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니 레이디
원제 : Funny Lady
1975년 미국영화
DVD 출시제 :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갈채
감독 : 허버트 로스
출연 : 바브라 스트라이잰드, 제임스 칸, 오마 샤리프
로디 맥도웰
'화니 레이디'는 7년만에 만들어진 '화니 걸'의 속편입니다. 이 영화는 '화니 걸'의 윌리암 와일러 감독이 연출하지 않았고 '굿바이 미스터 칩스' '굿바이 걸' 터닝 포인트 '등으로 알려진 허버트 로스의 작품입니다. 바브라 스트라이잰드가 전편에 이어 패니 브라이스 역으로 다시 출연하고 있고, 오마 샤리프가 비중은 적지만 다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오마 샤리프는 사실상 특별출연이고 비중이 높은 남자주인공 역할은 패니 브라이스의 실제 3번째 남편이었던 빌리 로즈를 연기한 제임스 칸 입니다.
배경은 아마도 경제 대공항이 시작되는 20년대 말쯤을 시작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닉(오마 샤리프)과 결국 이혼하고 만 화니(바브라 스트라이잰드)는 경제침체로 인하여 공연까지 침체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되고, '왕년의 지그펠드 극장 스타'가 되어 버립니다. 이런 와중에 다소 엉뚱한 무대 연출자 빌리 로즈(제임스 칸)를 만나게 되고 빌리 로즈는 화니에게 자신의 곡을 불러줄 것을 요청하고 화니는 빌리와 함께 손을 잡게 됩니다. 빌리가 기획한 첫 공연은 엉성한 준비로 엉망이 되지만 빌리는 화니에게 도와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하고 두 사람은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을 하게 되는데 화니의 좋은 아이디어로 인하여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다정한 신사였던 닉과는 달리 화니처럼 엉뚱하고 쾌활한 빌리는 어느날 화니에게 청혼을 하고 화니는 그런 빌리의 청혼을 받아들여 재혼을 하게 됩니다.
전편처럼 침체를 딛고 일어서서 다시 일과 사랑을 성공시키는 화니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하게 닉이 영화에 불쑥 등장하게 되지요. 화니는 여전히 닉을 사랑하지만 빌리의 청혼을 받아들이고 결혼하게 되는데 그런 와중에 폴로 경기를 하는 닉을 보게 되고, 나이든 부자 여인과 재혼한 닉에게 사랑의 감정이 남아 있지만 딸의 안부조차 묻지 않는 그에게 실망하여 결국 빌리에게 돌아옵니다. 여기서 빌리의 바람끼가 문제가 되는데 빌리는 수영쇼를 위해서 발탁된 신예 엘레노어 홈 이라는 젊은 여성과 바림을 피우고 결국 화니와 헤어지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서 화니를 찾아온 빌리는 화니에게 자신이 인수한 지그펠드 극장에서 다시 공연을 하자고 제안합니다.
굳이 안만들어도 되는 속편인데 바브라 스트라이잰드의 명성과 전편 '화니 걸'로 인지를 얻은 내용의 이어지는 이야기라는 나름 안전한 기획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전편에서 화니의 매니저 같은 역할로 등장했던 에디는 빠지고 대신 로디 맥도웰이 연기한 바비 라는 인물이 '화니 걸'에서의 에디와 비슷한 역할입니다. 바브라 스트라이잰드와 오마 샤리프는 68년 작품에 비해서 7년의 세월동안 비껴가지 못한 나이가 든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두 배우는 각각 풋풋한 20대와 멋스러운 30대에서 각각 원숙해진 30대와 중후해진 40대로 바뀐 모습입니다. 당시 35세의 제임스 칸이 화니의 새로운 연인인 빌리 로즈 역을 연기하는데 이 인물 역시 실제로 패니 브라이스의 3번째 남편인 실존인물입니다. 극중에서는 4년의 결혼생활끝에 헤어지는 역할이지만 기록상으로 보면 10년동안 부부로 살아간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세월이 꽤 흘러서 화니가 나이가 들어서 빌리와 다시 만나는 내용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화니 걸'과 마찬가지로 무대극 장면이 많이 등장하고 무대극 장면들은 꽤 볼만합니다. 다만 내용이 빌리와 처음 만나고 가까워지는 부분까지는 제법 흥미로운데, 빌리의 청혼을 받는 다음부터 영화의 내용이 다소 루즈해지는 것이 단점입니다. 특별히 그 이후에 패니 브라이스의 삶에서 더 할만한 이야기가 없고 닉과의 밀고 당기는 내용이 1편에 이어서 잠시지만 등장하고 있습니다. 일단 이 내용에서는 영화적 흥미 보다는 오마 샤리프가 다시 등장한다는 반가움이 있습니다.
바브라 스트라이잰드는 '화니 걸' 은 데뷔작이었지만 이후 '헬로 달리' '연애 대소동' '추억' 등의 영화를 통해서 영화배우로서도 제법 위상을 갖춘 상황이었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연기한 패니 브라이스를 능가하는 연예계 유명 스타가 된 셈이죠. '화니 레이디'에서도 의상을 여러가지로 다양하게 소화하면서 공연 장면들을 짤막짤막하게 보여주고 있고, 닉과 빌리 두 남자와의 사랑과 상처 등의 이야기가 함께 전개됩니다. 전편 보다는 확실히 완성도가 덜한 부분이 느껴지지만 후속 이야기로서의 재미도 그럭저럭 있는 편입니다.
패니 브라이스는 1891년 생으로 1951년까지 살았으니 비교적 일찍 사망한 편입니다. 영화의 후반부에 딸을 시집보내고 나이가 지긋한 화니의 모습이 등장하고 있으니 거의 말년까지 보여주는 셈입니다. 1편이 무대극 지망생이던 젊은 화니가 성공하고 사랑하는 과정을 겪었지만 '화니 레이디'는 이미 닉과는 전편에서 헤어짐을 암시했고, 유명배우가 된 상태로 시작하니 이야기의 흥미로움은 당연히 줄어들고 특별히 할 이야기가 협소하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제임스 칸이 빌리 로즈를 재미나게 연기해서 그래도 볼만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화니 걸'과 '화니 레이디' 두 편의 상영시간을 합치면 거의 5시간 가까이 되기 때문에 실존했던 무대 스타의 반생을 비교적 길게 다루고 있는 셈입니다. 바브라 스트라이잰드는 1년뒤에 '스타 탄생'에 출연하여 공교롭게도 일에서는 성공하고 남자와의 사랑은 실패로 끝나는 역할을 또 하고 있는 셈입니다. '화니 레이디'는 '화니 걸'의 속편이고 '스타 탄생'은 37년, 54년 영화의 리메이크 이기 때문에 두 영화 모두 종속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영화에서 모두 바브라 스트라이잰드의 재능은 충분히 발휘가 되고 있고 외모가 아닌 재능으로 성공한 배우의 본보기가 된 대표적 인물이 바브라 스트라이잰드 입니다. '화니 레이디'는 국내에서는 개봉하지 않은 영화입니다.
평점 : ★★★ (4개 만점)
ps1 : 이 영화도 아카데미 5개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습니다.
ps2 : DVD 출시제목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갈채' 라는 다소 아리송한 제목입니다.
[출처] 화니 레이디(Funny Lady 75년) 화니 걸 속편|작성자 이규웅