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거림에서 의신까지
■ 날자 : 2010년 9월 18일(토요일)
■ 날씨 : 맑음
■ 산행 길 :
거림▶세석대피소▶영신봉▶영신대▶창불대▶음양샘▶대성동▶의신마을
■ 산행거리 : 약 17km
■ 산행속도 : 보통
■ 산행시간 : 8시간 10분(휴식시간 포함)
■ 함께 한 사람 : 직장동료들과(나 외 2명)
■ 구간별 산행시간 : 거림▶(2시간35분)세석산장▶(34분)영신봉▶(26분)영신대▶(29분)창불대▶(1시간9분.식사시간포함)음양샘▶(2시간17분)대성동민박집)▶(1시간40분.민박집 휴식시간포함)의신
피서객이 떠난 거림골은 조용하기만 하고, 아직은 푸른색이 정겹기만 느껴 집니다.
길목에서 만난 버섯형제들은 아직 잠에서 덜 깻나 봅니다. 오손도손 붙어 맞잡은 손이 우리 인생 이었으면 합니다.
지리산 대피소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세석대피소 입니다. 인간의 손에 의해 황폐화 되었던 이곳은 지금 생기가 만발하고 사시사철 길손들의 쉼터가 되었지요. 모두가 잘 가꾸고 지리산을 사랑해야 겠습니다.
세석에서 바라본 하동 청학동 방면의 전경입니다. 외삼신봉. 삼신봉. 내삼신봉이 손짓을 합니다. 여러분들도 청학의 세상에 한 번
다녀 오시지요?
영신봉에서 바라본 지리의 서부방향입니다. 왼쪽 뽀족한 부분이 노고단이며, 오른쪽 예쁜 처녀 엉덩이처럼 생긴 곳이 반야봉입니다. 노고의 운해와 반야의 낙조를 보지 않고 지리에 올랐다고 말 할 수 없지요. 지리주능선을 종주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노고와 반야를 생략한 채 종주하기 때문에 노고 와 반야는 항상 외롭답니다.
오늘따라 지리는 나에게 모든 것을 조건없이 내어 줍니다. 지리의 최고봉인 천왕봉이 코앞에 다가 섰습니다. "한국인의 기상 여기에서 발원되다".라는 정상석 문구가 하나도 부족함이 없음을 알 수 있답니다. 장터목 산장도 살짝 얼굴을 내 미는군요.
나의 직장에서 계급이 가장 높으신 분입니다. 산에서는 산 친구이며, 때론 하산주를 먹을 때는 인생을 같이 노래하는 다정다감한 분이시지요. 인생은 쾌지나 칭칭입니다.
낙남정맥의 출발지인 영신봉입니다. 지리주능선에 표시된 영신봉은 가짜이지요. 어느 산객께서 시그널로 출발을 알렸습니다. 저도 가끔은 개척산행일때는 시그널을 부착 하지요. 저의 시그널에는 진주보라미 강동섭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지리산에서 가장 기운을 잘 받는다는 영신대 입니다. 주능선의 영신봉에서 사선(?)을 넘어 약 15분정도 내려오면 있지요. 옛날에는 이곳에 영신사라는 절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고...아무튼 주위에는 기와조각이 널려 있으며, 기도처로서 손색이 없다는 것을 알수 있답니다. 오른쪽에 계시는 분은 조광래라는 분이신데(축구 국가대표감독은 아님) 필력과 산력이 대단하지요. 저의 사부님이라는 오랜관직(?)을 가지고 계시며, 저의 산친구이자 직장동료입니다. 제가 공부 좀 하여 필력과 산력을 따라 갈만하면 도망(?)을 가시곤 해서 밉기도 하지요. 그러나 저의 사부님은 마라톤과 울트라마라톤에 관해서는 저에게 모든 것을 양보(?)하셨답니다.
창불대에서 바라본 병풍바위. 또는 자살바위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이데올르기가 최고조 일 때 여자 빨치산들이 국군에 쫒겨 이곳에서 몸을 날려 최후를 맞이 했다는 동족상잔의 슬픈 이야기가 전해오는 곳 이기도 하지요. 뜻이 다른 이념과 종교는 세상 어느 것 보다도 무서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종교가 없는가 봅니다. 아무튼 다시는 이땅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않아야 겠습니다.
바람에 날려 이곳에 꽃을 피운 그대여!
내 어찌 그대를 아니 아름답다고 하겠는가?
내년에 혹시 모진 풍파에 꽃을 피우지 못 하더라고 내 기꺼이 그대의 볼에 키스 해 주리라.
음양샘의 기도처 입니다. 돌 하나하나에 담긴 그정성에 새삼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음양샘입니다.
음물은 남자가 마실 것이며, 양물은 여자가 마실 것이니 어찌 세상의 조화가 이루어 지지 않겠습니까?
대성골 지루입니다. 골짜기 마다의 물이 모여 대성골을 만들고, 그 물이 흘려 섬진강을 채우고, 다시 그물이 바다로 흐르니 자연의 이치가 어려운 것은 아니것 같습니다. 인생도 덜도 말고 더도 말고 이 물과 같이 흘렸으면......
바위에 부딪혀 작은 물방울로 쪼개어 지고.....바위도 그대로 이고. 물도 그대로 이니 침묵만이 그림에 나타나네.
이 꽃을 두고 총천연색이라고 말하던가? 눈부심은 사랑이라고 누가 말하지 않았나?
나도 가끔은 총천연색 사랑을 해 볼거나......
대성동 민박집의 수도꼭지는 언제나 열림상태로 방치상태 입니다. 주인도 고치지 않습니다. 길손도 고장났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주인도 길손도 언제나 넉넉하게 흐르게 내 버려 두지요.
종착입니다. 종착은 언제나 새로운 기다림을 잉태하지요. 시내버스가 언제나 기다리면 오듯이.....
첫댓글 자세한 지리곳곳의 설명과 청명한 날씨속에 함께한 지리의 풍경이 넘 좋습니다. 선함 조광래님이 싸부가 되시는군여 우연치고는 참 묘하네요
어제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오르며 선함님의 기록산행 1시간36분을 목표로 하여 올라 천신만고끝에 타이기록을 세우는 영광을 안았는데..
그 시간에 파워풀한 제자님은 거림에 계셨구여..그래서 산줄기에 서면 모두가 하나로 이어있나 봐여~ 반갑습니다..^^
저의 싸부를 잘 알고 계시는 군요. 필력과 산력이 대단하지요. 특히 서부경남에 위치한 산에 관한 한 으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마라톤을 하기 전 그분의 손에 이끌여 앞만 보고 내 달렸고 그 휴유증으로 한 동안 빠르기만을 앞세우는 산꾼이 되었지만...이제는 사부나 나 나 개척산행도 하고.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고, 때론 앞으로 내 달리기도 하지요. 무늬님도 대단한 빠르기입니다. 님의 말씀대로 산줄기에 서면 모두가 하나이니 곧 만남이 이루어 지리라 봅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직장상사 분이 산을 좋아하시니 유대가 잘 될 것 같습니다. 거림에서 의신까지 지리산정의 그림 즐감하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거림에서 의신까지 올해 지리산에 몇번 가본건지 생각해 보니 한번 다녀온것 같습니다. 가을날 한번 가야 하는데 그림보니 내일이라도 가보고 싶은곳입니다.
한여름의 계곡보다 조용한 초가을의 지리산 풍경 잘 보고 갑니다.
검은별이라는 닉을 쓰는 분의 산행기에서 많이 본 '음양샘'인데 아직 가보지 못한 곳입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덕분에 자세하게 즐감했습니다.
금년 오월 중산리에서 천왕봉으로 해서 음양샘 거쳐 의신마을로 비오는날 산행한 기억이 납니다. 때묻지 아니한 청정 계곡의 순수함이 그대로인듯 멋진 산행을 했던 기억이 있어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