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인구 10만명당 적게는 50명에서 많게는 130명의 약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33개국 평균치는 10만명당 80명(1,250명당 1명)으로 집계됐다. 약사 수가 가장 많은 OECD 회원국은 일본이어서 10만명당 161명(약 621명당 1명)으로 나타났으며, 우리나라는 10만명당 65명(약 1,538명당 1명)이어서 33개국 가운데 중하위권에 속하는 24위에 머물렀다.
반면 OECD 회원국 가운데 인구 10만명당 약국(community pharmacies)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스페인이어서 10만명당 47.2곳(약 2,118명당 1곳)의 약국이 문을 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10만명당 약사 수와 달리 10만명당 약국 수는 41.8곳(약 2,302명당 1곳)에 달해 4위를 차지하면서 소형약국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했다.
조사 대상 OECD 회원국 25개국의 평균 인구 10만명당 약국 수는 25.1곳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내용은 OECD가 회원국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의료의 질 향상 현황과 비만, 음주 등 건강하지 못한 라이프스타일의 억제현황 등을 담아 이달 초 공개한 ‘2015년 보건 조망’(Health at a Glance 2015) 보고서에 게재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약사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 일본은 OECD 회원국 평균치에 비해 2배나 높은 수치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달리 터키, 칠레 및 네덜란드 등은 약사 수가 가장 적은 국가들로 손꼽혔다.
아울러 지난 2000년부터 2013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스위스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OECD 회원국에서 인구 1인당 약사 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약사 수의 증가세가 가장 발빠르게 나타난 국가들로는 포르투칼, 아일랜드, 일본, 스페인 및 헝가리 등이 눈에 띄었다.
일본의 경우 의약분업 강화를 위한 정부가 기울인 정책적 노력이 약사 수 증가에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랫동안 대부분 의사가 조제까지 직접하는 관행이 유지되어 왔지만, 지난 1997년 의료법(The Medical Service Law)이 개정된 이후 2006년 들어 약국을 의료기관으로 분류하는 등의 변화가 뒤따랐다는 것.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당시에는 40%를 밑돌았던 약사 조제건수가 2013년에는 67%로 급등했고, 같은 기간 동안 약국 수 또한 4만8,252곳에서 5만7,071곳으로 늘어났다고 보고서는 일본약제사회의 통계를 인용해 언급했다.
보고서를 보면 대부분의 약사들이 지역약국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캐나다의 경우 2012년 현재 전체의 4분의 3을 상회하는 약사들이 지역약국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2012년 현재 55%의 약사들이 지역약국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약 20%가 병‧의원, 나머지 25%가 산업계, 학계 및 연구기관 등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약국 현황으로 눈길을 돌리면 정부의 역할이나 임금체계 모델, 의약품 조제경로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같은 OECD 회원국이더라도 약국 분포도에 천양지차가 공존하고 있음이 한눈에 들어왔다.
심지어 일부 국가에서는 의사에 의한 직접조제도 허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을 정도.
약국 수가 인구 10만명당 11.7곳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 네덜란드를 보면 가까운 곳에서 약국을 찾기 어려운 무약촌에 한해 환자들이 처방약을 일부 자격을 갖춘 의사들로부터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제도가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결과로 풀이됐다.
인구 10만명당 약국 수가 3.9곳에 불과해 압도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한 덴마크의 경우를 보면 체인약국(branch pharmacies)이나 모약국(main pharmacy)에 부속되어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자약국(supplementary pharmacy units)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약국에서 취급하고 있는 품목현황에도 OECD 회원국가들 사이에 적잖은 차이가 있어 대부분의 유럽국가 약국에서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구 및 동조요법 제품 등을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안경이나 교육용 완구까지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약국에서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의 종류를 살펴보면 백신 접종(예: 아일랜드, 인플루엔자 예방백신 접종), 복약지도, 복용단위별 조제, 제네릭 대체조제, 각종 검사(point of care testing), 약물투여, 주사기 바늘교체, 반품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