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유치원 사건이요...

[종이거울]

어느 분이 제가 올렸던 퍼온글(1904번 글)을 보고 보내주셨어요.
구속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진짜 결과는 또 어찌 될지 걱정이네요.
정말 이런 일은 없어져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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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의 성폭력 피해사건과 관련하여 그 동안 우리 무안경찰에 많은 격려와 질타를 보내준 네티즌 여러분!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검찰과 우리 무안경찰은 제반 관련 증거의 수집 및 확보 등을 위해 계속 끈질기게 수사를 하여 왔습니다.

그 결과 2001. 9. 28. 피의자 000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였습니다.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현지엄마가 일방적으로 검찰과 경찰의 수사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올려 이로 인하여 많은 네티즌들이 마치 검찰과 경찰의 수사에 의혹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이는 수사과정을 오해하여 비롯된 것이고, 검찰과 경찰은 현지 사건에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수사를 해왔음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수사는 범죄가 발생하였을 때 범인검거 및 증거확보 등 검찰에서 법원에 기소하기 전까지의 일련의 모든 과정을 의미하는 바, 이는 법률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절차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인류 역사과정에서 인권옹호를 위한 피나는 투쟁을 거쳐 생성된 것입니다. 과거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무시된 역사에서 저질러진 마녀사냥, 인민재판 등에 의하여 얼마나 무고한 사람이 희생되었습니까! 오늘날의 수사절차는 그와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하여 피의자로 입건된 자에 대하여 충분한 변명과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고 있습니다. 열사람의 범인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사람의 무고한 사람을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하는 법언이 이를 의미합니다. 위와 같이 피의자에게 충분한 변명과 방어권이 인정되는 이상 수사기관으로서는 피의자를 범인으로 단죄하기 위한 증거가 필요한 것이고 동 증거는 피의자의 변명과 방어권이 거짓이라는 것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을 정도여야 합니다.

그런데 현지사건의 경우 수사에 어려운 점은 객관적인 목격자가 없고, 피해사실을 증명해 줄 피해자가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표현할 만한 나이가 되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나이어린 피해자의 경우 진술의 일관성이 부족하여 법원에서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받는 예가 많이 있습니다(이는 여러분들의 자녀 또는 조카 등을 통하여 확인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도신문에 넘어가기 쉽고, 질문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엉뚱한 대답을 할 수 있는 것이 어린아이의 특성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으로서는 현지의 진술이 과장되거나 거짓이 아닌 것으로 증명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보강수사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현지 엄마와 네티즌 여러분들이 오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위와 같은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찰에서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에서 두번에 걸쳐 기각하였다고 하는 오해를 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경찰이 어떠한 사람에 대하여 구속하겠다는 구속영장을 검사에게 신청하였을 때 검사는 이에 대하여 세종류의 판단을 할 수 있는데, 첫째는 경찰의 영장신청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는 것이고, 둘째는 불구속 수사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영장을 기각하는 것이고, 마지막은 추가적으로 수사한 후 다시 영장을 신청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현지 사건에서 검찰이 영장신청을 경찰에 되돌려 보냈던 것은 구속이 타당하지 않다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니고, 좀 더 확실한 증거를 수집하라는 의미에서 되돌려 보냈던 것으로 위의 세번째 경우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 사건의 경우 피의자 000를 긴급체포한 이후 48시간 내에 모든 증거를 확보하여야 하는 시간적인 한계가 있었고 그 시간 내에 모든 증거를 확보할 수 없어 부득이 일단 피의자의 신병을 석방한 것이지 결코 수사지휘를 담당한 검사가 변호사와 짜고 석방한 것은 아닙니다(48시간 내에 석방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는 불법구금에 해당될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확보된 모든 증거는 법정에서 무효가 되어 결국 유죄판결을 이끌어낼 수 없게 됩니다). 또한 피의자 석방 이후에도 수사는 계속되어 왔고 수사 자체가 방치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그와 같은 철저한 수사 끝에 피의자 000에 대하여 범죄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되어 구속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네티즌 여러분!!

현지사건으로 수사기관에 대하여 많은 오해를 할 수도 있었음은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그러나 수사시관에서 수사중인 사건에 대하여는 그 과정을 함부로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분의 항의성 글에 대하여 일일이 답변과 양해를 구하지 않은 점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사는 재판과는 달리 모든 증거를 수집하는 단계로서 모든 과정이 비밀리에 이루어져야 하는 밀행성을 본질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번 사건과 같은 성폭행 사건이나 살인 강도 등의 강력사건의 경우 수사의 모든 진행과정이 공개될 경우 증거가 조작되거나 인멸되어 증거수집의 어려움이 있을 뿐 아니라 그 결과 진범에 대한 확신이 있어도 이를 입증할 증거가 소실되어 처벌을 할 수 없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는 것입니다.

검찰과 경찰은 무고한 사람을 희생시키지 않기 위해서, 또 범법자를 처벌하기 위해서 나름대로의 애로와 고충으로 오늘도 범죄 피해를 당한 국민들의 편에 서서 묵묵히 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수사기관(검찰, 경찰)에 대하여 정성어린 질책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1. 9. 29.

무 안 경 찰 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