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유특구’ 만들어 지역 명문 초중고 키운다
교육부, 내년부터 시범운영 방침
학생선발-교원채용 등 자율성 보장
“고등교육법-사학법도 전면 개정”
尹 “교육도 서비스… 국가 독점 안돼”
교육부가 5일 새해 업무보고에서 특정 지역 내 초중고교의 학생 선발권과 학교 운영 자율권을 보장해 교육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교육자유특구’ 제도를 내년부터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쥐고 있던 대학 관리, 감독 권한도 지방자치단체로 넘기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도 하나의 서비스라고 보면 국가가 독점 사업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서 자유와 경쟁을 강조해 온 윤석열 정부가 교육 분야에서도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교육부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 대통령에게 ‘2023년 교육부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교육부가 밝힌 교육자유특구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의 초중고교는 학교 설립, 학생 선발, 교과 과정 구성, 교원 채용 등 학교 운영 전반에 자율성을 보장받는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교육자유특구가 현실화되면 명맥이 끊기다시피 했던 ‘지방 명문 초중고교’가 부활하게 되는 것이다. 기업이나 연구소가 특구 내에 대안학교를 설립해 재정 지원을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인재 쏠림 현상을 막고,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의 부흥을 꾀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획일화된 교육 과정을 벗어나 각 지역 실정, 특성에 맞는 교육 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학교 서열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세종시, 제주특별자치도, 강원 춘천시 등 복수의 지자체가 특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 양성 체계에도 변화가 생긴다. 교육부는 법학전문대학원을 통해 법률가를 양성하듯, ‘교육전문대학원’에서 교육 인력을 길러내는 식으로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기존 ‘사범대-교대’ 틀 안에서는 교사 역량 강화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교육부는 내년 1학기부터 교대와 사범대 각각 한 곳을 교육전문대학원으로 운영하고, 이곳을 졸업하면 임용시험을 보지 않아도 정교사 자격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교육부는 대학 관리, 감독에 관한 권한도 지방정부로 넘기고, 학과 신설과 정원 조정 등의 낡은 규제도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도 전면 개정해 ‘대학 규제 제로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업무 보고 전 모두발언에서 “경쟁 구도가 돼야 가격도 합리적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이 만들어진다. 국가 독점적인 교육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버틸 수 없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