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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사영(杯中蛇影)
술잔 속의 뱀 그림자라는 뜻으로, 자기 스스로 의혹된 마음이 생겨 고민하는 일이나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의심을 품고 지나치게 근심을 함을 말한다.
盃 : 잔 배(木/4)
中 : 가운데 중(丨/3)
蛇 : 긴뱀 사(虫/5)
影 : 그림자 영(彡/12)
(유의어)
기우(杞憂)
기인우천(杞人憂天)
기인지우(杞人之憂)
의심암귀(疑心暗鬼)
편안한 친구와 마주 앉아 술을 마시는데 술잔 속(杯中)에 뱀의 그림자(蛇影)가 어른거린다. 이 친구가 술에 무엇을 탔을까 의심하니 술맛이 싹 달아난다. 믿을 만한 친구인데 그럴 리가 없다며 억지로 마셨지만 속이 영 안 좋다.
이와 같이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의심을 품고 지나치게 근심을 하거나 자기 스스로 걱정을 사서 하는 경우에 이 성어를 쓴다.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하여 늘 안절부절 지낸 기(杞)나라 사람 기인우천(杞人憂天)과 꼭 같은 말이다.
중국 삼국시대(三國時代) 이후 세워진 晉(진)나라에 악광(樂廣)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집이 가난하여 독학을 했어도 영리하고 신중해서 주위의 칭찬이 자자했다.
장성한 뒤 벼슬자리에 천거되어 하남(河南) 지역의 태수로 있을 때의 일이다. 친한 벗을 불러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자주 들르던 친구가 그 이후 연락이 두절되었다. 이상하게 생각하여 악광이 편지로 연유를 물었더니 답신이 왔다.
지난 번 술을 마실 때 권한 술잔에 조그만 뱀 한 마리가 보였다고 했다. 억지로 마셨더니 이후 병이 나 지금까지 누워 있다는 것이다. 술은 관가의 자기 방이었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친구의 뒤편 벽에 뱀이 그려진 활이 걸려 있었다.
악광이 다시 친구를 불러 그 자리에서 술을 따르며 또 뱀이 보이느냐고 물었다. 전과 똑 같이 보인다고 대답하자 악광이 뒷벽을 가리키며 박장대소 했다. ‘그건 저 활에 그려져 있는 뱀의 그림자(杯中蛇影)일세.’
친구는 그 말을 듣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그리고선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했다. 진서(晉書) 악광전에 실려 있는 이야기다.
후한(後漢) 말 학자 응소(應劭)가 쓴 풍속통의(風俗通義)에는 등장 인물이 응침(應郴)과 두선(杜宣)으로 다를 뿐 내용은 같이 나온다.
거짓은 더 큰 거짓이 필요하고 의심은 의심을 낳는다. 국가나 정당이나 이해집단을 막론하고 협상을 할 때 상대방의 안을 너무 이것저것 따지며 의심을 한다면 한이 없다. 선의로 받아들일 것은 받고 줄 것은 줘야 앞으로의 거래가 원활하다.
배중사영(杯中蛇影)
술잔 속에 비친 뱀의 그림자라는 뜻으로, 부질없이 의심을 품으면 엉뚱한 데에서 탈이 난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杯 : 잔 배
中 : 가운데 중
蛇 : 뱀 사
影 : 그림자 영
(동의어)
배궁사영(杯弓蛇影)
사영배궁(蛇影杯弓)
궁배(弓杯)
(유의어)
의심암귀(疑心暗鬼)
의심생암귀(疑心生暗鬼)
반신반의(半信半疑)
기우(杞憂)
배중(杯中)은 ‘술잔 속’의 뜻이고, 사영(蛇影)은 ‘뱀 그림자’의 뜻이다. 그러므로 배중사영(杯中蛇影)은 술잔속에 비친 뱀의 그림자란 뜻으로, 쓸데없는 의심을 품고 스스로 고민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또 배궁사영(杯弓蛇影)이라고도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의심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그것은 두 가지 상반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의심하는 마음으로 인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거나 잘못된 것을 들추어내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수 있지만, 쓸데없는 의심으로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까지 해를 끼치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배중사영(杯中蛇影)이란 고사는 의심스러운 마음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예(例)를 제시하고 있다. 후한(後漢) 말의 학자 응소(應邵)가 편찬한 풍속통의(風俗通義)와 진서(晉書)의 악광전(樂廣傳)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한(漢)나라 말기 응빈(應彬)이라는 사람이 어떤 고을의 원(員)으로 나가 있으면서 어느 여름날 자기 부하인 주부(主簿) 두선(杜宣)을 초청하여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두선(杜宣)은 권하는 술잔을 받아 마시다 보니, 잔속에 갑자기 조그만 뱀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상관이 주는 술이라 그냥 뱉을 수도 없고 하여 그냥 마셨다.
집에 돌아와서 술잔 속의 뱀을 마셨다는 생각을 하니 온몸이 떨리고 식은 땀이 났다. 술잔을 따라 들어간 뱀이 몸 속에서 이리저리 기어 다닌다고 생각하니, 정말 견딜 수가 없었다.
실제로 배도 아프고 가슴도 뜨끔뜨끔해 왔고, 밥을 먹을 수도 없고 물도 마실 수가 없었다. 이제 도리가 없이 완전히 죽었구나 생각하니, 너무나 억울하였고, 자기를 초청해서 그런 술을 권한 응빈(應彬)이 정말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집안 사람들은 우왕좌왕하며 유명하다는 의원(醫員)들은 다 불러와 여러 가지 처방을 내리고 각종 약을 복용했지만, 병세는 조금도 차도가 없었다.
두선(杜宣)은 절망에 빠져 오로지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고, 아내와 자식들도 깊은 수심에 잠겨 있었다. 술 한 잔 때문에 평안하던 집안이 쑥대밭이 되어 가는 상황이었다.
두선(杜宣)이 여러 날 동안 출근을 하지 않길래 응빈(應彬)이 이상해서 물어 봤더니, 다른 부하들이 “두선은 병이 위중하여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입니다”라고 보고했다.
이상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죽을 병에 걸렸다니? 라고 의아해 하면서, 서둘러 두선의 집으로 문병을 갔다. 대문을 들어서자 과연 두선은 누워서 신음하고 있었다. 병세는 아주 위독했고, 가족들은 사색이 되어 있었다.
응빈이 “어떻게 갑자기 이런 병을 얻게 되었소?”라고 물어봤다. 그러자 두선은 속일 수 없어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사실 그날 사또님을 모시고 술을 마실 적에 제가 처음으로 마시는 술잔속에 조그마한 뱀 한 마리가 잔속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습니다. 마시는 중간에 그 뱀을 발견했는데, 그냥 목구멍으로 따라 들어갔습니다. 그날 이후로 갑자기 병세가 날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그럴 리가? 의심이 갔지만, 응빈은 미안한 마음을 견딜 수 없었다. 몇 마디 형식적인 위로의 말만 하고 물러 나왔다. 집으로 돌아온 응빈은 뱀이 술잔에 들어 갔다는데 의문을 가지고 그 다음날 두선이 술을 마셨던 그 자리에 같은 시각과 방향에서 한 잔 술을 따라 마셔 보기로 했다.
술잔을 들어 마시려는 순간 잔 속에서 역시 조그마한 뱀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넘기지 않고 자세히 보았더니, 벽에 걸린 활의 그림자가 잔 속에 반사되어 뱀처럼 보였던 것이다.
응빈은 바로 사람을 시켜 마차를 급히 몰아 가서 두선을 데리고 오도록 했다. 두선을 얼마 전에 술 마셨던 그 자리에 앉히고 술을 마시게 했다. 두선이 술잔을 들어 마시려고 하니까 이번에도 술잔 속에 뱀이 한 마리 나타났다.
병으로 몸이 쇠약해진 두선이 기겁을 하자, 응빈은 소리쳤다. “자세히 봐! 자네가 뱀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두선이 자세히 보니, 그것은 벽에 걸린 활의 그림자가 햇빛에 반사된 것이었다. 그 길로 병은 바로 나았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일 가운데는 심리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이 많다. 밤중에 산 길을 가다가 어떤 물체를 만나게 되었을 때, 상상을 하면 온갖 모습으로 변하여 나타난다.
건강한 사람도 자기가 몸이 안 좋다고 생각하고 침대에 누워 죽만 먹기를 석달동안 하면 다 죽게 된다고 한다. 육체적 건강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건강은 더 중요하다.
세설신어(世說新語)에는 진(晋)나라 악광(樂廣)과 그 친구 이야기로 되어 있다. 악광전(樂廣傳)에 있는 이야기이다.
진(晉)나라에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잃고 생활이 어렵지만 한눈 팔지 않고 학문에 전념하여 벼슬길에 오른 악광이 있었다. 지혜로운 악광은 관리가 되어서도 매사에 신중하게 처리하였다. 악광이 하남(河南) 태수에 재임하였을 때의 일이다.
악광에게는 친한 친구 한명이 있었다. 그 친구는 악광에게 자주 놀러와 술자리를 같이 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한동안 친구의 발걸음이 뜸해진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악광은 몸소 친구에게 찾아가 보니 얼굴이 매우 좋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요사이 어째서 놀러 오지 않나”라고 물었더니 친구가 “전에 자네와 술을 마실 때 내 잔 속에 뱀이 보이지 않겠나[杯中蛇影]. 그렇지만 자네가 무안(無顔)해 할지 몰라 할수 없이 그냥 마신 이후 몸이 별로 좋지 않네”라고 대답하였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악광은 지난 번 술을 마신 그곳으로 다시 가보았다. 그 방의 벽에는 뱀이 그려진 활이 걸려 있었다. 비로소 악광은 친구가 이야기한 뱀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친구의 술잔에 활에 그려진 뱀이 비추어진 것이었다.
이후 악광은 친구를 다시 초대해 같은 장소에서 술자리를 같이 하였다. 친구에게 술을 따른 다음 “무엇이 보이지 않나?”라고 물었다.
친구는 머뭇거리면서 술을 마신 다음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뱀이 보이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악광은 그냥 웃으면서 “자네 술잔속에 비친 뱀은 저 벽에 걸린 활에 그려진 뱀의 그림자이네”라고 대답하였다.
악광의 이야기를 다 들은 친구는 그제서야 마음의 병이 씻은 듯 나았다. 이처럼 아무 일도 아닌 것을 가지고 공공연히 걱정과 근심에 사로잡히는 것을 보고 배중사영(杯中蛇影)이라고 한다.
한국 속담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말이 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현대 사회이지만 지나친 그리고 쓸데없이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을 암시하는 고사성어이다.
비슷한 말로 의심암귀(疑心暗鬼; 의심하는 마음이 있으면 있지도 않은 귀신이 나오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뜻), 반신반의(半信半疑)가 있다.
의심에 얽힌 이야기로 스탈린(Stalin)의 이야기이다. 스탈린은 히틀러와 불가침 조약을 맺었다. 그래서 히틀러가 소련을 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나 히틀러는 그것은 문서에 불과할 뿐이라며 서툴러 침공을 준비하였다.
마침 히틀러 진영의 군사 두 사람이 투항하면서 독일군이 소련을 침공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자백했다. 스탈린은 오히려 그들의 말을 믿지 않고 히틀러와 자기 사이를 이간시키려는 행동이라며 그들을 총살시켰다.
그 후 독일군은 스탈린그라드를 공격했다. 스탈린은 히틀러를 믿고 있었기 때문에 침공 소식을 믿을 수 없었다. 결국 스탈린은 군사를 파견했다. 양쪽 모두 많은 수가 희생되었고 결국 수십만의 히틀러 군사들이 포로가 되었다.
이 사건 이후로 스탈린은 남을 의심하는 병이 생겼다. 후에는 음식을 먹으려 하다가도 자기를 독살시키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고 누군가 자기를 암살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한 곳에서 하루를 묵지 못하고 옮겨 다녔다. 주치의 마저 믿지 못하여 자기를 독살시키려 한다고 생각했다. 스탈린은 결국 그 의심 때문에 제대로 약을 쓰지도 못하고 죽었다.
이런 경우는 비단 스탈린이나 악광의 친구 경우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경험이 있다. 어느 날, 아이와 함께 전철을 타고 갈 때였다. 어떤 앞을 못 보는 분이 구걸을 하고 있었다. 많은 금액은 아니어도 나는 잘 돕는 편이다. 아이들과 함께 갈 때는 더 그랬다.
그런데 그 날은 그분이 내 앞으로 오기 전에 딸 아이가 내게 조용한 목소리로 속삭이는 것이었다. “엄마, 저런 사람들 사실은 거짓말이래, 보이는데 안 보이는 척 하는 거래, 돈 많이 얻으려고”
순간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았다. 어떻게 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순수해야 할 아이의 생각이 그렇게 된 되에는 어른들의 책임도 많다는 생각을 했다. 의심할 수밖에 없는 세상.
그 사람이 지나간 후에 아이에게 말해주었다. “그 사람이 진짜 앞을 볼 수 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단다. 만약에 그 사람이 정말 앞을 못 보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의심한 것이 되고 너가 죄를 짓게 되는 거야. 의심하는 건 속는 것 보다 더 바보 같은 거야, 그 사람이 어떻듯 도움을 주는 사람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도우면 된단다.”
나의 설명이 아이에게 잘 이해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아이 앞에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현실속에 만연해 있는 거짓들, 진실되게 사는 것이 때론 더 어리석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믿음을 저버린 채 의심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다해도 의심하며 살고 싶지는 않다. 진실은 언제나 진실로 받아 들여지는 세상을 꿈꾸며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세상은 의심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또 다른 고사로 의심생암귀(疑心生暗鬼)가 있다. 의심스러운 마음이 어둠속의 귀신까지도 생겨나게 한다는 의미이다. 곧 사람의 마음이 한 번 곡해하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커져 귀신까지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인데, 열자(列子) 설부편(說符篇)에 출전(出典)을 두고 있는 고사이다.
아끼면서 쓰던 도끼를 잃어버린 어떤 사람이 이웃집 젊은이를 의심하기 시작하자 그 젊은이가 하는 모든 행동이 의심스럽게 여겨져 그를 범인으로 단정했는데, 그 도끼가 다시 집에서 발견됨으로 인해 의심이 풀렸다고 한다.
그래서 속담에 ‘의심을 품으면 어둠 속 귀신까지 생겨난다(疑心生暗鬼)’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마음속에 의심스러운 생각을 품으면 그 마음으로부터 여러 가지 잘못된 생각이 솟아 나올 수 있다는 예(例)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고사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마음을 풀 수 있는 방안이라면 상대를 객관적인 상태에서 관찰하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객관적 판단이라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상대를 포용하고 감싸는 마음에서 출발해 항상 객관성을 잃지 않으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 盃(잔 배)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不(불, 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盃(배)는 술이나 음료(飮料)의 잔 수를 헤아리는 말로 ①잔(盞), 술잔 ②국을 담는 대접(위가 넓적하고 운두가 낮으며 뚜껑이 없는 그릇)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잔에 부은 술을 배주(杯酒), 술잔 모양을 배상(杯狀), 술상과 술잔과 쟁반으로 흥취 있게 노는 잔치를 배반(杯盤), 한 잔의 물이라는 뜻으로 아주 적은 양의 물을 이르는 말을 배수(杯水), 한 잔의 간장이라는 뜻으로 아주 적은 양의 간장을 이르는 말을 배장(杯漿), 쓴 즙을 담은 잔이나 쓰라린 경험을 고배(苦杯), 독주나 독약이 든 술잔을 독배(毒杯), 술잔을 돌리지 아니하고 한 사람에게만 거듭 따라 줌을 폭배(暴杯), 잔 비우기 또는 축배로 서로 잔을 높이 들어 행운을 빌고 마시는 일을 건배(乾杯), 축하하는 뜻으로 마시는 술 또는 그 술잔을 축배(祝杯), 짐승의 뿔로 만든 잔을 각배(角杯), 선행이나 공로를 표창하기 위하여 주는 술잔을 상배(賞杯), 옥으로 만든 잔을 경배(瓊杯), 큰 잔을 거배(巨杯), 술잔을 듦을 거배(擧杯), 술집에서 먹은 술값을 치르기 위하여 순배나 잔의 수효를 셈함을 계배(計杯), 마지막에 드는 술을 말배(末杯), 나무로 만든 잔을 목배(木杯), 헤어질 때 마시는 술잔을 별배(別杯), 신성한 술잔으로 기독교의 성찬식이나 카톨릭의 미사 성제 등에 쓰이는 잔을 성배(聖杯), 옥으로 만든 술잔으로 술잔을 아름답게 일컫는 말을 옥배(玉杯), 잔을 물위에 띄움을 유배(流杯),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그리워하는 마음을 배권지모(杯棬之慕), 술잔 속의 뱀 그림자라는 뜻으로 자기 스스로 의혹된 마음이 생겨 고민하는 일을 배중사영(杯中蛇影), 한 잔의 물을 한 수레의 장작불에 끼얹는다는 뜻으로 아무 소용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배수거신(杯水車薪), 술잔과 접시가 마치 이리에게 깔렸던 풀처럼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는 뜻으로 술을 마시고 한창 노는 모양을 배반낭자(杯盤狼藉) 등에 쓰인다.
▶️ 中(가운데 중)은 지사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물의 한가운데를 상하로 통하는 세로 금으로 중심, 중앙을 뜻함과 형제를 위로부터 차례로 伯(백), 仲(중), 叔(숙), 季(계)라고 일컬을 때의 仲(중)으로서 쓰인 것이다. 또는 깃대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그래서 中(중)은 (1)일부 한자로 된 명사(名詞) 다음에 붙이어 그 명사의 뜻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하고 있는) 과정임을 나타냄 (2)등급 같은 것을 上中下(大中小)로 구분할 경우 그 가운데 등급 중등(中等) (3)중국(中國) (4)장기판에서 끝으로부터 둘째의 가로줄을 이르는 말 (5)마음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가운데 ②안, 속 ③사이 ④진행(進行) ⑤마음, 심중(心中) ⑥몸, 신체(身體) ⑦내장(內臟) ⑧중도(中途) ⑨절반(折半) ⑩장정(壯丁) ⑪관아의 장부, 안건(案件) ⑫가운데 등급(等級) ⑬중매(仲媒), 중개(仲介) ⑭중국(中國) ⑮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둘째, 다음 ⑯가운데에 있다 ⑰부합하다, 일치하다 ⑱맞다, 맞히다, 적중시키다 ⑲급제하다, 합격하다 ⑳해당하다, 응하다 ㉑뚫다 ㉒바르다, 곧다 ㉓가득 차다 ㉔이루다, 이루어지다 ㉕고르다, 고르게 하다 ㉖간격을 두다 ㉗해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바깥 외(外)이다. 용례로는 중도에서 끊어짐을 중단(中斷), 한가운데를 중심(中心), 사방의 중심이 되는 곳을 중앙(中央),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나 자리 중추(中樞), 길을 가고 있는 동안 도중(途中), 일이 되어 가는 동안 중도(中途),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라는 낭중지추(囊中之錐), 짙은 안개가 5리나 끼어 있는 속에 있다는 오리무중(五里霧中), 바둑을 두는 즐거움을 이르는 말을 귤중지락(橘中之樂), 우물안 개구리라는 정중지와(井中之蛙), 웃음 속에 칼이 들어 있다는 소중유검(笑中有劍), 술잔 속의 뱀 그림자라는 배중사영(杯中蛇影), 그림 속의 떡이란 뜻의 화중지병(畫中之餠),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의 추처낭중(錐處囊中), 공중에 세워진 누각이라는 공중누각(空中樓閣), 삼밭에 나는 쑥이라는 마중지봉(麻中之蓬), 가마솥 속에서 논다는 유어부중(游於釜中), 열에 여덟이나 아홉이라는 십중팔구(十中八九), 같은 패 안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자중지란(自中之亂), 말 속에 뼈가 있다는 언중유골(言中有骨), 우물 속에 앉아서 좁은 하늘을 바라본다는 정중관천(井中觀天),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는다라는 암중모색(暗中摸索), 솥 속의 생선이라는 부중지어(釜中之魚), 웃음 속에 칼이 들어 있다는 소중유도(笑中有刀), 백 번 쏘아 백 번 맞는다는 백발백중(百發百中), 터무니없는 말로 헐뜯거나 남을 해치려고 속임수를 써서 일을 꾸민다는 중상모략(中傷謀略) 등에 쓰인다.
▶️ 蛇(긴뱀 사, 구불구불 갈 이)는 형성문자로 虵(사, 이)는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벌레 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뱀을 뜻하는 글자 它(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它(사)를 더하여 벌레와 구분하였다. 그래서 蛇(사, 이)는 ①긴 뱀 ②자벌레(자벌레나방의 애벌레) ③별의 이름 ⓐ구불구불 가다(이) ⓑ느긋하다, 자유롭다(이) ⓒ생각이 천박하다, 얕다(이) ⓓ구불구불 가는 모양(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뱀의 꼬리를 사미(蛇尾), 뱀의 허물을 사퇴(蛇退), 뱀의 독을 사독(蛇毒), 뱀의 뼈를 사골(蛇骨), 뱀의 눈을 사목(蛇目), 뱀의 몸이나 뱀과 같은 몸을 사신(蛇身), 간악하고 질투가 심한 마음을 사심(蛇心), 뱀의 몸이나 뱀의 몸 모양을 사체(蛇體), 뱀 껍질이나 뱀 가죽을 사피(蛇皮), 뱀의 모양을 사형(蛇形), 뱀처럼 구불구불 휘어서 기어가는 것과 같이 걸어 감을 사행(蛇行), 뱀이 지나간 것처럼 구불구불한 줄을 사선(蛇線), 뱀의 발을 그린다는 뜻으로 쓸데없는 군일을 하다가 도리어 실패함을 이르는 말을 사족(蛇足), 이빨에 독액 분비선을 갖는 뱀의 총칭을 독사(毒蛇), 살무사를 섬사(蟾蛇), 구렁이를 오사(烏蛇), 바다 뱀을 해사(海蛇), 산무애 뱀을 화사(花蛇), 큰 뱀을 대사(大蛇), 흰 뱀을 백사(白蛇), 뱀의 몸에 사람의 머리를 한 모양을 사신인수(蛇身人首), 뱀의 마음과 부처의 입이라는 뜻으로 속으로는 간악한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 입으로는 착한 말을 꾸미는 일 또는 그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사심불구(蛇心佛口) 등에 쓰인다.
▶️ 影(그림자 영)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터럭 삼(彡; 무늬, 빛깔, 머리, 꾸미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景(경; 일광, 영)으로 이루어졌다. 아름다운 일광(日光)의 뜻이 나중에 光(광)은 양광(陽光), 影(영)은 음광(陰光)으로 구별해서 쓰이게 되었다. 그래서 影(영)은 ①그림자 ②환상(幻像), 가상(假象) ③형상, 모습, 자태 ④초상(肖像), 화상(畫像) ⑤햇볕, 햇살 ⑥빛, 불빛 ⑦음덕(陰德), 도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모양 형(形)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물의 작용이 다른 사물에 미쳐 반응이나 변화를 주는 일 또는 그 현상을 영향(影響), 화상을 그린 족자로 영정을 영상(影像), 그림으로 나타낸 어떤 사람의 얼굴 모습이나 용태를 영정(影幀), 고승의 초상을 모시는 곳을 영각(影閣), 이름난 이의 화상이나 조각상을 모시어 둔 사당을 영당(影堂), 그림자로 물체가 빛을 가려서 그 물체의 뒷면에 드리워지는 검은 그늘을 영자(影子), 실제로 근무는 하지 않고 이름만 빌어 가지는 벼슬 또는 그러한 벼슬을 가지는 일을 영직(影職), 비문을 뜸 또는 비문을 뜬 본을 영본(影本), 영정에 있는 이의 후손을 영손(影孫), 원본을 사진 제판으로 복사하여 인쇄함을 영인(影印), 그림자처럼 따라 다님을 영종(影從), 흰 바탕에 연한 푸른빛의 잿물을 올린 도자기 또는 그러한 빛을 영청(影靑), 형상을 사진이나 영화로 찍음을 촬영(撮影), 반사로 비친 그림자를 반영(反影), 도장을 찍은 형적을 인영(印影), 지면이나 수면 등에 물체의 그림자가 비침 또는 그 그림자를 투영(投影), 공상이나 환각에 의하여 눈앞에 있지 않은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환영(幻影), 빛이 비치는 그림자를 조영(照影), 뒤에 남은 흔적이나 가시지 않은 지난날의 모습을 잔영(殘影), 물체가 그림자를 비추는 일 또는 그 비친 그림자를 사영(射影), 그림자와 형체는 서로 붙어 다님을 영형상수(影形相隨), 그림자만 보아도 놀라고 울리는 소리만 들어도 떤다는 뜻으로 잘 놀람을 이르는 말을 영해향진(影駭響震), 그윽한 향기와 성긴 그림자라는 뜻으로 매화를 두고 이름을 암향소영(暗香疎影), 바람을 잡고 그림자를 붙든다는 뜻으로 허망한 언행을 이르는 말을 포풍착영(捕風捉影), 모래를 머금어 그림자를 쏜다라는 뜻으로 몰래 남을 공격하거나 비방하여 해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함사사영(含沙射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