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지역예선
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3전 전패로 고개를 떨군 한국축구. 그 때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94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홈&어웨이 방식이 아닌 제3의 장소인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풀리그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일본을 비롯하여, 이라크, 사우디, 북한, 이란과 마주치면서 아시아 최초로 3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꿈꾸게 된다. 아시아에서 배정된 월드컵 본선 티켓은 2장. 한국은 이라크, 사우디와 같은 중동의 강호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지만, 일본에게 0-1로 패하면서 탈락위기를 맞게 된다.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최종전에서는 승부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 VS 북한, 이란 VS 사우디, 이라크 VS 일본 이렇게 3경기가 동시에 진행됐으며, 한국은 월드컵 본선행에 오르기 위해서는 일본이나 사우디가 비기거나 패배하는 기적을 바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사우디는 이란을 4-3으로 승리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반면, 한국과 일본은 남은 1장의 티켓을 놓고 죽을 힘을 다해 경기에 임하게 된다. 한국은 일본의 경기결과에 걱정하면서도 북한을 3-0으로 대승을 거뒀다. 같은 시간, 일본과 맞붙고 있는 이라크가 1-2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종료 직전에 동점골이 터지면서 2-2 무승부로 끝나자, 한국은 극적으로 월드컵 3회 연속 본선진출의 꿈을 일궈냈다. '도하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예선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국은 환호했고, 월드컵 첫 본선진출을 노렸던 일본은 통곡해야만 했다. 이로써 한국은 94 미국월드컵 본선에 진출함으로써 스페인, 독일, 볼리비아와 같이 C조에 편성된다.
◎ 조별예선 1차전 - 스페인전
한국은 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1-3 패배를 안겼던 스페인과 또다시 만났지만, 지난 대회와는 달리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후반 6분에는 살리나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4분뒤인 10분에는 고이코에체아에게 추가골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0-2로 끌려가면서 또다시 스페인에게 무릎을 꿇는 듯했다. 경기 종료가 가까워지자 한국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후반 40분에는 홍명보가 통쾌한 프리킥 골로 1-2로 추격했으며, 45분에는 서정원이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키면서 기적과도 같은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결과는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 조별예선 2차전 - 볼리비아전
스페인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한국은 약체팀 볼리비아와의 경기에서 첫 승을 노리고 있었다. 예상대로 한국은 볼리비아를 압도적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연달아 위력적인 슈팅을 퍼부었으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일방적인 경기에도 불구하고 0-0으로 아쉽게 무승부를 기록했다.
◎ 조별예선 3차전 - 독일전
한국은 '전차 군단'이라고 불리는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비겨도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약체 볼리비아전에서의 무승부로 사기가 떨어진 탓인지 경기 초반부터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전반 12분, 클린스만의 선제골, 20분에는 리들레의 추가골, 37분에는 또다시 클린스만에게 연달아 골을 내주면서 전반전을 0-3으로 마쳤다. 그러나, 한국은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후반전은 전반전과는 달리 투지를 보이면서 독일을 파상공세로 밀어붙였다. 마침내, 후반 7분 황선홍이 골을 터뜨리면서 1-3으로 추격한데 이어, 후반 18분에는 홍명보가 중거리 슛을 성공시켜 2-3으로 한골차까지 추격했다. 시간이 1~2분이라도 더 있었으면 동점까지 바라볼 수 있는 기회였지만, 아쉽게도 독일에게 2-3으로 패하면서 2무 1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의 최고의 경기력, 최상의 투지와 열정이 보였던 94년 미국월드컵이었다.
첫댓글 재밌었는데 스페인전..나달 퇴장이 컸죠
볼리비아전 하니까 황선홍 생각나네 ㅠㅠ
까놓고 하석주 실수가 더 아쉬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