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부동산 경매 참가자들이 수도권 아파트의 매입에 대해서 신중해지는 양상이다. 부동산 침체가 길어지는 탓에 올해 들어 1회보다2회 유찰돼 경매 최저가가 최초 감정가의 60% 선까지 떨어진 물건에 더 많은 응찰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8개월째 수도권의 낙찰가율이 역대 평균선인 80%선 아래서 머문 만큼 저가매수세가 늘어날 조짐도 보이고 있다.
8일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유찰횟수별 수도권 아파트 응찰자수분포를 조사한 결과, 지난달 2회 유찰 물건의 응찰자수는 1천547명으로 1회 유찰 물건의 응찰자수 877명의 1.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경매는 1회 유찰될 때마다 최저입찰가격이 20~30%가량 내려가기 때문에 유찰횟수가 많은 물건에 대한 저가매수 의사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작년에는 1회 유찰 물건에 응찰하는 사람들이 2회 유찰 물건 응찰자보다 많았다.
또 수도권에서도 서울과 경기ㆍ인천 지역별로 응찰자수가 달랐다.
수도권 3개 광역시도 가운데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서울의 응찰자수는 변화가 없지만 경기와 인천에서는 전월대비 12%와 38%씩 응찰자수가 증가했다.
지지옥션은 경기지역 응찰자수 증가는 용인 기흥구 공세동 성원상떼레이크뷰 입찰의 여파로 보이며 인천은 장기간 낙찰가율 하락에 따른 저가매수 세력의 본격적인유입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경매 참가자들이 신중해진 탓에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도 저가에 낙찰되는 사례도 목격됐다.
지난달 22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열린 경매에서,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한강능곡역 성원상떼빌 아파트(전용면적 85㎡)는 2010년 11월 후 처음으로 51대 1의경쟁률을 기록했으나 낙찰가격은 2억4천500만원으로 감정가격의 77%에 그쳤다.
해당 부동산은 소유자 점유 물건으로 낙찰 금액 외의 별도 부담은 없으며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지난해 9월 같은 면적의 다른 아파트가 2억8천만원에 거래됐다. (사건번호 고양6계 2011-24278) 하지만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8개월째 70%대에 머물고 있어 앞으로도 투자자들의 저가매수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낙찰가율 하락이 초기에는 시장의 위축을 가져왔지만 어느 정도 바닥을 다지면서 저가매수세력의 유입을 부른 것으로 파악된다"며 "바닥이라는 신호가 확실해지면 좀 더 많은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