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字 隨筆 문득.1378 ---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랴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하늘을 보며 산다. 하늘이 없으면 숨 막힐 것 같다. 하늘은 무한히 크고 넓으며 끝 모를 공간이기도 하다. 하늘이 있어 모든 것을 감싸 주고 편안하게 하고 앞날을 내다보며 희망을 품게 한다. 하늘에 소원을 빌고 하늘로 날아오르라고 한다. 손을 뻗으면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닿을 수 없는 우주 공간으로 이어진다. 그런 하늘을 우러르며 마음의 평온을 찾는다. 하늘은 수시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불안하거나 일이 풀리지 않으면 하늘을 바라보며 눈치를 보기도 한다. 지상에 무슨 일이 생기고 고난을 겪게 되면 하늘이 노했다고 용서를 빌면서 뉘우치기도 한다. 하늘이 내려다보고 있는데 속일 수 있으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 것 같으냐고 한다. 하늘을 외면하고 바라보지 않는다고 하늘이 없어지거나 달라지지 않는다. 하늘은 어느 특정인만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하늘이다. 농부는 일 년 농사의 절반은 하늘이 짓는다고 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고 농사가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농부는 수시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넉넉하게 비가 내릴 것인지. 구름만 둥둥 떠다니며 가뭄에 애간장을 태울지, 불볕더위에 시달리는 것은 아닌지,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올지. 오늘은 어떤 모습인지 초조하게 눈치 보고 한숨을 내쉬면서 걷기도 한다. 그런데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으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하늘을 까맣게 잊는다. 하늘을 볼 일 없고 보아도 건성이다. 참으로 매정하고 단순한 마음이지 싶다. 어쩌다 논란이 생기면 눈 하나 깜짝 않고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이 살아가기 바빠 그렇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기도 한다. 어찌 보면 이보다 괜찮은 말도 없지 싶다. 그런데 이쯤에서 더는 왈가왈부 간섭하지 말라는 것 같이 들린다. 다시 주위가 어수선하고 불안해지면 하늘에 기대보려 한다. 약삭빠르고 현명하지 싶다. 어디나 하늘은 있다. 하늘은 좀처럼 노하지 않고 언제 보아도 나만 반기며 품어주는 것처럼 아늑함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