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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영문판_22p, Darya Alexandrovna, in a dressing jacket, and with her now scanty, once luxuriant and beautiful hair fastened up with hairpins on the nape of her neck, with a sunken, thin face and large, startled eyes, which looked prominent from the thinness of her face, was standing among a litter of all sorts of things scattered all over the room, before an open bureau, from which she was taking something. Hearing her husband’s steps, she stopped, looking towards the door, and trying assiduously to give her features a severe and contemptuous expression. She felt she was afraid of him, and afraid of the coming interview. 그녀는 남편이라는 존재가 두려웠고, 그와 대면하는 상황 또는 거북했다. 그 때 밖에서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가만히 문 쪽에 귀를 기울이더니 이내 냉정하고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으려 애썼다. 다리야 알렉산드로나는 얇은 블라우스를 걸치고, 한 때 아름답고 풍성했지만 이제는 볼품없어진 머리카락을 곱게 땋아 올린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앙상하고 홀쭉한 얼굴 때문에 큰 눈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는데, 방안의 흐트러진 물건들 사이에서 옷장 문을 열고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Услыхав шаги мужа, она остановилась, глядя на дверь и тщетно пытаясь придать своему лицу строгое и презрительное выражение. Она чувствовала что боится его и боится предстоящего свидания.
шаг [샤크] 발소리
муж [무시] 남편
услыхать [услыха́ть] to manage to hear
чу́вствовать (почу́вствовать) [춥스뜨바바띠] 느끼다, 예감하다
боя́ться [바야띠샤] 두려워하다, 무서워하다
She was just attempting to do what she had attempted to do ten times already in these last three days - to sort out the children’s things and her own, so as to take them to her mother’s - and again she could not bring herself to do this; but now again, as each time before, she kept saying to herself, that things cannot go on like this, that she must take some step to punish him, put him to shame, avenge on him some little part at least of the suffering he had caused her. 지난 사흘 동안 그녀는 무수히 시도했던, 그러니까 자신과 아이들의 물건을 말끔히 챙겨 어머니께 가려던 일을 끝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으며, 무슨 일을 벌려서라도 남을 벌주고 모욕감을 안겨 자신의 겪은 크나큰 상차와 고통을 조금이라도 되돌려 주리라 다짐하고 있었다.
She still continued to tell herself that she should leave him, but she was conscious that this was impossible; it was impossible because she could not get out of the habit of regarding him as her husband and loving him. Besides this, she realized [영문판_23p, that if even here in her own house she could hardly manage to look after her five children properly, they would be still worse off where she was going with them all. As it was, even in the course of these three days, the youngest was unwell from being given unwholesome soup, and the others had almost gone without their dinner the day before. She was conscious that it was impossible to go away; but, cheating herself, she went on all the same sorting out her things and pretending she was going. 그녀는 여전히 남편 곁을 떠나리라 되뇌었지만 그것일 결국 불가능하다는 것도 잘 알았다. 그를 자신의 남편으로 여기고 사랑하던 것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의 다섯 자녀들을 간신히 보살피고 있는 형편에 다른 곳으로 가면 아이들의 사정이 더 바빠질 것은 뻔해 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사흘 동안 막내아들은 상한 수프를 먹고 배탈이 났고 어제는 다른 아이들까지 밥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떠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사정을 잊어버리고 짐을 챙겨서 어디론가 달아나고 싶었다.
Seeing her husband, she dropped her hands into the drawer of the bureau as though looking for something, and only looked round at him when he had come quite up to her. But her face, to which she tried to give a severe and resolute expression, betrayed bewilderment and suffering. ‘Dolly!’ he said in a subdued and timid voice. He bent his head towards his shoulder and tried to look pitiful and humble, but for all that he was radiant with freshness and health. In a rapid glance she scanned his figure that beamed with health and freshness. ‘Yes, he is happy and content!’ she thought; ‘while I.... And that disgusting good nature, which every one likes him for and praises - I hate that good nature of his,’ she thought. Her mouth stiffened, the muscles of the cheek contracted on the right side of her pale, nervous face. 남편의 모습이 보이자, 그녀는 옷장 서랍을 뒤적여 무언가를 찾는 척하다가 그가 곁에 바짝 다가왔을 때에야 그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최대한 냉정한 태도를 보이고 싶었지만 얼굴 가득 절망과 고통의 표정을 내 보이고 말았다. 돌리! 그가 작고 망설이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어깨 아래로 고개를 숙이고 가엾고 유순한 표정을 지으려 애썼지만 여전히 생기 넘치고 건강해 보였다. 그녀는 그의 활기 있는 모습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훑어보았다. 그렇구나. 이 사람은 여전히 행복하고 만족스러워. 그런데 난? 그녀는 생각했다. 게다가 이 역겨운 친절함은 뭐지? 다른 사람들을 이 사람의 친절함을 좋아하고 칭찬하지만, 난 그의 이런 점이 혐오스러워! 그녀는 입을 앙다물었다. 창백하고 신경질적으로 굳어 있던 오른쪽 뺨이 파르르 떨렸다.
‘What do you want?’ she said in a rapid, deep, unnatural voice. ‘Dolly!’ he repeated, with a quiver in his voice. ‘Anna is coming today.’ ‘Well, what is that to me? I can’t see her!’ she cried. ‘But you must, really, Dolly..’ ‘Go away, go away, go away!’ she shrieked, not looking at him, as though this shriek were called up by physical pain. <무슨 일로 오셨죠?> 그녀는 빠른 어조로, 그러나 그녀답지 않은 가슴에서 울리는 듯한 저음으로 말했다. 그녀는 빠르게, 하지만 그녀답지 않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돌리! 안나가 오늘 도착할 거요.>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죠. 난 그녀를 맞을 기분이 아니예요.> 그녀가 외쳤다. <하지만 여보. . .> <나가 주세요. 나가.> 그녀는 그의 눈길을 피한 채 외쳤다. 그녀의 외침은 육체적인 고통에서 나오는 울림 같았다.
— Долли! — сказал он тихим, робким голосом. Он втянул голову в плечи и хотел иметь жалкий и покорный вид, но он все-таки сиял свежестью и здоровьем.
ти́хий [띠히] 낮은, 고요한
ро́бкий [롭키] 겁먹은, 소심한, 부끄럼타는
го́лос [골라스] 목소리
име́ть [이메띠] ∼를 갖다, ∼를 소유(소지) 하다
втя́гивать (втяну́ть) [브땨기바띠] 당겨들이다, 끌어 올리다. (남의. 주의 따위)를 끌다
Stepan Arkadyevitch could be calm when he thought of his wife, he could hope that she would come round, as Matvey expressed it, and could quietly go on reading his paper and drinking his coffee; but when he saw her tortured, suffering face, heard the tone of her voice, submissive to fate and full of despair, there was a catch in [영문판_24p, his breath and a lump in his throat, and his eyes began to shine with tears. 스테판 아르키지치는 아내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 마트베이의 말처럼 모든 것이 잘 해결되리라 생각했고, 그래서 편안하게 신문도 읽고 커피도 마실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고통에 휩싸인 그녀의 얼굴과 분노가 가득한 목소리를 듣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숨이 막혀 왔다. 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My God! what have I done? Dolly! For God’s sake!....You know....’ He could not go on; there was a sob in his throat. She shut the bureau with a slam, and glanced at him. ‘Dolly, what can I say?.... One thing: forgive...Remember, cannot nine years of my life atone for an instant...’ She dropped her eyes and listened, expecting what he would say, as it were beseeching him in some way or other to make her believe differently. 아 내가 도대체 무슨 일을 벌였단 말인가? 돌리! 대체 그는 터져 나오는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녀는 옷장 문짝을 쾅 닫고 그를 쳐다보았다. 돌리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어. 그저 당신에게 용서를 빌 뿐이야. 제발 용서해 줘. 생각해 봐. 지금까지 9년 동안 이어 온 결혼 생활에서 단 한 번의 실수도 용서할 수 없다는 거야? 그녀는 바닥을 응시한 채 그가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을 돌리려고 하는 소리들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Боже мой, что я сделал! Долли! Ради Бога!.. Ведь... — он не мог продолжать, рыдание остановилось у него в горле.
Она захлопнула шифоньерку и взглянула на него.
Боже [보제] 하느님.
мой [모이] 나의,
де́лать (сде́лать) [델라띠] 만들다
ведь [베디] 어쨌던, 그렇지만
захло́пывать (захло́пнуть) [자흘로피바띠] 쾅(탁) 닫다, 덮다
продолжа́ть ( продо́лжить ) [프라달자띠] 계속하다, 말을 계속하다
- instant of passion?’ he said, and would have gone on, but at that word, as at a pang of physical pain, her lips stiffened again, and again the muscles of her right cheek worked. ‘Go away, go out of the room!’ she shrieked still more shrilly, ‘and don’t talk to me of your passion and your loathsomeness.’ She tried to go out, but tottered, and clung to the back of a chair to support herself. His face relaxed, his lips swelled, his eyes were swimming with tears. <한 순간. . .마음을 빼앗긴 단 한 순간. . .> 그는 계속 말을 잇고 싶었다. 하지만 이 말에 육체적인 고통이 엄습하기라도 한 듯 그녀의 입술은 다시 꽉 다물렸고 오른쪽 뺨 근육이 바르르 떨리기 시자했다. 단 한 번 내가 잠시 마음을 빼앗겼던 그 단 한 번을. . . 그는 계속 말을 이르려 했지만 그 말을 듣자마자 다시 육체적인 고통이 시작된 것처럼 그녀의 입술은 굳게 닫히고 오른쪽 볼은 일그러졌다. <나가요! 당장 나가 버려요.> 그녀가 거세게 외쳤다. 당신이 마음을 빼앗겼든 구역질을 했던 내 앞에서 입에 올리지 말아요. 그녀는 방을 나가려고 했지만 몸이 비틀거리는 바람에 겨우 의자 등받이를 잡고 중심을 잡았다. 그의 얼굴이 달아올라. 입술은 부풀어 오르고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Dolly!’ he said, sobbing now; ‘for mercy’s sake, think of the children; they are not to blame! I am to blame, and punish me, make me expiate my fault. Anything I can do, I am ready to do anything! I am to blame, no words can express how much I am to blame! But, Dolly, forgive me!’ She sat down. He listened to her hard, heavy breathing, and he was unutterably sorry for her. She tried several times to begin to speak, but could not. He waited. <돌리> 그는 흐느끼면서 말을 이었다. <제발 부탁이야. 아이들을 생각해 봐. 아이들에게 무슨 죄가 있지? 모두 내 잘못이야. 날 탓하고 내게 벌을 내려. 내가 지은 죄를 씻을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다 하겠어.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 제발 날 용서해 줘.> 그녀는 앉았다. 그는 그녀의 거친 숨소리를 듣고는 그녀가 말할 수 없이 가엽게 여겨졌다. 그녀는 몇 번이나 말을 꺼내기를 머뭇거렸다. 그는 기다렸다.
‘You remember the children, Stiva, to play with them; but I remember them, and know that this means their ruin,’ she said - obviously one of the phrases she had more than once repeated to herself in the course of the last few days. She had called him ‘Stiva,’ and he glanced at her with gratitude, and moved to take her hand, but she drew back from him with aversion. [영문판_25p, ‘I think of the children, and for that reason I would do anything in the world to save them, but I don’t myself know how to save them. 당신이 아이들을 생각하는 건 놀아줄 때뿐이죠. 나는 항상 아이들을 생각해요. 하지만 이젠 모든 게 끝났어요. 이 말을 아마 지난 사흘 동안 그녀가 속으로 수없이 반복했던 것 중 하나였다. 그래서 그는 그녀를 고마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그녀의 손을 잡으려고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그녀는 혐오감을 드러내며 몸을 피했다. 난 아이들을 먼저 생각해요.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면 어떤 것이든 할 거에요. 하지만 아이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알 수 없군요.
by taking them away from their father, or by leaving them with a vicious father - yes, a vicious father....Tell me, after what. . . has happened, can we live together? Is that possible? Tell me, eh, is it possible?’ she repeated, raising her voice, ‘after my husband, the father of my children, enters into a love affair with his own children’s governess?’ ‘But what could I do? what could I do?’ he kept saying in a pitiful voice, not knowing what he was saying, as his head sank lower and lower. 아버지와 떨어뜨려 놓아야 할지 아니면 방탕한 아버지라도 곁에 두어야 할지요. 그래요 방탕한 아버지요. 한 번 말해 봐요. 그런 일을 겪고도 우리가 아무렇지 않은 척 지밸 수 있을까요? 정말 그럴 수 있겠어요? 말해 봐요! 할 수 있겠어요? 그녀는 점점 목소리를 높이면서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내 남편이자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가정교사와 불륜을 저질렀는데도. 그럼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야? 그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 처량한 목소리로 말하며 고개를 점점 아래로 떨어뜨렸다.
‘You are loathsome to me, repulsive!’ she shrieked, getting more and more heated. ‘Your tears mean nothing! You have never loved me; you have neither heart nor honorable feeling! You are hateful to me, disgusting, a stranger - yes, a complete stranger!’ With pain and wrath she uttered the word so terrible to herself-stranger. He looked at her, and the fury expressed in her face alarmed and amazed him. He did not understand how his pity for her exasperated her. She saw in him sympathy for her, but not love. ‘No, she hates me. She will not forgive me,’ he thought. ‘It is awful! awful!’ he said. At that moment in the next room a child began to cry; probably it had fallen down. Darya Alexandrovna listened, and her face suddenly softened. 더럽고 혐오스러워요 그녀는 점점 더 흥분하며 외쳤다. 당신의 눈물은 그저 물일뿐이에요. 당신은 한 번도 날 사랑한 적이 없어요. 당신에게 심장도 없고 고결함도 없어요. 당신은 내게 역겹고 더럽고 낯설고, 그래도 낯설어요. 그녀는 자기가 들어도 소름끼치는 이 ‘낯설다’라는 말을 고통과 악의에 찬 목소리로 내뱉었다. 그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고통에 일그러진 표정이 그에게 공포감을 주었다. 그는 그녀에 대한 연민이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음을 알지 못했다. 그녀가 그에게서 느낀 것은 동정일 뿐 사랑이 아니었다. 안 되겠어. 아내는 나를 증오하고 있어. 아내를 나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는 생각했다. <끔찍한 일이야! 끔찍해!> 그 때 옆방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바닥에 넘어진 모양이었다.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는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그녀의 표정이 이내 부드러워졌다.
She seemed to be pulling herself together for a few seconds, as though she did not know where she was, and what she was doing, and getting up rapidly, she moved towards the door. ‘Well, she loves my child,’ he thought, noticing the change of her face at the child’s cry, ‘my child: how can she hate me?’ ‘Dolly, one word more,’ he said, following her. ‘If you come near me, I will call in the servants, the children! They may all know you are a scoundrel! I am going away at once, and you may live here with your mistress!’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잊은 사람 같았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더니 문으로 걸어갔다. 그는 아이의 울음소리에 금세 얼굴빛이 변했던 그녀를 떠올리고 생각에 잠겼다. 나의 아이를. 그런데 어떻게 나를 증오할 수 있다는 말인가? 돌리 제발 조그만 내 말을...그는 그녀를 따라갔다. 더 따라오면 하인을 부르겠어요. 아이들도요. 모두에게 당신의 비열함을 밝히겠어요. 난 지금 당장 이 집을 떠날 거예요. 그러나 당신은 여기서 당신의 정부와 살아요.
как же она может ненавидеть меня»?
Долли, еще одно слово, — проговорил он, идя за нею.
одно [아드나] 하나의
сло́во [슬로바] 단어, 말
одпроговори́ть [프라가바리띠] ∼을 말 하다, 이야기하다
идти [идти́gem=y] to go, to walk
за [자] 전치사 뒤에, 배후[이면]에, 그늘에서; 숨어서
[영문판_26p, And she went out, slamming the door. Stepan Arkadyevitch sighed, wiped his face, and with a subdued tread walked out of the room. ‘Matvey says she will come round; but how? I don’t see the least chance of it. Ah, oh, how horrible it is! And how vulgarly she shouted,’ he said to himself, remembering her shriek and the words - ‘scoundrel’ and ‘mistress.’ ‘And very likely the maids were listening! Horribly vulgar! horrible!’ Stepan Arkadyevitch stood a few seconds alone, wiped his face, squared his chest, and walked out of the room. 그리고 그녀는 문을 쾅 닫고 나갔다. 스테판 아르카지치는 한숨을 쉬더니 얼굴을 닦고 조용한 걸음걸이로 방 안을 걸었다. 마트베이는 모든 게 잘 해결될 거라고 했지만...다 틀어졌군. 잘될 것 같지 않아. 아 그리고 너무나 끔찍해. 내게 소리까지 지르다니 정말 한심스러운 지경이군. 그는 아내가 소리를 지르던 광경과 비열하다느니 정부니 하는 말들을 떠올렸다. 하녀들도 그 말을 들었겠지. 정말 끔찍하고 유치하군. 스테판 아르카지치는 잠시 혼자 서 있다가 눈물을 닦고 숨을 한 번 크게 내쉬고는 방을 나섰다.
It was Friday, and in the dining room the German watchmaker was winding up the clock. Stepan Arkadyevitch remembered his joke about this punctual, bald watchmaker, ‘that the German was wound up for a whole lifetime himself, to wind up watches,’ and he smiled. Stepan Arkadyevitch was fond of a joke: ‘And maybe she will come round! That’s a good expression, ‘come round,’’ he thought. I must repeat that.’ ‘Matvey!’ he shouted. ‘Arrange everything with Darya in the sitting room for Anna Arkadyevna,’ he said to Matvey when he came in. ‘Yes, sir.’ Stepan Arkadyevitch put on his fur coat and went out onto the steps. ‘You won’t dine at home?’ said Matvey, seeing him off. 마침 금요일이어서, 식당에는 독일인 시계공이 시계태엽을 감고 있었다. 아르카지치는 이 꼼꼼한 대머리 시계공에게 평생 시계태엽을 감으려면 시계공의 몸에도 태엽이 감겨 있겠지 라고 했던 자신의 농담이 떠 올리자 웃음이 났다. 스테판 아르카지치는 이렇듯 가벼운 농담을 좋아했다. 뭐 잘되겠지. 그나저나 잘 될 거야 라는 말은 참 멋진 말이야. 써먹기에 좋은 말인걸. 그는 생각했다. 마트베이 그는 소리쳤다. 마리야와 함께 안나 아르카지예브나가 머물 소파가 있는 방을 정돈해 놔. 그는 가까이 온 마트베이에게 그렇게 일러두었다. 네 알겠습니다. 스테판 아르카지치는 외투를 걸치고 현관을 나섰다. 식사는 집에서 안 하시고요?
‘That’s as it happens. But here’s for the housekeeping,’ he said, taking ten roubles from his pocketbook. ‘That’ll be enough.’ ‘Enough or not enough, we must make it do,’ said Matvey, slamming the carriage door and stepping back onto the steps. Darya Alexandrovna meanwhile having pacified the child, and knowing from the soun as her solitary refuge from the household cares which crowded upon her directly she went out from it. 글쎄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 우선 받아두게. 그는 지갑에서 십 루블을 꺼냈다. 이걸로 충분하겠나? 충분하든 모자라든 잘 맞춰 봐야지요. 마트베이트 마차 문을 닫고 현관 계단으로 물러섰다.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는 아이를 달래러 갔다가 남편을 태운 마차가 떠나는 소리가 들리자 다시 침실로 돌아왔다. 그곳은 그녀를 둘러싼 막중한 집안일들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Even now, in the short time she had been in the nursery, the English governess and Matrona Philimonovna had succeeded [영문판_27p, in putting several questions to her, which did not admit of delay, and which only she could answer: ‘What were the children to put on for their walk? Should they have any milk? Should not a new cook be sent for?’ 이 곳을 나서는 순간 곧 집안의 걱정거리들이 그녀를 에워쌌다. 지금만 해도 그녀가 아이들 방으로 간 그 짧은 동안에 영국인 여자와 마트료나 필리모노브나가 그녀에게 몇 가지 질문거리를 갖고 왔다. 하나같이 미뤄 둘 수 없고 그녀만이 답할 수 있는 그런 질문이었다. 산책을 나갈 때 아이들에게 무엇을 입힐까요? 우유를 먹일까요? 말까요? 다른 요리사를 구하러 사람을 보낼까요? 말까요?
‘Ah, let me alone, let me alone!’ she said, and going back to her bedroom she sat down in the same place as she had sat when talking to her husband, clasping tightly her thin hands with the rings that slipped down on her bony fingers, and fell to going over in her memory all the conversation. ‘He has gone! But has he broken it off with her?’ she thought. ‘Can it be he sees her? Why didn’t I ask him! No, no, reconciliation is impossible. Even if we remain in the same house, we are strangers-strangers forever! She repeated again with special significance the word so dreadful to her. ‘And how I loved him! my God, how I loved him! . . How I loved him! And now don’t I love him? Don’t I love him more than before? 나갔구나. 아 날 좀 내버려 뒤. 그녀는 침실로 돌아와 조금 전에 남편과 이야기한 자리에 다시 앉았다. 그리고 깡마른 두 손을 맞잡은 채 조금 전의 대화를 하나하나 떠올리기 시작했다. 뼈마디가 앙상하게 드러난 그녀의 손가락에서 반지가 헐겁게 내려왔다. 그녀는 생각했다. 그런데 그 여자와는 이제 어떻게 됐을까? 완전히 끝낸 걸까? 왜 난 아무것도 물어 볼 수 없었을까? 설사 한 집에서 산다 해도 우리는 남남이야. 영원히 남남이라고. 그녀는 끔찍하게 들리는 이 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면 계속 되풀이 했다. 아 이럴 수가 내가 얼마나 그를 사랑했는데 그런데 이젠 정말로 그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닐까 혹시 예전보다 더 깊이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닐까?
The most horrible thing is,’ she began, but did not finish her thought, because Matrona Philimonovna put her head in at the door. ‘Let us send for my brother,’ she said; ‘he can get a dinner anyway, or we shall have the children getting nothing to eat till six again, like yesterday.’ ‘Very well, I will come directly and see about it. But did you send for some new milk?’ And Darya Alexandrovna plunged into the duties of the day, and drowned her grief in them for a time. 가장 끔찍한 건. . .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미처 다 끝맺을 수 없었다. 마트료나 필리모노브나가 문틈으로 몸을 쑥 내밀었기 때문이었다. 저희 오라버니를 부르세요. 그녀가 말을 이었다. 음식을 준비하려면 오라버니밖에 부를 사람이 없어요. 안 그러면 아이들이 어제처럼 여섯 시가 다 되도록 아무 것도 먹을 수 없을 거예요. 그래 그게 좋겠어. 내가 가서 말해 두지. 그건 그렇고 새로 우유를 가져오도록 사람을 보냈나? 그리하여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는 그날의 집안일에 몰두하며 잠시나마 자신의 슬픔을 가라앉혔다. 그렇게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는 집안일에 다시 집중하는 것으로 잠시 자신의 슬픔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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