일한 일본식 절 '동국사'에 놓인 소녀상과 일본인의 참회글을 되새이며....
질의응답 대신 최근 인상깊었던 세 전시를 홍보함.
- 서울대박물관, 붓을 물들이다(~23.1.31)
-중앙박물관,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2023.3.19)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상감, 이질적인 것들의 어우러짐(2차~12.30)
P.S. 문화유산 현장에서 해설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누구보다도 생생한 강의였기에, 정리 내용에 다소 오류도 있을 수 있고, 나열한 제목 역시 제 임의로 메모한 걸 토대로 답례차 두서 없이 나열하였습니다. 아울러 강의에 방해가 될 듯하여 이미지 촬영을 안 하였을 뿐더러 임의로 사진자료를 올리기가 조심스러워 이미지는 생략했음을 밝힙니다. 다시 한 번 귀한 경험을 공유해 주신 정재숙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작성자 원건숙(서울시 문화관광해설사)
첫댓글 우리 포럼에 원선생님이 오신 후로 분위기가 훨씬 더 좋아졌습니다. 늘 부지런하신 성품이라 이번에는 이렇게 장문의 후기를 올려주셨군요. 번거로움도 마다하시고 수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문님께서 후기는 참석하지 못한 회원들에 대한 배려이자 참석한 회원들에겐 정리이며, 발표자에 대한 예의라 하셨던지라 운영진의 후기를 기다리다 용기를 내서 올렸습니다.
박물관은 떠났지만 이렇게 인연 이어가며 훌륭하신 선후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ㅎㅎ
원선생님 고맙습니다!!!!!
원선생님 너무나 늦게 올리신글을 보고 있읍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자칯 우리포럼의 내용이 약간 전문적인 내용들이라 듣기에 재미 없을 수도 있는데 원선생님 께서는 늘 열성적으로 참여하시고 피드백을 하여 주셔서 고맙습니다. 더구나 정재숙님의 강의후기까지 정리해주셔서 더욱 고맙습니다. 그날 저도 강의를 들었는데 놓친부분이 많았군요 이렇게 정리를 해주신것을 보니 역시 이건무선생님 말씀처럼 배려와 정리와 예의라는 말씀에 공감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자주 후기나 청강소감을 올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훅나 소감은 반드시 한사람만 올릴피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달에도 건강하신 모습으로 뵙겠읍니다
끝에서 둘째줄에 훅나 소감은은 후기나 소감은의 오타이고 끝줄의올릴피요는 올릴필요의 오타입니다. 죄송합니다.
종손님께서 이렇게 댓글 달아 주셔서 영광입니다! 늘 애쓰시는 운영진께 뭐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늘 깊이 있고
따뜻하고
넉넉함이 가득한 도광문화포럼!
여기저기 자랑하며 홍보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더욱 열심히 참여하겠습니다!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