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운전중’ 붙였더니…10명 중 7명 놀라운 경험
입력2025.02.12. 오후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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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안전공단 ‘고령운전자 표지’ 효과 분석
표지 부착한 67% “양보·배려 체감...안전성 도움"
43%는 “타 운전자 시선 우려"로 부착 꺼리기도
‘고령 운전자 표지’ 부착 차량. 한국교통안전공단초고령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고령 운전자가 늘어난 가운데, 65세 이상 운전자 차량 뒤편에 ‘어르신 운전중’이란 표지를 부착한 캠페인이 긍정적인 효과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통안전공단(TS)은 지난해 9월 고령 운전자 표지 2000매를 부산 지역 노인단체·TS 자동차검사소 방문 고객 등에 배부하고 참여자를 대상으로 효과성을 분석한 결과, 고령 운전자의 안전성 향상과 배려 운전 문화 확산에 효과가 있었다고 11일 밝혔다.
TS 부산본부가 ‘고령 운전자 표지’ 부착 경험이 있는 고령 운전자 그룹(95명)과 일반 시민 그룹(96명) 총 191명을 대상으로 표지 부착을 통한 사고 예방 효과·안전성 향상 등에 영향이 있는지 설문했다.
표지 부착 경험이 있는 고령 운전자 그룹의 과반수 이상인 65%가 ‘고령 운전자 표지 부착이 운전자 안전성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또 10명 중 7명가량이 ‘타 운전자들의 양보와 배려를 체감했다(67%)’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고령 운전자 표지를 부착하지 않은 이유로는 ‘타 운전자의 시선 우려(43%)’가 가장 많아, 본인이 고령 운전자로 식별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일반 시민 응답자 중 대다수(93%)가 ‘고령 운전자 표지 부착 차량을 배려할 의향이 있다’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였다.
고령 운전자 표지 모습. 한국교통안전공단아울러 두 그룹 응답자 84%가 ‘고령 운전자 표지가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에 필요하다’며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일반 시민 응답자 중 ‘본인이 고령 운전자가 됐을 때 표지를 부착할 의향이 있다’(35%)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밖에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개선 요소’를 묻자 ‘고령 운전자’ 그룹에서는 ▲교통안전 교육 및 홍보 강화(29%) ▲대중교통 운영체계 강화(25%) ▲첨단장치 장착 지원 강화(20%) 등을 꼽았다. ‘일반 시민’ 그룹은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혜택 증가(32%) ▲대중교통 운영체계 강화(21%) ▲첨단장치 장착 지원 강화(21%) 순으로 답했다.
TS는 향후 교통안전 관계기관과 협업해 ‘고령 운전자 표지’ 부착 문화를 확산하고,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용식 TS 이사장은 “고령 운전자 표지 부착과 함께 어린이부터 고령자까지 교통약자를 위한 맞춤형 교통안전망 구축을 추진할 것“이며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안전한 교통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운전면허 소지자 중 65세 이상 비율은 2020년 11.1%(3319만명 중 368만2000명)에서 2023년 13.8%(3442만6000명 중 474만7000명)로 늘고, 지난해 14.9%(3470만7000명 중 516만6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령 운전자 표지를 부착한 67%가 다른 운전자들의 ‘양보와 배려’를 체감했다.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