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 지음
데이비드코퍼필드 1, 2, 3권 총 약 1500페이지 가까운 책으로 두께에서 압도당한 느낌이었지만 막상 책을 읽으면서 스토리에 빠져서 빨리 읽었다.
고전답게 디킨스의 뛰어난 이야기 구성력과 인물 묘사는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지만 책을 덥고 후기를 어떻게 올려야 되나 고민이 되었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1850년에 출판된 자전적 소설로 디킨스 자신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주인공이 어린 시절의 상처와 고난을 극복하고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특히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가 그의 성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잘 묘사되어 있다.
또한 디킨스는 당시 영국 사회의 부조리와 불평등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가난, 아동 학대, 교육 제도의 문제 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운다. 특히 데이비드의 새아버지 머드스톤과 같은 인물들을 통해 권력 남용과 폭력의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내가 짐마차에 오르니 나를 부르는 어머니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어머니 혼자 정원 대문에서 내가 쳐다보도록 아기를 두 팔로 번쩍 들어 올렸다. 춥지만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였다. 그래서 아기를 번쩍 추켜들고 나를 열심히 바라보는 동안 어머니 머리카락 한 올도 어머니 옷자락 하나도 흔들리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어머니를 잃었다. 학교에서 잠잘 때 나타난 어머니는 언제나 침대 옆에 가만히 서서 그런식으로 나를 열심히 바라보며 아기를 두 팔로 번쩍 추켜들었다.1권 p204
이 집에서 이 가족과 함께 나는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아침 식사 때면 각각 1페니에 해당하는 빵과 우유를 먹고 그 돈을 주었다. 그리고 조그만 빵 한 덩어리와 치즈를 조금 떼어내서 찬장 선반에 따로 보관하 다가 저녁에 돌아와서 끼니를 때웠다. 6~7실링으론 구멍이 생길 수밖 에 없는데도 창고에서 온종일 일한 대가로 그 돈을 받아서 일주일을 보내야 했다. 게다가 월요일 아침부터 토요일 밤까지 어떤 형태로든 나에게 조언할 사람도, 상담할 사람도, 격려할 사람도 위로할 사람도, 도와줄 사람도, 지원할 사람도 없으니, 그냥 죽고 싶은 생각만 떠오르 던 기억도 난다! 1권 p263
이제 이야기는 다 끝났다. 나는 원고지를 덮기 전에 마지막으로
주변을 다시 한번 둘러본다.
나 자신이 아그네스와 나란히 서서 인생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 다. 우리 아이들과 친구들이 보인다. 내가 걸어가는 길에 관심을 보이는 목소리도 다양하게 들린다.
수많은 얼굴이 스치는데, 어떤 얼굴이 제일 또렷할까? 내가 속으로 질문하는 순간에 나를 쳐다보는 여러 얼굴이 나타난다!
제일 먼저 고모님이 보인다. 이제 여든 살이 넘어서 도수 높은 돋보 기를 쓰지만 허리는 아직도 꼿꼿하니, 추운 겨울에도 십 킬로미터 정도 는 단숨에 걷는다.
고모님 옆에서 착하디착한 패거티 유모가 보인다. 마찬가지로 돋보기를 쓰고 등잔불에 바싹 다가앉아 바느질하는 게 익숙하니, 옆에는 양초토막, 조그만 집에 들어간 줄자, 뚜껑에 세인트폴 대성당 그림이 있는 바느질 상자가 늘 있다. 3권p453
*줄거리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중산층에서 유복자로 태어나 어머니와 유모와 행복하게 살지만,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온갖 불행에 처한다. 혼자서 쓸쓸하게 역마차를 타고 찾아간 학교는 폭력이 난무하고, 어머니가 사망한 다음에는 공장에서 일하며 좌절감에 시달린다. 극한 불행을 겪으면서도 미래를 포기할 수 없어, 코퍼필드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괴짜 고모할머니를 찾아 나서는데, 어렵게 마련한 여행 경비를 도적놈에게 빼앗기니, 옷을 팔고 거지 행각을 하며 머나먼 여행길을 겪어낸다. 극도의 불안감과 고통이 몰려들 때는 환하게 떠오르는 어머니 영상에 의지하며 극복한다.
온갖 고통을 겪으며 찾아간 고모할머니는 괴팍한 성격이지만 원칙이 또렷하고, ‘데이비드’는 꿈에 그리던 중산층 생활을 시작하며 교육도 받는데, 이번에 들어간 학교는 극히 바람직하다.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이성도 사귀고 실연도 겪으며 성장한다. 독자는 여기에서 디킨스가 어린 시절에 겪은 고통과 간절한 희망이 실재와 허구로 묘하게 엮이는 걸 느낀다.
데이비드는 다양한 인물을 만나 다양한 영향도 받는다. 어머니는 사랑스럽지만 천진난만한 성격으로 나쁜 남자랑 재혼해서 죽음을 맞고, 머드스톤 남매는 주관적인 원칙과 종교관으로 주변 사람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고모할머니는 불행한 결혼생활과 이혼에 지대한 영향을 받아 괴팍하면서도 성실한 원칙을 추구하고, 패거티 유모는 순박한 성격과 무한한 사랑으로 데이비드를 어린 시절부터 감싸주며 지원하고, 패거티 아저씨는 순박한 어부로 살아가며 사내 특유의 우직한 사랑을 실천하고, 에밀리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행복을 추구하다 좌절하고, ‘햄’은 자신을 배신한 약혼녀를 끝까지 사랑하며 죽음을 선택해서 하늘로 이어지는 사랑을 실천하고, 거미지 부인은 딱한 처지를 끝없이 한탄하나 다른 사람이 겪는 커다란 불행을 동정하며 새롭게 태어나고, 학교 선배 스티어포스는 탁월한 지도력과 지식으로 세상을 비웃으나 결국에는 순박한 처녀를 유혹에서 지옥에 빠뜨리고, 트래들스는 순박하면서도 성실한 우정으로 어설프지만 나름대로 행복을 추구하며 완성하고, 도라는 천진난만한 성격에 사랑스러운 여인이지만 극히 무능하고, 미코버 부부는 가난한 현실 속에서도 찬란한 미래를 꿈꾸며 허풍을 늘어놓고, 유라이어 힙은 악마의 대변자로 극히 겸손한 척하면서 타인을 나락에 떨어뜨리고, 그 외에도 여러 인물이 독특한 모습으로 등장하며 데이비드에게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무엇보다 커다란 영향을 미친 사람은 ‘아그네스’로 이상적인 여인상을 대변한다. 행간을 잘 살피면 디킨스 자신이 겪은 다양한 인물은 물론, 디킨스 자신이 겪은 불행과 그 속에서 갈망하던 희망이 겹치는 걸 느낄 수 있다.
《데이비드 코퍼필드》에서 무엇보다도 탁월한 특징은, 무려 5,500매에 달하는 장편을 펼쳐나가느라 중간에 이야기가 느슨하게 변할 개연성이 충분한데도, 디킨스는 다양한 등장인물을 배우처럼 직접 연기하는 식으로 집필해서 캐릭터를 일정하게 과장하면서도 현실성을 부여해, 처음부터 끝까지 탁월한 박진감으로 독자의 눈을 잡아끈다는 사실이다. ‘서머싯 몸’이 세계 10대 소설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말이다.<교보문고>
*작가소개
찰스 디킨스 Charles Dickens
찰스 디킨스는 현재까지 영미권 최고의 작가다. 1812년 2월 7일에 영국 남부포츠머스외곽에서 팔남매 가운데 둘째자 장남으로 태어난다. 여섯 살부터 학교에 다니지만, 다락방에서 소설을 읽으며 훨씬 많은 걸 배운다. 아버지 빚이 많아 열한 살부터 런던 빈민가에 살다가 열세 살부터 구두약 공장에 취직해서 장시간 일하는 등 가난과 좌절을 겪었다. 이때 겪은 생활은 이후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아버지가 빚을 갚자 삼 년 동안학교에 다니지만관두고 다양한 일을 하다가 스물한살에 속기법을 익혀 의회 출입기자가된다. 그리고 의회와 정치에 대한 불신, 부정부패, 빈부격차 등 사회현상에 눈을 뜬다. 스물두살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서 대표작 『크리스마스캐럴」, 『두 도시 이야기』, 『위대한유산, 자전적 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 등을 평생에 걸쳐 발표한다. 1868년 6월 8일에 드윈드루드의 수수께끼를 집필하다가 5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많은 사람이 "우리 친구가 죽었다"라면서 슬퍼한다.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에 성공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나라였으나 곳곳에 어두운 부분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디킨스는사람이 힘겹게 신음하는소리를 듣고 영국 최고 전성기에 담긴 아픈 그림자를 직시하여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
고통은 누구보다 훌륭한 스승이다. 나는 고통을 겪으면서 인간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는 부러지고 깨졌지만 훨씬 멋진 모습으로 태어났다. <찰스 디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