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열두분의 원예치료사가 탄생하였습니다.
그 중 어느 선생님이 우리 카페에 너무 아름다운 글을 쓰셔서
소개해 드립니다.
협회지에라도 게재했으면 좋을듯 하여 추천합니다.
원예치료사 자격증을 받으며....
우 정 애
작년 이맘때 인간과 식물과의 교감이라는 거창한 생각을 해보며 원예치료사 양성과정을 시작했다.
이미 그전에 자연이 주는 숨 쉴 수 있는 여유로움에 깊히 빠져있던 나는 나름대로의 이론을 정립해 놓은 덕에
활기찬 원예치료 행보를 시작 했던것 같다.
그동안 가치는 선택한 사람이 부여 하는 것 이라는 좋은 말을 되새기며 내가 선택한 원예치료가
나의 가치로 자리 잡혀지도록 열심히 노력해 왔다고 말하고 싶다.
명료화 시키는 것, 구체화 시키는 것..등등 구속되는 것들을 참으로 싫어하는 내가 언제부터
자연속의 식물을 대상으로 이런 저런 생각과 말을 하게 되었는지.. 혼자서도 웃음을 지을 때가 참 많았다.
보고.. 느끼고.. 그냥 감정이 가는대로.. 억지스럽고 가식적인 냄새는 애써 피해가는 내가
상담을 하면서 구체화, 명료화, 탐색 등등을 생각하고 배우게 되었고 한번 더 세심해 보고자 노력하는 자세도 연습이 됐던 것 같다.
받기만 하는 입장에서 전달하는 입장으로 바뀌다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무심코 하는 행동과 말이지만 탐색해 들어가 보면 무수한 배경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탐색의 대상 첫 번째가 내가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 많은 배경을 끌어올려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과정에 생명체로써의 식물이 역할 할 수 있다는 것이
나를 미친 듯이 몰입하게 만든 것이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보면 이런 저런 방법을 시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었고
지나고 보니 나의 욕심으로 비춰 졌을지도 모른다는 뒤늦은 후회도 하게 된다.
좋아하는 것만 사던 내가 다양한 식물의 종류를 알기위해 관심을 갖게 된 후로는
모르는 식물에 눈길이 가고 물어보고 사오는 배움의 길로 가고 있음도 역시 변화된 것들 중 하나이다.
그러나 노력한 것에 비해 아는바가 솔직히 별로 없다.
자격증을 받고 나니 부담스럽기만 하다. 오히려 열심히 하는 과정이 기대에 부풀고 훨씬 즐거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실습은 꾸준히 하고 있지만 29일 자격증을 받은 후론 전에 없던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책임감!! 이 따라붙는 것이었다. 예상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자격증이란 노력하라는 책찍의 의미가 더 큰 것임을 새삼스레 느껴본다.
원예치료에 관한 많은 책들이 나와 있고 물론 그 이론들은 대단히 중요하고 알아야 하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 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내가 갖추고 앞으로도 계속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자세임을 점점 더 느끼게 된다.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이 프로그램이 대상자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정말 고민해 봐야 할것 같다.
진행자의 의도가 깃들어 있어야함을 갈수록 느끼게 된다.
사람인 내가 사람을 상대로 그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애정이 들어있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것 같다.
내가 상담하는 학생 중에 컴에 중독된 학생이 있었다.
식물 없이 꽃 도감을 보여주며 호감가는 식물에 대한 느낌을 써 보게 했다.
파리지옥이란 식물을 선택했고 상상을 해가며 그 식물에 대한 느낌을 써보게 했다.
그리고 난 다음날 노란 수선화가 핀 화분을 보여주며 느낌을 써 보게 했다.
난 이 느낌의 차이점이 원예치료의 효과라고 생각한다.
상상은 이 아이가 소유한 사고의 흐름대로 진행되지만 살아있는 생명체는 이 아이에게 잠재되어있는
감정을 끌어 올리는 자극역할을 했다고 느껴졌다.
살아있는 식물 그 자체를 보여줌으로써 이미 치료는 시작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선하고 아름다움을 소유했기 때문이다.
내재된 감정이 자극을 통해 저절로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자극제를 전달하며 흘러나온 감정들 중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그 아이 스스로 느끼게 할 뿐 이었다.
피고 지는 식물을 통해 인간의 물리적 한계와 무한한 사랑의 힘을 대상자들과 함께
배워 가며.. 느껴가며...주고받으며... 그들과 함께 나도 치료받고 성장하며...
이렇게 살아가리라 다짐해본다. 능력이 다하는 날까지....
이런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신 소인섭교수님과 한동휴회장님께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 표현하고 싶습니다.
첫댓글 자격취득을 축하드리며 아무쪼록 많은 일 해주시기 바랍니다....그런데 이번에 제주에서 자격 취득하신 또 한분이 협회로 글을 보내주신 것이 있는데 소식지에 실을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부럽습니다. 저도 올해는 꼭 하도록 노력해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