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우회-산행일지..

[아목동]

하지와 홍룡폭포


지난 22일 일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14시간 정도)에

후덥지근 후끈후끈한 숲속을 헤치며 매니아님과 나는 해발 922m의 천성산(원효봉) 정상을 올랐다.

문수 월드컵 경기장 앞에 차를 세워 좋고 부산행 직행버스로 양산 덕계에 하차하여 무지개 폭포로 향했다.

엇그제 태풍과 비가 지난 뒤라서 골짜기엔 많은 물이 흰거품을 발산하며 큰 소리로 흐르고 있었다.

오늘도 짝수 산행이지만 퐁퐁도 없고 새 피아노도 없이 그저 그런사람 둘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무지개 폭포를 거쳐 가파른 산길을 숨을 헉헉 몰아 쉬면서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올랐는데 힘들다고 투정 부리는 이도 맛있는 김밥을 싸온 이도 없었다.

정각 12시에 원효암에 도착하였더니 마침 점심을 먹을 수 있어

약간의 시주를 넣고 밥 한그릇, 시락국, 된장국, 콩잎 삭힌것, 풋배추김치를 떠서...

냠냠~쩝쩝~...~~ 누릉지와 수박까지 먹고나서 반대편 홍룡폭포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올라오는 낯설은 등산객과 인사를 나누며 큰 낙수소리를 듣는 순간 홍룡폭포라 생각했다.

퐁퐁님이 입이 닳도록 격찬하던 홍룡폭포--- 과연!!

30m 정도의 높은 절벽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는 약간의 바람결에 우리에게 불보라를 씌웠고

ㄷ 자 가운데 명당중에 명당에 자리잡은 암자는"옥당" 이라 하였는데

떨어지는 폭포수가 소를 이루자 의연한 미소를 머금은 듯 하였다.

하지의 더위와 땀을 잊고 무지개 폭포에서의 다소 실망스러움을 이곳에서 말끔히 씻어버렸다.

계곡을 따라 조금 내려오다 길가에 빠알갛게 열린 딸기에 발길을 멈추고

이번에는 복분자주를 담기 위해 가시에 손을 찔리며 통통하게 살찐 놈을 입으로 쏙 넣고 입맛을 다셔가면서 한 드럼이나 땄다.

(ㅋㅋ 사실 지난 번에 퐁퐁과 딴 딸기는 본인의 딸래미가 맛있다고 다 먹어버려서...^^;;)

재차 흐르는 땀을 씻기 위해 매니아 남과 계곡 그늘진 바위에 앉아 등산화를 벗고 발을 시원하게....

크~~~~~~~~!!

이처럼 시원하고 상쾌한 기분..!!! 객석 회원님들은 아실랑가~ 경험 해 보셨는가..!!

그리고 준비해간 쐬주 한잔을 원샷으로 해치우고 "사과"안주 한입 아삭!

(해명: 안주로 먹은 사과는 객석 카페에 오르는 사과가 절대로 아님)

긴 시골길을 걸어서 대성 마을에 도착하여 언양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내원사 입구, 통도사 입구, 작천정 입구 등 37개 정류장을 거쳐서 언양에 도착하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 바로 언양장날 이었다.

오늘은 한쌍(?)의 짝수 산행이 있었지만 "천둥번개"를 기대 하지도 않았고 행복했다..^^*

[GJK]

와이고.. 불보라를 씌우는 폭포라... 월매나 대단했을까 싶네요. 시원찮은 무릎때문에 같이 가지도 못하고, 늘 마음만 따라갑니다. 아목동님! 다음엔 절대 잠 안잘께요.

[퐁퐁]

에잉, 그날 딸내미 시험장에 데려다 주느라 점심도 못 먹고, 그 대신 더위만 잔뜩 먹어 머리는 지끈지끈, 몸은 시들시들했는데.. 대신 억수로 잡수셨네요. 딸기까지.. 쐬주까지... 퐁퐁은 약발도 잔뜩 먹어 터질랑 말랑... 흥, 제대로 된 짝수산행도 아니면서, 자랑은...

[새 피아노]

그저그런 사람이라뇨. 진중한 두분께서만 홍룡폭포를 즐감하셨다니 통촉할 따름이옵나이다. 짝수산행에 어찌 성별이 따로 있겠나이까. 마담들이 함께 했다면 더 더웠을 겁니다. 천둥번개를 바라는 그 열기땜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