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탐의 끝은 어디인가?
분위기에 취해 마음껏 먹고 2006년에 절주를 선언하고 그 이래로 처음 알콜을 흡수하는 호기를 부리던 쥔장과
술과는 거리가 멀었던 언니가 한 컵의 맥주에 제 정신을 내어주더니만 결국 위장까지 탈이 나서 밤새도록 수면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니라도 잠 못드는 밤이건만 저놈의 에어컨 소리는 어찌나 크던지 밤새도록 어디선가 빨래하는 줄 알았다.
그러니까 잠드는 날에는 잘 몰랐다가 날밤을 새우다 보니 에어컨 소리가 장난이 아니었던 것.
하여 꼬박 새운 밤을 뒤로 하고 밝아오는 아침이 반갑기만 하여 냉큼 일어나 조촐하게 죽과 오커트로 위장을 달랬다.
어차피 딸내미 친구 한 명이 더 오게 되어 길 나설 시간이 애매한지라 간밤에 잠들지 못했던 수면부족도 보충할겸 아침부터 맛사아아지 라니 싶어도 굿.
바쁘게 맛사지를 받고나니 한국에서 꼭두새벽에 집 나와 점심 전에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딸내미 친구와 함께
그 친구가 먹고 싶다던 그리고 쥔장 역시 다른 음식에 취해 여태 맛을 보지 못했던 베트남의 대중 음식 쌀국수를 먹으러 갔다.
하노이가 자랑하는 "퍼 하노이- 면발이 굵고 국물은 단맛이 덜하며 파를 많이 넣는다-" 와 달걀 볶음밤 - 껌찌엔 텁감 - 을 정신없이 호로록.
후식 망고는 어찌나 신선한지 우리나라에서 먹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살아있는 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동남아시아를 여행 다니면서 엄청나게 망고를 먹었지만 가장 절정의 맛이 아니었을까 한다.
뒤이어 택시를 타고 하노이에서 남서쪽으로 10킬로미터 떨여져 있다는 2,000년의 전통이 살아있는 실크마을 "반푹"으로 달려갔다.
허나 택시 기사도 잘 몰라 헤매다가 엉뚱한 곳에 내려 주었으니 기가 막히다 싶었는데 나름 조촐한 실크 공장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원래 가려고 했던 장소는 아니었으니 오호 애재라....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석구석 또 다른 묘미를 찾아 동네 한 바퀴.
그나마 이 공장은 실크 짜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가장 유명한 곳이나 이곳도 베트남 통일 40주년 기념일 연휴라서 문을 닫았다.
할 수 없에 곁에 문을 열었던 상점에 들어가 그곳의 실크는 어떠한지 들여다 보았더니만 이곳은 면실크가 대세.
우리가 찾은 견실크는 없더라.
여전히 수작업을 통해 염색도 하고 실크도 짜낸다는.
드디어 물어물어 혹은 지도를 검색하여 택시 타고 찾아갔던 곳 보다 조금 못 미처 자리한 원래 찾아가려고 했던 유명 실크마을에 들어섰다.
이 "반푹" 마을이 유명해진 것은 왕실에서 직접 내려와 누에를 기르고 실크를 생산하는 방법을 가르쳤기 때문이라는데
1,280 가주 중 90% 이상이 실크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하며 여전히 베틀을 이용해 수공예 실크를 만드는 공방도 있다고 해서 찾아들었던 것.
에효, 연휴라서 문들 닫았다는...호텔 부지배인이 열심히 설명을 해주었건만 아. 쉽, 다.
전통적인 방법인 수공 실크를 만드는 곳은 보지 못하더라도 방직기를 이용한 직물 실크 공장이라도 볼까 했으나 역시 연휴발.
할 수 없이 문을 연 상점에 들어가 실크 구경을 실컷하고 설명도 들으며 각자 필요한 만큼 사들고 나왔다.
알고 보니 그곳에서 가장 크게 장사하는 곳이기도 하고 연휴라도 쉬지 않는 상술이 대단한 곳.
암튼 원하는 사람에 한하여 그나마 문을 열었던 가게에서 간단히 실크 스카프 몇 장씩을 구입하고
실크마을 찾느라 애를 쓴 나머지 피곤한 참에 마신 "아보카도" 생과일 주스는 생각보다 엄청 꿀맛이요
기거지로 돌아가는 택시를 탈 때는 반드시 젊은 사람에게 탈지어다.
나이 든 사람들은 역시 소통 언어가 부족하고 찾아가야 할 지역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더라는.
결국엔 반듯하게 기사 복장을 차려입은 저 친구에게 신세를 지고 호텔로 휘리릭...그러나 베트남 택시엔 네비게이션이 없는 듯.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쉬다보니 피곤이 몰려오는 지라 쥔장과 언니는 쉬기로 하고
딸내미와 그 친구는 맛넌 저녁도 먹고 베트남 통일 40주년 기념 행사와 더불어 불꽃놀이가 한창인 곳 근처로 저녁 나들이를 나갔다.
물론 우리는 티비를 통해 40주년 기념 행사를 실시간 중계를 보며 희희덕 거리며 잠시 위장을 쉬게 하였다는.
밤새 공복이었던 위장을 위해 간단한 아침식사로 죽 - 짜오-, 요거트와 푸딩과 약간의 과일을 먹은 후
일찌감치 버스 투어 약속 장소인 "오페라 하우스"에 찾아갔으나 그곳에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안내해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
연휴인 관계로 예정 시간 보다 늦어지는 차량 때문에 여기저기서 전화를 해대느라 난리굿.
베트남의 명물이자 대표주자인 오페라 하우스는 콜로나얼 건축물로서 프랑스가 지배하던 시절인 1911년에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를 그대로 모방하여 지었다고 한다.
우아한 건물을 배경 삼아 사진 찍기 좋은 곳이긴 하나 내부 입장은 불가요 비정기적인 공연이 이뤄질 때만 입장료 내고 들어갈 수 있다는 말씀.
국내인 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도 용케 알아서 대기중인 모습이 인상적이고 당연히 한국인도 많다.
우리나라도 광화문이나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잠실 롯데 백화점 등등 몇몇 버스 투어 장소가 유명하기는 하다.
원래 약속 장소로 지정된 곳이지만 공안들이 나서서 다양한 곳으로 움직이는 버스들을 위협적으로 관리중이다.
그러다 보니 타야 할 사람들은 알아서 자기 행선지에 맞는 버스를 찾아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말 난리굿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썰물 빠지듯이 죄다 찾아갈 곳으로 사라져버린 여행객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버스를 기다리는 몇몇 사람만 속절없이 버스를 기다리는 중.
버스는 한참을 지나 도착을 하였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은 한 사람을 위해 버스는 주변을 빙빙 돌기 시작하고 계속 전화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
주위를 도는 와중에 눈에 뜨인 병원이 어찌나 큰지 동네 한 바퀴를 돌아도 여전히 병원 담벼락이 시야를 가로 막고 출입문은 여기 저기 분산되어 있다.
그많은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지고나서도 한참 후에 도착한 우리네 차량은 공안들이 제지하는 바람에
일찌감치 달려와 시간 내내 기다렸던 우리 일행은 차량에 탑승하지 못하다가 간신히 차를 타고
그 시간에도 도착하지 못한 여행객 일행을 기다리느라 또 다시 온동네 한 바퀴를 돌아야 했다.
원래 8시 15분까지 오기로 한 투어 버스는 오지 않고 어느새 9시 10분을 지나버렸다.
그러고도 한참을 지난 9시 30분경에 드디어 출발하게 되었지만 덕분에 뒷골목 구경은 실컷 했다는.
드디어 출바알...보이는 투어 버스가 웬만해서는 현대 버스 차량.
하노이 거리를 다니다 보면 어지간해서는 도로를 구분하는 경계석이라는 것이 없다.
그저 대로변 같은 도로에 오는 차량 가는 차량, 오토바이 사람들이 적당히 어울려 잘도 지나다녀 마치 곡예를 보는 듯 했다.
그런데 어쩐 일로 경계석으로 구분되는 도로가 나온다 했더니만
이곳에서 시외로 나가는 차량이나 여행 행선지로 구분되어 차량들이 움직이더라는 것.
이 국도변을 지나면 아직은 번듯하지 않은 고속도로를 올라타게 된다.
하노이 주변에서 꼭 가봐야 할 몇 곳중에 하나인 중소도시 "닌빈" 의 "땀꼭"가는길.
가는 길목에 "땀꼭"과 더불어 육지의 항롱이라 불리는 "장안"도 있으나 시간 관계상 생략하게 될 터.
다음 베트남 여행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남겨 둔다.
TIP : 하노이 구 시가지에 가면 가장 화려한 느낌을 주는 "힝가이" 거리가 있다.
그곳에는 무려 90여개의 실크 숍이 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카이 " 실트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실크마을로 찾아들면 역시 좀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잇다.
더불어 각종 수공예품 이 가득이어서 눈길만 돌려도 탄성이 나올 상품이 많아 가히 쇼핑 천국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미국 대통령 시절 클린턴과 힐러리 여사가 방문하였던 "하동" 실크는 덕분에 얻은 그 유명세가
장난이 아닐 정도로 문전성시 다.
하노이에는 같은 이름을 쓰는 호텔이 많으나 실제적으로는 이름을 도용한 주인이 다른 무슨무슨 1,2 라고 하는 짝퉁 호텔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반드시 호텔을 예약할 때는 주소를 확인하고 번지수를 정확히 알고 찾아가는 것이 좋다는 말씀.
워낙 호텔이 많기도 하고 그만큼 관광객들도 많다는.
첫댓글 음 그렇군요~! 실크거리 왠지 당기네요~! 당겨~! ㅋ
지난번 하노이는 추웠었는데 요즘은 온도가 어땠는지...?
요즘은 말할 것도 없이 여름 온도.
30도와 35도 사이를 넘나든다는 전언.
너무 덥다 라는 비명이 들리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