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입문한지 약 4개월...
연습장에서 3개월 하고... 프로가 맘에 안들어 가출한 후... 혼자 인도어(닭장)에서 드라이브 연습 몇 번하고... 스크린 몇 번 치고... 그래도 스크린은 곧 잘 나왔는데(잘 나올 때는 82개도 쳤음ㅋㅋㅋ) ...
여튼 그간 골프에 대한 설레임과 호기심... 그리고 필드에 대한 막연한 동경...
드뎌 생애 첫 라운딩의 기회가 왔다.
나를 위해서 회사 고위임원(?)들 4명이 모였다.
이 친구들 2명은 구력이 10년에 싱글 골퍼도 있고, 한 명은 4~5년 된 양반들이다.
그간 나갈 기회는 많았으나 내가 준비가 안되있어 못나갔는데 드뎌 기회가 왔다.
4개월간 갈고 닦은 솜씨를 뽐내리라 맘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썬밸리cc로 향했다.
경기도 안성과 충북 음성의 경계에 위치한 산 중턱에 위치한 골프장이다.
웬만한 골프장 보다 코스가 어려워 5~10개 정도는 스코어가 더 나오는 어려운 골프장이라 한다.
내심 잘됐다는 교만한 마음까지 들었다. 기왕에 신고식 하는거 어려운 데서 해야 자세가 나오지 않겠나 생각했다.
1시간여를 달려 드뎌 골프장에 도착했다.
체크인 하고, 옷 갈아 입고, 바로 첫번째 홀로 갔다. 모든게 일사 천리다.
첫번째 홀에 들어서는 순간 멋지게 길러진 잔디와 탁트인 전망이 시원시원하다. 이런 맛에 골프치는가 싶었다.
그것도 잠시...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오는 순간 앞이 낭떠러지 헤저드다. 캐디 왈 "180미터는 쳐야 헤저드를 넘어갑니다"다.
속으로 까짓거 뭐 180미터야... 근데 느낌이 스크린이랑 닭장 하고는 완전히 딴판이다.
어쨌거나 생애 첫 타를 쳤다. 공들여 친다고 친 드라이브가 아래 낭떠러지로 곤두박질 치는게 아닌가...
얼굴이 달아오르고 황당했다. 아니 분명히 스크린과 닭장에서는 그리 잘 맞던 드라이브가 왜이런가 싶었다. 그것도 생애 첫 정규홀 첫타에서 말이다.
2~6홀까지 거의 그랬다. 드라이브가 좀 잘 맞으면 슬라이스나 훅이고... 그래도 아이언이 좀 맞아줘서 다행이다.
그나마 경기 진행에 민폐는 안끼친게 다행이라고 생각할 틈도 없이 대여섯 홀이 휘리릭 지나갔다.
드뎌 8번 홀에서 찬스가 왔다.
파3 아일랜드 홀이다. 사방이 워터 헤저드로 이루어진 약140미터 파3다.
마음을 비우고 7번 아이언으로 툭 쳤다. 볼이 멋지게 비행하면서 홀에서 1미터 옆에 안착하는게 아닌가?
기분이 좋았다. 머리올리러 와서 버디 한다고 동반자들이 칭찬해 주었다.
근데 막상 퍼팅에서 또 긴장을 했나보다. 약간 빚나가며 파로 마감했다.
그래도 다들 잘 했다고 칭찬을 해주니 심리적으로 좀 안정이 된다.
그럭저럭 전번 9홀이 끝나고... 그늘집에서 대충 식사하고 후반9홀 준비를 했다.
갈수록 태산이다. 후반 9홀은 밸리코스라고 전반 9홀보다 훨씬더 어려웠다. 코스 언듀레이션이 훨씬 심하다.
역쉬~ 머리 올리러와서는 그냥 골프 룰이나 익히고 경험이나 하라는 선배 골퍼들의 말이 맞나보다.
전반 9홀과 별 향상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18홀 대장장을 마치니 어느새 땅거미가 진다.
캐디가 기념이라고 스코어 카드를 나에게 들이민다.
합이 112다. 다른 동반자들도 모두 100을 넘었다. 싱글치는 사람이 101를 친걸로 봐서는 코스가 꽤나 어려웠나 보다.
초보자가 있어서 게임의 흥미진진함이 떨어진 이유도 있으리라...
골프때문에 열받고... 골프에 올인하며 살순 없지만...
그래도 골프를 잘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골프를 너무 쉽게 생각한 나를 다시 돌아 보며, 연습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여튼 잘치진 못했지만 기분은 상쾌했다. 좋은 경험도 했고... 허나 혹독한 신고식임에는 틀림없다.
함께해준 동반자들에게 감사하며... 빠른 시일내에 드라이브를 정상화시켜 친구들과의 라운딩도 기대해 본다.
-the end-
첫댓글 아이고라... 나는 지금도 첫타를 제대로 치기가 힘들더라고.... 나는 지금도 대여섯홀 가야 좀 적응이 되더라고,
첫라운딩 첫홀 첫타에서 맞추기라도 한 것은 매우 잘한것... 2번홀부터 18번까지는 어땠는지 궁금하네...
상전이 댓글을 보니 위로가 되는군^^ 어제 시간이 없어 글 쓰다 말았네... 글은 계속 됩니다 ^^
하하하, 첫번째 경험의 설레임이 잘 표현이 됐군. 여하간 입문 축하. 이젠 우리 4명 구성이 가능한거네~ 좀만 기달려
강엽이와의 라운딩이 기대 되는군... 여튼 글은 계속 됩니다 ㅋㅋ
첫경험 치고는 잘했네!!! 앞으로 롤 모임때마다 스크린 골프나, 파3 골프 적극 추천!!!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